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한국에 ‘단건업(段建業) 맹파명리’를 들여온 박형규는 맹인에게만 전수하는 맹파명리가 예측의 정확성과 신묘한 분위기로 대중들의 인기와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 부합하는 나름의 논리와 사주 분석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사주 상담의 현장에서 여러 가지 점술(占術)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인생 사안의 발생 시점을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보고 맹파명리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현장에서 점차적인 호응을 얻으며 적용의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에 관한 학계의 관심과 그를 입증하는 연구논문의 비중은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맹파명리 연구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자료수집에 대한 한계이다. 이는 중국 맹인 점복인들 간에 구결로 전수되던 맹파명리가 정안인 점복인들에 의해 그 일부만이 문자화되어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맹파명리에 관한 자료들은 구조적으로 상당한 부분이 감춰져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이유로 드러나 있는 명리 이론 역시 많은 부분이 검증되지 못한 채 불분명한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명리학의 발전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사주분석 방법의 토대가 되는 명리 이론들을 검토하고 증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책에서는 현장에서 사용의 확장성을 보이고 있는 맹파명리의 전반적인 이론들을 논의함으로써 맹파명리에 관한 이론체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중국 맹인 점복인들의 사주 간명 방법인 맹파명리는 사주팔자의 예단을 증험해야 하는 명리적 특이점을 이유로 간명의 명확성과 실용성을 목적으로 한 새로운 이론체계를 내세운다. 맹파명리는 각기 분파에 따라 사주팔자 논명법에서 차이가 있는데 특히 단건업 맹파명리의 체용(體用)에 관한 인식의 변화는 피흉추길(避凶趨吉)하며 적극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현대의 시대적 가치를 반영하는 간명 방식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역사적으로 자평명리는 시대적 사회 분위기와 문화적 성향에 따라 간명의 다양한 관점과 방안을 제시하였다. 일례로 사주팔자를 살필 때 일주(日主)의 쇠왕(衰旺)과 사주에서 가장 소용이 되는 오행이나 십성(十星)〔용신(用神)〕을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었고, 지금의 명리학계에서도 논문을 통한 검증작업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평명리를 근간으로 하는 맹파명리에서는 이와는 다르게 사주를 간명할 때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용신을 부정하는 논명 체계를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이론체계의 근간이 되는 체용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를 토대로 이론을 전개하며 실제 명조(命造)에 대입하는 방법론을 밝히는 과정으로서 나타나고 있는데, 그에 관한 학계의 검증작업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조영순 [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졸업. 철학박사이다.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백상명리성명학연구소 운영한다. 박사학위논문 「段建業 盲派命理의 이론체계 연구」, 연구논문 「맹인 점복의 유래와 시대적 의의」, 「맹파명리(盲派命理) 체용(體用) 이론에 관한 고찰」, 「段建業 盲派命理에 관한 연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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