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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최정수 ㅣ 이봄 ㅣ This Is Assisted D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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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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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0582711/119058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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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캐나다 최초로 조력 사망이 실행되던 해, 그 최전선에 있던 스테파니 그린 박사가 쓴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는 의료조력 사망MAiD의 근접 관찰 보고서로서, 특별한 죽음의 현장을 생생히 전한다. 환자들이 이러한 죽음의 방식을 원하는 이유에서 신청 기준, 시행 절차, 임종의 모습 등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나아가 생경한 작별의 순간을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 그 속에서 차오른 복잡다단한 감정이 저자의 개인사와 함께 촘촘히 직조된 이 책은 논쟁적인 주제를 충실히 다룬 논픽션이자 잘 쓰인 에세이로도 손색이 없다. 그린 박사는 독자들을 자신이 자리한 방으로 데려가 환자, 의료인, 스스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죽음을 보는 시각뿐 아니라 실행에 관한 현실적 문제, 의료윤리 등의 맥락을 두루 살피게 한다. 그가 기록한 성공과 시행착오, 의의와 우려는 안락사 제도화 이전 우리가 살필 풍성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 “제 소원은 죽음입니다” 캐나다 최초로 조력 사망이 실행되던 해, 한 의사가 써내려간 특별한 기록 2022년 9월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대표 주자,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죽음(향년 91세)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그가 여생을 보내던 스위스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은 약물을 직접 복용해 사망하는, 이른바 ‘조력 자살’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뇌졸중으로 투병을 이어온 배우 알랭 들롱 또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길 원한다며,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전한다. 우리는 어떤가. 스위스 디그니타스(비영리 조력 사망 지원단체)에 따르면 2022년까지 조력 자살을 선택한 한국인은 3명이며 100여 명 남짓한 신청자들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도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되어(2022년 6월, 안규백 의원) 조력 자살을 둘러싼 국내의 논의에 불을 지폈다.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 제목처럼 죽음은 마침내 ‘네 멋대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된 것일까? 유명인의 죽음이나 법안 발의를 계기로 하지 않더라도 삶의 끝을 통제하고 싶다는 바람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일 것이다. 우리는 죽어가는 순간 어디에 머물지, 누구와 함께 있을지, 어떤 대화를 나눌지 결정할 수 있다면 삶의 마지막을 마주하는 고통을 덜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법안에 대한 압도적인 찬성률(82퍼센트)에도 불구하고 조력 사망 제도화를 둘러싼 우려도 여전하다. 자칫 생명의 ‘존엄성’을 침해하며 의료취약 계층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모두에게 평등하고 ‘존엄한 죽음’은 불가능한 것일까? 2016년 캐나다 최초로 조력 사망이 실행되던 해, 그 최전선에 있던 스테파니 그린 박사가 쓴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는 의료조력 사망MAiD의 근접 관찰 보고서로서, 특별한 죽음의 현장을 생생히 전한다. 환자들이 이러한 죽음의 방식을 원하는 이유에서 신청 기준, 시행 절차, 임종의 모습 등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나아가 생경한 작별의 순간을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 그 속에서 차오른 복잡다단한 감정이 저자의 개인사와 함께 촘촘히 직조된 이 책은 논쟁적인 주제를 충실히 다룬 논픽션이자 잘 쓰인 에세이로도 손색이 없다. 그린 박사는 독자들을 자신이 자리한 방으로 데려가 환자, 의료인, 스스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죽음을 보는 시각뿐 아니라 실행에 관한 현실적 문제, 의료윤리 등의 맥락을 두루 살피게 한다. 그가 기록한 성공과 시행착오, 의의와 우려는 안락사 제도화 이전 우리가 살필 풍성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내 환자들 대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그들이 나눈 기이한 마지막 대화, 남편과 아내가 속삭인 사랑의 말들, 엄마와 자식의 눈물 어린 작별, 조부모가 손주에게 한 마지막 조언의 목격자였다.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가족이 모여서 건배하는 가운데 자기 삶의 궤적을 회상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사람은 자신이 죽을 날짜와 시간을 알면 마지막 말과 행동을 심사숙고해서 계획할 수 있다. _「들어가며」(16쪽)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실행되는가? 의료조력 사망 제도 최전선의 생생한 이야기 MAiD가 합법화되기까지 캐나다 또한 조력 사망을 둘러싼 소송과 판결, 논쟁의 긴 여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린 박사는 자신의 의대생 시절부터 전문의로서 경력을 쌓아온 현재까지 조력 사망 합법화의 주요 국면을 마련한 사건들을 전하며 이를 보는 자신의 관점과 여론의 변화를 중계한다. 1992년 루게릭병을 앓던 수 로드리게스는 조력 사망을 금지...
  • ㆍ들어가며 1부 시작 1. 첫 번째 환자, 하비 2. 최초의 죽음 3. “나는 갈 준비가 됐어요” 4. 조력 사망이 합법화되던 날 5. 암스테르담 ‘안락사 2016’ 컨퍼런스 2부 여름 6. 우리 중 누구도 줄 수 없는 것 7. 로열 주빌리 병원 436호 8. 줄리아와 더그의 작별인사 9.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10. 헬렌의 마지막 분노 3부 가을에서 겨울로 11. ‘누가 적합한가’라는 난제 12. 워싱턴주의 환자에게 걸려온 전화 13. “네가 하는 일이…… 자랑스럽다……” 14. 호스피스 의료진과의 협업 15. 안전장치의 역설 4부 봄 16. 에드나 가족의 반대 17. 작별 뒤 남겨진 사람들 18. 정신질환자와의 상담 19. 어머니의 회복탄력성 20. 친구의 죽음을 돕던 날 5부 다시 여름 21. 나 자신을 위한 시간 22. “엄마를…… 정말로 용서해요” 23. 언론에 공개된 존의 죽음 24. 침대에서의 포옹 ㆍ나가며 ㆍ마지막말 ㆍ덧붙임 ㆍ감사의 말 ㆍ자료들 ㆍ미주
  • 그의 죽음이 예정된 날 가서 보니 그는 병원의 작은 1인실에 있었다. 그가 거기서 죽기로 한 건 뜻밖의 선택이었다. 일단 잠시 대화를 나눴다. 그는 준비가 된 듯했다. 기다리느라 지쳤고 얼른 실행하고 싶은 듯했다. 몇 분 뒤 그가 화장실에 갔다가 광대 복장으로 돌아왔다. 홀치기염색을 한 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알록달록한 광대 가발을 쓰고, 빨간 코도 붙였다. 빨간 코는 붙일지 말지 망설였다고 그가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냥 붙이기로 했다고. 이전에 나눈 모든 대화에도 불구하고, 나는 에드가 아마추어 광대라는 걸 전혀 깨닫지 못했다. 왜 오늘 입을 옷으로 광대 복장을 골랐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거라 생각했다. _「들어가며」(9쪽)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을 끝내고 싶어하는 이유는 자율성을 잃은 것, 삶에 의미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것 그리고 자존감을 잃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진술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환자들에게 정신적 고통은 육체적 증상만큼 괴롭거나 심지어 더 괴로운 것 같았다. _「암스테르담 ‘안락사 2016’ 컨퍼런스」(97쪽) 때로는 비통해하는 딸이나 아내로, 때로는 죽어가는 엄마로.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그것은 현실이 될 것이고, 나는 적어도 그 역할들 중 하나를 맡아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몹시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머릿속에서 마음껏 펼치면서 통찰력을 얻게 되는 것은 분명했다. 헬렌과 함께하면서 나는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를 생각했다. _「헬렌의 마지막 분노」(185쪽) 내가 볼 때 에드윈의 진단명은 명확하지 않았고, MAiD를 요청하는 의사능력도 확실히 의문이었다. 정신질환은 그 본성상 환자가 세상을 생각하고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임상의는 합리적인 조력 사망 요청과 정신질환의 부차적 자살 충동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어떤 환자의 MAiD요청이 사실과 개인적 가치에 기반을 둔 것인지 아니면 이성적이지 못한 동기에 떠밀린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정신질환 환자에게도 조력 사망이 가능할 수 있다.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자신의 건강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할 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음을 나는 의식했다. 하지만 이런 구별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_「정신질환자와의 상담」(325쪽) 리즈가 조력 사망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나로서는 자연스러운 궁금증이었다. 물론 나는 조력 사망이 모든 사람을 위한 선택은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 불가피함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끝까지 싸우는 쪽을 택한다. 이 선택이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삶과 죽음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말해준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을 존중한다. 만약 지금 내가 말기 병을 앓고 있다면, 나는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삶을 끝내는 편을 더 원하는 순간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더이상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되면, 작별인사를 이미 했다면, 지속된 병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고통받기만 한다면 그리고 앞으로 오직 쇠퇴만 남아 있다면, 내가 언제 죽을지 결정할 의사능력이 남아 있음에 감사할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고도 남는다._「친구의 죽음을 돕던 날」(346~347쪽)
  • 최정수 [저]
  •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마음의 파수꾼',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장 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이브 생 로랑의 '발칙한 루루', '키리쿠와 마녀', '숨쉬어', '빨간 고양이 마투', '위에트 아저씨가 들려주는 천문항해의 비밀', '황금붓의 소녀', '거절 수업 당당한 나를 만나는 리더십 에세이', '찰스 다윈 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동물의 감각 새는 어떻게 길을 찾을까요?', '베르사유의 오렌지 나무' 외에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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