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소개
우리나라 고소설의 대부분은 필사본 형태로 전한다. 한지韓紙에 필사자가 개성 있는 독특한 흘림체 붓글씨로 썼기 때문에 필사본이라 한다. 필사본 고소설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쉽지가 않다. 필사본 고소설 대부분이 붓으로 흘려 쓴 글자인데다 띄어쓰기가 없고, 오자誤字와 탈자脫字가 많으며, 보존과 관리 부실로 인해 온전하게 전승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미 사라진 옛말은 물론이고, 필사자 거주지역의 방언이 뒤섞여 있고, 고사성어나 유학의 경전 용어와 고도의 소양이 담긴 한자어가 고어체로 적혀 있어서, 전공자조차도 난감할 때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장자이자 역주자 대표인 김광순 교수는 고전적 가치가 있는 고소설을 엄선하고 유능한 집필진을 꾸려 고소설 번역 사업에 적극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김광순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40년 동안 강의하면서 고소설을 수집해 왔다. 고소설이 있는 곳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어디든지 찾아가서 발품을 팔았고, 마침내 474종의 고소설을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필사본 고소설이 소중하다고 하여 내어놓기를 주저할 때는 그 자리에서 필사筆寫하거나 복사를 하고 소장자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벽지나 휴지의 재료가 되어 소실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광순 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중에는 고소설로서 문학적 수준이 높은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이들 중에는 학계에도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과 희귀본도 있다. 김광순 소장 474종을 연구원들이 검토하여 100종을 선택하였으니, 이를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이라 이름 한 것이다.
필사본 고소설은 우리가 문화민족이었다는 증거이며 보고寶庫로서 우리 조상이 물려준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우리 고전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을 즐겨 읽고 음미해 주기 바란다.
□간행사
□축간사
□일러두기
제1부 정비전
I. 〈정비전〉 해제
II. 〈졍비젼〉 현대어역
III.〈졍비젼〉 원문
제2부 김신선전
I. 〈김신선전〉 해제
II. 〈김신선전〉 현대어역
Ⅲ.〈김신선전〉 원문
제3부 양반전
I. 〈양반전〉 해제
II. 〈양반전〉 현대어역
Ⅲ.〈양반전〉 원문
〈졍비젼〉은 창작군담소설로서 여성이 주인공인 여걸형女傑形 창작군담소설이다. 여성 영웅으로서 탁월한 자질과 능력을 발휘하여 여성으로서 최고의 높은 지위까지 오른다.
- 『정비전』 해제 중에서
〈金神仙傳〉은 고래의 신선사상에서 약간 탈피하여 작품 말미에 선仙에 대한 정의를 ‘울울부득지鬱鬱不得志’라 하여 작가 자신을 작품 속에 참가시켜 스스로 불우不遇한 감개와 비탄을 은연 중 들어내고 있다.
신선이란 별개의 인물이 아니라 특히 그 시대에 불우하였으므로 세속에 염증을 느낀 채 깊은 산속으로 선선僊僊히 경거輕擧하는 인간들로 경세치용적인 측면에서는 적극성을 띠지 못한 결점도 있다고 하겠다.
- 『김신선전』 해제 중에서
〈兩班傳〉은 양반의 횡포를 구체적이고 희화적戱畵的으로 풍자하고 있다. 연암 박지원은 화려한 가문의 출신이면서도 대담하게 〈양반전〉을 저작하였고 이 작품의 저작동기에 대해 연암 스스로 “지금 소위 선비들은 명절名節을 닦기에는 힘쓰지 않고 부질없이 문벌만을 기화奇貨로 여겨 그의 세덕世德을 팔고 사게 되니, 이야말로 장사치와 비교해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에 나는 〈양반전〉을 써노라”라고 창작 경위를 밝힌다.
- 『양반전』 해제 중에서
김영숙 (역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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