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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의 구도자 신채호 
박근갑 ㅣ 한림대학교 지식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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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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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page/152*225*20/59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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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64020869/8964020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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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족주의 역사학자? 우리의 근대 역사학을 완성한 인물. 새로운 역사의식의 초석을 놓았던 선구자. 신채호의 이름에 따라붙곤 하는 말이다. 숱한 그의 작품은 흔히들 ‘민족주의 역사학’의 시작점으로 읽힌다. 널리 알려진 다음 글이 거기에 맞춤한다.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 사회의 ‘아와 비아’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 상태의 기록이다.” 수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이 표현 다음에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민족 정체성 이념이 펼쳐질 만도 하다. 그렇지만 그의 글은 원대한 민족주의의 이상 세계를 넘겨짚는 세간의 기대와 어긋난다. 그의 논저들 가운데에서 쉽사리 ‘조선 민족’을 찾을 수 있지만, 그 이름은 좀체 미래의 기대 지평에서 신념과 열정의 공동체 질서와 한 몸을 이루는 형성 동력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돌이켜 보건대, 민족주의는 일본어 토양에서 어쩌다가 하나의 번역어로 거듭난 이데올로기 이름이다. 항일 독립에 온몸과 일생을 다했던 신채호의 역사서술을 인종주의 경향성과 더불어 나타난 그 일본 특유의 배타성 개념 현상 속에 가두어 놓아야만 할까.
  • 자기주장의 인간학 ‘아’와 ‘비아’의 용례는 원래 관념론 철학자 피히테(J. G. Fichte, 1762~1814)의 자아론 텍스트 가운데 들어있는 표현이다. 이를 빌려 신채호는 예사롭지 않은 주관의 지형학을 실험했다고 이를만하다. “무엇을 ‘아’라 하며 무엇을 ‘비아’라 하느뇨?” 이 유별난 물음과 함께 그는 ‘독립자존’의 역사를 새롭게 드러내고자 한다. 이로부터 우리는 인간다운 ‘자기주장’의 성찰 과제를 유추할 수 있다. ‘자존’과 서로 통하는 그 뜻은 인간에게 어느 현실에서도 견뎌내는 자기 자신의 실존을 설정해주면서 역사의 운명에 매이지 않도록 작용하는 의식 활동이나 마찬가지다. 바로 그 가운데 ‘근대의 정당성’, 그러니까 온당한 시대 전환을 뒷받침하는 성찰 규범이 함께한다. 이 땅의 역사 과정에서 설정할 만한 자존의 화신을 무엇이라고 이를 수 있을까? “어찌하여 공자를 높이며, 어찌하여 이단을 배척하라 하는가?” 유례없어 보이는 이 물음 가운데서 새로운 방향설정에 맞닿는 문제의식을 느낄만하다. 신채호가 보기에, 유교와 사대주의 천하에서 핍박의 대상에나 올랐던 원시 상징 자료들, 이를테면 옛적 사람들의 종교 유산이나 단군 설화를 낳았던 우주 광명신(光明神)의 숭배 제례가 새롭게 내세워야만 할 자기주장의 요소에 든다. 극단의 이념 지형에서 파묻히고 말았던 그 ‘아름다운 이야기’야 말로 그가 되살려내고자 고심했던 글쓰기 과제의 처음이자 끝이었던 셈이다. 그의 사유 실험에서 아름다움이란 바로 인간 자존의 의식과 생활 방식을 옥죄어 온 역사 속 절대 이념의 반대편이다. 오로지 그 서사 가운데 ‘독립자존의 주의’가 면면히 생동한다는 점에서, 배척받은 이단의 이야기는 거꾸로 ‘조선다운 조선’의 역사로 거듭날 수 있다. 신채호의 글쓰기 여정은 그렇듯 ‘가장 조선답지 않은 것’의 이면에서 자존의 ‘참조선’을 찾아내려는 구도자의 길이었다. 유럽 역사를 사례로 보자면, 지나치리만큼 극단으로 치우쳤던 절대 신의 세계관으로부터 인간다움을 깨달을만한 가능성이 열릴 수 있었으며,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역사 과정의 사유방식에 그 당당함의 근거가 자리한다. 이러한 신기원의 경계 지점에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었던 근대 인류는 처음으로 자기주장의 의식세계를 펼쳐나갈 만한 힘을 얻는다. 이처럼 스스로 깨쳐나가는 자존의 요청으로부터 정당한 근대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그 시간의 처음이란 새로운 방향설정이라 이를 수 있다. 인간다운 본성의 신기원을 자각하는 과정이 새로움의 특성이라고 이해하면, 유럽 바깥의 문화권에서도 절대 존재에 맞설 만한 자아 성찰의 계기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신뢰의 논제는 보편성과도 같은 현상들, 곧 여러 언어권에 동반하는 다양한 신화들이나 상징체계들 또는 은유의 용례들을 수용하는 한편, 이 원천 요소를 서구 사례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자기 보존의 징후로 삼을 만하다. 그 탐색 원리는 바로 우리의 근대성을 질문하는 방법 논증에서 가능성의 실마리나 마찬가지다. 이로부터, 시대 전환을 이끌 만큼 혁명다운 사건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역사 여건 가운데에서도, 유럽식 진보의 부담을 누그러뜨릴 만한 사유의 통로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땅의 역사 과정에서 설정할 만한 자존의 화신을 무엇이라고 이를 수 있을까? 아무래도 고유한 문화유산이 깊은 성찰의 대상이다. 그 궤적 가운데 유럽 중세기 절대 권능의 하느님 같은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완강한 전통의 이념 지형에 저항했던 모험가들을 떠올릴 수 있다. “어찌하여 공자를 높이며, 어찌하여 이단을 배척하라 하는가?” 유례없어 보이는 ...
  • 책머리에ㆍ5 서설 13 제1장 서양 지식 25 1. 진화설ㆍ25 낯선 언어 세계 25/ 량치차오 33/ 스펜서 41/ 강권론 49 2. 인민의 공화ㆍ53 진화와 퇴화 53/ 유기체 국가론 61/ 국수 74 제2장 민족의 뿌리 87 1. 정신상 국가ㆍ87 망명길 87/ 고토 답사 91/ 민족정신 98 2. 박래품 민족ㆍ109 일본어 번역 109/ 민족성 원리 120 3. 신성한 부여족ㆍ131 동국 주족 131/ 종족 정체성 142 제3장 새로운 시간 161 1. 희미한 근대ㆍ161 역사 시간의 동학 161/ 문명의 진보? 171 2. 정당한 근대성ㆍ184 경계선 184/ 인간다운 자기주장 191 3. 새로운 방향 설정ㆍ200 ‘아’와 ‘비아’의 투쟁 200/ 고유의 독립사상 215/ 아름다운 이야기 227 제4장 이단의 역설 235 1. 사대주의ㆍ235 기자 전설 235/ 김부식 242/ 토착하는 소중화 255 2. 광명신ㆍ272 정복 군주? 272/ 수림 신단의 단군들 277/ 창세신화 285/ 가공품 전설 293/ 자존의 신화 해석 304 참고문헌ㆍ310 찾아보기ㆍ321
  • 박근갑 [저]
  • 성균관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 Bielefeld 대학교 사학과에서'19세기 후반기 독일 철강기업의 이익정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시민계급과 시민사회'와 '세계화와 복지국가'가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독일 사민당의 신중도와 참여경제의 미로','완전고용에서 대량업으로-케인스주의와 독일 사민당의 노동시장정치','시민사회와 갈등의 정치·독일제국 후반기 '사회개혁협회'와 사회민주주의 노동운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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