명절 차례나 기제사를 모시는 것은 어렵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겁부터 더럭 난다. 더구나 가정에서 지내는 명절 차례와 기제사는 지역과 집안에 따라 예법이 다르기 때문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유교를 국시로 정한 조선 시대 제사는 효(孝)의 적극적 실천이었다. 저승으로 떠난 조상을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엄격히 모셨다. 또 신분 서열이 엄격해서 그에 따라 제기(祭器)의 수와, 모시는 조상도 4대 봉사(四代奉祀)냐 3대 봉사냐 하며 그 수가 달랐다.
또 제사 때 준비하는 제수(祭需)와 제사의 절차가 집집마다 달라서 젊은 사람들이 제사라면 머리가 복잡하다고 힘들어한다. 효(孝)의 개념도 변하고 희박해져서 제사 모시는 것을 갈수록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책은 명정 차례와 기제사를 모시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전통적인 제례 절차와 진설법을 설명하면서 아울러 지금 이 시대에 알맞은 소박하고 검소한 제례 절차와 진설법을 제시하고 있다.
명절 차례와 기제사가 후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축제의 날이기를 소망하며 쓴 책이다.
머리말
Ⅰ. 제사의 의의
Ⅱ. 제사의 종류
1. 차례(茶禮)
2. 기제사(忌祭祀)
3. 시제(時祭)
Ⅲ. 차례 모시기(설, 추석)
1. 위패(位牌)나 지방(紙榜) 준비
2. 진설(陳設)
3. 차례(茶禮) 절차
Ⅳ. 기제사 모시기
1. 위패(位牌) 또는 지방(紙榜) 준비
2. 축문 쓰기
3. 진설(陳設)
4. 기제사 절차
Ⅴ. 성묘(省墓)
1. 성묘 제물
2. 성묘 절차
Ⅵ. 참고 자료
1. 제사 용어 해설
2. 속담으로 살펴보는 제사 문화
3. 계촌도(計寸圖)
명절 차례나 기제사 진설에는 정도(正道)가 없다. 가가례(家家禮)가 있을 뿐이다. 『주자가례』, 『사례편람』, 『국조오례의』, 『격몽요결』의 진설도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가정마다 밥상 차림이 다르고, 한정식집마다 상차림이 천태만상인 것과 같다. 남의 집 제사에 가서 ‘감 놔라, 배 놔라’라고 하는 것은 금물이다. 다만 어느 정도의 원칙은 있으니 그것만 주의하면 될 것이다.
종묘제례나 환구대제, 사직대제처럼 국가중요무형문화재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이라면 옛것을 고증해서 원형을 보존해야 하지만 사가(私家)의 차례나 제사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제물이 더할 수도,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한문 축문은 독축(讀祝)도 어렵거니와, 읽는다 하여도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이 드물다. 더구나 한글세대인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한문 축문은 제사나 차례에 대한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누구나 알기 쉽고 친근한 한글 축문을 권장한다.
옛 축문을 참고하여 필자가 아버님 기일에 지은 한글 축문을 소개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족들의 주요 근황과 시대 흐름 등을 간략하게 아뢰는 형식으로 적었다. 독자들께서도 한글 축문을 짓는다면 참고해 보기 바란다.
이진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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