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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 무대에 서다 : 여섯 몸의 삶이 펼쳐지기까지
나드 ㅣ 오월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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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1월 19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344page/130*189*27/426g
  • ISBN
9791190422314/11904223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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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몸’들이 마이크를 쥘 때 세상은 변한다 2만 명 관객들과 뜨겁게 호흡한 화제의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의 끝나지 않은 여정 ‘완치’라는 허상을 깨고 ‘아픈 몸’의 동료들을 찾아 나선 여섯 배우들이 생생히 써내려간 질병 그리고 연결의 경험 “우리는 건강세계의 시민권을 욕망하며 좌절하기보다는 건강을 재단당하지 않으며 질병세계에서 동료 시민들과 어울려 살길 바란다.” 2만 명 이상 관객들이 뜨겁게 호응한 2020년 화제의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가 2022년 책 《아픈 몸, 무대에 서다》로 그 여정을 이어간다. 기획자 조한진희가 선언한 ‘질병권’(잘 아플 권리)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연극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단언하는 건강중심사회에 다른 몸과 삶의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여러 대중과 언론이 여기에 화답했고, 사회 곳곳의 아픈 몸들이 연극을 통해 자신의 몸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아픈 몸의 소수자들은 난민과 같은 존재다. 의료권력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이들은 사회 밖으로 추방되거나 소외, 배제된다. 이들이 아픈 몸을 회복하지 않아도 온전한 삶을 꾸릴 수 있으려면 질병을 발화하는 언어가 훨씬 더 풍부해져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실패, 절망, 고통의 말로 납작하게 포장된 질병의 이면”을 더 많이 들추는 일이다. 여섯 명의 시민배우들은 연극이 끝난 뒤에도 무대에서 펼쳐냈던 자신의 몸/질병 경험에 대한 사유를 끈질기게 이어나갔고, 아픈 몸을 고립시키고 완치라는 허상을 강요하는 이 사회가 어떻게 한 사람의 욕망과 꿈, 일상을 박탈하는지 글로서 생생히 증언했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아픈 몸의 동료’들과 긴밀히 호흡하며 삶과 질병, 슬픔과 기억, 사랑과 고통에 대한 각자의 진실을 한층 더 단단히 벼려내는 과정이 담겨 있다.
  • 선언 하나: 의심과 몰이해에 맞서 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에 참여한 여섯 명의 시민배우들은 각기 다른 아픈 몸을 가지고 있다. 병명도 증상도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종종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의구심이 이들의 몸을 둘러싼다. 수영은 근육병으로 인한 경련 때문에 얼굴 표정과 움직임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몸이 좋지 않은 날 더 많이 웃게 된다. 입꼬리나 눈 주변 근육을 통제할 수 없어서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는 웃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수영의 표정과 감정을 너무도 손쉽게 동일시하고, 그를 오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며 떠나간다. 무지한 건 사람들인데, 그 무지 때문에 수영은 거짓말쟁이가 된다. “얼굴 하나, 표정 하나를 갖고 싶어서 헤맸던 시간들. 경련이 웃음으로 변하고, 그 어떤 웃음도 내 것이 아니었던 시간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떠나갔다. 나를 스치듯이 보고 스치듯이 사랑하려 했던 사람들.” 수영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누군가 어색한 악수 대신 이런 말을 건넬 때다. “우리 내일 만날래요?” “다음 주에 또 볼까요?” 크론병과 살고 있는 대학생 희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증세 때문에 학교에 병결 신청을 하는 일이 잦은 그는 겉보기에 멀쩡하다는 이유로 의심을 받는다. 교수나 조교, 친구들에게 자신의 몸에 대해 설명하고 또 설명하지만, 대부분의 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그는 “건강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자기랑 비슷한데 자꾸 아프다고 하고, 장애인들이 보기에는 불편해 보이지 않는데 자꾸 힘들다고 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평생 질병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몰이해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통증’이 된다. 이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단 하나, “우리 사회의 다수가 다양한 질병서사에 노출되고, 다른 아픈 몸들과 연결되는 것”이다. 현대의학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희제는 몸의 증세에 따라 다양한 의료과를 전전하지만, 의사들은 오진을 거듭하고 다른 과에 책임을 전가할 뿐이다. 그럼에도 의학은 스스로의 오류와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환자의 몸을 ‘오류’로 만든다. 그 오만함에 대해 희제는 이렇게 일갈한다. “내 두통조차 설명 못하고, 팔에 생긴 염증 하나에 쩔쩔매면서 자신은 틀렸을 리 없고 내 몸이 특이하다고 말하는 뻔뻔함. 의학의 한계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제 발이 진료과들 사이를 헤맨 이유는 의사들의 혼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헤맨 건 내가 아니라 의학이죠. 의학이 완벽하다는 착각을 버릴 때, 비로소 의학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선언 둘: 낙인과 추방, 도구화에 맞서 한편 어떤 몸은 그 존재 자체를 철저히 부정당한다. 이런 몸들은 사회 밖으로 추방된다. 20년 넘게 조현병과 살며 환청을 듣는 목우의 존재를 사회는 손쉽게 삭제하려 한다. 환청은 목우 자신에게는 ‘실재’하는 소리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비정상’의 증표로 강제입원과 약물치료의 근거가 된다. 현대 정신의학이 볼 때 환청은 약물로 제거해야 할 위험한 목소리일 따름이다. 결국 반복된 강제입원과 그를 부끄러워하는 가족들의 태도에 목우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입게 된다. 목우는 자신의 몸, 즉 “잠이 쏟아져 간단한 문서 작성을 할 수도 없고, 강박 때문에 몸을 움직여 물건을 정리할 수도 없고, 설거지조차 물소리가 말을 거는 환청으로 들려 할 수 없는 그런 몸들”이 갖는 의미를 사회에 나와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몸들이 “쓸모없는 몸으로 버려지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쓰레기...
  • 연극과 책에 쏟아진 찬사 4 기획의 말 ㆍ 조한진희 12 배우 소개 34 1막 조명이 켜지기 전 여섯 개의 창들, 나의 첫 관객 ㆍ 홍수영 38 ‘쓰고 있고, 쓸 수 있는’ 서사 ㆍ 나드 47 석연치 않고,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 ㆍ 다리아 63 나의 일상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ㆍ 쟤 71 억눌렀던 슬픔이 처음 몸 바깥으로 흘러나올 때 ㆍ 안희제 83 첫 봄비 바다를 두드리는 날에는 ㆍ 박목우 93 2막 막이 오르고 거울 안에는 가만히 내려앉은 평화가 당신의 얼굴처럼 비춰들고 ㆍ 박목우 108 당신의 악역 ㆍ 안희제 122 세심한 존중의 무대 만들기 ㆍ 쟤 139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ㆍ 다리아 155 시선들 ㆍ 홍수영 168 우리의 삶이 연극이 될 때 ㆍ 나드 181 3막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춤추는 삶이 될 때까지 ㆍ 나드 210 다시 글을 쓰기로 하며 ㆍ 다리아 227 아파도 미안하지 않은 연극 ㆍ 안희제 236 모두를 위한 일터는 가능할까 ㆍ 쟤 249 싸늘함 속에서도 나는 보았지, 번져가는 꿈결을 ㆍ 박목우 264 일상을 건넬 이들의 존재 ㆍ 홍수영 276 부록 대본 290 연극 제작기 ㆍ 조한진희 326 시민연극〈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가 걸어온...
  • 아픈 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질병권이다. 아픈 몸을 회복하지 않아도 온전한 삶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사회에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을 걸고 있는 중이다. -13쪽. 사회는 아픈 몸들이 질병과 ‘투쟁’하는 존재일 뿐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건강중심사회는 아픈 몸들에게 빠르게 건강한 몸으로 회복하라고 요구할 뿐, 이들이 아픈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27쪽 그가 받은 편견을 재현하며 함께 겪는 것만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진정으로 함께 울 수 있었기에 우리 모두는 서로의 친구였다. -46쪽 건강한 몸은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과 등치되기도 한다. 반면 질병은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비극의 장치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을 아플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에서 왜 아픈 삶의 스펙트럼은 이리도 눈에 띄지 않는 것일까. -74쪽 몸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생각한다. 이제야 용기를 내어 직시할 수 있게 되었을지 모를, 더는 목구멍과 혀뿌리로 짓누르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생각한다. -92쪽 바깥으로 밀려난 자들의 서사가 지배의 논리와 단절하고 그것과 무관한 존재가 될 때 이들에게 자유가 찾아들었음을 증언하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보게 될 것이다. 굴종하고 순응하기만 하던 삶이, 저항하는 삶으로 바뀌어갈 때, 내 안의 혁명은 시작된 것이다. -104쪽.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잘 이입하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작 연습 과정에서 내가 이입한 건 그가 아닌 나의 기억이었다. 나는 그의 상처를 몰랐고, 나의 상처도 몰랐다. -134쪽 세상에는 무수한 아픔이 있고, 아픔의 종류, 세기, 위치도 모두 다르다. 내가 이해하는 건 내 아픔뿐. 세상이 겪는 고통을 ‘고통’이라는 말 안에 모두 넣을 수 없는 것처럼, 무수한 아픔을 ‘아픔’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다. -161쪽 어떤 성취의 계단에도 오르지 못했고, 텅 빈 달력을 버리며 여러 해를 마무리했었다. 닿을 수 없는 것에 손을 뻗으며 발이 따라가다가, 이제 발이 먼저 나아가며 몸통과 팔의 움직임을 이끌어갔다. 잃어버린 것들은 껍데기일 뿐이었고, 존재밖에 남지 않은 내가 견고히 남았다. -205쪽 언젠가 나도 약으로 가득 찬 봉지를 들고 버스를 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한들 삶이 하찮을 이유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아프다는 것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나의 질병서사 그리고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무대를 되새긴다. -235쪽
  • 나드 [저]
  • 자아실현 욕구가 충만했지만 이십 대부터 아파서 백수가 되었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다 나이의 앞자리가 두 번 바뀌었다. 오래 아팠던 시간이 자산이 되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민 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에 출연했고, 이 연극 관련 책 출간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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