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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세계 시인선(총92건) 검은 잉크로 쓴 분홍     9,900원 (10%↓) 살아 있는 것은 다 아파요 : 김성오 시집     9,900원 (10%↓) 해부되는 정신의 과잉 : 신종호 시집     9,900원 (10%↓) 사는 거, 그깟 : 이호준 시집     9,900원 (10%↓) 붉음을 쥐고 있는 뜨거운 손끝 : 유성임 시집     9,900원 (10%↓) 초록 가시의 시간 : 배선옥 시집     9,900원 (10%↓) 멜로는 구우면 더 맛있다 : 서순남 시집     9,900원 (10%↓) 수요일의 브런치 : 최지안 시집     9,900원 (10%↓) 우리 집 식구는 되고 남의 집 식구는 안 되나요? : 김기호 시집     9,900원 (10%↓) 세상 도처의 당신 : 한기옥 시집     9,900원 (10%↓)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김미성 시집     9,900원 (10%↓) 차마고도 외전 : 조현석 시집     9,900원 (10%↓) 집이라는 말의 안쪽 : 채재순 시집     9,900원 (10%↓) 은근슬쩍 얼렁뚱땅 : 신현복 시집     9,900원 (10%↓) 여자가 바다를 찾을 때는 : 이우림 시집     9,000원 (10%↓) 일요일의 화가 8요일의 시인 : 유정남 시집     9,000원 (10%↓) 화요일 자정에 걸을 수 있는 여자는 모두 나오세요 : 임헤라 시집     9,000원 (10%↓) 고양이시금치라고 불러 : 금희 시집     9,000원 (10%↓) 아무에게도 해독되지 않는 문장     9,000원 (10%↓) 불친절한 오후가 향기로울 때 : 배정숙 시집     9,000원 (10%↓) 검은 봉다리     9,000원 (10%↓) 길 위의 초상화 : 박기영 시집     9,000원 (10%↓) 눈 한 번 깜빡     9,000원 (10%↓) 울컥하다는 말 : 김석일 시집     9,000원 (10%↓)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 박완호 시집     9,000원 (10%↓) 모든 관계에서 오는 시간의 암호 : 유기흥 시집     9,000원 (10%↓) 오늘이 좋은 몇 가지 이유 : 이필수 시집     9,000원 (10%↓) 사막의 별처럼 : 한린 시집     9,000원 (10%↓) 메마른 꿈에 더는 뜨지 않는 별 : 이태연 시집     9,000원 (10%↓) 헛것이 헛것을 기다리는 풍경 : 서미경 시집     9,000원 (10%↓) 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유혹 : 이이길 시집     9,000원 (10%↓) 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 : 임경남 시집     9,000원 (10%↓) 물을 쓰고 불을 읽고 : 박종빈 시집     8,100원 (10%↓) 전화번호를 세탁소에 맡기다 : 임후남 시집     8,100원 (10%↓) 새를 데려오는 일 : 정솔 시집     8,100원 (10%↓) 저녁이 슬그머니 : 나석중 시집     8,100원 (10%↓) 아무 눈물이나 틀어줘 : 김태완 시집     8,100원 (10%↓) 가까운 별 내 안의 새들 : 지영희 시집     8,100원 (10%↓) 적당하다는 말 그만큼의 거리 : 박권수 시집     8,100원 (10%↓) 어디서 어디까지를 나라고 할까 : 조용숙 시집     8,100원 (10%↓) 세 개의 심장이 뛰는 연못 : 이연자 시집     8,100원 (10%↓) 이쪽이 저쪽을 아는 마음 : 이계열 시집     8,100원 (10%↓) 식구들의 수다 : 김남규 시집     8,100원 (10%↓) 일몰은 사막 끝에서 물음표를 남긴다 : 김삼환 시집     8,100원 (10%↓) 호주머니 속 명랑 : 유기택 시집     8,100원 (10%↓) 울음을 불러내어 밤새 놀았다 : 박미라 시집     8,100원 (10%↓)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 전윤호 시집     8,100원 (10%↓) 갱년기 영애씨 : 박수서 시집     8,100원 (10%↓) 쥐며느리 : 박정선 시집     8,100원 (10%↓)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진 책일까     8,100원 (10%↓) 우리는 안으면 왜 울 것 같습니까 : 박병란 시집     8,100원 (10%↓) 당신에게 가는 길을 익히고 있다 : 이우림 시집     8,100원 (10%↓) 꿈에 보는 폭설     8,100원 (10%↓) 그 여자네 국숫집 : 장은숙 시집     8,100원 (10%↓) 장미는 어느 길로 꽃을 내는가     8,100원 (10%↓) 별다방 미쓰리 : 조현정 시집     8,100원 (10%↓) 몽상가의 등불 : 최혜숙 시집     8,100원 (10%↓) 혼수를 뜯다 : 서양숙 시집     8,100원 (10%↓) 엄마 반가사유상     8,100원 (10%↓)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 박지웅 시집     8,100원 (10%↓) 무성히도 넘실거렸다 : 하재숙 시집     7,200원 (10%↓) 일곱 번째 꽃잎 : 진효정 시집     7,200원 (10%↓) 마음을 걸다 : 이양희 시집     7,200원 (10%↓)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 : 김시동 시집     7,200원 (10%↓) 외로움에게 미안하다 : 나석중 시집     7,200원 (10%↓) 당신이 오지 않는 저녁 : 강은소 시집     7,200원 (10%↓) 가늘어진 시간 : 한상철 시집     7,200원 (10%↓) 울음이 죽다 : 김선근 시집     7,200원 (10%↓) 참 먼 말 : 유기택 시집     7,200원 (10%↓) 밥이 예수다 : 손종수 시집     7,200원 (10%↓) 청빛 환상 : 권영옥 시집     7,200원 (10%↓) 젊음의 징비록 : 배기환 시집     7,200원 (10%↓) 그녀의 쓸쓸한 하품 : 배재형 시집     7,200원 (10%↓) 바다의 길은 곡선이다 : 정석교 시집     7,200원 (10%↓) 작은 것들에 대하여 : 김상우 시집     7,200원 (10%↓) 취호공원에서 쓴 엽서 : 박소원 시집     7,200원 (10%↓) 아버지를 닯았다 : 서화성 시집     7,200원 (10%↓) 미스 물고기 : 김경선 시집     7,200원 (10%↓)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 스케치 : 조현석 시집     6,300원 (10%↓) 나만 몰랐나봐 : 송진 시집     6,300원 (10%↓) 역     6,300원 (10%↓) 풍경에서 순간으로     7,200원 (10%↓) 바닷가 사서함     6,300원 (10%↓) 청개구리가 뛴다     6,300원 (10%↓) 꽃 등신불     6,300원 (10%↓) 등대가 있는 사막     7,200원 (10%↓) 자목련이 질 때면     6,300원 (10%↓) 윗몸일으키기     6,300원 (10%↓) 물구나무     6,300원 (10%↓) 알뿌리를 키우며     5,400원 (10%↓) 봄날에 찍힌 사진     5,400원 (10%↓) 모든 길이 내게로 왔다     5,400원 (10%↓) 현대시세계 시인선(총76건) 화요일 자정에 걸을 수 있는 여자는 모두 나오세요 : 임헤라 시집     9,000원 (10%↓) 고양이시금치라고 불러 : 금희 시집     9,000원 (10%↓) 아무에게도 해독되지 않는 문장     9,000원 (10%↓) 불친절한 오후가 향기로울 때 : 배정숙 시집     9,000원 (10%↓) 검은 봉다리     9,000원 (10%↓) 길 위의 초상화 : 박기영 시집     9,000원 (10%↓) 눈 한 번 깜빡     9,000원 (10%↓) 울컥하다는 말 : 김석일 시집     9,000원 (10%↓)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 박완호 시집     9,000원 (10%↓) 모든 관계에서 오는 시간의 암호 : 유기흥 시집     9,000원 (10%↓) 오늘이 좋은 몇 가지 이유 : 이필수 시집     9,000원 (10%↓) 사막의 별처럼 : 한린 시집     9,000원 (10%↓) 메마른 꿈에 더는 뜨지 않는 별 : 이태연 시집     9,000원 (10%↓) 헛것이 헛것을 기다리는 풍경 : 서미경 시집     9,000원 (10%↓) 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유혹 : 이이길 시집     9,000원 (10%↓) 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 : 임경남 시집     9,000원 (10%↓) 물을 쓰고 불을 읽고 : 박종빈 시집     8,100원 (10%↓) 전화번호를 세탁소에 맡기다 : 임후남 시집     8,100원 (10%↓) 새를 데려오는 일 : 정솔 시집     8,100원 (10%↓) 저녁이 슬그머니 : 나석중 시집     8,100원 (10%↓) 아무 눈물이나 틀어줘 : 김태완 시집     8,100원 (10%↓) 가까운 별 내 안의 새들 : 지영희 시집     8,100원 (10%↓) 적당하다는 말 그만큼의 거리 : 박권수 시집     8,100원 (10%↓) 어디서 어디까지를 나라고 할까 : 조용숙 시집     8,100원 (10%↓) 세 개의 심장이 뛰는 연못 : 이연자 시집     8,100원 (10%↓) 이쪽이 저쪽을 아는 마음 : 이계열 시집     8,100원 (10%↓) 식구들의 수다 : 김남규 시집     8,100원 (10%↓) 일몰은 사막 끝에서 물음표를 남긴다 : 김삼환 시집     8,100원 (10%↓) 호주머니 속 명랑 : 유기택 시집     8,100원 (10%↓) 울음을 불러내어 밤새 놀았다 : 박미라 시집     8,100원 (10%↓)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 전윤호 시집     8,100원 (10%↓) 갱년기 영애씨 : 박수서 시집     8,100원 (10%↓) 쥐며느리 : 박정선 시집     8,100원 (10%↓)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진 책일까     8,100원 (10%↓) 우리는 안으면 왜 울 것 같습니까 : 박병란 시집     8,100원 (10%↓) 당신에게 가는 길을 익히고 있다 : 이우림 시집     8,100원 (10%↓) 꿈에 보는 폭설     8,100원 (10%↓) 그 여자네 국숫집 : 장은숙 시집     8,100원 (10%↓) 장미는 어느 길로 꽃을 내는가     8,100원 (10%↓) 별다방 미쓰리 : 조현정 시집     8,100원 (10%↓) 몽상가의 등불 : 최혜숙 시집     8,100원 (10%↓) 혼수를 뜯다 : 서양숙 시집     8,100원 (10%↓) 엄마 반가사유상     8,100원 (10%↓)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 박지웅 시집     8,100원 (10%↓) 무성히도 넘실거렸다 : 하재숙 시집     7,200원 (10%↓) 일곱 번째 꽃잎 : 진효정 시집     7,200원 (10%↓) 마음을 걸다 : 이양희 시집     7,200원 (10%↓)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 : 김시동 시집     7,200원 (10%↓) 외로움에게 미안하다 : 나석중 시집     7,200원 (10%↓) 당신이 오지 않는 저녁 : 강은소 시집     7,200원 (10%↓) 가늘어진 시간 : 한상철 시집     7,200원 (10%↓) 울음이 죽다 : 김선근 시집     7,200원 (10%↓) 참 먼 말 : 유기택 시집     7,200원 (10%↓) 밥이 예수다 : 손종수 시집     7,200원 (10%↓) 청빛 환상 : 권영옥 시집     7,200원 (10%↓) 젊음의 징비록 : 배기환 시집     7,200원 (10%↓) 그녀의 쓸쓸한 하품 : 배재형 시집     7,200원 (10%↓) 바다의 길은 곡선이다 : 정석교 시집     7,200원 (10%↓) 작은 것들에 대하여 : 김상우 시집     7,200원 (10%↓) 취호공원에서 쓴 엽서 : 박소원 시집     7,200원 (10%↓) 아버지를 닯았다 : 서화성 시집     7,200원 (10%↓) 미스 물고기 : 김경선 시집     7,200원 (10%↓)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 스케치 : 조현석 시집     6,300원 (10%↓) 나만 몰랐나봐 : 송진 시집     6,300원 (10%↓) 역     6,300원 (10%↓) 풍경에서 순간으로     7,200원 (10%↓) 바닷가 사서함     6,300원 (10%↓) 청개구리가 뛴다     6,300원 (10%↓) 꽃 등신불     6,300원 (10%↓) 등대가 있는 사막     7,200원 (10%↓) 자목련이 질 때면     6,300원 (10%↓) 윗몸일으키기     6,300원 (10%↓) 물구나무     6,300원 (10%↓) 알뿌리를 키우며     5,400원 (10%↓) 봄날에 찍힌 사진     5,400원 (10%↓) 모든 길이 내게로 왔다     5,40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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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 욕망에 가로놓여진 현대인의 자화상을 선보이는 이환의 시집 2011년 『우리詩』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2018년에 첫 시집 『세상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갖기 시작했다』를 출간해 그해 ‘2018 세종교양 문학도서’에 선정되었던 이환 시인이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무에게도 해독되지 않은 문장』을 선보였다. 이환의 시집 『아무에게도 해독되지 않은 문장』은 두 가지 욕망에 가로놓여진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나는 ‘지금 여기’에 살기이며 다른 하나는 ‘지금 여기’로부터의 탈주가 그것이다. 이 시집 전체를 규율하는 ‘문명비판’이라는 것도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 그 끈이 닿아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라는 세계가 가상의 것일 수밖에 없다는 자각은 너머의 세계에 대한 지향을 보여준다. 「시인의 말」은 이 시집의 속성을 규정해놓고 있다. “부르고 싶은 노래는 늘 먼 데서 들려오고/ 아무도 제 상처를 다 울지 못하네”. “먼 데”서 들려오는 노래란 ‘지금 여기’에서 부를 수 없는 노래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그것은 그가 부르고 싶은 노래가 현실적 지각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것이 현대예술의 대표적인 미학적 방법론이라면 이환의 시도 발상의 측면에서는 유사하다.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 더듬거리며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제 상처를 다 울 수는 없는 일이다. 울면서 가는 길이 그에게는 시의 길이다. 현대미학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다양한 해석의 과정이다. 근원적 진리로의 회귀란 없으며 다양한 해석을 통해 진리에 다가갈 뿐이라는 논리가 그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아무에게도 해독되지 않는 문장이고 싶다”는 욕망은 바로 관습에 물든 세계로부터 탈주하는 한 형식이 된다. 끝내 단일한 논리로 해석되지 않는 세계를 그림으로써 탐구의 대상으로 남고 싶다는 욕망은 예술의 한 과제에 해당할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고정된 형식이나 내용으로부터는 거리를 가지게 된다. “한 발 다가가면 한 발 멀어지고” 싶은 욕망은 끝없이 해석을 요구한다. “나는 당신의 오독이 즐겁다”는 도발적인 발언은 시적 주체의 지향을 보여준다. 이환의 시는 사물에 대한 치열한 인식의 결과물이다. 그것이 시적으로 성공하였느냐 혹은 실패하였느냐의 문제는 당연히 해석의 문제로 남게 된다.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 접근은 오늘날 우리 시에서 그리 흔치 않은 형식이다. 그러나 진정한 예술은 늘 흔치 않은 것에서 비롯된다. 어떤 부류에 소속되기보다는 스스로가 부류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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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변방의 날들 · 13 고도를 기다리며 · 14 지나가는 사람 · 16 각을 세우다 · 18 핑퐁게임 · 20 그날 저녁의 문장 · 22 확증편향 · 24 한 가구가 몰락하는 줄도 모르고 · 26 문 · 28 붉은 사이렌 · 30 불법총기류 자진신고기간 · 32 피의자들 · 34 택시 사랑법 · 36 나는 접속한다 고로 · 38 복면의 자세 · 40 터를 잡는다는 것 · 42 승자의 윤리 · 44 열망의 이름들이 뒹굴고 흩어지며 · 46 사내들 · 48 2부 성여 · 53 레이디보이 · 56 북소리 · 58 블랙아웃 · 60 명예살인 · 62 푸른 가운의 그녀는 어느덧 당신을 방문하고 · 64 오래된 유산 · 66 낙인 · 68 표적 · 70 공개할 수 없는 그녀의 메모 · 72 예술이란 이름으로 · 74 누군가 당신의 밤을 호출한다면 · 7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비극에 대하여 · 78 과민한 사람 · 80 죽음이 담긴 박스 · 82 어느 가족 · 84 그는 지도에 적을 두지 않는다 · 86 오늘은 내일을 모르고 · 88 3부 귀를 자른 고흐처럼 · 93 저녁의 허기 · 94 사막이 되어가는 나날 속에서 · 96 미소의 배후 · 98 직립의 연대 · 100 숲과 하늘과 바람의 날들 · 102 칼의 고집 · 104 텀블러 · 106 모호한 슬픔 · 108 우리가 계단이라 부르는 · 110 풍...경은 감흥이 되지 못하고 · 112 아울렛 · 114 난감한 가로수 · 116 야성을 찾아서 · 118 삽화 · 120 폐가 · 122 카페, 둔치도 · 124 글루미 먼데이 · 126 해설 ‘지금, 여기’에서 부르는 ‘먼 곳’의 노래/ 우대식 ·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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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제시] 텀블러 -- 아무에게도 해독되지 않는 문장이고 싶다 한번의 만남으로 전부를 이해했다고 판단하는 건 오산 -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 스타일과 내용을 바꿀 수 있다 - 한 발 다가가면 한 발 멀어지고 멀어지는 순간 가까워진다 상상은 자유 - 나는 당신의 오독이 즐겁다 그것은 나의 전략 - 눈빛이 달려오는 달콤한 긴장, 일은 그때부터 시작되지만 입술이 닿는 순간 틀렸음을 직감한다 - 끊임없이 생각을 바꾸고 다른 세계를 담는다 나의 묘약은 구름과 달빛으로 조제해서 당신을 녹여내는 것 당신은 자꾸 빗나간다 - 터져버린 후 검은 물이 줄줄 쏟아져나올 때 당신은 나의 본색을 알아차린다 - 나는 뚜껑이 열리지 않는 불량 텀블러다 -- [대표시] 귀를 자른 고흐처럼 -- 자, 이제 어떡할래 - 눈에 불꽃 심지를 켜고 - 오뚝한 코를 더 치켜세우고 - 입술은 언어를 버려도 좋다 - 단단한 고집을 턱 끝에 몰아붙이고 - 넓은 이마에 세상을 담을래 - 자, 말해봐 - 귀를 자른 고흐처럼 - 갱 속에 들어가 광부의 심장을 살래 - 버림받은 임신한 창녀를 맞을래 - 권총을 들고 밀밭에 뛰어들래 -- 변방의 날들 -- 중심은 늘 먼 데 있었네 나는 변방의 자식 태생과 부모를 원망하고 형제를 배척했네 주변을 경계하며 외로 존재했네 그럴수록 나는 더 변방, 변방의 변방으로 밀려났네 빈방의 어둠 속에서 탄식만을 읊었네 살면서 오래 - 중심을 기웃대며 넘보기도 하고 밤잠 설치며 코피를 쏟기도 했지만 다행히 나는 실패했네 중심은 닿을 수도 머물 수도 없는 가없는 높이 같아서, - 한때 중심의 신도였으나 이제 변방의 기수로 자처하네 먼 하늘 해설피 열리는 풍경과 새들의 합창이 경쾌한 소음이 되는 눈부신 변방 어쩔 수 없는 변방의 자식이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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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환 [저]

• 시인, 2011년 『우리詩』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세상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갖기 시작했다』(2018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을 출간했다. 2022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부산작가회의 회원이며, 영남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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