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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편지 : 제인 오스틴부터 수전 손택까지
마이클 버드, 황종민 ㅣ 미술문화 ㅣ Writers'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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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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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page/176*242*21/71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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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5954769/1185954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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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륭한 편지를 쓰려고 위대한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작가는 편지도 잘 쓴다.” 소설에 얽힌 비화, 은밀한 사랑, 창작에의 열망, 안타까운 죽음 … 불후의 명작을 남긴 작가들의 생생한 손 글씨로 펜촉 뒤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 떠나다
  • 1. 우리는 단 몇 초면 상대에게 메시지와 사진을 보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거의 모두가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으며, 발신인의 편지가 전송 도중에 사라질 위험도 없다. 내용을 수정하고 싶으면 간편하게 ‘Delete’ 키를 눌러 백지로 돌아갈 수 있고, 틀린 맞춤법도 자동으로 고쳐준다. 우편 요금을 낼 필요도 없다. 심지어는 수신인이 메일을 읽었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이메일이라는 소통 수단은 실용성의 측면에서 다른 어떤 수단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깊은 진심을 전할 때 ‘손 편지’를 쓴다. 친한 친구의 생일 축하 편지, 잘못을 저질러 용서를 구하는 편지,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는 고백의 편지, 죽기 전에 남기는 마지막 편지까지…. 손 편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 사람만의 필체를 통해 우리는 활자 너머의 감정까지 읽을 수 있다. 쓰다 지운 흔적과 요동치는 행간에 발신인의 진심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 편지는 인간과 가장 오래 함께한 소통 수단이자, 기술의 발달에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음의 창구다. 그렇다면 ‘작가’의 편지는 어떨까? 첫째, 작가의 편지는 곧 그의 작품과 연결된다. 작가들은 출판사나 동료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지금 집필하고 있는 작품의 진행 상황과 의도를 은근히 드러낸다. 여기서는 작가가 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둘째, 작가의 편지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문학이다. 편지 한 장에도 희로애락이 담겨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 셋째, 작가의 편지는 그의 삶을 설명해준다. 작가의 삶을 객관적으로 정리한 전기와는 또 다르다. 작가의 인생에 관한 사실을 제공하는 전기는 다른 사람이 쓴 것이지만, 편지는 작가 자신이 쓴 것이다. 우리는 편지를 통해 작품의 탄생 과정을 작가 개인의 삶의 측면에서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넷째, 작가의 편지는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 증언이다. 작가들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를 해부하고 그 내용을 편지에 남겼다. 여기서 우리는 그 사건이 작가의 삶에 미친 영향, 그리고 나아가 작품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 “슬픔에 무뎌지는 건 다른 사람이 죽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죽어버리기 때문이야.” _마르셀 프루스트 한 편의 문학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작가의 편지, 예리하게 기록한 삶과 예술의 순간들 『작가의 편지』는 미술문화의 《편지》 시리즈로 먼저 출간된 『예술가의 편지』에 이어 두 번째 도서다. 작가 94명(소설가, 시인, 에세이스트, 극작가)의 편지 94통을 수록했으며, 편지의 목적에 따라 총 8개의 부로 나눴다. 한쪽에는 작가의 육필 편지 스캔본을, 다른 한쪽에는 활자화한 편지 내용과 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실었다. 1부는 작가가 무명 시절에 보낸 편지를 담았다. 천재 시인이라 불리는 실비아 플라스는 “직장을 그만두자마자 긴 시 두 편을 『뉴요커』에 팔았어요.”라며 전업 작가로의 새 출발을 들뜬 마음으로 전한다. 샬럿 브론테는 아직 작가로 데뷔하기 전 브뤼셀에 머물며 동생 브란웰에게 편지를 보낸다. “무감각으로 피가 걸쭉해져서 끓어오르지 않”는 그곳 사람들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금지된 사랑에의 호기심이 은근히 드러나는 글이다. 풋풋하면서도 패기 있는 작가들의 청춘이 1부에 담겨 있다. 2부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수록했다. 그중 귀스타브 플로베르와 조르주 상드의 관계는 유쾌하고도 다정하다. 플로베르는 상드를 “스승님”이라 부르고, 상드는 플로베르를 “나이 많은 음유시인”이라고 부른다. 상드가 말하길 그들이 “같은 시간에 서로를 생각하는 이유는 반대되는 사...
  • 1부 무명 시절: “발동을 걸었어요” W.H. 오든이 페이션스 매켈위에게 | 존 베리먼이 앨런 테이트와 이사벨라 가드너에게 | 엘리자베스 비숍이 루이즈 브래들리에게 | 샬럿 브론테가 브란웰 브론테에게 | 로버트 번스가 빌헬미나 알렉산더에게 | 실라 딜레이니가 조안 리틀우드에게 | 찰스 디킨스가 캐서린 호가스에게 | T.S. 엘리엇이 시드니 시프에게 | 케네스 그레이엄이 알래스테어 그레이엄에게 | 제라드 맨리 홉킨스가 에버라드 홉킨스에게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가 멜초르 페르난데스 알마그로에게 | 노먼 메일러가 아이작 메일러와 패니 메일러에게 | 실비아 플라스가 올윈 휴스에게 2부 친구에게: “제 머릿속은 자갈로 가득합니다” 제인 오스틴이 카산드라 오스틴에게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가 쥘리아 뤼크에게 | 에밀리 디킨슨이 새뮤얼 볼스에게 |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제럴드 머피에게 |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조르주 상드에게 | 새뮤얼 존슨이 프랜시스 바버에게 | 제임스 조이스가 해리엇 쇼 위버에게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이 마누엘 마가야네스 모레에게 | 조르주 상드가 귀스타브 플로베르에게 | 거트루드 스타인이 호텐스 모지스와 디키 모지스...
  • 오랫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있으니 사고방식이 새로워지는 것 같네요. 할리우드는 아주 나른하고 미지근한 곳이에요. 프로방스의 격렬함이나 흥분은 없지만 나름의 즐거움이 있어요. 안정을 위해선 역시 금주해야 해요 […] 부패 아니면 무관심이 도처에 만연해요. 영웅 취급을 받는 사람은 위대한 부정부패자 아니면 극도의 무관심자예요. 무관심자란 타락한 작가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 […] 새 소설을 쓰고 있어요. 아직 저에게 남아 있는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 당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소설은 『개츠비』만큼 객관적이에요. 의도상으로는 그래요. 새로운 아마겟돈은 모든 것을 시큰둥하게 만들지 않고 외려 삶에 대한 욕망을 되살려요 […] - F. 스콧 피츠제럴드 _49쪽 저의 저명한 친구께, 급진적인 게 단지 이상일 뿐이라면, 네, 저는 급진적입니다. 모든 관점에서 늘 최선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요구합니다. 속담에서는 최선을 바라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고 나무라지만요. 빈곤을 용인하는 사회, 지옥을 용인하는 종교, 전쟁을 용인하는 인류는 제가 보기에 열등한 사회, 종교, 인류 같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바는 더 고결한 사회, 더 고결한 인류, 더 고결한 종교입니다. 국왕이 없는 사회, 국경이 없는 인류, 경전이 없는 종교입니다. […] 요점만 간추리겠습니다. 인간이 소망할 수 있는 한, 저는 인간의 역경을 근절하고 싶습니다. 노예제도를 규탄하고, 빈곤을 몰아내고, 몽매함을 교화하고, 질병을 치료하고, 암흑을 밝히고, 증오를 배척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 신념이며, 『레미제라블』을 쓴 이유입니다. - 빅토르 위고 _83쪽 사랑스러운 소녀에게, 토요일에 편지하라는 당신의 부탁을 지키지 못한 것을 크게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어. […] 나 자신을 당신에게 완전히 바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내 말을 믿어 줘. 당신을 알게 된 첫 주에 나는 당신의 노예라고 편지했지. 다음번에 당신을 보았을 때 당신이 나를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는 것 같아 그 편지를 불태웠지만 말이야. 내가 당신에게 느낀 감정을, 당신이 다른 남자를 처음 보았을 때 그대로 느낀다면 나는 파멸이야. 하지만 그러더라도 당신을 탓하지 않고 나 자신을 미워하겠어. […] - 존 키츠 _113쪽 이 편지는 프루스트가 오래전부터 즐겨 찾던 카부르의 해변 휴양지에서 가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쓴 것이다. 프루스트는 징집될까 봐 아직도 전전긍긍하며, 한때 자신의 운전사, 비서, 연인이었던 알프레드 아고스티넬리가 5월 안티베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던 중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데 슬퍼한다. 프루스트는 강박적인 자기반성에 빠진 채 깊고 얕은 슬픔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 감정을 후일 여러 권으로 출간될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A la recherche du temps perdu』(1913-27)의 주인공 샤를 스완을 통해 묘사할지도 모른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곧 한탄한다. ‘그럴 필요도 없지.’ 이미 오래전부터 허구 세계에서 한 번 살았던 인생을 다시 살고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_145쪽
  • 마이클 버드 [저]
  • 작가이자 방송인, 미술사학자다. 미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집필과 강연을 한다. 지은 책으로는 《린 채드윅: 세계적인 무대 위의 조각가》, 《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예술가의 편지》 등이 있다.
  • 황종민 [저]
  • 서울대 독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수학했다. 『라데츠키 행진곡』(2012)으로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으며, 옮긴 책으로 『모래 사나이』(2017), 『미하엘 콜하스』(2013), 『현대미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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