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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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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내리는시(총10건) 봄비 연인 : 명은애 시집     10,800원 (10%↓) 책 속의 새(가슴에내리는시) : 김세희 시집     10,800원 (10%↓) 나는 구일순교 신도 : 정금자 시집     10,800원 (10%↓) 파란꽃을 삼키다 : 최솔 시집     10,800원 (10%↓) 꽃길을 간다 : 신향원 시집     10,800원 (10%↓) 생선비늘 빛 새벽 : 박희자 시집     10,800원 (10%↓) 속을 보였네 : 김사헌 시집     10,800원 (10%↓) 서랍 속 시간 : 홍덕기 시집     18,000원 (10%↓) 푸른색 막차 : 손삼현 시집     10,800원 (10%↓) 목거울 속 봄     10,8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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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금자의 『나는 구일순교 신도』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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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부산시단〉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은 따뜻한 시선을 견지한 풍부한 정서를 안고 사는 시인이다. 그러기에 이웃한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소중하다고 판단하며 그 가치를 작품에 담고자 한다. 이는 정금자 시인이 꿈꾸는 세계이자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정신으로 여겨지며 시인이 구현하고자 하는 구일순교의 교리에 합치되는 이타행이라 보여진다. 어머니와 함께하며 몸에 들인 어려운 풍경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시인의 기본적인 사고의 틀에 들어앉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정금자 시인의 이웃에 대한 시선은 온기가 있고 이웃을 위한 기도가 담겨져 있다. 정금자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사셨다는 것이다. 마을 어느 집에 잔치가 있을라치면 묵을 해서 갖다 주던가, 배고픈 이웃에게 밥 해먹이기, 김장해 김치 나누기, 힘겹고 어려움에 처해도 인내하며 견뎌내는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며 어머니의 이런 모습은 딸에게는 충분히 종교가 되고도 남음이 있겠다는 생각이다. 저녁나절 나지막한 목소리 담 넘어온다 자석에 끌린 듯 가슴이 먼저 나선다 드뷔시의 〈사랑의 기쁨〉이 흐르는 찻집 우리들 밀어도 꽃을 피우며 흐른다 밤은 잔혹하리만치 빠르게 달려온다 바람 속에 잔꽃 되어 일렁이는 푸른 맥박 반란을 다독인다 사랑은 가슴과 가슴으로 흐르는 영혼 속 강물 누누이 설교하는 구일순*교 열성 신도인 나 순수를 간직해야 한다는 묵시적 약속을 깰 수 없어 더 깊은 밤으로 가는 침묵을 함께 나눌 수 없다 통금 전 젖은 눈빛을 담은 채 막차로 떠난 사람 달빛 긴 그림자 무거운 발걸음만 멍에 지고 돌아온 밤 나는 이불속에서 한참을 소처럼 울었다 -「나는 구일순교 신도」전문 이 시의 내용을 요약하면 간단하다. 저녁 무렵 담장 밖에서 누가 나직이 나를 부른다. 그소리에 가슴이 이끌려 나서게 되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서 은밀한 대화를 나눈다. 시간은 두 사람 사이를 시기하듯 재빠르게 흘러 밤은 점차 깊어지고 귀가 시간을 어기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만 그것을 누르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저버릴 수 없어 자리를 일어설 수밖에 없다. 사랑으로 이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전해 받는 시적 화자는 구일순교의 신도임을 밝힌다. 구일순은 시적 화자의 어머니이며 동시에 정금자 시인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신적인 존재여서 어머니가 일러주는 순수를 간직해야 한다는 계율을 깰 수가 없어 깊은 밤으로 이어져 가는 침묵을 깰 수 없어 귀가를 서두른다. 통행금지 시간이 있었던 오래전 서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 작품의 화자는 그렇게 고운 사람을 막차로 떠나보내고 달빛이 만든 긴 그림자만 이끌고 집에 돌아온 밤에 이불을 둘러쓰고 소처럼 울었다. 이 시의 화자는 갈등을 오래 하지 않는다. 엄마의 설교는 귀가 시간을 지켜서 집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고 자신은 사랑하는 이와 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난다. 시적 화자의 갈등은 오래 끌지 않는다 추천사 이 작품은 교묘하게 암호를 숨기고 있는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시간이 흘러 꿈을 찾는 일도, 떠나버린 동반자에 대한 그리움도 차츰 멀어져 가고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그것은 아침마다 대하는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꿈을 찾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고 그리워하기에는 아픔이 너무 크다. 하루에 세 번씩 마주하는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지는 만큼 많이도 변했다. 거울에 비춰지는 모습만 변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내가 작은 새로 깨어난 것이다. 그 새는 꽃문을 열고 쉬어 갈 요람을 직조하는 직녀가 된다. 직녀는 견우...를 기다리는 여인이다. 직녀는 그런 심정을 엮어 베로 짜는데 바람 무늬결을 새긴다. 그 무늬 속에는 자신의 속내를 숨겨두고 새로 태어난 새와 함께 걷는다. 이전의 내가 아니다. 새로 태어나 새로운 길을 가지만 그리는 마음을 결코 포기하지 못하는 직녀의 마음을 새겨 넣는다. 그 암호는 ‘빛과 어둠이 새겨진/ 조각 위로 내리는 바람 무늬/ 그 위로 숨겨둔 속내/ 새와 오래 함께 걷는다’이다. 이와 같이 해독이 쉽지 않은 시가 또 있다. 주문한 코끼리 한 마리 한나절이 지나도 문 앞에 서 있다 무딘 감각이 스쳐 갈 뿐 놀랄 것 없는 배달 풀잎 고요를 깨우는 새벽이슬 밟으며 온몸으로 전해오는 발자국을 따라 끝이 닿지 않는 초원으로 달려가는 두근거림을 푸른 별에 앉아 마사이 노래를 듣는다 하늘과 땅 점과 점 사이로 풀잎 반짝이는 수많은 나뭇잎들을 코끝에 먼지로 쟁여둔 채 뛰는 심장과 떨림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창 너머로 눈길 기울인다 떠나지 못하고 서 있는 코끼리 다리 사이로 강물이 간다 -「택배를 받고」 전문 시적 화자가 코끼리를 주문했다. 택배로 배달된 코끼리가 한나절이 지나도 문 앞에 서있다. 화자는 코끼리를 주문해 놓고 무딘 감각으로 배달된 그것을 집 안으로 들여놓을 일을 잊어버린다. 코끼리는 풀잎에 내린 이슬을 밟으며 온몸에 전해져 오는 발자국을 따라간다. 코끼리 발자국소리는 커서 심장을 쿵쾅거리며 울린다. 그 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두근거림은 마사이족의 춤 추며 부르는 꾸밈없는 노래를 듣는다. 거침없이 다가오는 심장박동과도 같은 소리다. 푸른 별은 지구의 다른 이름이다. 마사이족은 아프리카 동부 케냐에 살고 있는 유목민이다. 화자가 코끼리를 주문한 것은 이런 원시와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동경을 담고 있다. 코끼리 택배는 지금의 삶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해서 낯선 세계로의 진입은 틸틸과 미틸의 행복을 찾는 도정과도 닮았다. 시공을 초월하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와 같은 작품이 앞으로 정금자 시인이 가야 할 길이라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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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04 자서…03 제 1 부 가면 속에서…11 강물소리…12 겨울 여행…14 고래를 찾다…16 귀착지…17 그늘막 아래에서…18 글 알…19 기침을 하다…20 기분전환…22 꽃길…23 꽃 피는 식탁…24 나이를 먹다…25 나는 구일순교 신도…26 나를 찾아서…28 나의 사랑은…30 날개에게…31 눈을 맞추다…32 둥근 불면…33 달빛 그늘…34 독거…36 독도 상륙…38 내 마음의 죽비…40 제 2 부 마주보다…43 막무가내…44 머리 위 빗방울…45 목련꽃잎…46 먼 길을 가다…48 낯선 페이지…49 문을 닫고…50 물 한 모금…51 문을 닫다…52 물구나무 서서…54 잃어버린 안경…55 마주보기…56 병실에서…57 봄, 마술…58 봄날 고요…59 비가 전하는 말…60 빛을 배달하는 여인…61 사랑 세일…62 사진 속에서…64 삭제된 메시지…66 사막…68 제 3 부 삼 년만의 외출…71 샤갈 풍으로…72 손을 잡다…73 소외…74 슬픈 카네이션…76 시간 도둑…77 식솔…78 아버지의 장화…79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노래…80 아침 산택…81 안개를 걷고…82 안골짝 푸른 골목…84 아픈 이름 하나…86 약을 달이다…87 어둠을 읽다…88 어둠…90 어둠의 기도…91 어머니 꽃밭…92 여름 휴가…94 언어를 찾다…96 우울한 날씨…97 월식…98 제 4 부 일광 파도소리…101 ...잃어버린 시간…102 장미꽃과 통화하다…103 장미꽃을 위한 작은 눈빛…104 절정에서…106 젖은 바닥…107 주소 불명…108 커피 한 잔…110 택배를 받고…111 토끼와 모래시계…112 파도에 잠들다…113 팥빙수를 먹으며…114 폐선 역…116 푸른 멀미…118 함께 넘는 언덕…119 혼돈의 시간 속에서…120 환승역…122 흔들림에 대하여…124 흰 치마저고리 꿈…126 햇살…127 ？ 해설/어머니 경전-강영환…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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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 속에서 내 걷는 길은 온통 물의 껍질이며 바람의 외투다 치장한 걸음 걸음들이 포용으로 거니는 거리 위로 어둠이 눈 뜨면 사라져버리는 꽃 우담바라 바꿀 수 없는 민낯이 속내와 밀회할 때 실로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피워 올린 맑은 미소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대낮 호기심에 들뜬 인파를 몰고 신작로를 뛰어가던 사슴 같은 소녀가 창밖으로 스쳐간다 강물 소리 구름을 담고 목마른 손바닥 축여주는 넉넉한 품 도도한 눈빛 우렁찬 네 노래를 좋아했다 팔월 한낮 태양마저 옷을 벗기는 유천강 강가에서 놀던 내 사랑 깊이를 알 수 없는 강 속으로 밀쳐 버렸을 때 지나가는 바람에게 매달렸다 아니 바람이 되어 가슴을 불렀다 노을 짙은 가을녘 갈꽃 핀 머리칼 가다듬고 강가에 앉았네 널 향한 눈 흘김도 나무람도 부질없어라 사위어 간 여린 꽃봉오리 위한 기도 흘러간 것은 돌아오지 않아 망각으로 쌓은 모래성에 묻었다 강은 묵묵하게 누워있고 ‘추워추워’우는 강물소리 가슴을 파고들며 돌아서는 어미 발길을 붙잡는다 겨울 여행 1. 간절곶에 찻집을 짓는 희 얼굴 볼겸 순, 덕, 경 세 여자 현장으로 달려갔다 맛깔난 음식과 몇 다발 이야기꽃 피우다보니 문득 일어설 시간이다 늦가을 햇살 꼬리연을 두른 채 누워있는 산마루 너른 억새밭에 발 들인다 달항아리 셋 억새밭에 거름 내려놓자 흔들리는 황홀한 눈빛 수런거리며 사운대는 소리 기도 같은 사위를 흔들어 깨운다 2. 새장을 뛰쳐나온 십자매들 파란 유니콘을 타고 황금노을 속으로 날아간다 가슴 속 풀어내지 못할 속삭임 빛살 퉁기며 같은 꿈을 꾸는 방랑자 이 순간‘노란 코끼리와 노랑 콩나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들 어쩌랴 말문 터진 차가 굽은 길을 간다 저녁 새 붉은 혀 우리를 깊이깊이 마신다 고래를 찾다 산골 소년은 바다를 그리워했다 푸른 바다 속을 유영하는 멋진 혹등고래 하나 갖고 싶은 꿈이 지느러미를 달았다 꿈 조각마저 세울 수 없는 뜨거운 눈물 길을 걷고 또 걷는 날들 속으로 산잔등 같은 고래가 춤추며 걸어왔다 깃발 위 꽃들 웃음이 나풀거리며 하늘 높을 때 큰 나무로 자란 소년은 긴 잠 속에서 달빛으로 무너졌다 소년은 밤마다 그리운 별로 떠올라 무너진 꽃의 눈물을 보듬는다 귀착지 여행길 돌아오면 귀착지는 집이다 바람이 손짓하는대로 굽었다 펴졌다 마술 같은 길 따라가면 코끝을 스치는 풀꽃 내음 머리칼 쓰다듬는 부드러운 햇살 귓가에 살며시 속삭인다 “샬 위 댄스?” 주저할 겨를도 없이 몸이 출렁인다 우듬지까지 꽃등 풍성하게 밝힌 목련꽃 아래 꿈길처럼 누빈 발바닥 잠시 쉼표를 언약하고 돌아서야 한다 얼굴 환한 풍경 문 열어둔 채 손 흔들고 있기에 설렘을 가누는 발걸음 꽃잎 내려앉듯 사뿐하다 그늘막 아래에서 봄 볕살 여물어 갈 때 마당가 오래된 감나무 널찍한 평상을 펴고 집안 식구들을 부른다 실에 꿰면 목걸이가 되고 소꿉놀이 양식으로 쓸 노란 감꽃 피어나는 오월을 뒤설레며 기다리는 아이와 하교 길 등목 후에 나오는 얼음 띄운 미숫가루 한 대접을 대접받는 아이도 두 팔 벌려 반겨주는 넓은 품 햇살 촘촘히 걸러 차양막이 되어주는 그늘 짙은 감나무 아래로 달려가고 저녁상 물린 자리 무거운 눈꺼풀 위로 초저녁별 나지막이 내려와 등불 밝히면 잎새에 놀던 바람 꿈길 떠나는 아이들 따라 길 함께 나선다 글 알 시집 『예를 들어 무당거미』를 가족과 여행길에 읽어 본다 「범실의 닭」에서는 동네 장닭이 “보고그~은” ‘복시인 이름을 홰쳐운다’ 고 서술한 대목이 어찌나 우습던지 키득거리는데 곁에 있던 손녀 “할머니 시집 읽어면서 왜 웃으세...요” 고개 갸웃 묻는다 “그냥!”얼버무렸지만 시가 이렇듯 간간한 재미가 있어도 되나 시의 알을 낳느라 복시인 당신은 얼마나 옹슬했을까 어디선가 실날같은 용기 한 가닥 가슴에 불을 지핀다 언젠가 나도 글 알을 낳는 장닭 한 마리 키우고 싶으다 기침을 하다 마당가 빨간 봉숭아 눈에 넘칠 때 바람꽃은 바람 따라간 소녀를 떠올린다 연꽃처럼 맑고 귀하게 살라며 지어준 옥련 소녀는 동생 어리광을 곧잘 받아주었다 풀각시며 감꽃 목걸이, 조개껍질 팔찌도 만들었다 여름엔 집 앞 포플러 그늘에서 봉숭아 꽃잎 손톱에 물들여 주곤 했다 소녀가 기침할 때면 뽀얀 얼굴에 여린 핏기마저 사라졌다 그럴 때면 한참을 누워 지냈다 매일 한 움큼씩 약을 먹었다 아버지는 소녀를 마산결핵 요양병원에 입원 시키기 로 했다 “꼭 서른 밤만 자고 올께”하며 그해 여름 전보를 받아 든 아버진 한참을 울었다 통증이 채찍질할 때마다 치미는 기침소리 내 가슴을 두드린다 오래도록 머물 것 같았던 우리 눈 맞춤은 안개 속에 묻히고 하얀 얼굴, 깊은 눈망울, 고운 미소가 푸른 별로 떠올라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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