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의 시민운동 현장에 직접 간접으로 참여하고 연구한 시민운동가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발간된 책. 199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는 시민운동의 활동과 방향, 그리고 비판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의 건전한 삼권분립을 토대로 하여 여러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1990년 대 이후 한국시민운동의 발생과 전개, 성과와 한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민운동의 방향을 모색한다. 저자 정수복은 시민적 지식인이자, 자율적 시민운동가이면서 공익을 추구하는 방송인으로서 지난 10년간 한국 시민운동의 현장과 함께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펴냈다. 특히 이 책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넘어서기 위한 이론적이며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참여형 시민운동'은 법과 제도, 사회구조와 정책의 변화를 지향하는 시민운동단체의 활동과 더불어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들이 사회의 방관자적 객체가 아니라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는 참여하는 주체가 될 때 가능하다. 그래서 저자는 시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와 상징, 가치와 관습, 의미세계와 주체 형성의 과정에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시민운동에 대한 비판을 시민운동 내부의 도덕성과 성찰성의 증진을 통해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시민참여형 시민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시민운동의 장이 한편으로는 지역의 주민자치로 스며들어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적 차원의 시민연대로 확대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21세기 위기사회의 극복을 위해 시민운동은 궁극적으로는 '문명전환운동'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대안적 사회발전 모델'을 만들어가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책의 내용과 구성
"시민참여형 시민운동"
1990년대 민주화 과정과 함께 진행된 시민운동의 역사가 이제 10년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 동안 시민운동은 이런 저런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개선하고 대안적 정책을 제시하여 정부의 정책을 변화시키기도 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민운동의 권력화, 시민운동의 도덕적 해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백화점식 운동, 전문가 중심의 운동이라는 비판과 함께 무엇보다시민없는시민운동이라는 비판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책은 시민의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하고 도덕성과 성찰성을 겸비한 '시민참여형 시민운동'에 주목하고 더 나아가 시민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문명전환운동'을 꿈꾼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시민운동의 형성과 활동, 성과와 전망을 독특한 사회문화적 시각으로 전개하며 특히 한국사회에서 시민참여형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하고 있다.
"문명전환운동"
민주주의의 심화와 삶의 질 향상만을 추구하는 시민운동의 패러다임 안에서는 현대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운동이 형성될 수가 없다. 시민운동은 이제 점차 현대문명을 넘어서서 21세기 대안문명을 추구하고 실현하는 문명전환운동의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문명전환을 위한 새로운 사회운동의 패러다임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장하는 생태주의적 가치 위에서 경제성장 제일주의를 거부하고 모든 폭력과 성차별, 인종차별이 사라지는 비폭력 평등 사회를 지향한다. 새로운 문명은 군사적 패권주의, 구조화된 폭력, 전쟁, 테러, 범죄가 사라진 평화의 문화여야 한다. 문명전환운동은 권력의 분산과 분권화에 입각한 작은 단위의 참여민주주의를 추구하며, 무엇보다도 탈(脫)물질주의 가치관에 근거한 새로운 삶의 양식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그런 점에서 문명전환형 시민운동은 시민참여형 시민운동을 포괄하는 더욱 심층적이고 광범위한 목표를 갖는 사회운동이다.
▶이 책의 구성
'책을 펴내면서: 내가 꿈꾸는 시민운동'에서는 한국시민운동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시민운동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이어서 제I부에는 4편의 글이 실려 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시민사회에 관한 일반 이론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한국 시민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두 번째 글에서는 시민운동이 맡아야 할 역할과 실천해야 할 과제를 이론적이고 규범적 방식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세번째 글이 1990년대 이후 민주화 과정의 중심 과제였던 사회개혁을 위해 시민운동이 노력한 과정과 성과를 분석하고 평가한 것이라면, 네 번째 글은 사회갈등론과 시민운동을 연결시키면서 시민운동을 둘러싼 논쟁을 정리하고 시민운동의 발전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였다.
제II부에는 시민운동과 관련되는 이론적 실천적 문제들을 다루는 4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글은 시민들의 의미세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운동이론을 정리하면서 시민참여형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글은 한국인들의 사적인 모임의 문화를 살펴보고 그것들이 공공성에 관심을 갖는 시민운동의 기초가 될 수는 없는지를 따져본다. 세 번째 글은 민주주의가 토론과 대화의 문화라고 할 때 텔레비전의 토론프로그램이 공공 영역으로 작용할 수 있는 조건들을 살피고 있다. 그리고 네 번째 글은 선거과정을 포함하는 현실정치와 시민운동은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 라는 실천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제III부와 제IV부에는 지역시민운동과 세계시민운동에 대한 각각 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제III부의 첫 번째 글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시민운동으로서의 주민자치운동의 일반론을 다루고 있다면, 두 번째 글은 지역시민운동의 새로운 리더십 형성을 위한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또한 제IV부 첫 번째 글이 세계화 과정에서 생겨나는 초국적이고 전인류적 문제들을 다루고 세계시민사회와 세계시민운동의 형성과 그것에 방향을 제시하는 전지구적 보편윤리의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면, 두 번째 글은 세계화 과정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더해 가는 초국적 기업의 활동과 그것에 맞서는 초국적 시민연대로서의 새로운 사회운동을 다루고 국제이해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책을 닫으며'에는 '한국시민운동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한국 시민운동을 성찰적으로 반추해 보면서 문명전환운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참여사회>에 실렸던 김호기 교수와의 대담 '정수복과 시민운동론'을 부록으로 덧붙였다.
저자 소개정수복
정수복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지식인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 환경운동연합, YMCA, 경실련 등 여러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면서 글쓰기, 강연, 방송 진행 등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현재 '사회운동연구소' 소장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사회운동과 문명전환운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영신 교수의 지도를 받아 사회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82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하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cole des Hautes Etudes en Sciences Sociales)에서 프랑스의 대표적 사회학자인 알랭 투렌(Alain Touraine) 교수의 지도로 198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국하여 연세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크리스찬아카데미 기획연구실장 등을 역임하였다. 방송 쪽에서는 1999년에 KBS 텔레비전의 '정수복의 세상읽기'라는 공영성 높은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으며 2001년에는 CBS 라디오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을 진행하였다.
계간 『환경과 생명』의 편집위원이기도 한 그의 저서로는 『의미세계와 사회운동』, 『녹색대안을 찾는 생태학적 상상력』,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과 정책과제』 등이 있으며 『새로운 사회운동과 참여민주주의』, 『현대 프랑스 사회학』, 『현대성 비판』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2001년에는 아내 장미란과 함께 느림과 나눔을 주제로 하는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라는 제목의 성찰적 에세이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책을 펴내며: 내가 꿈꾸는 시민운동
제I부 시민운동의 이론과 현실
제1장 한국시민사회의 발전방향
제2장 시민운동의 역할과 과제
제3장 사회개혁과 시민운동
제4장 한국시민운동의 형성과 미래 전망
제II부 시민문화와 공공 영역
제5장 시민참여의 확대를 위한 사회운동 이론
제6장 한국인의 모임과 시민운동
제7장 민주주의, 공론영역, 텔레비전
제8장 현실정치와 시민운동
제III부 시민운동의 지역화
제9장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 운동
제10장 지역 시민운동의 새로운 리더십
제IV부 시민운동의 세계화
제11장 세계화와 세계 시민운동
제12장 새로운 사회운동과 세계 시민연대
책을 닫으며: 한국 시민운동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부록: '정수복과 시민운동론'
정수복 [저]
정수복은 걷는 사회학자다. 스스로를 사회학자이자 작가라고 생각하는 그는 파리의 골목길을 걸으며 [파리를 생각한다: 도시 걷기의 인문학], [파리의 장소들: 기억과 풍경의 도시미학]을 썼고, 프로방스의 오솔길을 걸으며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을 썼으며, 수없이 많은 책 속의 길을 걸으며 [책인시공: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을 썼다. 더 좋은 삶과 더 나은 사회를 지향하는 사회학자로서 그는 [의미세계와 사회운동]에서 시작해 [녹색 대안을 찾는 생태학적 상상력]을 지나고 [시민의식과 시민참여]를 거쳐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에 이르는 탐구의 여정을 걸었다. 그 중간에 느림과 나눔이라는 주제로 아내와 함께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최근 사회학적 이성과 문학적 감성을 예술적으로 융합한 [응답하는 사회학]을 출간했다. 1970년대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1980년대에는 파리에 유학했다. 1990년대에는 대학에서 가르치고 시민운동과 환경운동에 참여했으며 잠시 텔레비전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다. 2002년 서울을 떠나 파리에서 자발적 망명생활을 하던 그는 10년 만인 2011년 말 귀국하여 지금은 서울의 거리와 책 속을 걷고 있다. 정수복은 앞으로도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읽고 생각하고 쓰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걷는 사회학자이자 작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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