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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시/에세이 > 시 > 한국현대시

저자 이영순의『담쟁이 넝쿨』은 크게 5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제1부 (사랑의 변명) 탄생 _9 나는 꽃이어라 _10 햇살 아래 _11 거울 _12 그대가 그리워 _13 욕심이라면 _14 봄비 _15 낙엽 _16 들길을 걸으며 _17 나는 어떤 글을 쓸까 _18 연기가 끝나면 _19 기다림 _20 우리 사랑 _21 우리 사이 _22 그때는 몰랐네 _23 용서 _24 물어보고 싶습니다 _25 첫 눈 _26 詩香의 언덕 _27 사랑의 변명 _28 찔레꽃 _29 꽃길에서 _30 길 _31 알다가도 _32 한 사람 _33 그 이름 _34 제2부 (초로 인생) 시계 _36 여인이여 _37 그리운 사람은 만나야 한다 _38 별 하나 _39 소식 _40 사랑의 변명 초로 인생 제1부 제2부5 나의 겨울 _41 어제 그 말이 _42 다리 _43 나는 꿈을 꾼다 _44 꽃말의 바이러스 _45 앙탈 _46 그리움 _47 모르겠습니다 _48 마을 버스 _50 장벽 _51 당신은 _52 마음 심(心) _53 세상엔 _54 인생 _55 나도 내가 사는 행복을 알았습니다 _56 어리석은 마음 _57 바람소리 _58 진정한 사랑은 _59 문 _60 초로 인생(草露人生) _61 우리 동네 _62 제3부 (만화방창 앞에) 인생의 길을 묻다 _64 기다려지는 사람 _65 젠장 _66 낙엽들의 사랑 _67 기도 _68 정류장 _69 운동화 _70 주절이 _71 날개 _72 그때는 몰랐네 _73 당신 _74 기쁨조...
나는 꽃이어라 그대가 정겹게 나를 부를 때마다 나는 꽃이어라 해가 뜨면 당신의 사랑을 듬뿍 받는 꽃 해가 지면 부끄러움 감추고 당신의 사랑 속에 피어나는 꽃이어라 태양 속에 피고 달빛 속에 피는 영원히 시들지 않는 당신의 가슴 깊이 감 추워진 곱게 핀 나는 귀여운 꽃이어라. 햇살 아래 햇살 아래 숲이 숨이 차다 물소리가 물을 넘다가 돌멩이와 놀면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파랗다 속살이 간지럽다고 바람결이 고개를 넘는다. 거울 봄이 오면 내 생각도 봄이랍니다 봄이 가면 나도 여름이 됩니다 당신이 웃으면 당신이 울면 나는 손수건이 됩니다 당신이 거울이 되면 가끔 화장을 지웁니다. 그대가 그리워 하얀 가슴팍에 고운 쪽빛 하늘과 돌담길 옆 작은 의자를 그렸다 그리다 그리다 한참을 그리다 보니 내 눈은 개구리눈이 되었다 놀던 들판에 움이 트는 아지랑이 얼마나 더 살아야 새살이 돋아날 수 있을까 가끔씩 이런 날이면 바람개비처럼 그리움이 돌고도 돈다. 욕심이라면 따분한 세상에 내가 당신의 행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마디 유머 속에도 당신이 걸어서 오는 그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씩 보고 싶은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가슴에서 생각되는 사람이 바로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화나는 일이 있더라도 작은 애교를 떨면 금방 풀어지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가슴에 모델이 되는 사람이 바로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봄비 풀이 눕는다 꽃잎도 벗는다 꽃잎을 입고 자던 바람이 숲 속에서 일어나는데 새 한 마리가 신발을 신고 날아간다 아직 비 맞은 풀 섶이 축축하다. 낙엽 추억도 땅에 묻고 돌아가는 가을이면 좋겠다 잊히지 않는 기억까지 깡그리 떨어져 버렸으면 갈색 낙엽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연들이 오던 길로 되돌아가는데 귀를 뜨고 낙엽 지는 소리와 걷는다. 들길을 걸으며 나는 들길을 걸으며 보았네 나는 들길을 걸으며 느꼈네 나는 들길을 걸으며 찾았네 나는 들길을 걸으며 알았네 나는 들길을 걸으며 걸었네. 나는 어떤 글을 쓸까 좋아하는 사람은 이름만 봐도 가슴이 떨린다 싫어하는 사람은 그림자만 보여도 숨고 싶다 보고 싶은 사람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왜 가슴은 하나인데 그리도 생각은 무수할까 나는 또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좋은 글은 어떤 글인가 어떤 삶이 옳은 삶인가 흔들리는 펜 끝이 긴 터널을 지난다 연기가 끝나면 말하는 예쁜 앵무새가 되고 싶은데 아름다운 소리만 내는 악기가 되고 싶은데 거짓 속에 살다 가는 똥 묻은 휴지 같아서 숙제를 풀지 못하는 나의 연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다림 창문을 닫고 밤새 놀자던 사람아 응어리진 가슴에 돌 던져놓고 별을 세라 이르더니 기다림 속에 세월만 가네 혹여, 별 없는 칠흑 같은 밤에 남모르게 오려나 야속한 임이여 달빛만 가득 하네. 너는 어느새 내 마음의 고목이 되어 함께 있지 않아도 너는 나의 둥구나무 가질 수 없어도 너는 나의 시냇물 내 가슴에 눕는 산그늘이 된다. 우리 사이 한가한 시간이면 좋은 기억만 차곡차곡 접어놓고 싶습니다 이별 속에 산다 해도 이야깃거리로 남고 싶습니다 달빛 아래 살결만 떠올리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잠들어 꿈속에서라도 풀잎 미소로 살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몰랐네 그때는 몰랐네 세월이 이렇게 빠를 줄 그때는 몰랐네 내가 이렇게 늙는 줄 그때는 몰랐네 내가 이렇게 후회할 줄 이제 와 앞을 보니 아쉬움만 가득하네. 용서 용서는 나쁜 사람을 용서하...
이영순 [저]
'한울문학' 75기 신인문학상 수상, 문화예술진흥회 작가상. 사) 한국 한울문인협회 회원, 사) 문화 예술 교류 진흥회 회원, 사) 한국 문화 예술 유권자 총연합회 회원, 월간 한울문학 홍보분과 부위원장,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교회 권사. 한울 시선 43호 '이야기속의 풍경소리', '하늘빛 풍경' 사화집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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