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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은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많은 이들은 지난날 나라 경제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탄광촌을 기억하고 있겠지만, 현재는 경제의 중심도 아니요, 인구마저 빠져나가는 위기의 도시이다. 국내외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이제 태백(탄광촌)은 쾌적한 환경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산업이 아니고서는 새로운 발전이 요원하다. 광산은 사라져 가지만, 그곳에 아직도 흐르고 있는 폐광의 누액은 격렬했던 옛 탄광촌을 말해주는 것 같다. 과거 그곳에는 검은 석탄물이 골골이 흘렀는데,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검은 황금은 경제의 상징이었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쾌적한 자연환경의 존재를 불태울 것인가 인간존재의 지속을 위해 욕망을 억제할 것인가. 자연과 물질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고민해야만 한다. 불가항력적인 자본주의 힘을 드러내는 작금의 사회에서, 개개인의 의식과 사회 환경적 요소가 서로 어긋난 모양으로 돌아가는 불편한 진실. 폐광 흔적의 메커니즘에서 드러나는 묘한 일렁임은 친환경 의식의 확장으로 이어지어야 한다.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비단 물질 만능 태도뿐이 아니다. 사회 자본은 송곳니를 감추고 현대인의 삶과 일상을 물질 숭배 화하고 규격화하고 있으며, 전체를 위해 지역은 보이지 않는 생태적 파괴의 억압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점도 목도 해야 한다. 뭔가 낯익은 불편한 환경의 자연풍경은 무의식에 고착되어 해괴한 낯설기 색상의 경관에 우리는 지금까지도 익숙해져 오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지역 곳곳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생태계 변화가 이루어졌고, 길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맞춰진 인간과 자연의 균형은 은근슬쩍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제 생태계의 붕괴는 코로나와 같은 인간이 자랑하는 현대 기술로도 감당할 수 없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석탄이라는 물질이 인간 삶의 편리를 제공하는 가장 큰 귀중품이었다면 우리가 그 잔여 풍경에 남겨둔 큰 상처의 공허는 이러한 물질적 야망에 대한 지속적인 증거가 아니었는가.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살아가는 배경에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균형을 유지했던 과거의 삶을 통해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시대의 불편한 사실을 시사하는 폐광물은 인간에 의해 왜곡 변화된 풍경 속 아이러니를 드러내고 희고 푸른 이 폐광물은 열린 메타포를 통해 대중의 다양한 해석과 공감의 시작으로 작금의 자연이 현시대의 인간에게 보내는 기호가 무엇인지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23년 11월, 박노철

== 작업노트 == 불편한 진실 | 폐광의 흔적 태백은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많은 이들은 지난날 나라 경제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탄광촌을 기억하고 있겠지만, 현재는 경제의 중심도 아니요, 인구마저 빠져나가는 위기의 도시이다. 국내외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이제 태백(탄광촌)은 쾌적한 환경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산업이 아니고서는 새로운 발전이 요원하다. 광산은 사라져 가지만, 그곳에 아직도 흐르고 있는 폐광의 누액은 격렬했던 옛 탄광촌을 말해주는 것 같다. 과거 그곳에는 검은 석탄물이 골골이 흘렀는데,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검은 황금은 경제의 상징이었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쾌적한 자연환경의 존재를 불태울 것인가 인간존재의 지속을 위해 욕망을 억제할 것인가. 자연과 물질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고민해야만 한다. 본래 주로 산림에서 살아온 인류는 농사를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정착 생활을 하며 먹을 것을 얻었고 급격한 인구 증가와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 경작지의 증가와 동반한 자연환경 훼손과 무분별한 개발이 지속되고, 이후 산업활동으로 온실가스가 과도하게 배출되면서, 오늘날 세계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기후변화와 이로 야기된 각종 재해와 마주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연에서의 과도한 물질 체취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되면서 자연생태계에 숨어있던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에 인류가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살아가는 배경에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 훼손할 경우. 불편함은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나 아마존 밀림을 파괴하면서 생기는 피해의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은 뗄 수 없는 사이. 그 까닭에는 인간은 자연과 항상 관련이 있다. 자연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보금자리이다. 때문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 도시재생 디자인은 결국 우리의 보금자리를 망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많은 이익을 얻는다. 이러한 이익을 오래 얻기 위해서도 자연 친화적 조화로운 환경으로 도시재생 디자인을 갈구해야 하고 지역의 불편한 진실. 불편한 환경의 조각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폐광산이 오랜 시간 방치되면 관리부실로 환경문제 야기？1) 석탄 수요의 감소로 수익성이 떨어짐에 따라 탄광도 자연적으로 감소 되기 시작하여 1988년도에 삼백여 개 달하던 탄광 수는 현재 한두 개로 줄어들어 그마저도 폐광 진행으로 남아 있다. 폐광산은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되면서 관리부실로 이어져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반침하가 진행되면서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으며 산화물로 인한 환경오염은 물론 폐시설물 들로 인해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불쾌감을 준다. 탄광의 탄 층 주변에 있는 철 성분이 녹아 산성, 금속 성분의 폐수가 되는데 지하 빗물을 통해 탄광 주변에 방출되면서 근방의 하천과 토질을 오염 시키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구 동원탄좌 수갱 지하로 유출되는 갱내수가 지장천으로 흘러가고 있다. 수십 년 전 탄광촌 동네 아이들이 도화지에 그린 지장천은 검은색이었다고 한다. 폐광 후 지금의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지장천의 폐광물은 빨간색 그리고 하얀 탁색이다. 고한 사북 인근 마을의 60대 주민은 폐광 이후부터 물색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그 외 폐광 4개 시군에 속한 폐광촌 주민들도 탄광을 폐쇄하기 시작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폐광에서 흘러나오는 갱내수와 폐석 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로 오염된 지장천 옆에 살고 있다.... 현재도 황지천 지장천 외 일부 구간에서는 갱내수, 침출수의 산성과 중금속 성분으로 인해 수생 생물이 서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강 최상류 하천인 지장천은 동강을 통해 남한강으로 흘러간다. 또한 황지천은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1970·80년대 석탄산업 호황기 시절 폐광지 4개 시군에는 사북읍 동원탄좌·고한읍 삼척탄좌 태백 함태탄광. 동해광업소 그 외 무수히 많은 탄광이 있었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폐광했다. 수년 전까지도 황지천 등 그 외 지장천 하천 바닥은 중금속 침전과 산성화된 물에 의해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정화 처리제대로 되지 않은 갱내수·침출수 유입이 주원인이었다. 지금은 정화시설이 들어서서 일부 하천만 정화된 물이 흐른다. 이 정화시설 가동은 우리 다음 세대까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역에는 곳곳에 갱내수 수질정화시설이 있지만 하루 처리용량이 하루 유출량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일 때도 있다. 이 때문에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일부 갱내수를 정화하지 못하고 그대로 하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게다가 침출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지장천 외 일부 하천으로 흘러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작 광해 방지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 광해광업 공단의 대응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지역민들은 갱내수·침출수 문제를 해결해야 폐광지역 도시재생·관광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국가가 석탄에서 더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이동함에 따라,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국가는 지역을 되돌아봐야 한다. 황변현상. 백화현상？2) 폐광산의 출수(出水)는 일반적으로 산성 광산배수(AMD, acid mine drainage)를 말한다. 산성 광산 배수는 “산성암 배수(ARD, acid rock drainage)”의 일종으로 주로 광산 활동에 의한 것을 통칭하고 있다. 산성 광산 배수가 발생하는 원인은 “황” 성분을 포함한 암석이 땅속에 묻혀 있다가 공기 중으로 나오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황화철”이 주요한 생성 원인이라고 한다. ▣ 황화철 : 황화철은 지각에 흔하고 널리 분포되어있는 것으로 땅속 황화철이 대기 중의 물과 만났을 때 황산과 철 성분으로 분해되어 산성을 띠게 되는데 광산을 운영 중일 때는 자체적으로 양수 작업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크지는 않았으나 광산 활동이 멈추고 양수 작업이 중단되면서 땅속 지하갱도에 구석구석을 채우던 광산 배수는 낮은 ph의 산성으로 변하고 철. 알루미늄은 물론 주변의 암석을 녹여 각종 중금속 성분을 함유한 폐수가 되어 밖으로 유출되면서 하천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 백화현상 : 산성의 폐광산 배수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환경오염으로는 하천 바닥을 붉고 희게 착색시키는 황화현상과 백화현상을 들 수 있는데 황화현상은 땅속 지하갱도에 구석구석을 채우던 광산 배수에 녹아 있는 철이 폐광산 속 배수와 함께 밖으로 나올 때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침전물을 형성하면서 생성된다. 백화현상은 광산 배수 속의 알루미늄이나 기타 유사한 성분이 침전하면서 유발하는 현상이다. ▣ 광산 배수의 영향 : 급조된 폐광으로 폐광산 속의 출수(出水)에 철 성분이 높은 폐광산 배수에는 많은 침전물이 있어서 수질의 탁도에 영향을 주고, 심하면 햇빛을 차단하여 수생식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하나 철 농도가 높은 물을 마셨을 때에는 설사나 구토 혈색증을 유발하고 알루미늄 농도가 높은 물은 신경 계통에 이상을 주기도 한다. 폐광지 도시 브랜드 포지셔닝？3) 폐광지역은 사람들의 인식에 아직도 쇠락한 도시와 낙후된 인프라, 도박의 도시라는 어두운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이는 도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키기보다는 시설 투자와 재정지원에 중점을 주는 지원책의 한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날 지자체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에서 도시, 브랜드 개발 및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폐광지역의 도시 브랜딩은 그 어느 지역에 비해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새로운 도약기에 들어선 폐광지역의 특성과 정체성에 맞는 브랜드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에 폐광 이후 급속도로 쇠퇴한 강원도 4개(정선, 태백, 영월, 삼척) 폐광지역의 중장기 핵심과제에 따른 브랜드, 포지셔닝 분석 모형을 통해 각 지역의 특색과 정체성,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콘텐츠 방향성의 도출과 폐광지역의 도시 브랜드 포지셔닝은 ‘폐광’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활용되어야 하며, 지역별 컨셉에 맞는 스토리텔링 개발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브랜드 구축에 앞서 보다 더. 큰 방향성은 폐광수. 환경구축의 기반 정화시설 투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 ‘폐광의 피해’(광해·鑛害)로 상류 하천 생태계는 산도 증가와 탁도 발생 태백의 삼수령. 높이 920m로,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또한 삼강(三江 :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발원지가 태백이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이 북쪽으로 흘러 한강을 따라 서해로, 동쪽으로 흘러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황지천을 따라 남쪽으로 흘러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분수령이 있는 곳이 태백이다. 하지만 상류 하천 생태계는 산도 증가와 탁도 발생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자연은 한번 잘못 건드려 놓으면 완전 복원에 100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 폐광 수는 농사를 짓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생명의 땅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자연이 없으면 우리도 없는 것, 물이 없으면 생명도 없는 것이다. 탄광이 활성화되고 있던 시기에는 하천에 검은 물이 골골이 흘렀지만. 폐광 후 검은 물은 사라졌지만 황변. 백화. 현상으로 남아 환경오염이라는 씁쓸한 잔재만이 폐광지역 전 지천 하천으로 흘러갔었고 아직도 일부 흐르고 있다. 그나마 환경복원사업의 노력으로 일부 회복되어 가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외면받는 폐광의 잔재들은 곳곳에 존재한다. 상류의 물은 깨끗하고 맑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황지천은 태백을 남북으로 관통해 흐르고, 낙동강은 태백 시내인 황지연못에서 시작된다. 태백지역 계곡 중 하나인 지지리골은 돌 위에서 돼지고기 익는 소리인 ‘지지직’에서 계곡 이름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과거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였다. 지지리 골은 폐광 갱도에서 쏟아지는 갱 내수로 오염된 지 오래다. 계곡 바닥은 밀가루와 같은 흰 침전물이 쌓여 있고, 사방댐에 고인 물의 빛깔은 화학약품을 풀어놓은 듯 혐오스럽다. 갱내수에 섞인 ‘알루미늄 성분이 일으키는 화학작용’(백화현상)이다. 과거 화전민이 많이 살았던 소롯골 상황도 마찬가지다. 소롯골 꼭대기에 설치한 폐광 갱내수 자연정화 시설 안의 물은 붉고 진한 황톳빛을 띠고 있었다. 물에 섞인 철 성분으로 말미암은 황화현상이다. 지금은 알루미늄 성분의 (백화현상)도 띠고 있다. 백화현상과 황화현상으로 대표되는 탄광지역 계곡과 하천의 수질오염은 ‘광산 개발에 따른 피해’(광해·鑛害)다. 탄광지역 광산은 폐광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환경문제를 발생시키는데 구 갱도 또는 광미 및 폐석을 쌓아둔 곳으로부터 유출 또는 침출하는 폐수에 의해 피해가 나타난다. 이렇게 광산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광산폐수라고 하는데 유황의 화합물 주로 황철석이 물과 공기와 함께 반응하는 경우 산성을 띠기 때문에 산성광산배수(Acid Mine Drainage : AMD) 라고 부른다. 강원도 탄광지역 주변의 하천을 가보면 탄광에 가까운 곳에서는 하천이 붉은색을 띠고 흐르는데 바로 이것이 철산화물이 침전된 것이다. 여기서 철산화물은 물의 색깔을 붉은색으로 변화시키고 물속에서 광선의 통과를 방해하여 광합성 반응을 저해하거나 정지시켜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 또한 산성의 갱내 수는 주변 물질과의 반응을 촉진 시켜 중금속을 용출시키고 하류로 내려가면 물이 희뿌연 탁류를 이루고 흐르는데 알루미늄 등이 침전된 것이다. 그래서 폐광수가 흐르는 물줄기는 싯누렇거나 시퍼렇다. 폐광 30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폐광 갱내수 유출 장소에 정화시설이 설치된 곳은 전체의 약 8개소에 불과하다. 폐광 갱내수의 정화 등 광해 복구는 환경문제를 넘어 고원 관광휴양 레저스포츠 도시라는 태백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며 이런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당시엔 지역 경제의 상징이었던 탄광촌의 산맥 골골 깊은 골 옛 광산에서 흘러나오는 작금의 폐광물은 그 옛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광부들의 애환이 깃든 피눈물일 수 있고 광산은 사라져 가지만 그곳에 아직도 분출되고 있는 백화현상의 흰 폐광 수는 살기 위해 분주했던 옛 탄광촌의 영화를 대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백화현상에서 변형된 환경문제의 산과 계곡을 우리는 보듬어야 한다. 그나마 환경 복원사업으로 일부 회복되어 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외면받는 폐광의 잔재들은 차고 넘친다. 자연이 없으면 생명도 없는 것, 물이 탁하면 생물도 없는 것. 지금 불편한 이 푸른 폐광 수가 다음 세대엔 자연 원래의 물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근거는 인간이 살아가는 배경에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할 경우. 그 불편함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의 이미지는 이 시점에서다. 이 작업에서 먼 과거 광부였던 사람들, 분진 마스크, 백화현상의 환경적 배경, 망간, 알루미늄, 철, 니켈, 아연, 납이 포함되어 아직도 흐르고 있는 지역의 하천 지천을 바탕으로 또는 현실의(네러티브) 각종 데이터 리서치 수집으로 탄광이 활성화했던 폐광 장소의 여러 지표적 의미를 사람과 사물(objects) 반복적인 나열 방식으로 현장의 일관된 불편한 환경에 소환하여 유형학적 형식으로 반복 이미지 상징화하였다. 작업을 위해 산속 계곡을 배회하다 보면 어디에 숨겨져 있었는지 보이지 않는 불편한 진실의 폐광물이 깊은 땅속에서 솟아나고 흐르고 있는 공간에 들어선다. 돌들 사이로 흐르는 탁한 물은 울창한 초목 자연을 비집고 나오는 차가운 백화현상의 물과 주변 자연 대상들의 부조화는 오히려 아름다워 보인다. 불가항력적인 자본주의 힘을 드러내는 작금의 사회에서, 개개인의 의식과 사회 환경적 요소가 서로 어긋난 모양으로 돌아가는 불편한 진실. 폐광 흔적의 메커니즘에서 드러나는 묘한 일렁임은 친환경 의식의 확장으로 이어지어야 한다.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비단 물질 만능 태도뿐이 아니다. 사회 자본은 송곳니를 감추고 현대인의 삶과 일상을 물질 숭배 화하고 규격화하고 있으며, 전체를 위해 지역은 보이지 않는 생태적 파괴의 억압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점도 목도 해야 한다. 뭔가 낯익은 불편한 환경의 자연풍경은 무의식에 고착되어 해괴한 낯설기 색상의 경관에 지금까지도 익숙해져 오고 있다. 마시는 물. 숨 쉬는 공기. 먹는 음식. 입은 옷. 잠자는 집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 인간으로부터 온 것이 있는가. 자연으로부터 받기만 했지. 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질 않은가. 하물며 자연 속 잡초 풀잎 한 조각 푸르게 하질 못하는 나약하고 미미한 존재가 인간 아닌가. 길가에 핀 한 송이 잡초 들풀과 산속 계곡의 꽃과 돌멩이 사이에도 나름의 질서가 있듯, 먹이사슬을 토대로 식물과 동물, 인간과 모든 생명체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공생하는 것이 세상의 질서다. 여기에 사계절의 변화와 다양한 생태계는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인간뿐만 아니라 우리의 지구촌에 사는 모든 생명은 저마다 각별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좀 더 가까이에서 인위적 자연의 풍광 그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지 말고 치유의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었으면 한다. 편하고 나은 삶을 위한 인간의 욕구는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졌었다. 현대에 이르러 지역 곳곳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생태계 변화가 이루어졌고, 길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맞춰진 인간과 자연의 균형은 은근슬쩍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 생태계의 붕괴는 코로나와 같은 인간이 자랑하는 현대 기술로도 감당할 수 없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다가온 위기의 상황에서 자연과 균형을 유지했던 과거의 삶을 통해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나라 전체가 노령화되고 생산 위주의 발전으로 환경의 가치는 미미해지어 가고 있다. 그것을 미리 겪고 있는 폐광지역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생태적 문화예술 관광도시로 거듭난다면 분명 맑고 쾌적한 도시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폐광의 상처로 인한 곳곳의 산과 하천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생태적 삶의 길을 묻고 또 찾고자 한다. 또한 지역의 불편한 진실의 환경을 돌아보고 빠르게 변화해 가는 폐광의 환경이 쾌적한 순수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인간의 편리가 가미된 친환경적 도시재생 디자인의 패러다임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친환경 의식운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자연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유지 하면서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자연 친화적 지각 끌림 이미지로의 친환경적 도시 디자인 재생의 가치 깨달음으로 알아차려 가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곳이니까. 멈추지 말고 이러한 행동은 지속해야 한다. 지구환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고했고.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와닿지 않아서인지 뒤돌면 귀찮아하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인간 환경선언에 명시된 ‘적절한 환경에서 살아갈 인간의 권리와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전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는 문구를 되새겨야 한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쾌적한 삶의 필요성을 느껴야 하고 ‘친환경’이란 단어가 우리 곁에 더 자주, 더 자연스럽게 순수 지각 끌림으로 다가와 보이길 희망해야 한다. 폐광으로 인한 이곳의 상류 하천의 주목되지 않는 흔적의 이면을 좀 더 가까이에서 그 불편한 진실의 조각들과 마주할 자리를 이미지로 표출한다. 미래세대를 위한 친환경 방향 제시는 반드시 폐광 흔적의 이미지 끌림에서. 늦었지만 이 지점에서 시작점으로 삼아도 아직은 늦지 않다. 시대의 불편한 사실을 시사하는 폐광물은 인간에 의해 왜곡 변화된 풍경 속 아이러니를 드러내고 희고 푸른 이 폐광물은 열린 메타포를 통해 대중의 다양한 해석과 공감의 시작으로 작금의 자연이 현시대의 인간에게 보내는 기호가 무엇인지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담론의 장이 열리길 바란다. 더 나아가서는 이 담론은 지역의 목소리로 멈추지 않고 이 사회가 고민해야 할 지점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의제를 옮겨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박노철 [저]

전시로 2023 불편한 진실, 폐광의 흔적 (태백), 2021 자연의 숭고함 (시립 미술관, 강릉), 2010~20 강국제사진제,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 3회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2019 상처와 치유, 그 기억의 잔상 (태백문화예술회관), 2017 폐광. 흔적에 길을 묻다 (류가헌 갤러리, 서울), 2016 자연의 층, 철암 탄광역사촌 (아트하우스, 태백), 그 외 그룹전 다수 참여하였다. 출판(사진집)으로 「불편한 진실, 폐광의 흔적」 (사진예술, 2023년), 「자연의 숭고함」 (Dot Book, 2021년), 「상처와 치유, 그 기억의 잔상」 (쉬프트, 2019년), 「폐광. 흔적에 길을 묻다」 (눈빛, 2017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