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순 시인의 글은 담백합니다. 기교적인 욕심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일상과 가족 그리고 자연의 얘기를 순박하고 정겹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현란한 아름다움은 덜하지만 깊고 그윽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인의 말
기리는 글 임보
1부
오늘 17
봄비 18
하산 19
막내 동생 20
오늘·2 21
동막해변 22
맑은 추억 23
꽃비 24
손주들 26
선생이라는 길 28
마니산 29
2부
소나무 33
손녀 34
말없음표 36
습작 37
사각정 38
저녁 밥상 40
독서 41
생명 42
허공 44
그곳에 가면 45
냉잇국 46
부부의 사랑법 48
초봄 50
3부
생애 53
산수유꽃 54
철길 55
평온한 날 56
너[汝]섬 여의도를 떠나며 58
개망초 60
몽당연필 61
술로 익어가는 가시버시 사랑 62
모과 64
바람처럼 떠나요 66
정물 68
옛 친구와 차 한잔 70
詩 71
3월의 갈대 72
4부
여름 끝자락 75
강바람 76
오래 쳐다보는 달 78
민들레 꿀단지 80
四月의 단상斷想 81
아기 참새 이야기 82
종의 염원 84
유년의 맛 86
너의 다른 이름, 쉼표 88
기다림 90
나의 2인칭-너 92
더불어 살던 새 94
詩를 위한 기도 96
나무의 사계四季 98
동주의 별을 생각하며 100
잔인한 달 4월 102
5부
무더위 107
곶감 108
끝사랑 110
장화리 해변의 일몰 112
하지감자 114
상실 116
여생 117
얼룩 투성이 118
수박 120
잡초들의 세상 122
돌아보니 124
하회탈...과 풍금소리 126
맛 128
맛깔스런 하루 130
6부
바람 135
동해의 아침 136
딸들이 보고파서 138
새김질 140
9월 어느 날 142
풍화되어 가는 것 144
실경산수화 앞에서 146
시에게 148
제비에게 150
가을바람 152
꽃상여와 다비식 154
높새바람과 담쟁이 155
11월의 기도 156
시들지 않는 꿈 158
12월 160
그의 글은 담백합니다. 기교적인 욕심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일상과 가족 그리고 자연의 얘기를 순박하고 정겹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현란한 아름다움은 덜하지 만 깊고 그윽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음 「허공」이란 작품을 하나 살펴볼까요?
하늘과 땅 사이가
텅 비어 있음은
비어 있음으로 쓰임새가 생기는
질항아리 같네
하늘을 향해
빈 가슴 내밀 제
바람이 불어와 닦고
초목이 향기로 채우네
세상 것들이 휘적휘적
끌고 다니는 그림자
허공에는 없으니
그 가벼움을 무엇에 견줄까
‘허공’을 찬미한 노래입니다. 항아리가 속을 비워 요긴한 것 들을 담아 간직할 수 있듯이 허공도 무엇을 담기 위해 자질구레한 것들은 다 버리고 그렇게 몸을 비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허 공이 담고 있는 것은 맑은 바람과 초목의 향기입니다. 내가 가슴을 내밀면 그 바람과 향기가 시원하고 향긋하게 나를 정화시켜 줍니다. 복잡다단한 지상의 잡다한 것들을 허공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무욕청정을 지향하는 작자의 마음을 허공에 실어 읊고 있습니다. 만만찮은 시정신이 담겨 있는 글입니다.
김정순 [저]
영어강사. 전 이화여대 경영대학원 영어강사. 현 노량진 문화원 영어강사. 《현대문학사조》로 등단. · 1946년 전남 광주 출생. ·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이영회) 영어 강사 역임. · 현 노량진 문화원 영어 강사. · 《현대문학사조》로 등단. · 제1시집 『오늘』(도서출판 움, 2020.) · 제2시집 『내일』(도서출판 움, 2021. Email : rim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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