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설란 시집 『갈댓잎 옆구리에선 시간의 울음소리가 난다』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물수제비뜨기〉, 〈금붕어〉, 〈꽃길에서〉, 〈스쳐가는 퇴적물〉, 〈동해를 보다〉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최설란 시인의 시들은 그의 시의 구체적인 토속의 마을 안에서 자란다. 물기 머금은 장독대 아래로는 채송화나 물봉선화 같은 키 낮은 꽃가지들의 형형의 색들이 와서 맺히거나 흔들리는 중이었다. 모반을 꿈꾸거나 전복을 지향하는 현란한 시적 포즈들이 난무하는 세태에서, 그의 시가 응시하는 “초록이 휘청대는 한낮”의 첩경 속으로의 “역정”과 깨달음이 돌연 귀하게 여겨지는 지대(地帶)에서 최설란의 시들은 솟거나 날아가고 있었다. 저류하듯 흘러가는 시행들의 신생과 과거의 시간 속에는, (...) “하지만/ 나는 거기에서 나비를 보았다.// 그 후, 숙명처럼 나비를 품고 살았다.// 그래서였을까?/ 모두가 잠든 밤이면 깨어나/ 날개를 파닥이던 나비 한 마리// 내 유전자 속에서 태어나/ 혈관을 타고 날아 다녔던/ 꿈의 무게만큼 짊어져야 했던/ 등의 짐들이 무거웠다.// 땅을 기어서라도 날고 싶던 욕망 때문에/ 무릎이 까이고 관절의 통풍이 아파왔다.// 고요 속에서 날마다 탈피(脫皮)하는 나비의 꿈이/ 바로 나였다.”(自序 중에서) 라는 시에 관한한의 속셈과도 같은 전언 속에서, 그의 시심이 발화되는 내면의 고독을 눈치채게 하여 주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런 느릿한 바라봄 뒤의 각성의 순간 너머로 “나비”의 태동이거나 숙명 역시 비롯되었던 셈이다. 정윤천(시인)
1부 유리벽에 비친 나
물수제비뜨기 - 19 금붕어 - 20 꽃길에서 - 21 스쳐가는 퇴적물 - 22 동해를 보다 - 23 장계 장날 - 24 은행나무 밑에서 - 26 사과밭 - 28 유리벽에 비친 나 - 30 아비의 못 - 32 가을산 - 33 키 작은 부처 - 34 굴참나무 - 36 첨성대 - 37
2부 솟대 여자
백일홍이 피었다 - 41 싸리재 둥구나무 - 42 문풍지를 바르다 - 44 쉰일곱의 거울 앞에서 - 45 솟대 여자 - 46 바위가 길을 내 준다 - 48 국립재활원에서 - 49 신광사를 나서며 - 50 갈댓잎 옆구리에선 시간의 울음소리가 난다 - 51 과속방지턱 - 52 낡은 세월에 부조浮彫되다 - 54
해설 / 정윤천(시인) - 93 1부 유리벽에 비친 나
물수제비뜨기 - 19
금붕어 - 20
...꽃길에서 - 21
스쳐가는 퇴적물 - 22
동해를 보다 - 23
장계 장날 - 24
은행나무 밑에서 - 26
사과밭 - 28
유리벽에 비친 나 - 30
아비의 못 - 32
가을산 - 33
키 작은 부처 - 34
굴참나무 - 36
첨성대 - 37
2부 솟대 여자
백일홍이 피었다 - 41
싸리재 둥구나무 - 42
문풍지를 바르다 - 44
쉰일곱의 거울 앞에서 - 45
솟대 여자 - 46
바위가 길을 내 준다 - 48
국립재활원에서 - 49
신광사를 나서며 - 50
갈댓잎 옆구리에선 시간의 울음소리가 난다 - 51
과속방지턱 - 52
낡은 세월에 부조浮彫되다 - 54
3부 줄탁동시, 풍경이 되다
가로등 - 57
사물놀이 - 58
줄탁동시, 풍경이 되다 - 60
계란의 시 - 61
진다리 당산나무 - 62
바닷가 이방인 - 64
고추잠자리 - 65
꽃사과 - 66
배추 할머니 - 68
백담에 들다 - 69
다슬기 탕 - 70
4부 통화
꽃 사마귀 - 73
춘란 - 74
장안산 - 76
조개 나비 - 77
통화 - 78
사람주나무 - 80
거미 - 82
꽃으로 지은 방 - 83
입원실에서 - 84
무도리 - 86
폐지 줍는 남자 - 88
역정 - 89
논개의 아리랑 - 90
해설 / 정윤천(시인) - 93
최설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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