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은 이따금 성경을 과소평가한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오늘날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성경에 관한 관심과 열정은 사뭇 높아지고 있다.
성경 통독, 성경 공부, 그리고 성경 필사 및 묵상 나눔 모임 등 말씀에 대한 열기가 날로 뜨거워
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 위에 있지 않고 그것에 봉사하며,
우리가 성찬례 안에서 육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몸에 대해 바치는 흠숭과 비슷한
흠숭을 성경 안의 하느님 말씀에 대해 드려야 한다고 진술했다.
또한, 성경이 필요한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개개인에게 다가오는 상황 안에서
하느님께서 자신의 삶을 지도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이는 성경의 상황이
우리 자신의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며 하느님께서 지난날 인간의 응답을 기대하면서
요구하신 것을 오늘날도 여전히 요구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자 대부분은 성경 대하기를 어려워한다.
약 2,0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10여 년 전부터 신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성경공부’교재를 편찬하고자
신학생들의 신약성경 동아리(케리그마) 회원들과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신학생들은 학교생활이 바쁜데다 방학생활 중에는 주임신부님 지도로
생활하기 때문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았다.
2008년 성경공부에 경험이 있는 분들을 공모하여 복음서를 중심으로 매주 공부
하면서, 마르코복음 맛들이기와 마태오복음 맛들이기, 루카복음 맛들이기를 연속
편찬함으로써 부족하나마 결실을 보았다. 이번에‘요한복음 맛들이기’를 출간함으로써
네 복음서에 관한 교재를 모두 발간하였다.
또 그동안 성경공부에서 소외되었던 어린이와 중·고등학생,
곧 ‘십대를 위한 성경교재’시리즈 중 공관복음(마르코복음과 루카복음, 마태오복음)을
차례로 발간하였고 요한복음도 준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성경 공부 교재들은 ‘읽기’에 역점을 둔 것,‘ '외국교재를 편역한것,‘ 주제’에 따른 성경 공부 등 각각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공동체를 위한 성경공부’는 이들 교재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소공동체를 위한 성경공부’는
1. 일정과정을 수료한 봉사자 없이 공부할 수 있다.
2. 복음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며 공부할 수 있다.
3. 주일 복음 구절을 제시하여 주일 전례를 미리 준비할 수 있다.
4.‘ 생활(묵상) 나누기’를통하여말씀의생활화와공동체친교에도움을준다.
5.‘ 말씀풀이’에역사적배경등을설명하여본문에대한이해를넓혀준다.
6. 본문과 관련하여 궁금한 것과 전례 및 교리를 따로 설명하였다.
7. 무엇보다 쉬운 문체로‘말씀 공부’를 통한 소공동체 활성화에 역점을 두어 구성하였다.
물론 이 교재도 모든 이를 충족시킬 만큼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발간
된 교재들을 분석하고 신자들의 조언을 통해, 말씀에 맛들이는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가 말씀을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성경은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그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으로,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의롭게 살도록 교육하는 데에 유익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이 온갖 선행을 할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되게 해 줍니다.”(2티모 3,15-17)
그리고 우리가 얻고자 추구하는 영원한 생명 역시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요한 17,3).
이처럼 성경을 공부한다는 것은 2,000여 년 전 예수님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 안에 살아계심을 깨닫는 데에 있다.
신앙 선조의 살아있는 신앙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 역시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며,
공부를 통한 ‘살아계신 말씀’을 체험할 때에 우리의 신앙은 한층 기름지고 풍요로울 것이다.
‘요한복음 맛들이기’가 탄생하는 데에 박충선 가브리엘, 형정이 가타리나 부부의
연구비 지원이 큰 힘이 되었음을 감사드리며, 또한 많은 노력과 교정, 편집에
귀한 시간을 할애한‘이성과 신앙 연구소’산하‘성경연구회’회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표지를 예쁘게 장식해준 박 베르나르디노 형제와 출판을 기꺼이 허락한 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에도 감사드린다.
아무쪼록‘소공동체를 위한 성경공부’가 오늘날에 맞추어 성경을 다시 읽고 공부하도록 도와주고,
성경이 가르치는 바를 생활화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기쁨을 누리는 동시에 소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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