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 목사의 출애굽기 해설서 첫 번째 권. 히브리 노예들의 고난부터 홍해 바다를 건너는 이야기까지 하나님께서 역사에 개입함으로써 우리와 함께하시는 모습을 통해 큰 은혜를 느낄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람 모세조차도 이스라엘 민족을 파라오의 손에서 구원해 가나안 땅으로 이끄는 일에 주저했다. 이 책을 통해 모세를 순종하게 만든 하나님의 표적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요즘 우리가 주님의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듣고 순종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보자.
경청ㆍ공감하시는 하나님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돌보셨고 하나님이 그들을 기억하셨더라”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 즉 하소연을 진지하게 들으셨다는 뜻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극복과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천 년도 더 지난 이야기를 우리가 오늘 다시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님께 간절히 바라면 응답을 받는 역사가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반복된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다.
이 책은 성경 원문을 다양한 언어, 히브리어·그리스어·영어·독일어·한국어로 비교하고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여러 역사적 자료와 묵상의 글을 함께 살펴본다. 하지만 단순히 자구의 정확한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려는 의미를 오롯이 마음에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의 적용’이라는 코너를 통해 이렇게 구한 말씀의 의미를 우리 삶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출애굽기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손잡고 거닐며 말씀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다 것이다.
나는 나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신의 정체와 계획을 밝히셨다. 주님의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듣고 그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는 것과는 조금은 결이 다르다. 우리가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는 것을 이루시도록 그 뜻에 맞게 사용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믿는 자에게 자신을 드러내시고 가야 할 일을 분명히 보여주신다. 우리가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 있어 주님의 뜻을 따르고 있는지 혹은 나 자신의 뜻으로 기울어진 길을 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알려주시지 않으면 사람은 하나님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구부리려고 하면 주님으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이 버겁다고 불평하기 전에 그것을 따를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듣는가?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만일 그들이 너를 믿지 아니하며 그 처음 표적의 표징을 받지 아니하여도 나중 표적의 표징은 믿으리라”
예수님 시대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표적을 보고자 하였다. 그들은 그러면서도 표적이 말하는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종종 믿음을 더해줄 표적을 간구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게 부족한 것인 표적인지 믿음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표적을 보여주신 목적은 그가 하나님을 믿게 하기 위함이었다. 즉 표적만 보지 말고 그 표적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믿으라는 것이다. 우리가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표적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하나님의 권능이 임한 사건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타내려고 하시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출애굽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큰 교훈 중에 하나는 이스라엘 민족이 그토록 많은 표적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우상숭배의 유혹에 빠졌다는 것이다. 표적이 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생긴 믿음이 연약할 수밖에 없다. 출애굽 사건을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할 중요한 의미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렇게 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
출애굽기에서 가장 긴박감이 넘치는 장면이다. 이미 여러 매체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 장면을 그렸다. 하지만 그런 스펙터클한 장면과 달리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무척 당혹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지팡이를 든다고 파라오와 그 군대가 추격해오는 이 현실에서 달라질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하며 죽음의 공포에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역사는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모세의 지팡이는 단순한 나뭇가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권능이 머무는 곳이었고 그 앞에 홍해 바다를 갈라진다. 하나님의 권능이 일으키는 놀라운 사건, 즉 표적은 단순히 신기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믿음과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성취되는 현장이다. 우리가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님을 가리켜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 그리고 출애굽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한다. 출애굽 사건이라는 역사 현장에서 만난 여호와 하나님이 참 하나님이시며 인간에게 자유와 생명을 주시는 분이시고 역사의 주인이라는 깨달음과 바로 그 하나님이 출애굽기를 읽는 각 시대의 사람들에게 함께하신다는 신앙과 진리를 드러낸다.
이 책을 통해 출애굽기와 손잡고 걸음으로써 역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체험하고 그분의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따라 참
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01 신실하신 하나님
02 고난의 시작
03 믿음은 생명을 살리는 일로 표현된다
04 왕은 지고 어머니는 이긴다
05 뜻은 좋았는데…
06 로맨스 없는 우물가
07 경청·공감하시는 하나님
08 소멸시키지 않는 불
09 밀고 당기기
10 나는 나다
11 가라 모세, 너 가서…
12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듣는가?
13 모세에게 힘을 실어주신 하나님
14 하나님의 신임장
15 귀향길에 생긴 불가사의한 일
16 만남은 모든 일의 시작
17 계란으로 바위치기
18 더 세진 노동 강도
19 미운털 박힌 모세와 아론
20 돌아옴
21 여호와 하나님은…
22 사명을 다시 일깨우신 하나님
23 뼈대 있는 가문
24 열 번 찍어도…
25 끝까지 설득하시는 하나님
26 열한 번의 표적
27 지팡이가 뱀으로
28 핏빛으로 변한 강물
29 개구리 표적
30 모기(이) 표적
31 파리(등에) 표적
32 가축의 떼죽음
33 피부병
34 우박
35 메뚜기 표적
36 온 땅에 흑암이 깔리다
37 최후통첩
38 새로 주어진 달력 - 유월절
39 누룩 없는 떡을 먹기 - 무교절
40 유월절 또는 과월절
41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권 선언
42 출애굽
43 유월절
44 무교절
45 태에서 처음 태어난 것
46 출애굽...이여, 오늘 또 다시…
47 구름기둥과 불기둥
48 인간의 비인간화
49 일희일비
50 이렇게 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랴?
51 신기하고 놀라워
52 여호와 같은 분이 어디에 또 있을까?
53 납같이 물에 잠기다
54 돌같이 침묵하다
55 여호와는 진실로 높고도 높으시도다
p. 170_ 모세가 파라오에게 가서 ‘우리가 광야로 사흘 길쯤 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려 하오니 가도록 허락하소서’라고 말한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보다 훨씬 더 무모해 보인다. 비록 이것이 모세 자신이 착안한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하라고 하신 것일지라도.
이 말의 무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이 세상에 중차대한 일치고 그 첫 착상 또는 첫 발을 내딛는 일이 위의 속담과 같지 않은 적이 있었는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것이 이성적(합리적)인가, 여러 상황과 조건이 한번 부딪혀볼 만하게 여겨지는가, 나의 지식 정보 능력이 한번 붙어볼 만한가 등이 아니다. 핵심은 ‘하나님께서 그 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어떻게 다루시는가?이다.
p. 318~319_ 이로써 하나님은 파라오와 이집트 백성에게 이집트의 각종 신들이 도저히 견줄 수 없는 차원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자 하셨다. 진실로 하나님은 모든 신들 위에 뛰어나신 분이요, 홀로 큰 기사와 이적을 행하시는 분이며, 영광과 찬양을 영원히 받으시기에 합당한 유일한 분이다.
여호와여 신 중에 주와 같은 자가 누구니이까 주와 같이 거룩함으로 영광스러우며 찬송할 만한 위엄이 있으며 기이한 일을 행하는 자가 누구니이까(출 15:11)
우리는 오늘날 하나님을 인간의 경험과 이성의 틀 안에 가두고 현실 앞에 두려워 떤다. 이런 뜻에서 파라오와 우리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p. 497_ 이 세상 어떤 사람이든 시간이든 물질이든 현상이든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내용과 질이 달라진다. 하나님께서 이런 것들을 쓰시면 그것들은 순식간에 특별해진다. 그것이 평범한 것이든 비범한 것이든 하나님의 손 안에서 사용될 때에는 다 특별한 모습으로 변모된다. 구름과 불, 그리고 그것으로 만들어낸 현상도 그러하다. 구름과 불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흔한 것을 가지고 하나님은 자신의 임재와 동행의 표지로 삼으신 것이다. 아니 흔한 것이기에 오히려 언제 어디서나 가까이 볼 수 있으니, 그것을 동행 및 출발정지의 신호로 삼은 것은 진정 탁월한 선택인 것이다.
정현진 [저]
경기 파주 탄현초등학교, 문산중학교, 수원 수성고를 거쳐 한신대 신학과 및 대학원(Th. M), 독일 요한네스 구텐베르크(마인츠) 대학교(신학박사 Ph. D)를 졸업했다. 독일 헤센나사우주교회(EKHN) 라인마인한인교회 담임목사와 한신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수도교회 담임목사, 한신대학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학위논문으로 「Die theologische Botschaft des Visionszyklus in der Amosschrift.」 (아모스서의 환상보도문에 나타난 신학적 메세지 연구)이 있으며, 저서로는 《해방공동체 2,3,5》(공저), 《시편, 우리 영혼의 해부학》(공저), 《드디어 그날이 이르고》, 《다윗도 사무엘도 몰랐다》, 《하나님께 기도해요》(공저), 《표적이 전하는 소리를 듣는가?- 출애굽기와 손잡고 거닐기 1》, 《루터의 시간을 거닐기》, 《성령님에게 이끌리는 여린 싹》, 《여유와 소망으로 머무는 병상》(공저), 《다시 시작이다 - 창세기 원역사와 손잡고 거닐기I》, 《세상 안에서 세상과 다르게 - 창세기 원역사와 손잡고 거닐기2》, 번역서 『요르크 칭크, 기도를 어떻게 드릴까요? Ⅰ,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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