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나온 소설은 그 내용과 분량에 작가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먼저 이 소설의 가장 큰 모티브는 ‘튜링 테스트’로, 바로, 사람들 속에 숨은 인공인간 휴로이드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게임처럼 독자를 끌어들여 이야기 속에 몰입하게 만들며. 과연 등장인물 중 누가 인간이 아닌 인공인간인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추리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배경 또한 이국적인 이집트의 고대 유적들이라, 독자는 낯선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신선한 느낌과 재미를 아울러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작가가 추구하는 바대로, 처음엔 미스터리 소설로, 다시 읽을 때는 여행 소설로, 읽을 때마다 색다른 의미를 발견하면 좋을 것 같다.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시대와 사회를 잇는 상상력과 인간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로, 신선한 작품과 기발한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작품이다.
1부: 낯선 자의 방문
-2부: 트로니의 정체
-3부: 튜링 테스트
*여행 1, 2일 차 - 사람들이 모이다
*여행 3일 차 - 사건 1
*여행 4일 차 - 사건 2, 3
*여행 5일 차
*여행 6일 차 - 사건 4
*여행 7일 차
*여행 8일 차 - 사건 5, 6
-4부: 피날레
- 이제 우리는 트로니의 점검을 모두 마쳤습니다. 또한 당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 혹은 당신의 말이 도발일 뿐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흠, 그러나 그것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게 문제죠. 그것은 99%의 거짓이겠지만, 여전히 1% 진실일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1% 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DNA 차가 1%니까요... 때문에 당신을 연구소로 불러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신이 트로니를 점검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되는 사안이라. 혹은 그것이 당신의 진짜 속셈일 수 있으므로...
당신에게 게임을 하나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트로니의 완벽함을 당신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죠...
그가 1년 동안 준비한 이집트 여행에 당신을 초대할까 합니다. 만일 당신의 주장처럼, 트로니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결정적 흠이 있다면, 당신은 함께 여행하는 일행 중에 그를 단번에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찾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당신의 거짓말을 확인한 셈이 되니.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이 흥미진진한 ‘튜링 테스트’에 당신이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선생이 다시 위로하듯 말했다. “이제 막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터라, 본보기용으로 더 심하게 다룬 걸 거야. 정부의 대응이 늦은 게 사실인 데다. 휴먼체인지는 해결하기 어려운 심각한 범죄로 변질될지 모르니까... 사람들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 얼마나 철학적이고 심오한 문제인 거야.”
-얀이 멀어지자 사람들 사이에는 어색함만 감도는데.
이게 첫 만찬이자, 첫 회합이었으나. 아난은 분위기가 좋으리라는 기대가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다. 이미 일행들의 성격을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싸움이나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일까. 과연 이토록 개성 강한 사람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갈 것인가. 그는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엉킨 실타래가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코마 선생은 끝으로 중요한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 모든 질문 역시, 트로니가 1년이나 준비했다고 가정하면 정답 같은 이야기만 듣게 될 거야. 탁월한 인공두뇌로 자그마치 1년 동안, 한 사람의 생을 가상으로 만들어 준비해 놓았을 테니까. 하지만 어떤 빈틈을 오이게 될지 몰라. 그걸 노릴 수밖에 없어.”
그 말에 아난도 선생의 눈을 보며 말을 받았다. “절대 우리의 초조함을 들키면 안 돼요. 틀림없이 녀석도 긴장하고 있을 테니까요. 결정적 흠이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없는 데다. 우리가 캐묻고 다니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면. 오히려 녀석이 초조해져, 허점을 드러낼지 몰라요.”
노원 [저]
불특정 다수를 가리키는 영어 ‘no one’에서 따온 필명이다. 작가가 이러한 필명을 짓게 된 이유는, 유명하다는 것은 이름이 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며, 권력을 가진 이름이란 것은 곧 이름이 사람들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사람 위에 군림하는 이름이란 사람을 억압할 수도 있기에, 그 모든 것을 경계하고자 함이라고 한다. 그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이름 하나를 가지고 꿋꿋이 살아가는 대중들, 그들이 세상을 지탱하고 굴려나가는 주인공이자 버팀목이고, 바로 독자도 그러한 사람들일 거라고 믿고 있다.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최초의 바퀴나 나사 하나인 것처럼, 기초와 기본이 중요하며 제자리를 지키는 개인이 위대한 법이라는 신념에 따라, 작가 또한 기초와 기본의 자세를 견지하며 열심히 창작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조용히 상상하는 것을 즐기며, 자신보다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독자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대중으로 살았으며 앞으로도 대중으로 살겠다는 그는 ‘아무도 아닌 자’라는 필명에 참으로 어울리는 작가다. 저서로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소멸 편-’, ‘삐뚤어진 나라의 미스터리(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국가 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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