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예술가의 연주를 담은 한 권의 책
A Book of Two Artists in Concert
〈옥타브〉는 조각가 시릴라 모젠터와 사진가 필립 퍼키스가 함께 만든 책이다. 필립 퍼키스는 시릴라 모젠터와 1985년부터 함께 살고 있다.
2019년, 25년 전에 찍은 필름으로 〈멕시코〉를 출간한지1년 만에 〈옥타브〉가 나왔다.
1976년, 워릭마운틴시리즈 / 2002년, 사진강의노트 / 2008년, 인간의 슬픔 / 2012년, 한 장의 사진 스무 날 스무 통의 편지들 / 2014년, 바다로 떠나는 상자 속에서 / 2019년, 멕시코 / 2020년, 옥타브.
그의 사진들이 책으로 만들어진 연도 사이의 간격들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마치 세잔이 했던 말을 몸으로 사는 것처럼, 남은 한쪽 눈의 사라져가는 빛에 저항하며 필립 퍼키스는 사력을 다해 서두르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다
시릴라 모젠터는 2020년 구겐하임 펠로우에 선정되었다. 북미 예술가들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상이다. 1992년 역시 이 상을 수상한 필립 퍼키스와 함께 두 예술가는 구겐하임펠로우 커플이라는 보기드문 영예를 안게 되었다. 각자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예술을 펼치며 함께 사는 부부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필립 선생님이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시릴라가 없었다면 자신은 이미 죽은 목숨일 거라고. 한쪽 눈의 실명으로 우울증에 빠졌을 때도, 두 번의 심장 수술로 몇 주 동안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을 때도, 시릴라의 콩팥을 이식받았을 때도, 남은 한 눈마저 시력이 어두워져 시릴라가 맞춰주는 초점으로 인화를 하는 지금까지도.
필립 퍼키스의 흑백 사진은 시간과 장소를 넘나든다. 시릴라 모젠터의 펠트 바느질 작업과 종이 작업및 드로잉들을 촬영한 사진들도 여러 시기에 걸쳐 다양한 작업군을 아우른다. 7조의 구성이며, 마지막 조를 제외하고 각 조마다 두 예술가의 작품이 나란히 펼쳐지고 오른쪽 페이지의 작품부터 같은 작가의 6 ~ 8 점의 작품이 이어지는 구조다.
2005년, 한국에 소개된 〈사진강의노트〉의 번역자 박태희는 사진을 배웠던 필립 퍼키스의 책을 줄곧 안목출판사에서 만들고 있다. 두 뮤지션이 주고 받는 즉흥연주처럼 두 예술가가 서로의 작품으로 연주하는 책, 옥타브는 300부 한정판으로 2020년 5월10일 세상에 나왔다. 안목에서 만든 필립 퍼키스의 6번째 책이며 필립 퍼키스와 시릴라 모젠터, 두 예술가가 함께 만든 최초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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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퍼키스 [저]
공군에서 기관총 사수로 복무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제대 후에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마이너 화이트, 도로시어 랭, 안셀 애덤스, 존 콜리어 주니어에게 사진을 배웠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Pratt Institute의 사진과 교수로 40년간 재직했으며 사진학과의 학장을 역임했다. 뉴욕 대학교,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 School of Visual Art, 쿠퍼 유니온 Cooper Union에서 사진을 강의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워크샵을 열었다. 저서로는 50년 동안의 사진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사진강의노트 Teachihng Photography'가 있다. 사진집으로 '워릭 마운틴 시리즈 Warwick Mountain Series', '인간의 슬픔 The Sadness of Men'이 있다.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구겐하임 재단, NEA, CAPS 의 지원금을 받았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뉴욕 현대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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