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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불시착 : 22년 차 북한이주민 청년 대표, 우리가 선 경계 이야기
정서윤 ㅣ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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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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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56336143/115633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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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8년 4월, 10살인 나는 삼촌의 등에 업혀 두만강을 넘어 중국 땅을 밟았다” 이 책은 어느 탈북자의 처절한 탈출 스토리도, 고된 남한 정착 스토리도 아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성장 서사이자, 어떤 이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만한 한 청년의 이야기다. 저자 정서윤은 10살에 삼촌 등에 업혀 두만강을 건넜다. 당시 북한에 몰아친 고난의 행군으로 굶주림이 덮치자 가족이 모여 내린 결단이었다. 가족은 함께 중국에서 4년간 불법체류자로 숨어 살아야 했다. 영민했던 10살 소녀는 중국어를 빠르게 익혔고 또래 집단에 잘 스며들었다. 덕분에 신분을 감춰야만 했던 가족에게 소녀는 세상과 자신들을 희미하게 연결하는 끈이었고, 때로는 어린 보호자였다. 14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남한 땅을 밟았다. 북에서 남으로 4년 2개월이 걸린 셈이다. 2002년 월드컵으로 한국의 청년들이 광장에서 뜨겁게 축제를 즐길 때, 그녀는 국정원 시설에서 약 한 달간 조사를 받았다. 낯선 땅에 불시착한 듯 눈앞의 나라는 상상과 전혀 달랐다.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버티며, 혼돈의 십대 시절을 보냈다. 그때 비로소 자신들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혐오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같은 학년보다 2살이나 많았지만 한글조차 몰랐다. 학업에 대한 갈증, 떳떳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단 열망은 학구열로 이어졌다. 검정고시를 통과해 이화여대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이어 북한학으로 석사 학위를 이수, 30대 중반인 현재는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저자가 지금도 이토록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자신의 배움을 첫째로 탈북청소년을 위해 쓰고자 결심한 데에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의 연구원을 시작으로, 민주평통 사무처 공무원, 남북 청년의 교류를 위해 직접 설립한 NGO 단체 유니피벗까지. 그녀의 행보는 한 번도 흔들림이 없다. 분단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 갈라진 두 개의 한국을 잇는 일에 모든 열정과 시간을 바치고 있다. 만약 우리에게 ‘탈북자를 바라보는 어떤 고정된 시선’이 있다면, 그녀가 들려주는 울고 웃었던 지난 시간들은 그 시선의 방향성에 많은 오류가 존재함을 알려줄 것이다. 30대 중반 NGO 대표, 22년 차 북한이주민의 이야기 “남한 생활 22년 동안 나는 내가 남과 북 사이에 ‘끼인 존재’라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저자의 경험은 어쩌면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남한 생활 22년 동안, 나는 내가 남과 북 사이에 ‘끼인 존재’라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책 속에서 담담하게 펼쳐지는 그녀의 고백적 서사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북한이주민은 모두 합해 4만 명가량이다. 그 가운데 청년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세대는 1만 명으로,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부딪히고 있는 현실은 저자가 지난 22년간 경험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론 버겁고 힘들었지만 그 애매한 정체성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나와 같은 사람만 아는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저자는 스스로를 ‘경계인’이라고 고백한다. 이 고백을 통해 우리는 한 청년의 성장을 본다. 나아가 이웃으로 공존하고 있는 북한이주민을 이해하고, 분단된 나라에서 우리가 무엇을 제대로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 프롤로그 이방인에서 경계인으로 1장 열네 살의 이방인 아주 특별한 여행/ 열 살짜리 불법체류자/ 이모를 살린 순발력/ 중국에서의 4년/ 한글을 모르는 열네 살/ 어떤 불시착/ 힘들면 잠깐 도망치는 거지/ 나의 롤모델/ 딱친구에서 남북한걸음으로/ 내가 북한에서 온 거 모르거든/ 환상과 희망의 한국 2장 뿔 달린 사람, 배꼽 없는 아이 북한 사람들 정말 뿔 있어?/ 우리는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어/ 간첩의 얼굴/ 남한에만 있는 막장 드라마/ 0.1%의 낯선 존재들/ 두부의 맛/ 무인도에 가면 꼭 내 곁에 있어/ 다시 태어나면 샤넬의 고양이로 태어날래/ 이제 한국 사람 다 됐다는 말/ 탈북자는 걸림돌이 된다는 말/ 흑백의 북한, 강요의 한국/ 탈북자가 방송에 나오면/ 북한 사람도 명품 가방을 든다 3장 경계에 서서 우리도 향수병을 앓습니다/ 이 결혼 절대 허락할 수 없어/ 자비심이라는 착각/ 먼저 온 통일/ 언어는 차이가 아니라 문제/ 북한이주민이라는 정체성/ 두리안 같은 자유/ 종북, 빨갱이, 이상한 책/ 통일이 이익이 된다면
  • 1998년 4월 20일, 당시 열 살이던 나는 외삼촌의 등에 업혀 두만강을 건넜다. 이모와 외숙모는 네 살이었던 내 동생과 고작 10개월 된 사촌동생을 업었다. 출근을 해야 했던 아빠는 발각을 우려해 남아 있었다. 그때 우리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빠와의 이별이 평생의 이별이 될 것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한국으로 오는 사이, 아빠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_5쪽 두만강을 건너던 열 살짜리 소녀는 이제 서른여섯 살이 되었다. 남한 생활 22년 동안 나는 내가 남과 북 사이에 끼인 존재라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때론 버겁고 힘들었지만 그 애매한 정체성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나와 같은 사람만 아는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단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 갈라진 두 개의 한국을 잇는 일, 멀어진 남북한의 마음을 다시 연결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_8쪽 나는 두만강을 건넌 후 처음으로 국적이 없는 이방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차가운 두만강 물을 건넌 순간부터 우리는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당시 열 살이던 나를 비롯해 네 살인 동생, 10개월짜리 사촌동생은 불법이라는 개념이 뭔지도 모르던 어린 나이였다. _ 26쪽 열네 살 어린아이의 머릿속 남한은 환상 그 자체였다. 중국에서 남한으로 간다고 했던 그날 밤 나는 꿈에서 하얀 2층 집 문을 열고 들어가 행복해하는 나를 봤다. 그런데 꿈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중략) 낯선 별에 불시착한 외계인 같았다. 내가 원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상황 속에 있는 나를 발견하고, ‘아, 이게 현실이구나’ 생각했다. 앞이 캄캄했다. 막막했다. 너무 큰 환상을 품었던 탓에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그만큼 컸다. 환상이 깨진 자리에 어둠이 드리워지고 외로움이 그 자리를 채웠다. _59~60쪽 “아, 그게 내가 애가 있잖아. 유치원 다니고 있어서 엄마들이랑 자주 어울리는데 엄마들은 내가 북한에서 온 거 모르거든. 내 애는 여기 애들이랑 똑같이 대우받고 자랐으면 하는데 카톡에 자꾸 남북한걸음이라고 뜨니까 사람들이 그거 보고 내가 북한에서 온 거 알까 봐 알람이 뜰 때마다 내가 아주 깜짝깜짝 놀라지 뭐야. 그래서 지웠어.” (중략) 언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날 남북한걸음의 명칭을 남북이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_91쪽
  • 정서윤 [저]
  • 1988년 함경북도 길주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고난의 행군이 닥쳐 온 가족이 굶주림을 겪게 되자 삼촌의 등에 업혀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중국에서 4년간 신분을 속인 채 불법이민자의 삶을 살았다. 2002년 가까스로 남한에 도착해 어머니, 남동생과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학교와 배움에 갈증이 깊었다. 한글조차 몰랐으나 열심히 공부해 검정고시를 치렀다. 이화여대 사범대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탈북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이화여대 북한학 석사 과정을 이수, 현재는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과정 중이다. 2015년부터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2017년에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로 이직하여 2022년까지 주무관으로 근무했다. 2015년에 NGO 단체 남북한걸음을 만들었고, 유니피벗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금까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남북 청년이 함께 성장하고 연대하여 한반도에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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