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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 제4시집 『인생의 길을 묻다』. 한 편 한 편이 인생의 교과서와 같은 이영순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인생의 진리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시편들로 가득하다.

[서문] 푸근한 어머니 같은 여심 원용우(문학박사/시조협회 고문)前교원대 명예교수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헤어졌던가? 그 만난 사람들 중에는 好緣도 있었고 惡緣도 있었다. 만나면 공연히 즐겁고 가슴 설레고 다가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好緣에 해당한다. 비유하면 인생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사귀 같은 존재이다. 내 옆에는 나도 모르게 많은 잎사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같은 가지에 매달린 잎사귀는 형제자매와 같다. 다른 가지에 매달린 잎사귀들은 촌수가 멀어진 일가들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들과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 그러니 만남은 좋은 징조이고 헤어짐은 나쁜 징조이다. 李榮順 시인이 네 번째 시집을 상재한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시인에게는 가장 축하할 만한 일이 시집을 출간하는 일이다. 문예춘추 문학기행 때 처음으로 만났는데 첫 인상이 좋았다. 언행이 바르시고 예의범절이 남다르다. 그 후 이영순 시인은 담쟁이문학회를 창립하고 초 대 회장이 되셨다. 그러면서 교류하게 되고 접촉하게 되었다. 이영순 시인은 한마디로 푸근한 어머니 같으신 분이다. 그 모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신다. 그러면서도 즐거우신 표정이다. 행사 때 찾아오는 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매사에 열정적이시다. 희생적으로 봉사 하신다. 행사 때는 회원들의 참여율이 높아서 대성황을 이룬다. 다른 문학회에서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담쟁이문학회가 잘 굴러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추진력도 있으시다. 그러니 단체의 장을 맡을 만하신 분이다. 그분의 작품세계는 어떠하신가? 한 편 한 편이 인생의 교과서와 같다.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이영순의 시를 읽어야 한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 인생의 진리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마라 아침에 해가 뜨면 밤이 오더라 살다 보면 뜨는 해 속에 몸살 나게 행복하다가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개똥도 밟을 때가 있더라 그렇게 살아가는 게 누구라도 우리네 삶이더라 6 햐얀 발자국 생각도 마음도 깊어지고 넓어지는가 하면 이미 힘없는 늙은이가 되고 고샅길에 마실 나온 바람에게 또다시 길을 묻는 게 우리들 인생이 아닌가. - 인생의 길을 묻다 이 작품의 제목은 〈인생의 길을 묻다〉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첫 번째가 ‘힘들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라’는 충고이다. 많은 사람들은 무엇을 시도하다가 힘들게 되면 그것을 포기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자아는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추구하면 소원 성취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성들여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두 번째 인생길에는 우여곡절이 많다는 것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그 표현이 “아침에 해가 뜨면 밤이 오더라.”라는 구절이다. 이 표현 속에는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오게 되고 새날이 밝아질 것이란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세 번째 우리들이 깨달아야 할 것은 “생각도 마음도/ 깊어지고 넓어지는가 하면/ 이미 힘없는 늙은이가 된다.”는 내용이다. 무언가는 깨닫고 실천하려 할 때는 이미 힘없는 늙은이가 되어, 다시 바람에게 길을 묻는 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인생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이 작품은 정확하게 그 답을 주고 있다. 그 답을 빗대어 표현하고 은유적으로 나타내서 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마치 『명심보감』을 다시 읽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여러 번 읽으면 인생의 길이 보이고 그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인생은 꽃이다… 찌그러지게 피던 활짝 피던 한 번은 피다가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활짝 이쁘게 피던 꽃이나 찌그러지게 구탱이서 피던 꽃이나 시들면 마찬가지 묻히고 밟혀 한 줌의 흙으로 가는걸 그리도 아둥거리며 웅켜진 욕심으로 피다지는 게 사람의 미련함 잘난 자나 못난 자나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목숨줄. 살았다고 으시되며 8 햐얀 발자국 잘난 척 좀 하지 말거 레이…… 마지막 낙화가 되어도 겸손하게 뿌린 향기는 영원하리. - 인생은 꽃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인생은 꽃이다〉이다. 찌그러지게 피던 활짝 피던 한 번은 피다가는 게 인생이라고 하였다. 그 외 작품 〈향기〉, 〈정류장〉, 〈광화문〉을 읽어보아도 인생론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작품 〈정류장〉에서는 “인생은 이승과 저승의 정류장 앞에서 / 분주하게 차를 기다리는 승객이다”라고 하였다. 이영순 시인은 이처럼 인생 문제를 다각도로 탐색하고 조명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꽃에다 비유한 것은 인생을 아름다운 존재라 인식할 때 가능한 것이다. 꽃은 예쁘고 아름답고 향기를 내뿜는 존재이다. 그런데 어떤 시인은 사람에게서 향기가 난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구린내를 풍기는 사람, 독가스 냄새를 내뿜는 사람, 썩은 냄새를 풍 기는 사람 등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다. 천사와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마와 같은 사람도 있다. 이왕이면 향기가 나는 사람, 천사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욕심이 태산 같은 사람, 거짓말 하기를 밥 먹듯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이 작품에서는 “그리도 아웅거리며 움켜진 욕심으로 피다지는게 사람의 미련함”이라고 하였다. 잘난 자나 못난 자나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우리의 목숨줄이라고 하였다. 위의 두 작품에서 보듯이 이영순 시인은 작품을 통하여 인생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좋은 작품은 단순한 서정을 나열할 것이 아니라 의생의 의미를 함축 하고 있을 때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작품을 읽었을 때 무언가는 남는 것이 있어야 하고 감동의 물결을 불러 일으 켜야 한다. 그의 작품을 대하면 무게감이 있고 당기는 힘이 있고 진리를 깨닫게 하는 깊이가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았을 때처럼 우아하고 향기가 난다. 독자와 소통이 잘 되는 작품을 쓰시는 점도 칭찬 받아야 한다. 더욱 건강하시고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시인이 되어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좋은 책 출간을 거듭 축하드린다. 2019년 12월 4일 [책속으로 이어서] 고운 꽃 소중한 너라서 아름다운 꽃이다 무너진 콘크리트 사이로 꿋꿋이 겨울을 뚫고 곱게 핀 너를 보며 너는 충분히 아름다운 꽃이다 너를 볼 때면 때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발자국 소리 익숙한 발자국 소리 숨 쉬는 공간이 기다림에 평화로웠다 흐르는 냇물을 잡을 수 없듯이 당신과의 이별도 막을 수 없구나 생의 가장 행복한 날 지금 와 생각하니 해가 저물면 골목 어귀에서 들려오는 귀에 익은 당신의 발자국 소리 내 모든 시간이 당신의 들고나는 발자국 소리에 행복했노라 집 강아지도 춤을 추게 한 그 정겨운 발자국 소리 이제는 바람소리만 남겨놓고 보고픔이 담장을 넘어 서녘 노을이 지면 지금도 까끔 기웃거림이 가슴을 찢는 잔인한 시간으로 되돌아온다 44 인생의 길을 묻다 시간 외롭다고 징징대지 마라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도 마라 조금만 참고 내려놓고 살다 보면 행복한 날도 오더라 그냥 참으며 살면 되지 살다 보면 때론 가슴 짜릿한 날도 있으리 사랑은 거짓말 쟁이지만 시간은 결코 정직하더라. 하늘로 떠난 사람 2018년 갈바람 타고 세상 짐 다 벗고 천사 같은 모습으로 잠이 든 건지 천사들과 노니는 건지 세상의 근심 내려놓고 짐 보따리 하나 없이 떠난 사람 참 편안해 보인다 남겨진 곰탱이만 발을 동동 구르며 같이 갈수 없는 길에 눈물을 뿌린다 너무 겁나고, 힘들다고 해도 이젠 들은 척도 안 하고 변절된듯한 사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가슴에 그리움 하나 휙 던지고 52년의 사랑을 뒤로하고 저 혼자 떠난 사랑했던 나의 사람아 사람 마음 똑같은 둘레길을 걸어도 하루하루 눈에 들어오는 시야들이 감성에 따라 틀리다니 같은 나무였는데 같은 길이였는데 오늘은 어제 본 그 풍경이 아닌듯하고 휑한 가슴 어제까지 서운하고 섭섭함만 남아있던 사람 산모퉁이에 밝게 핀 곱디고운 진달래꽃을 보니 야속했던 사람도 꽃 속에서 고운 모습으로 나를 보고 웃고 있네. 이런 변덕스러운 동물은 아마도 세상에선 사람뿐일 게다.

작가의 말 / 이영순ㆍ3 서문 _ 푸근한 어머니 같은 여심 / 원용우ㆍ4 서문 _ 조선형ㆍ10 1부 인생의 길을 묻다 인생의 길을 묻다ㆍ21 향기ㆍ22 정류장ㆍ23 인생은 ?이다ㆍ24 광화문ㆍ25 당신이 가고나니ㆍ26 말이 고픈 날ㆍ27 이유ㆍ28 주절이ㆍ29 고독ㆍ30 삶의 길ㆍ31 우린ㆍ32 사랑하는 사람아ㆍ33 관계ㆍ34 장벽ㆍ35 생각ㆍ36 정ㆍ39 인연ㆍ40 잊지 못할 사람ㆍ41 고운 꽃ㆍ42 발자국 소리ㆍ43 시간ㆍ44 하늘로 떠난 사람ㆍ45 사람 마음ㆍ46 2부 남편의 부재 아픈 날ㆍ49 3월이 오면ㆍ50 2019년 봄바람ㆍ51 보고 싶다ㆍ52 뜬구름ㆍ53 허공ㆍ54 명절 전날ㆍ55 현충사 바람소리ㆍ56 남편의 부재ㆍ57 이별ㆍ58 언제나ㆍ61 당신은ㆍ62 거 참ㆍ63 여보가 보고 싶은 날ㆍ64 고목ㆍ65 당신이 떠나던 날ㆍ66 부부ㆍ68 슬픈 가을ㆍ69 2018년 10월 15일ㆍ70 빈방ㆍ72 마음 심(心)ㆍ73 달빛ㆍ74 찌지리ㆍ75 지금도ㆍ76 편지ㆍ77 세상엔ㆍ78 가슴ㆍ80 3부 너를 위한 가슴 한 편 너를 위한 가슴 한편ㆍ84 바램ㆍ85 말ㆍ86 유월엔ㆍ88 우울한 날ㆍ89 마을버스ㆍ90 삶이란…ㆍ91 사랑한다는 건ㆍ92 그대여...

1부 인생의 길을 묻다 인생의 길을 묻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마라 아침에 해가 뜨면 밤이 오더라 살다 보면 뜨는 해 속에 몸살 나게 행복하다가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개똥도 밟을 때가 있더라 그렇게 살아가는 게 누구라도 우리네 삶이더라 생각도 마음도 깊어지고 넓어지는가 하면 이미 힘없는 늙은이가 되고 고샅길에 마실 나온 바람에게 또다시 길을 묻는 게 우리들 인생이 아닌가. 향기 한설의 매화 향기 제 아무리 아름다워도 내 가슴에 남몰래 핀 그대 향기만 하오리 봄바람에 핀 황홀한 꽃이라도 사람의 도리를 아는 가지런한 연(緣) 꽃만 못하니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향기보다 더 아름다운 건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으리. 정류장 인생은 이승과 저승의 정류장 앞에서 분주하게 차를 기다리는 승객이다 기다리는 동안 어떤 이들은 지루하고 어떤 이들은 꽃구경하며 행복하게 기다린다 그보다 더 운 좋은 사람은 노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 속 소박한 마음으로 바람도 친구 사귀며 기다리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것이다. 인생은 꽃이다 인생은 꽃이다 찌그러지게 피던 활짝 피던 한 번은 피다가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활짝 이쁘게 피던 꽃이나 찌그러지게 구탱이서 피던 꽃이나 시들면 마찬가지 묻히고 밟혀 한 줌의 흙으로 가는 걸 그리도 아둥거리며 움켜진 욕심으로 피다지는 게 사람의 미련함 잘난 자나 못난 자나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목숨줄 살았다고 으시대며 잘난 척 좀 하지 말거 레이 마지막 낙화가 되어도 겸손하게 뿌린 향기는 영원하리. 광화문 나는 4.19도 겪고 5.16도 보았다 그리고 이글대는 욕심들 미세먼지 속에 시커먼 매연으로 가득 찬 거리 휘청대는 인생이지만 당신이 있어 행복했노라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면서 인생을 조금만 가볍게 살면 좋으련만 굶주린 늑대보다 더 무서운 게 광화문의 정치판 같다. 당신이 가고나니 앙상한 가지에 칭얼대어도 행복했노라 건불같은 당신이라도 그런 당신은 내가 믿는 하나님 같았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것의 근본이였다 천지의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느끼게 했던 당신 당신이 가고나니 삼라만상이 죽은듯한 터지고 메마른 마음이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고 싶은데 자꾸만 자꾸만 당신 없는 인생이 사막같이 공허하다. 말이 고픈 날 당신을 잃은 날 미안해서 불쌍해서 목놓아 울던 날 까마귀도 슬프게 까악까악 울더이다 잘 가라는 말이 차마 인간이 할 짓이 아니고 범생이라고 믿었던 내가 가슴이 잡지처럼 펄럭인다 말이 고픈 날 당신이 보고 싶은 날 노을이 슬프게 지던 날. 이유 모든 만남은 이유 그건 하늘의 뜻 무심히 만났는데 참 좋았다 그런데 가끔 남몰래 욕심에 아팠다 그리고 인생을 배웠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내 인생의 감정의 노동을 준 당신 아픈 만큼 당신을 알고 나를 알게 되는 순간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그 사랑은 내겐 결코 또 다른 나를 볼줄아는 이유였다. 주절이 햇살 좋은 날 비가 오는 날 함박 눈 펑펑 쏟아지는 날 가끔은 무작정 달려가 너의 얼굴이 보고 싶다 가슴 시리도록 허전하고 외로운 날이면 주절주절 다하지 못 했던 말 혀끝에서 춤을추며 나도 모르게 네 이름을 불러본다. 고독 체면을 앞세워 홀로 늙는다는 건 독감을 앓는 거보다 힘든 것 같다 누구라도그냥 얘기하고 싶다 세어보면 무수히 많은 지인들이 있는데 이럴 땐 자신 있게 허물없이 누구한테 다이얼을 누르고얘기할 때가 아무도 없다 뾰족하게 할 말도... 없지만 누군가 실없는 수다라도 떨고 싶은데 혼자 외롭고 공허한 재간 없는 인생 기도로 채우려나, 아~세월 앞에 누군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겠나. 삶의 길 오늘이란 시간 사용할 때 좋은 시간으로 행복하고 싶다 지금을 주신 하나님 솔로몬의 지혜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 사람의 마음엔 돌밭과 자갈밭이 있다 가끔은 잔잔한 평길이 있다 우리 마음도 언제나 평길만 걷고 싶지만 혹여 자갈밭의 아픔을 모를까 봐 가끔 하나님은 평길과 자갈밭을 같이 주셨나 보다 내가 사는 날까지 평길과 자갈밭이 다 같이 삶의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린 머물다 가는 세상 사랑할 권리 속에 가끔은 꽃구름인 줄 알고 타고 보니 웬걸 먹구름도 있더라 그래도 속았다고 슬퍼 말자 캄캄한 밤이 지나면 반듯이 새벽이 오더라 그것이 자연의 이치거늘 사람은 언제나 사랑해야 살 수 있는 연약한 동물인 걸 사랑하자 우린 미워도 사랑하자 그래서 나는 이럴 때도 저럴 때도 하나님께 기도한다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다고 사랑하는 사람아 좋은 날만 있으면 사람들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기에 가끔은 삐꺼덕 되는 게 인생인가 보다 사랑하는 사람아 그런다고 너무 멀리 가지 마라 삐거덕 되는 것도 사랑의 아니더냐 처음처럼 아름다운 사랑만 하면 누군들 인생이 힘들다 하겠는가 삐거덕 돼도 고왔던 사랑의 찌꺼기라도 있다면 삶의 원동력이 되나니 사랑하는 사람아 너무 멀리 가지마라 우린 서로 그러면 안 되잖니? 관계 삶을 살아가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만큼은 모든 관계 바람이 드나들 만큼 늘 선선하고 편안했으면 좋겠다 왜 그리 가끔은 숨 막히도록 통풍이 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을까 나를 통재해야 만사는 힘겨운 세상 장마로 인해 후덕지근한 마음이 그래도 오늘만큼은 사람으로 인해 시원하니 행복하고 싶다. 장벽 인생은 늘 그리움을 산화시키며 사는 동물 같다 어제도 그립고 오늘도 그리움을 안고 산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랑이 없으면 사막에서 헤매는 모습 같다 그래서 산다는 건 모두가 사랑과 그리움을 위해 만든 무대 같다 등 따습고 배부르니 사치스러운 소리라고 말하지 마라 배가 불러도 사랑이 없으면 슬픈 일이고 등이 따뜻해도 그리움이 없으면 슬픈 일이다 바보도 사랑은 알고 천치도 그리움은 아는 게 인간들의 삶이다 예수님의 숭고한 사랑처럼 모나지 않는 그런 사랑도 아름답지만 나는 나는 촉촉이 가슴을 적시는 막혀버린 사랑의 장벽을 뚫고 싶다. 생각 나한테 관심 없는 사람한테 관심을 주는 게 바보인 줄 알면서도 닿을 수 없는 그리움 자꾸만 관심이 가는 게 항상 정이 많은 사람이더라 삶이 너무 외로워 인생이 너무 무료해서 그것마저 없다면 인생의 삭막함이 사막보다 더하니깐 그러나 빨리 깨달아 바보가 되진 말아야 옳은 삶이 아닐까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했던 사람 사랑은 언제고 움직일 수 있다 이젠 나한테 관심 없어도 괜찮아 네 가슴에 내가 없어도 괜찮아 흐르는 세월이 우리만 바라보고 있겠니 그래도 난 말이야 너처럼 그렇게 많은 가슴이 없단다 지금도 그냥 한마음 1부 인생의 길을 묻다 37 너의 마음을 갖진 못해도 난 무조건 네가 좋았던 것만 생각해 무엇에도 고려할 것 없이 한때 행복했던 시간만큼은 지금도 내 가슴에 선물로 간직할 거야 먼 훗날 우리들의 이야기가 별이 되고 반딧불로 만들어서 누구의 가슴에도 촉촉이 적셔 주는 아마도 아름답고 고운 글로 돌려줄 거야 지금 나는 과연 내 자리에서 행복한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가 아니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니 글쎄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닌 것도 같다 타인의 시선에서부터 못 벗어나면 과연 어느 것이 더 의미 있고 행복한가 오늘도 나는 내 가슴에게 물어본다 무엇을 더 바라고져 머뭇거리는 내 모습이 안쓰럽다 가끔은 어떤 것이 자유고 무엇이 진정 행복한 인생인가 외롭고 고독함은 그림자처럼 늘 나를 따라다니고 삶이 덧없이 빠르게 흐르고 이유없이 이렇게 슬픈 날이면 나는 무엇에 중독되어 살아가고 있나 그게 인생이고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면 어쩐지 어른이 된다는 건 가끔 힘들고 아픈 일이다. 1부 인생의 길을 묻다 39 정 가슴에 품었던 깊은 정 다 부질없는 짓이련만 인간은 어떨 땐 사랑보다 더한 게 정이다 커다란 욕망도 결국엔 어차피 한 줌의 흙이 될 낙화를 위한 과정일 뿐인데 미련한 사람들은 늘 사랑하고 정을 주고 울고 웃는다 오늘도 욕망의 가슴들이 못내 든 정이 아쉬워 날려 보내자니 허상을 못 버리고 쓰디쓴 가슴에서 요동을 친다. 인연 우리네 삶 속에 단점보다 장점을 많이 봐라 하얀 뭉게구름 시커먼 먹구름 하늘에 사는 구름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사람이 아니더냐 인연을 맺게 하는 건 하늘이라도 아름답게 가꾸어 고운 인연을 만드는 건 사람 몫이다 이런 마음 저런 마음 조금 부족해도 사랑하기 때문이라면 얼마든지 참아 주거라 그런 것도 없다면 사람이 살아가는 행복을 어디서 찾으리 사람이 살아가는데 말로 엮기는 게 가장 아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는 법이지만 그래도 인연처럼 소중한 게 어디 있으랴 찰지고 아름다운 인연은 참아주고 아껴주는 헌신에서부터 이루어 진다. 1부 인생의 길을 묻다 41 잊지 못할 사람 야속했던 사람도 정겨웠던 사람도 모두가 떠난 사랑이지만 지금 와 생각하니 어떤 이유라도 변명하고 싶지 않은 건 그대가 있었기에 가끔 행복했었습니다. 어쩌다 변절된 마음이 보였던 건 바람과 세월의 탓이었겠지요 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엔 못내 아쉬움이 서려 있고 내가 아는 건 지금도 당신만큼은 영원히 잊지 못할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영순 [저]

'한울문학' 75기 신인문학상 수상, 문화예술진흥회 작가상. 사) 한국 한울문인협회 회원, 사) 문화 예술 교류 진흥회 회원, 사) 한국 문화 예술 유권자 총연합회 회원, 월간 한울문학 홍보분과 부위원장,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교회 권사. 한울 시선 43호 '이야기속의 풍경소리', '하늘빛 풍경' 사화집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