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디카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장착된 카메라의 고화질로 인하여 생겨난 문화 현상이다. 멋진 풍경이나 의미 있는 모습, 남기고 싶은 찰나의 순간들을 언제 어디서나 촬영할 수 있게 되면서 그러한 사진들에 의미 깊은 시 한 수를 곁들이는 것이 바로 디카시이다. 이러한 문화 현상에 기업체나 지자체, 또는 문학단체들이 반응하여 디카시 공모전까지 진행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문학의 형태가 생겨난 것이다.
정경균 시인의 디카시들은 아주 짤막한 시 속에 인생사를 두루 담아내고 있다. 마치 경구를 연상시키는 듯 아주 함축된 글 속에 인생의 나아갈 길과 가서는 안 될 길을 선명히 보여 주고 있다. 마치 하늘의 안내자가 지상의 오솔길을 일일이 앞장서서 알려주는 듯하다. 그러면서, 다각도로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를 개척하고 있다.
잠시도 안일한 태도와 게으름과 불의를 용납하지 않고, 불꽃 같은 치열한 인식, 새로운 해석, 다채로운 사색 등을 유도하고 있다. 그 속에서 진리를 깨닫게 하고, 자아를 반성하게 하고, 진실을 맛보게 해주고 있다. 그러다 이미지 구현을 놓치기도 하지만, 그만큼 강렬하게 독자의 가슴속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긍정의 깃발을 스스로 들게 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도 다채롭게 자리하여, 시를 도와주고 있다. 현란하지는 않고 평이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의식에 한 겹 더 진한 깨달음의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사진 구도도 대각선 구도로 깔끔하게 처리하고 있어, 시와 잘 어울린다. 제목도 군더더기 없이 적절히 배치되어, 시의 품격을 한층 드높여 주고 있다. 읽을수록 디카시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정경균 시인의 디카시에 스며 있다.
앞으로 제2, 제3 디카시집을 펴내어, 한국 독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독자들의 감성까지 파고들어 감동을 주길 바란다. 벌써부터 두근거림으로 기다려진다. 부디 건투를 빈다. 오래 오래 건강 장수하여, 보다 심도 깊고 작품성 있는 시집을 열매로 맺어가길 기원한다.
정경균 시인의 디카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中에서
한실문예창작 지도 교수 문학박사 박덕은
어디로 가지?
멈춰라 빨간 신호등
좌회전 녹색 화살표
그 위의 달님.
진리
오늘의 무거운 짐 짊어지고
해가 진다
새벽에는
희망이 힘있게 솟아오르겠지.
그리움
애벌레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고민도 걱정도 없었다
놀다가 엄마가 부르면 다 놔두고 갔다
그 시절이 그립다.
영락공원 가는 길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가는 길
언제 갈 줄 모르지만
아름답게 살다 가고 싶다.
가슴 철렁
새벽에는 꽃이 피고
오후에는 오므라들고
해 지면 한 잎씩 떨어지고.
길에서
돌담 끼고 갑니다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내가 사는 건 잃은 길 찾는 까닭입니다.
정경균 [저]
1942년 보성 출생. 전남 나주 출생. 송정중앙교회 부목사(1982-1986), 대촌중앙교회 목사(1986-2009), 광신대학교 헬라어 강사(1982-2009), 현)대촌중앙교회 원로 목사. [동산문학] 시 신인상, [하나로 선 사상과 문학] 수필 신인상, [동산문학] 디카시 신인상, 자원봉사상(광주 광산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최우수 자원봉사자상(광주 광산구 정신건강복지센터), 효령 나눔 천사 봉사상(광주복지재단 효령노인복지센터), 봉사상(광주광역시 복지재단). 광주광역시문인협회 회원, 광주광역시시인협회 회원, 한국예술인협회 회원, [하나로 선 사상과 문학]작가회 회원, 운영위원, 효령문학 회원, 향그런문학회 회원, 한실문예창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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