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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말 
움직씨 퀴어 시인선1 ㅣ 김목인 ㅣ 움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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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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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page/124*188*16/272g
  • ISBN
9791190539173/119053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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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즈 도서
움직씨 퀴어 시인선(총1건)
시시한 말     13,500원 (10%↓)
  • 상세정보
  • 13개국,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시인 브라네 모제티치의 자선 대표 시집 『시시한 말』과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두 권을 마치 동전의 앞 뒷면처럼 한 권으로 묶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펴냈다. 『시시한 말』에는 ‘섹스’, 죽음이란 질문과 매일 겨루면서도 서로를 끌어안는 성적 자유와 실천들이 있다.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에는 ‘시적 혁명’, 성 소수자로서의 외로움과 공포까지 죽음 아닌 삶의 이미지로 뒤집겠다는 대담한 선언이 있다.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문학 이론을 공부했고,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아르튀르 랭보, 장 주네, 미셸 푸코를 번역한 바 있는 시인 브라네 모제티치는 1990년 이후 30년간 LGBTQ 운동가이자 커밍아웃한 작가, 번역가, 편집자로서 유럽과 미국,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등지를 오가며 국제적인 출판 및 인권 활동에 전념해 왔다. 해방의 작은 불꽃들은 꺼져 가고, 주변부는 무너지며, 긍정적인 삶에 대한 자기계발서만이 쏟아지는 소비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인은 자기답게 숨 쉬고 꿈꿀 권리를 이어가기 위해 쓰고, 낭독하고, 걷고, 여행한다. 시를 한국어로 옮기는 일은 퀴어 비트 시인 앨런 긴즈버그 등을 꾸준히 소개해 온 번역가 겸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이 맡아, 시 고유의 음악성을 살렸다. “모든 책들, 대화와 글쓰기는 내 마음에서 길을 잃었다. 우스워져 나를 좋은 분위기로 돌려놓는 시시한 것들에 대해 얘기한다.” 슬로베니아 최고 시 문학상 젠코 상 수상, 『시시한 말』 사랑이 없다면, 인생, 글쓰기, 모두 부질없다. 그저 시시할 뿐. 『시시한 말』은 태어나면서부터 ‘남자들의 세계’에서 폭력의 냄새를 맡았던 시인이 어린 시절 경험한 사랑의 흔적을 찾아 헤맨 퇴폐와 방랑의 여정이자 금기시된 성적 실천이 솔직 대담하게 기록된 퀴어 당사자의 생생한 역사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페미니즘 제2 물결의 슬로건처럼, 시인은 퀴어 개인의 삶이 사회 전반의 성 억압과 권력 아래 있고, 그렇기에 결코 시시하지 않은 당사자의 시간은 사회 역사적으로 조명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한다. 해제를 쓴 문화 평론가 남웅은 “경찰의 조롱과 감시, 에이즈 히스테리아가 지나간 자리에는 섹스와 약물이 저변에 놓인다. 세상의 끝 류블랴나에서의 무기력한 삶과 고통, 모든 부정적인 힘들이 농축된 가운데 시인은 여전히, 그 모든 건 섹스라고 쓴다.”라며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혼돈의 세상에 있으면서도 견디고 관찰하기를 자임한다.”라고 평한다. 시집 추천사를 쓴 영화배우 겸 작가, 드랙 아티스트인 모어 모지민은“너무 쉽게 피고 지고 너무 짧게 오고 가고. 왜 아름다운 것들은 금세 사라질까.”라며 안타까워하지만, 시인은 이를 구름에 빗대며 “천사들이 창조되었던 방식”이라 쓰고 있다. 성적 해방의 비애, 허무, 매혹, 파격을 그린 『시시한 말』로 슬로베니아 최고 시 문학 상인 젠코 상을 수상한 브라네 모제티치는 슬로베니아 현대 시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시인이다. “나는 한 카페에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호모라는 이유로. 개가 된 느낌이었다.” 미국 람다 문학상 게이 시 부문 파이널리스트,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2001년 6월, 시인은 한 카페에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유럽 한복판에서 하나의 국가라는 환상은 마침내 산산조각이 났다(혁명 22페이지)’. 그 후 모든 사랑은 똑같이 아름답다는 등의 슬로건을 내건 프로젝트들은 시인을 끔찍이도 역겹게 했다. 멋지고, 품위 있고, 선한 사회를 찬양하는 허상 속에서 환멸을 품는...
  • 시시한 말 A-5 그는 늦었다, 평소처럼 개가 초원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왜 내가 군인을 싫어하냐고? 너의 집을 지나치는 게 두렵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사람들은 요즈음 전쟁과 평화를 결정한다 오늘 오후 그 소녀가 다시 찾아온다 금요일은 네가 죽음을 생각하는 날이다 미사일들이 하늘을 밝히는 것처럼 보인다 노천카페에서 첫 햇살 아래 앉았을 때 얼마나 더 오래 그걸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열여섯 살이라고 말했다 궁정 시인들 뒤에 지혜로운 시인들이 나타났다 아침부터 벌써 지옥처럼 더웠다 그 후 나는 한 시인과 만난다 우리의 무언가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 나는 읽은 기사 젊은 중국 남자가 내게 데리다를 설명한다 나는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는 스스로를 깨닫는다 그들은 그 무엇도 주지 않았다 여기 축소판 상파울루 모르겠다, 어쩌다 이 차에 탔던 것인지 오직 너로부터 수천 킬로 떨어져 있을 때만 나는 고층 건물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정 우리의 것이었던 여행 그는 구석 의자 위에 수그린 채 그는 책방 서가 뒤에서 내게 미소를 지었다 표범이 된 꿈을 꾼다 바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옷을 벗는 남자들 너도 들리니, 데이브 내...
  • 그는 늦었다, 평소처럼. 더 이상 어울릴 이유가 없다. 모든 게 시시해져 버렸다: 인생, 글쓰기, 모두 부질없다. (…) 내 계부의 손이 쏜살같이 날 뒤쫓았다, 한 남자의 손, 날아가 버린 내 머리, 매번 그가 가까이 오면, 나는 다른 데로 피해 버리곤 했다. 그 손이 멀찍이 있을지라도. 냄새는 이미 가득했다. 그걸 아파트에서 내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남자들의 세계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들로부터 물러나오곤 했다. 그래서 난 어느 세계에 속했던 거지? 나도 그런 냄새를 풍겼나. -시시한 말, 7p 나는 총명한 시를 쓰기에는 너무 멍청하다. 나는 개에게로 달려간다, 녀석이 너무 몰입하고 있기에. 소리를 지르지만 녀석은 신경조차 안 쓴다. 나는 녀석을 끌어낸 다음, 두더지들의 세계로 이어지는 굴 옆에 무릎을 꿇어 본다. 개가 이미 한 마리를 죽였다. 그 뒤에, 누군가 공포에 질려 나무껍질을 모으는 중인데, 자기 책을 만들고 있는 작은 두더지-시인이다. 그는 책을 더 깊숙이 끌고 갈 것이다. 땅 속으로, 거기서 책을 묶을 것이고, 이제 책은 수천 개 땅굴들을 통해 중앙 두더지-도서관으로 향할 것이다. 이미 역사가 수백만 권의 책들로 기록된 곳. -시시한 말, 8p 나는 집에 와 그의 옆에 누웠다. 그는 잠들었고, 바깥은 밤이고,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옷을 챙겨 입고, 집과 거리들 사이로 걸어 나왔다. 그때에야 비로소 나는 눈이 와 땅을 뒤덮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려다보았다. 가로등의 불빛 아래에서 나는 보았다. 나를 향해 날아오는 눈송이들을, 모든 것이 빙빙 돌고, 너무도 아름다워 모든 질문은 완전히 무의미해졌다. -시시한 말, 11p 저 모든 책, 저 모든 대화와 글쓰기는 내 마음에서 길을 잃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저 사라져 버리는 게 낫겠다는 것 말고는. 이러한 무의미가. 내 자신의 삶 앞에 섰을 때 갑자기 엄습하면, 나는 뒤돌아 뛰쳐나간다. 동네와 가게들을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내내 대화를 나눈다, 우스워져 나를 좋은 분위기로 돌려놓는 시시한 것들에 대해 얘기한다, 말장난을 하고, 뜻깊은 말이라 해도 더 이상 어느 것도 치명적이지 않고, 비극적이지 않고, 결정적이지 않다. -시시한 말, 12p 나는 우리가 배운 그 어느 곳으로도 우리를 실제로 안내하지 않는 모든 감정들을 끝내고 싶어진다. 나는 긍정적인 삶에 대한 자기 계발서들을 흘끗 보지만 거부하는 법에 대한 책은 찾을 수 없다. 수천 가지 목소리가 되풀이한다, 꾸준히 계속하라 꾸준히 계속하라, 난 그것이 부질없다고 말할 수 있는데도, 과거 속 모든 것은 견딜 만하고, 심지어 아름답다, 지금 이 열기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된 게 없다. 나는 눈을 감고 여기에 없는 척한다. -시시한 말, 20p 우리의 무언가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 나는 마흔다섯인데, 애정을 기울여 생각할 만한 누군가가 없다. 기억들은 아프다. 나는 아름다움이 그토록 아플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나는 얼굴들을 보면 숨이 턱 막힌다. 어쩌면 내가 극적으로 목숨을 끊거나 에이즈가 나를 덮칠 때일 것이다. -시시한 말, 22p 나는 새로운 메시지가 없나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는 스스로를 깨닫는다. ‘네가 보고 싶어.’라는 말을 보려고 읽기 버튼을 누르는 걸 나는 어찌나 좋아했던지. 나는 나 자신이 계속해서 과거로 더 깊이 가라앉는 걸 깨닫는다, 과거는 어찌나 나를 뒤로 유혹하는지. (…) 내가 게이 바로 걸어 들어갈 때면, 모든 것이 생경해 보인다, 이웃 소년도 없고, 건초도 없고, 나를 그리워하는 이도 없다. 시간 내내 나는 실제로 끄기 버튼을 찾았다. -시시한 말, 25p 표범이 된 꿈을 꾼다....
  • 김목인 [저]
  • 저자 김목인은 1978년 충주에서 태어났다. 2004년 밴드 ‘캐비넷 싱얼롱즈’로 데뷔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며, 2015년 잭 케루악의 『다르마 행려』를 옮기며 번역과 집필을 겸해오고 있다. 음반으로는 〈음악가 자신의 노래〉 〈한 다발의 시선〉 〈콜라보 씨의 일일〉, 번역서로는 『Howl : 울부짖음과 다른 시들』 『리얼리티 샌드위치』 『한결같이 흘러가는 시간』 『고양이 책』 『강아지 책』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저서로는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음악가 김목인의 걸어 다니는 수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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