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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을 부탁해 
김윤수 ㅣ 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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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4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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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page/140*210*9
  • ISBN
9788963724379/8963724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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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세 살의 고개를 넘어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는 소녀의 도전기 집도 인생도 맑고 깔끔하게, “우리 집 대청소 프로젝트” 열세 살의 고개를 넘어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는 소녀의 도전기 집도 인생도 맑고 깔끔하게, “우리 집 대청소 프로젝트” 내 이름은 지사. 나는 중학교 1학년이다. 아냐와 집으로 오다가 우리 집 화장실을 쓰게 해 달라는 걸 거절했다. 절대로, 누구라도, 우리 집에 들일 순 없다. 쓰레기장 같은 집을 보여 주긴 싫으니까. 친구들과 말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까칠해진다. 일부러 그러려던 게 아닌데. 못되게 굴려던 게 아닌데. 나한테는 다른 사람 기분을 상하게 하는 뭐가 있나 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아빠는 집에 오면 손도 까딱 않고 자기 생각대로 안 되면 큰소리치며 내 기분이나 상황은 전혀 생각해 주지 않는다. 엄마는 걸핏하면 화를 낸다. 아빠한테는 불만 있어도 한마디 안 하면서. 집, 학교, 그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 환경미화 포스터 작업 때문에 갔던 아냐네 집에서는 빵 굽는 달콤한 향기가 났고, 거실도 창문도 깨끗했다. 모두 밝게 웃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아 집안 공기마저 맑고 가볍게 느껴졌다. 등교 거부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 고바야시도 가장 소중한 게 자기 집이라고 했다. “우리 집은 엄청 더러워. 쓰레기장 같을 정도로 난장판이야.” 나도 모르게 내뱉은 고백. 그렇게 해서 시작된 “우리 집 대청소 작전” ‘아름다운 곳에 아름다운 마음이 깃든다.’ 지저분한 집도, 가부장적인 아버지도, 무기력한 엄마도, 까칠하게 말하는 내 말버릇도. 불편했지만 너무 당연하다고 여겨 바꿀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들을 털고 정리하고 청소하며 열세 살 나의 삶을 새롭게 바꾸어 간다.
  • 지금처럼 살고 싶지 않아. 집도 학교도 친구들도 좀 더 밝고 다정했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청소를 시작해 보라. 설마 요즘에도 이런 집이 있을라구? 생각하면 오산이다. 많다. 여러분이 아는 것보다 훨씬. 아빠는 집에 오면 손도 까딱 않고 자기는 기껏 스포츠 중계나 보면서 온갖 잔소리를 쏟아낸다. 어디 그뿐인가, 가부장적이다 못해 손찌검까지 한다. 그런 아빠한테 질려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저 예 알겠어요, 대답하며 그 순간을 넘긴다. 아빠와 똑같이 바깥일을 하면서도, 집안일은 늘 엄마 차지다. 엄마는 일에 치여 지칠 대로 지쳤다. 신경질적이다 못해 무기력해지기까지 했다. 당연히 집 안은 엉망진창이다. 현관부터 거실 주방 2층까지 어질러진 물건은 뒤죽박죽이고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집은 쓰레기장 같다. 게다가 유치원 다니는 동생이 투정 부려서 다투면 꾸지람도 온전히 지사 몫이다. 집에서 마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했으니, 학교에서도 마음 붙일 곳을 못 찾고 겉돌 수밖에. 집이 엉망이라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기도 싫고,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친구들을 대하는 말투가 자꾸 냉랭하고 까칠해진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지사 편은 없는 것 같다. 그런 지사 앞에 아냐가 나타났다. 까불거리는 주제에 등교를 거부하는 고바야시도 나타났다. 향긋하고 밝은 기운이 나는 아냐의 집을 다녀오고, 돌아가신 아빠가 설계한 집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는 고바야시와 이야기 나누며 지사는 달라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시작한 청소 대작전. 열세 살 인생의 변곡점이 청소를 시작하는 것이었다니. 집도 인생도 맑고 향기롭게 가꾸어 갈 고바야시 하우스 클리닝. 인생이라는 어마어마한, 크고 대단한 것을 바꾸고 싶은가? 그런 것은 없다. 크고 대단한 것들은 저 혼자 따로 있지 않고 작고 사소한 것들에 녹아 있기 마련이니. 작고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해 보라. 가령 집 청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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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처음부터 소프트볼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래서 첫날부터 지금까지 소프트볼 동아리에만 갔다. 처음 이삼일 동안은 오는 얼굴들이 날마다 바뀌었지만, 나흘째부터는 같은 얼굴들이었다. 이제 새로 오는 아이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 날 다카이가 온 것이다. -8쪽 현관문을 열었다. 눈앞에 쓰레기가 꽉 차서 빵빵한 종량제봉투들이 뒹굴고 있었다. 내일은 토요일이라서 쓰레기 버리는 날도 아니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러는 걸까. 아냐한테 화장실을 안 빌려주길 정말 잘했다. - 14쪽 아빠는 항상 엄마가 만든 음식에 불평을 늘어놨다. “입에 안 맞아” 하거나 “대체 뭘 만든 거야?” 하고 아예 손도 안 댈 때도 있었다. 엄마가 접시에 햄을 담아서 아빠에게 줬다. 그러자 아빠는 “마요네즈”라고 했고, 엄마는 마요네즈를 가지러 다시 부엌에 갔다. - 24쪽 가족과 함께한 추억은 다 그런 식이었다. 아빠는 내가 아빠 생각대로 안 되면 소리 질렀고 간혹 손찌검도 했다. 내 기분이나 상황은 전혀 생각해 주지 않았다. 중요한 건 당신 자신밖에 없었다. 엄마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도 아빠 말을 거스르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내 편이 아니었다. 집, 학교, 그 어디에도 내 편은 없었다. - 43쪽 “들어와.” 아냐가 문을 열었다. 달콤한 향기가 두둥실 퍼졌다. “맛있는 냄새가 나.” “엄마가 케이크 굽고 계셔.” “와.” 집에서 케이크를 굽는구나. 케이크는 사 먹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현관문 둘레가 투명한 유리라서 아주 밝았다. 흰색 신발장 위에는 검은 고양이 철제 장식물이 있고, 자동차와 집 열쇠가 그 고양이 귀와 꼬리에 걸려 있었다. 그 옆 노란색 화분에는 빨간색과 하얀색 반점이 있는 꽃이 피어 있었다 - 72쪽 ‘아름다운 곳에 아름다운 마음이 깃든다.’ 환경미화 주간 포스터가 떠올랐다. 아냐 집은 정말 깨끗했다. 공기도 맑고 가벼웠다. 아냐와 아냐 엄마 모두 밝게 웃고 있어서 집 분위기가 더 좋았다. 우선 이 방부터 치워 보자. 그러면 나도 아냐처럼 조금은 밝게 웃을 수 있지 않을까? - 88쪽 “그렇다고 해서 나, 다른 친구들한테 일부러 심술부리거나 곤란하게 하려는 건 아니야. 같이 웃으며 지내고 싶은데…. 내가 늘 다른 사람들 기분을 상하게 하는 뭐가 있어.” “으응.” “그런데, 고치고 싶어. 내가 또 함부로 말하는 거 같으면 네가 말해 줄래?” “어?” 마오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그래.” 방긋 웃으며 대답하더니 말을 이었다. “네 마음이 안 예쁜 건 아닌 거 같아. 그냥 뭐랄까, 자기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 97쪽 “왜 안 오는데? 누가 괴롭히는 것도 아니잖아.” “너, 정말 단순하다. 등교 거부하는 사람은 모두 누가 괴롭혀서 안 온다고 생각하냐?” “다는 아니겠지만.” “사람마다 이유는 달라.” “그럼 넌 이유가 뭔데?” “앞으로 우주 대전쟁 시대가 오는데 학교는 와서 뭐 하냐?” “뭐?”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애니메이션 얘긴가? - 102쪽 그래서 동아리에 가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고바야시와 우주가 뒤집히는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천천히 작업했다. “그래서, 소중한 게 뭔데?” “집 아닌가 싶어.” “집? 지금 네가 사는 집?” “응.” - 118쪽 “전기 제품이 고장 나면 수리점에 가서 고쳐 달라고 하잖아요. 왜냐하면 엄마는 어떻게 고치는지 모르니까.” 엄마가 의아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청소도 똑같아요. 청소 방법을 모르면 전문가한테 부탁하면 돼요.” 나는 엄마 기분을 헤아리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 126쪽 학교 가는 의미, 사는 의미 같은 것들은 시간이 많이 흘러야 알게 되지 않을까. 지금은 의미 같은 건 생각 ...
  • 김윤수 [저]
  •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작가 형사 부스지마』, 『짐승의 성』,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한밤중의 베이커리』, 『코코로 드림』,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 『공룡계곡의 소녀들』, , 『올가미의 반어법』, 『미녀냐 추녀냐』, 『수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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