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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밀당의 기술 : 타이밍과 끌림에 관하여
곰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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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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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page/135*210*20/44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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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9327279/1189327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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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음악의 시간은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다 미묘한 밀림과 당김이 만들어내는 마법 박을 정직하고 충실하게 짚어주는 음악은 내 심장을 거기에 동조해 함께 뛰도록 만들기 때문에 좋다. 반대로 살짝살짝 비껴가는 음악은 기대를 조금씩 비껴가는 안타까움에 애간장이 녹는다.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런 ‘끌림’ 때문이다. 그야말로 ‘박자를 가지고 노는 것’ 이 과정이 꼭 연인 사이의 ‘썸’처럼 느껴진다. 기분 좋은 떨림과 짜릿함이 사람들을 음악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다.
  • 모두를 들썩이게 만드는 힘 공감의 원형, 박(beat)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에 북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20여 년 전 우리는 그것을 전 세계인들과 함께 확인했다. 2002년 6월, 온 나라가 하나의 ‘박(beat)’에 그렇게 강력하게 빠져드는 모습은 이전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광경이었다. “대- 한 민국, 짝 짝 짝 짝짝, 대- 한 민국, 짝 짝 짝 짝짝.” 이 단순하지만 강력했던 박이 전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 그런데 월드컵처럼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우리 가슴 속 북을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이다. “드랍 더 비트(drop the beat)”와 함께 시작되는 강렬한 랩도 좋고, 흥겨운 비트와 리듬으로 몸을 한순간도 가만 두지 못하게 만드는 K팝도 좋다. 왈츠의 3박자 음악과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선율의 탱고 리듬에 몸을 맡길 수도 있다. 이런 음악은 우리 가슴을 그야말로 ‘바운스 바운스’ 두근거리게 만든다. 이런 두근거림의 이유가 바로 ‘박’이다. ‘박’은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음이 진화시킨 특별한 능력이다. 물론 음악은 소리의 시간적 변화 그 자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박을 세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혼자 노래를 흥얼거릴 때나 다른 사람과 앙상블을 즐길 때도 고개를 흔들거나 발끝을 까딱거린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멋진 연주가 끝나자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며 난리가 났다. 열심히 박수를 치면, 혹시 연주자가 앙코르로 한 곡 더 연주해줄까 하는 기대를 갖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청중들이 서로 박자를 맞춰 박수를 치는 순간이 있다. 지휘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들이 모두 다른 사람과 전혀 상관없이, 내 멋대로 고집스럽게 치겠다고 작정하면 동조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조금 받아서 ‘어? 옆 사람이 이렇게 치네?’ 정도만 생각해도 동조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아니, 사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동조는 일어나는데, 그건 사람들이 원래 어떤 행동을 다른 사람들과 맞추고 싶어 하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_10 약간의 상호작용, 72쪽 이런 현상을 ‘동조’라고 하는데, 동조는 마음이 없는 무질서한 집단, 진동자들이 서로 보조를 맞추어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그 과정이 의식적으로 질서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위 복잡계 과학에 속하는 현상이다. 우리가 익숙한 것은 원인-결과가 뚜렷한 직선적인 논리다. 그러나 그물처럼 상호 연결된 복잡계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투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맥동으로 연결된 진동자 수백만 개의 상호작용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모두가 서로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가슴에는 북이 하나씩 있는데, 이것들은 서로 ‘동조’한다. 음악에 매료되는 이유 밀고 당기는 타이밍의 예술 음악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음악의 3요소’라 불리는 멜로디와 리듬, 하모니를 음악을 구성하는 주요 개념으로 다뤄왔다. ‘딴딴 따-단’하는 〈결혼행진곡〉이나 ‘띠로리로, 띠로리로리’하는 〈엘리제를 위하여〉는 우리가 음악을 멜로디로 기억하는 대표적인 곡들이다. 리듬은 음의 장단과 강약을 나타내는 것인데, 멜로디 진행에 길고 짧음, 강하고 약한 것을 보여준다. 하모니는 일정한 법칙에 따른 화음의 연결, 즉 다른 소리와의 어우러짐을 다룬다. 그런데 이 책 《음악, 밀당의 기술》은 그동안 지나쳐 온 ‘박’을 전면에 내세운다. ...
  • prelude | 들어가며 예비박 | 박자와 리듬, 어떻게 구별하나 1 박은 마음이 만들어낸 기술 시간 간격에 대한 사람들의 지각 | 박은 왜 우리 마음속에 생기나? | 규칙적인 사건과 불규칙적인 사건 | 박이 박자로 느껴지다 | 〈엘리제를 위하여〉가 2박자로 둔갑한 사연 | 박치가 있을까? | 쌀밥-보리밥 게임, 그리고 스트라빈스키 | 〈학교종〉의 악보는 어디에? 2 동조 외부의 리듬과 상호작용하는 자연의 원리 동조 | 약간의 상호작용 | 박동적 동조 | 의식적 동조와 무의식적 동조 | 신체 내장기관들 간의 동조 | 사람 간 동조 또는 사회적 동조 | 감정적 동조 3 춤추는 동물은 없다 앵무새는 클럽에 갈 수 있을까 | 다른 개체와 시간적으로 공동 행동을 하는 동물들 | 원숭이는 춤출 수 있을까? | 박에 맞춰 행동하는 동물과 춤 추는 아기 | 박에 맞춰 행동하도록 부추긴 트리거 4 박자, 본능에서 문화로 2박자는 생물학적 디폴트인가? | 우리말과 3소박, 혹은 3박? | 서양음악의 박은 맥동, 우리 음악의 박은 호흡? | 륄리의 지휘봉 | 분수식 박자표는 진짜 분수인가? | 블랙핑크의 〈셧다운〉은 3/4박자? | 비등시박의 매력 | 합성된 박의 출현, 내재적 패턴 현상 | 말과 ...
  • 그룹 퀸의 〈We will rock you〉라는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노래의 시작 부분에 나오는 ‘쿵 쿵 딱-’을 몇 번 듣고 나면, 우리 몸을 가만히 두기 힘들다. 이 음악은 제목 그대로 우리 모두를 흔들어놓았다. 그 음악에 발을 맞춰 ‘쿵 쿵 딱-, 쿵 쿵 딱-’을 할 때 느끼는 강렬한 쾌감이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이 쾌감은 무엇보다 ‘본능적’이다. 그냥 음악에 항복 당하는 느낌이다. 이것은 분명 음악이 갖고 있는 강력한 힘 중 하나다. 그 힘은 박동으로부터 나오는 힘이다. _들어가며(8~9쪽) ‘박’은 음악이 갖고 있는 속성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음이 진화시킨 특별한 능력이다. 음악은 소리의 시간적 변화 그 자체이므로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마음이 ‘박을 세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세상의 99% 음악에서 인간은 박을 느낀다.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릴 때도 박을 세고 있고, 여러 사람들과 앙상블을 즐길 때에도 다른 사람과 박을 공유하며 함께 시간을 맞춘다. _31쪽 평소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우리의 심장은 60~90bpm 정도의 속도로 박동한다. 그것의 2배의 속도인 120~130bpm이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속도다. 춤추기 딱 좋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속도가 바로 이 구간이다. 한국가요의 댄스곡들은 어떨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132bpm 정도 된다. BTS의 〈다이너마이트〉는 114bpm이다. 90년대 댄스곡들도 대체로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댄스곡들이 이 템포 범위에 있다는 뜻은 이 속도가 춤추기 좋은 속도라는 뜻이다. …(중략)… 이 속도는 우리의 행동과도 관련이 깊다. 두 발로 걷기에 좋은 속도의 범위다. 음악학자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유럽뿐만 아니라 지구상 곳곳의 모든 인간들이 정말로 이 템포의 음악을 선호하는지 조사해보았다. 전 세계의 음악을 일곱 그룹의 지역 음악으로 나누어 음악들의 템포를 조사했더니, 실제로 104-136bpm에서 가장 많은 사례가 나타났다. 아무튼 선호하는 템포는 우리 몸의 크기, 움직임의 반경과 속도 등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빠른 속도를 좋아하고 나이가 들수록 선호하는 템포는 점점 느려진다. _62-63쪽 동물도 리듬에 맞춰 활동한다. 그냥 활동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더 날렵한 동물도 많다. 그러나 박에 기초해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즉 복잡한 리듬 정보로부터 박을 추출하고 거기에 자신의 행동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은 몇몇 예외적인 동물들만 가능하다. 처음엔 말을 따라할 줄 아는 앵무새가 박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보고 ‘말소리 학습’과 관련이 있다는 가설이 나왔으나 지금은 말을 따라할 줄 모르는 바다사자 같은 다른 동물에게서도 이런 능력이 발견되어, 이 문제에 대한 다른 시각의 연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_99쪽 내 연주, 혹은 다른 사람의 같은 연주를 여러 번 다시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연주 전체의 시간을 한꺼번에 떠올리고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음악가들은 그렇지 않아도 훈련을 통해 보통 사람들보다 긴 시간의 음악적 진행을 기억하거나 미리 생각하는 추상화 능력이 뛰어나다. 그들은 이 능력을 통해 음악적 시간에 대한 보통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조절력과 제어력을 갖는다. 그런데 긴 전체 악곡의 같은 연주를 자주, 여러 번 듣는다는 것은 그 능력을 더 긴 시간으로 확장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알게 모르게 음악가들의 연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주에서의 시간은 과거보다 더 잘 조절되고 더 잘 제어된다. 그것이 연주자들에게 더 잘 짜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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