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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만든 세상 : 은행개혁과 금융의 제자리 찾기
신보성 ㅣ 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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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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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9318567/1189318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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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구한 은행의 빅히스토리 방대한 금융이론의 직관적 서술 왜곡된 은행제도의 실체를 밝히는 책 "은행제도는 실패한 제도다" 방대한 역사적 증거와 치밀한 이론적 분석, 현대 은행제도의 모순을 파헤치는 책 일상에서 늘 접하는 은행. 우리는 은행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여기는 현대 은행제도가 과잉부채, 저성장, 양극화, 사회분열, 기후위기 등, 현대 사회의 수많은 부작용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면 믿겠는가. 놀랍게도 저자는 그렇다고 말한다. 은행이 우리 경제에 필수적인 존재, 나아가 특별한 존재여서, 갖은 정책을 동원해 은행을 구제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저자의 주장은 잘못된 것 아닌가. 심지어 2022년 은행의 특수성과 은행구제의 정당성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학자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이 마당에 말이다. 저자는 현대 은행제도가 갖고 있는 근본적 모순과 여기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부작용을 가감 없이 들추어낸다. 혹시라도 시중에 넘쳐나는 얄팍한 음모론이나 감성에 기반한 책을 기대한 독자라면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이 책은 무차별적이고 감정적인 은행 때리기, 대안 없는 비판과는 완벽한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은 우리가 갖고 있는 통념(conventional wisdom)을 과감하게 깨뜨린다. 그러나 통념을 깨뜨리는 저자의 작업은 결코 섣부르거나 무모하지 않다. 오랜 세월 금융연구에 천착해 온 저자는, 은행제도가 가진 모순과 부작용을 역사적 증거와 이론적 분석이라는 탄탄한 기초 위에서 하나하나 치밀하게, 그러나 어렵지 않게, 무엇보다 명쾌하게 밝혀낸다.
  • 은행은 대출로 예금을 만들어내는 곳 대부분의 사람은 은행이 예금을 받아 그 돈으로 대출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은행은 대출을 통해 허공에서(ex nihilo) 예금을 뚝딱 만들어 낸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는 여러분이 은행에 가서 대출받을 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은행 창구 직원은 그냥 여러분 명의의 예금계좌를 띄운 모니터에 대출금액을 기록하고 엔터키를 칠 뿐이다. 엔터키를 칠 때마다 은행에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만큼 이익이 떨어진다. 엔터키를 치는 횟수가 늘수록 은행 이익도 커지는 것이다. 은행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리려는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 세계 경제가 과도한 부채에 신음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현대 은행제도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은행의 역사는 곧 위기의 역사 은행의 부채인 예금은 만기가 없다. 요구불예금은 물론 정기예금도 마찬가지다. 3년 만기 정기예금이라고 해도 여러분이 해지하겠다고 말하는 즉시 은행은 원금을 다 돌려준다. 부채 중 만기가 없는 부채는 은행예금이 유일하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편리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만기 없는 부채는 은행 취약성의 근원이다. 은행 간 대출 확대 경쟁, 즉 신용팽창이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불량차입자가 늘어나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된다. 그리고 건전성이 훼손되었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는 즉시 예금자는 치열한 인출 경쟁을 펼친다. 뱅크런이다. 뱅크런이 일어나는 것은 예금의 만기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에 의한 집단적 신용팽창, 뒤이어 벌어지는 집단적 뱅크런은 시공간을 가로질러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뱅크런의 결과는 100% 파산이다. 예외는 없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중세 이후 유럽의 수많은 은행들이 한결같이 집단적 파산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은행의 역사는 파산의 역사다. 은행파산을 뜻하는 bankruptcy라는 단어가 파산 전체를 아우르는 단어가 된 이유다. 불사의 몸이 된 은행 유사 이래 은행은 집단적 신용팽창과 집단적 뱅크런을 겪은 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변화가 생긴 것은 19세기 중반 영국이 중앙은행을 통해 은행을 구제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주요 선진국이 영국의 선례를 따랐고, 20세기 들어 대부분의 나라는 중앙은행을 통해 은행을 구제하고 있다. 여기에다 예금보험제도, 정부 지급보증에 이르기까지 은행에 대한 다양한 구제장치, 즉 안전망(safety net)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덕분에 오늘날 은행, 특히 대형은행은 사실상 불사의 몸이 되었다. 그 결과 뱅크런도 점차 지난 시절의 기억이 되고 있다. 과잉금융의 시대, 부채의존경제의 도래 어떤 일을 저질러도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우리는 겸손해지고 제한된 시간 속에서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애쓴다. 은행은 그렇지 않다. 무한 안전망에 힘입어 불사의 몸이 된 은행에 겸손과 조심스러운 자산운용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 불가능하다. 은행에 제공되는 안전망 확대에 맞춰 은행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진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은행 제이피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의 자산은 일반기업 중 최대 기업인 아마존(Amazon) 자산의 7.4배에 달한다. 영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심지어 중국 최대 은행과 최대 기업의 자산 배율은 무려 15배나 된다. 전 세계 자산 규모 상위 100개 기업 리스트는 온통 은행 이름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는 불사의 몸이 된 은행들이 끝 간 데 없는 대출 확대 경쟁을 펼치...
  • 프롤로그 1부 부분준비은행의 탄생 1장 우연히 찾아온 기회 찰스1세의 도발 보관업자 금장 보관업에서 지급결제로 overdraft, 대출의 시작 가짜 보관증으로 돈 만들기 예금을 받아 대출하는가, 대출로 예금을 만들어내는가 당좌대출을 넘어 2장 대장장이, 세상의 중심에 서다 정보 비대칭: 역선택과 모럴해저드 효율적 정보생산자 강력한 인증자의 등장 보관수수료가 사라지고 이자가 지급되다 부분준비, 대세가 되다 3장 트랜스포머 금장 큰 수의 법칙: 위험한 대출을 안전한 예금으로 바꾸기 또 큰 수의 법칙: 예금자 간 위험분담 유동성공급, 만기변환 은행은 만능 재주꾼? 은행의 그림자 2부 은행의 역사는 곧 위기의 역사 4장 깨지기 쉬운 은행 대차대조표, 기업정보의 스냅숏 주주 vs 채권자 자기자본과 지급불능 위험 유동성 위험 유동성 위기에서 지급불능 위기로 은행의 위태로운 지급능력 은행은 유동성 위험 그 자체 5장 위기로 점철된 은행 뱅크런, 은행 위기의 방아쇠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은행, 환전상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은행 위기 14~16세기, 남부유럽의 은행 위기 은행, 파산의 대명사 17~19세기, 영국의 은행 위기 18세기 후반~20세기 초, ...
  • 은행제도는 한마디로 실패한 제도다, 기원전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은행이 설립되었으나 한결같이 그 끝은 파산으로 귀결되었다. _14쪽 거의 모든 나라는 예외 없이 은행을 구제하고 있다.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스스로 생존하지 못하고 제3자의 지원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다면 과연 그 기업은 온전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가. _15쪽 은행이 예금으로 받은 돈을 대출한다는 생각은 은행제도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대출을 통해 허공에서 예금을 창출해낸다는 점이야말로 부분준비제도의 정수에 해당한다. _39쪽 우리가 어딘가에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일정 기간의 기다림이 필요하고 당연히 그동안 투자한 돈은 찾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수많은 금융자산 중 유독 은행예금은 그렇지 않다. 수익을 얻는 금융자산인 동시에 필요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참으로 기이한 금융자산인 것이다. _75쪽 은행 위기가 발발하기 이전 거의 예외 없이 신용팽창, 즉 큰 폭의 대출 증가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은행 위기에 대한 수많은 연구의 한결같은 결론이기도 하다. _121쪽 18세기 초반 영국의 남해회사버블, 같은 시기 프랑스의 미시시피버블, 19세기 중반의 영국 철도버블, 19세기 후반 내내 반복된 미국의 주가버블, 그리고 대공황에 이르기까지, 신용팽창이 자산버블로 이어진 사례는 차고 넘친다. _128쪽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은행, 그리고 중세 이후 유럽 도시의 은행은 부분준비제도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러나 영국의 금장 은행은 중앙은행을 클럽의 수장으로 추대함으로써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금장이 현대 은행의 기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전적으로 중앙은행 덕분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_165쪽 규제 완화의 쓰나미에 휩쓸려 안전망과 경쟁제한 규제의 단단한 결합은 맥없이 풀려버렸다. 오랜 기간 지하감옥에 갇혀 있던 신용팽창이라는 괴물이 봉인 해제된 것이다. 이제 곧 신용팽창이 재개되고 은행 위기가 닥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금융억압의 종식은 곧 은행 위기의 시작이었다. _190쪽 안전망이라는 특권은 지급불능 은행의 규모가 클수록(대마불사), 그리고 지급불능에 처한 은행 수가 많을수록(시스템리스크) 보다 신속하고 보다 광범위하게 주어진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제 은행에는 갈 길이 명확히 정해졌다. 최대한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경쟁자와 최대한 유사한 전략을 취하는 것이었다. _202쪽 대마불사 은행들이 자본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이제 은행을 구하려면 자본시장까지 구해야 할 판이었다. _211쪽 은행이 곧 시장인 작금의 상황에서는 은행과 시장 간의 상호보완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 은행이 무너지면 시장이 무너지고, 시장이 무너지면 은행이 무너지는 체제, 즉 위기가 오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는 체제가 돼버린 것이다. _214쪽 안전망에 기댄 은행이 상환능력 없는 차입자에 대한 대출청구권을 지속적으로 누적시키는 행위, 이것이 바로 과잉금융의 본질이다. _243쪽 금융 스스로 독립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애초 존재하지도 않는 금융 유토피아를 좇는 꿈결 같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금융 부문의 비대칭적 성장은 그저 과잉금융일 뿐이다. _255쪽 부채의존경제의 동아줄은 자산가격이다. 과잉금융이 잉태한 부채의존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모든 경제주체는 자산가격 부양이라는 목표를 향해 단일대오를 형성한다. 자산가격이 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_275쪽 자유시장경제에서 모든...
  • 신보성 [저]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금융기관론(banking)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기신용은행, 신한은행을 거쳐 2003년부터 자본시장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다수의 학술연구 및 금융정책 관련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정부의 금융정책 수립 과정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금발심) 위원, 금융감독원 원장 자문관,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본시장분과위원장,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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