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문학을 심문하는 작가』는 최인훈의 작품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소개한 책이다. 최인훈 문학 연구의 최근 경향을 최대한 반영하고 2000년 이후의 논문을 실어 최근 연구 경향을 드러냈다. 더불어 최인훈 문학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일방향적으로 최인훈의 작품을 바라보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미완성의 문학, 미래형의 문학”
전후 최고의 작가, 최인훈
문학의 다채로운 ‘광장’을 펼쳐낸 전후 최고의 작가
‘한국문학이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안을 모색하는 연구자라면, 그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최인훈이라는 큰 산과 마주하게 된다. 1960년대 당대 비평으로부터 2010년대 현재의 문학연구의 장(場)에서 최인훈 문학이 줄곧 관심의 대상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특히, 전쟁과 분단 이후의 한국현대문학을 재구성하려는 의욕을 가진 연구자라면, 『광장』을 비롯한 최인훈의 1960년대 작품들을 필수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최인훈 문학을 제외하고 한국적 근대(성)를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최인훈 문학을 대상으로 한 학위논문이 100여 편을 훨씬 상회하는 학계의 현실은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일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최인훈 문학에 대한 접근방법이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매우 다양하고 다채롭다는 데 있다. 연구자들은 ‘주체성’, ‘근대성’, ‘실험성’, ‘환상성’, ‘탈식민주의’ 등의 다종다양한 방법론을 차용하여 최인훈 문학의 전모를 파악하며 그의 문학을 새롭게 규정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최인훈 텍스트의 매력은 이 같은 다양한 해부와 해석을 견뎌낼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방법론으로도 명쾌히 해명되지 않는 텍스트의 잉여를 남긴다는 데 있을 것이다.
초기의 최인훈 연구는 출세작 『광장』에 치우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한국문학 연구자들은 『회색인』, 『가면고』, 『구운몽』, 『크리스마스 캐럴』 연작, 그리고 상대적으로 간과되었던 단편소설로 연구 대상을 확대하였다. 연구 대상의 확장은 최인훈 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거시적이고 메타적인 관점에서 최인훈 문학과 1960년대 문학을 조망하는 데도 유익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였다.
전후 작가 중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진 작가, 연구 성과물이 가장 많은 작가가 최인훈이다. 수백 편의 논문 중 작가총서에 실을 십여 편을 선정하는 작업이, 그래서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부득이 논문을 골라야 했으므로 몇 개의 기준을 세웠다. 첫째, 최인훈 문학 연구의 최근 경향을 최대한 반영한다. 가급적 2000년대 이후의 논문을 실어 최근의 연구 경향이 드러나도록 하였다. 둘째, 최인훈 문학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관점들이 반영되도록 한다. 특히, ‘작품론’에 실은 논문들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대상 작품이 겹치지 않도록 하였다. 셋째, 최인훈 문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에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도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그래서 작가 최인훈의 생애와 작품 세계 전반을 설명한 ‘최인훈의 삶과 문학’은 가급적 평이하게 서술하였다.
제1부┃최인훈의 삶과 문학
치열한 자기 更新의 문학 / 정재림
제2부┃주제론：최인훈 문학과 프랙탈 이론
최인훈 소설의 기억하기와 탈식민성 / 구재진
-『서유기』를 중심으로
최인훈 소설에 나타난 가족 로망스의 의미 / 김미영
한국적 근대와 성찰의 난경(難境) / 김영찬
-최인훈의 『크리스마스 캐럴』 연구
근대 지식인의 고전 읽기 / 김한식
-최인훈의 패러디 소설에 대하여
기억의 문학적 재생 / 연남경
최인훈 소설에 나타난 여성 인식 / 정영훈
최인훈 소설의 반복 구조 연구 / 최애순
-『구운몽』, 『가면고』, 『회색인』의 연계성을 중심으로
제3부┃작품론：‘회색의 의자’에서 ‘화두’까지
감시와 위장 / 강헌국
-최인훈의 『크리스마스 캐럴』론
최인훈 문학에 나타난 난민의식 연구 / 김남석
-최인훈 작품 세계 연구(2)
기억의 확장과 서사적 진실 / 김인호
-최인훈 소설 『서유기』와 『화두』를 중심으로
최인훈의 『태풍』에 나타난 파시즘의 논리 / 송효정
-근대 초극론과 동아시아적 가족주의를 중심으로
타자의 시선을 통한 현실의 이해 / 양윤모
-최인훈의 「총독의 소리」 연구
최인훈의 소설에 나타난 ‘얼굴’의 도상학(圖像學) / 양...윤의
-『가면고』를 중심으로
분단현실과 주체의 자기정립 / 유임하
-최인훈의 『회색인』
제4부┃부 록
생애 연보
작품 연보
연구 목록
정재림 [저]
고려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국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고려대학교와 항공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자신이 문학을 전공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선생이 되었다는 점에 감사하는 사람이다. 문학이라는 전공과 선생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는 딱히 없다. 하지만 유신론자인 까닭에 이 모든 일이 우연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이다. 한동안은 ‘기억’이라는 주제에 매료되어 [기억의 고고학] [한국 현대소설과 전쟁의 기억]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영화관에 들어서다]와 같은 책들을 펴내기도 했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문학을 어떻게 하면 남도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한편, ‘좋은 선생’이 되자고 재차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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