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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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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내리는시(총10건) 봄비 연인 : 명은애 시집     10,800원 (10%↓) 책 속의 새(가슴에내리는시) : 김세희 시집     10,800원 (10%↓) 나는 구일순교 신도 : 정금자 시집     10,800원 (10%↓) 파란꽃을 삼키다 : 최솔 시집     10,800원 (10%↓) 꽃길을 간다 : 신향원 시집     10,800원 (10%↓) 생선비늘 빛 새벽 : 박희자 시집     10,800원 (10%↓) 속을 보였네 : 김사헌 시집     10,800원 (10%↓) 서랍 속 시간 : 홍덕기 시집     18,000원 (10%↓) 푸른색 막차 : 손삼현 시집     10,800원 (10%↓) 목거울 속 봄     10,8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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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솔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다들 느끼겠지만 여성의 섬세한 감수성보다는 억세고 도전적이며 능동적인 이미지로 의미를 끌고 나가는 힘을 읽을 수 있다. 최 솔 시인의 작품에는 태풍이 많이 나온다. 태풍이라는 바람은 고난과 극복의 대상으로서 상징이다. 내 삶에 몰아닥치는 바람 같은 것이다. 억척어멈이 부딪힌전쟁 같은 것이다. 그 바람을 극복하는 결연한 의지나 맞서는 당찬 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이 시집을 지탱하는 힘이며 쉽게 공감을 주는 아우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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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만큼 더 오래 갈대 춤을 추어야 할지 사라에 목멘 눈물로 패인 언덕에 올라, 다독이는 설움이 방파제를 넘어 자맥질로 제 살점 떼먹고도 떨어버릴 수 없는 풍랑에 길 앞에 바람도 비켜 간다 「사라의 바다」 후반부 물범을 찍어낸 푸른 바다 위에 풍경을 더듬으며 「물범」 질식한 바닷물이 솟구쳐 올라 월파를 만들었다 황토 팔을 뒤집어 씌웠다 마법에 걸린 바다는 마구 뛰며 질주한다 「매미」부분 최 솔 시인이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소녀와 사진첩」은 최 솔 시인의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사진첩을 펼쳐보며 어린 소녀는 어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본다. 새장을 열고 나가기엔 아직 이른 나이, 바람이 흔들면 몸이 무너질 지경으로 약해 빠졌다. 열두 살 아래 남동생을 안고 나비 등에 업혀 들판으로 나아간다. 들판이작아 보인다. 어른이 된 소녀는 어디론가 간다. 겨울에 할킨 상처를 안고 서둘러 사진첩을 떠난다. 「나의 겨울아」에 오면 공동묘지가 있는 연화동이라는 산동네를 뛰어다니며 호연지기를 키운다.‘바위 벼랑을 차고 지나가는 태풍은 북쪽에서부터/치켜뜬 눈에 가득 핏줄을 새기고 온다/ 파란 심장으로 고개 떨구지 않으려 죽자고 울음을 참는다’「( 감꽃」) 와 같은 억센 이미지를 만든다. 이런 이미지의 열쇠를 아래 시에서 발견해 본다. 최솔 시인의 시집 『파란꽃을 삼키다』는 역경을 이겨낸 한 여인의 당찬 삶을 담고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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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4 자서…3 제 1 부 새해 아침에…11 불면 비워내기…12 비 내리는 풍경…14 버리며 산다…16 앵두빛 수로…18 백지 앞에서…19 발뒤꿈치…20 물 한 모금…22 머리 위 빗방울…24 두부…26 파란 울음…28 파란꽃을 삼키다…29 눈을 맞추다…30 출렁다리 위에서…32 대관령 빗줄기…34 독거…36 타임머신과 눈동자…38 새벽에 온 그리움…40 묵상에 잠기다…42 몸은 증인이다…44 똥강아지…46 내게 오지 않는 것들…48 노을빛 푸념…49 내 속에 내가…50 나의 네비게이션…52 동백 꽃길…54 제 2 부 속박…57 소문…58 샤를을 위하여…60 삭제된 메시지…62 사라의 바다…64 물범…65 매미…66 똘이의 죽음…68 판문점 비둘기…70 숨바꼭질…72 가을…74 내 이름은 둥지…75 겨울나무들처럼…76 대장 내시경…78 장화 신은 사슴…80 얼린 안개꽃…82 길…83 굽은 나무…84 제 3 부 슬픈 카네이션…87 숲으로 간 달…88 늦은 손길…90 설이 울고 섰다…92 손을 잡다…93 엄마 고무신…94 떨어진다…96 밝은 소묘…98 뒤돌아 보다…99 아버지와 하얀달…100 소녀와 사진첩…102 낙엽의 순장…104 나의 겨울아…106 낡은 구두…108 감꽃…110 꽃 대궁…111 그리움을 벗다…112 그늘막…114 걸레…116 해설/태풍을 견디는 벼랑 끝 소나무.../강영환…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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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절곶 해돋이 간절곶은 늘 새해 아침이다 해는 물을 박차고 나왔다 플래시를 맞으며 등장하는 주인공 모두 그와 특별한 사이를 잇고 싶어 두 손을 모은다 소문에 걸맞게 그는 가슴에 쟁인 빛을 벌겋게 뿜어낸다 신들린 사람들 말도 잊은 채 붉은 옷을 입는 중이다 절박한 기도 밤새 익혀 들고 어둠을 쫓으며 텔레파시를 보낸다 지상의 몸짓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하나뿐이니 그럴만하다고 여기저기서 뜨거운 그와 입맞춤은 아무도 놀라지 않고 나를 포함시켰더니 그는 내 뺨에 빛보다 빠른 여러 개 또 다른 빛의 손길로 날 더듬고 금빛 물든 내 몸 동쪽 일부는 이미 그가 녹여와 난 동쪽에서부터 서쪽까지 채워지는 중이다 불면 비워내기 새벽은 한참 기다려야한다 이불은 덩치만 크지 졸린 눈도 감겨줄 수 없고 부스럭대며 잠은 앉을 자리를 놓치곤 휘저으며 불량하기 그지없다 심장에 헝클어진 바람이 비집고 들어 뼛속을 후벼 파다 헤집고 나온다 잠은 아침과 겹쳐져 뒤적이던 창문 사이를 여명이 바다 끝 수평선에 걸려들고 낮선 곳을 찾아 들 듯 잠이 새어 나와 문이 아닌 몇 개 문 속에서 감금된 아침과 저녁이 다른 문을 열고 스멀스멀 기어 다닌다 죄를 소담스레 담아 바람을 딛고 다니는 가슴 길목 오래 견디는 나무에 걸며 녹색 죄수복을 입혀 꽂아두고 용서할 것들과 하나씩 맞바꿔 떼어준다 숨을 쉬는데 어려움이 줄어 들었다 비 내리는 풍경 빛이 드는 꽃을 스케치한다 풍경화에도 빛을 넣어 화폭을 넓혀보려 섬세한 손길 겹쳐지면 내 안에 상처 입은 꽃들이 빛 두른 색깔로 바꿔 입고 나와 커다란 비례로 그림 위 화폭을 거닐고 있다 흩날리며 튀고 싶은 색채들 아직 죽지 않은 고운 색채에 반 쪽 이상을 깎아 먹으며 누드에 몸짓 예술성이 짙은 그를 안고 나와 성 시스티나성당 천장으로 갔다 혼이 살아있는 미켈란젤로 천장화가 올라오라 눈짓하며 상처 난 이마에 먼저 손을 뻗는다 끌로드 모네의‘수련이 있는 못가’에 앉았다 빛만 건지고 왔지만 그림은 귀화해 간다 모네가 빛을 담아놓은 연못에도 비가 몸부림 쳤고 눈을 감긴 시간에도 비는 몸부림 친다 버리며 산다 씨앗도 트지 않는 방 골짜기 신음이 실핏줄 타고 맞닿은 길이 나있다 상처는 출렁이며 번져 오고 갈증은 아껴둔 내 몫을 찾아 발자국 옮기는데 깊숙이 스며드는 나무그림자 살을 뚫고 찔린 얼음모서리를 다듬어 준다 달콤한 것은 아니어도 남아있는 붉은 심장을 문지르듯 메마른 가슴속을 비상해간다 더 갈 길 없어 막힌 숨길 터주는 조용한 눈빛 가슴 날개짓 산빛 잠긴 호수속에 자맥질만 하다가 물결무늬 그림자에 끌려 나온다 무게를 버리면 산다는 굳은 표정에 쉼표를 찍고 동공은 고요가 감겨준 포구에서 가슴을 씻는다 앵두빛 수로 발바닥에 자동차를 달고 살아온 수십 년 앵두 빛 수로는 빠른 호흡을 원하고 좀 걸어서 다니자며 이마에 흰 수건을 묶는다 혈관이 막혀 허공조차 쥘 수 없던 저려 오는 손 잠 깨어난 눈동자를 살포시 밀고 들어온 열꽃이 붉게 피다 저절로 쓰러진다 굳어가는 수로에 처방전 동백섬을 업고 뛰라는 것 운동화가 자경子敬을 외운다 운동은 별식을 먹고 수로를 막아선 너울을 벗겨내고 내 앵두빛 수로에는 사슴이 찾아드는 실개천이 생기고 배냇짓으로 돌아가는 날개짓 소리 깨끗한 심장에 숨을 돌린다 백지 앞에서 백지는 쉽게 멍든다 젖은 지나간 발자국이 남는다 물들지 않는 하늘에 눈을 가린 죄 살갗을 뚫고나온다 새 한 마리 검은 얼룩을 남기고 갈 때 백지는 속살을 드러낸다 훌러덩 벗어던진 날갯짓 익숙지 않은 길을 따라 백지는 멍 자국만 세며 구름을 따라 가파르...게 오른다 새어 들어오던 여명이 아직 멀리서 지켜보는 시린 고요 백지가 껴안은 늑대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간 뒤 가슴에 아픈 가시를 심는다 발뒤꿈치 그립다는 말 쉽게 할 수가 없었다 흘러가는 바닷물처럼 수없이 말했다 앞서간 발자국 두꺼운 흔적들은 눈동자 속 곳곳마다 이리저리 금이 생긴 붉은 길을 만들고 새 살갗이 깊은 곳에서 생겨나며 파묻힌 절벽 아래 허물어지고 바스러지는 가녀린 소리 들었다 보고 싶다는 말 무슨 염치로 말할까 젖은 눈에 희생을 끌고 가던 바람의 당찬 미소 지금 내 곁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 솜구름을 따다 얼굴에다 가리고 회색 몸살을 치르며 뻐끔거리며 오르던 계단 위에서 어머니가 준 뿌리를 외치고 있다 09. 추천사 붉은꽃이 아니라서 삼킨다 노란꽃이 아니라서 내 몸에 꽃을 들이기 위해 이웃이던 꽃들이 내게 불러준 이름 하나에 황금 옷 금잔화 내 곁에 흐르는 상큼한 빛을 들고 향기만 퍼다 나르는 꽃길을 만든다 겨울을 건너야 한다 파란 목덜미가 잡혀진 나는 일주일도 못 가 시들고 갈색 겨울잠 속에 씨앗을 꼭 쥔 채 봄이 오면 또다시 어느 정원을 빌려 꽃을 피우는 일에 열중이겠지 몇 개 계절 문을 힘에 부치게 들어갔다 나오면 지쳐 하늘이 날 인도해 가길 바라다 지금도 돌이 되어 가라앉아 어머니가 정박 중이다 -「파란꽃을 삼키다」 전문 내 주변 이웃들은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그들이 내게도 꽃의 이름을 붙여 주었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금잔화가 그것이다. 나는 그 이름에 갑하듯이 빛깔보다는 향기만 퍼다 날라 꽃길을 만든다. 그러나 그 꽃길은 겨울을 건너야 한다. 겨울에게 파란 목덜미가 붙들려진 나는 일주일도 못 가서 시들고 갈색 겨울잠 속에 씨앗을 꼭 쥔 채 봄을 기다린다. 봄에 다시 어느 누구의 정원을 빌려 꽃 피우는 일에 열중하겠지. 그렇게 몇 개 계절을 들락거리다 지치게 되면 하늘이 나를 인도해 가기만 바라다가 지금은 돌이 되어 세상 바닥에 가라앉아 정박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아다. 누구를 탓하거나 상대를 원망하거나 신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지 않고 긍정의 힘으로 현재를 버팅기고 있는 자신을 은유적으로 맛깔나게 표현한 작품이다. 심오함은 다음 문제지만 단순함 속에 되새기는 맛이 장아찌로 담겨 있어 곱씹어도 변하지 않는 맛이 억척스런 삶이 재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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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솔 [저]

• 본명이 최옥희로 부산 출생, 2018년 《부산시단》(제18호)로 등단했다. 경력으로 새부산시인협회, 부산문인협회, 카톨릭문인협회 회원, 글길문학동인, 그림나무 회원, 카페 〈그림나무〉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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