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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무들은 : 최승자의 아이오와 일기
최승자 ㅣ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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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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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page/142*210*24/512g
  • ISBN
9791191859140/1191859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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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4년 8월에서 1995년 1월까지 살아 있는 내가 만들었던 살아 있는 추억의 기록” 최승자의 아이오와 일기 『어떤 나무들은』 최승자 시인의 두번째 산문집『어떤 나무들은』을 펴낸다. 1995년에 출간된 책이었으니 26년 만에 갈아입는 새 옷이다. 미국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 아이오와대학에서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라이팅 프로그램(IWP)에 참가하게 되어 첫 외국 여행을 떠난 시인이 1994년 8월 26일 일요일부터 1995년 1월 16일 월요일까지의 여정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일기 형식의 산문이다. 첫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가 비장미를 볼모로 삶과 죽음의 널 끝에 결국 ‘시’를 태운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특유의 솔직함과 유머러스함으로 무장한 시인의 일상, 그 소소하면서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최승자라는 사람의 문학적 본령이라 하겠다.
  • 꿈틀거리며 새로 태어나려는 인간 최승자의 ‘살이’ 일찍이 시인은 “일기라는 형식으로 쓰인 이 주체할 수 없이 풀어진 글에서 독자들은 아마도 ‘밥 먹고 잤다’밖에 발견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라며 염려했다지만 품위와 격식과 규격을 싫어하는 시인이 하루하루 있는 그대로의 제 삶을 고스란히 옮겨 적어놓은 이 글들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건 아마도 진짜배기 ‘살아 있음’의 현장일 거다. 우리들 누군들 하루하루 흔들리지 않겠는가. 그 ‘와중’의 흔들림을 가감 없이 고스란히 기록한다는 일. 시인은 이렇게 썼다. “어떤 나무들은 바다의 소금기를 그리워하여 그 바다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바다 쪽으로 구부러져 자라난다”. 그의 첫 산문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두고 죽음을 들여다보고 죽음 속으로 들어갔다 마침내 죽음으로부터 돌아나온 ‘삶’의 자리라 할 때, 『어떤 나무들은』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변화해가는 나, 새로 심어진 내 새로운 의식의 씨앗들”이자 “꿈틀거리며 새로 태어나려” 애쓰는 한 인간의 기록, ‘살이’라 할 것이다. ‘인간 최승자’의 기록이 겹겹으로 쌓인 이 두툼한 페이지야말로 내 ‘살이’를 흔들림 없이 비춰줄 만한 전신거울이니까. 앞선 이의 삶으로 나를 비춰보고 돌아보게 하리라는 안도에서 한 발도 뒤로 물러서게 하지 않으니까. “승자, 너 너무도 행복해보인다. 너 웃는구나.” 무엇보다 이 책은 재밌다. 너그럽고 소탈하면서도 정확한 유머 감각을 구사하는 시인 최승자의 인간적 면모다. 무심한 하루의 기록과 유심한 삶의 고찰 사이사이 태연하고도 신랄한 유머가 식탁 위 후추나 소금처럼 당연하게 놓여 있으니, 혹여 심심할 수 있는 타지의 이야기와 으레 낯설 수 있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적당하게 향을 돋우고 간을 맞춘다. 삶을 채우는 것이 도저한 절망과 허무만은 아닌 까닭에, 치열하게 죽음을 생각하면 삶에도 불씨가 트고 웃음이 피는 까닭에, 우리는 27년 전 시인 최승자가 “웃음이 쿡 난다” 말했을 유머의 순간, 아이오와의 겨울을 한순간 따뜻하게 지폈을 웃음의 순간을 만나게도 된다. 내가 내 시를 읽으면서도 시가 너무 어두운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청중에게 내 시가 좀 어둡지요라고 말했더니 여러 사람이 예스라고 했다. 그런데 맨 앞줄에 앉아 있던 한 늙은 노신사는 계속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 시가 너무 절망적이어서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낭독이 끝나고 질문받는 시간이 되었을 때 바로 그 양반이 내게 “Do you have a hope?”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내 대답인즉슨 절망이란 전도된 희망이다, 당신이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절망할 수 없다였다. 그런 상투적인 말 이외에 뭐라고 대답할 수 있으랴. 그런데 이 사람은 나중에 모든 게 다 끝나서 밖으로 나갈 때에도 나를 보면서 “You must have a hope”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Yes, I have a hope, I have a dream”이라고 대답해주었다. 나중에 레스토랑에서 마크와 리오넬에게 그 얘기를 해주었더니 둘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질문과 응답 시간도 다 끝나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청중 중의 몇 명이 내게 와서 정말로 잘 들었노라고 말해주었다. 리딩 경험이 없었던 나로서는 뭐하러 사람들이 그렇게 즐겨 리딩을 할까 생각했는데 바로 이런 맛 때문에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_1994년 11월 11일 금요일, 243쪽 자기에게 속아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자기 자신과 싸우는 일 가림이나 까탈보다는 받아들임과 뒤섞임의 성정이 빛을 발하는 건 아마도 문학이라는, 특히 시를 중심에 두고서 생활이 반복되고 대화가 이어지는 까닭이...
  • 시인의 말 4 개정판 시인의 말 7 1994년 8월 1994년 8월 28일 일요일 15 1994년 8월 29일 월요일 22 1994년 8월 30일 화요일 26 1994년 8월 31일 수요일 30 1994년 9월 1994년 9월 1일 목요일 32 1994년 9월 2일 금요일 35 1994년 9월 3일 토요일 37 1994년 9월 4일 일요일 41 1994년 9월 5일 월요일 43 1994년 9월 6일 화요일 46 1994년 9월 7일 수요일 50 1994년 9월 9일 금요일 53 1994년 9월 10일 토요일 56 1994년 9월 11일 일요일 61 1994년 9월 12일 월요일 66 1994년 9월 13일 화요일 67 1994년 9월 14일 수요일 71 1994년 9월 15일 목요일 75 1994년 9월 16일 금요일 80 1994년 9월 17일 토요일 83 1994년 9월 18일 일요일 88 1994년 9월 20일 화요일 90 1994년 9월 21일 수요일 92 1994년 9월 22일 목요일 96 1994년 9월 23일 금요일 100 1994년 9월 24일 토요일 105 1994년 9월 25일 일요일 107 1994년 9월 27일 화요일 109 1994년 9월 28일 수요일 112 1994년 9월 29일 목요일 114 1994년 9월 30일 금요일 117 1994년 10월 1994년 10월 1일 토요일 120 1994년 10월 3일 월요일 124 1994년 10월 4일 화요일 127 1994년 10월 5일 수요일 133 1994년 10월 7일 금...
  • 시 창작자로서보다는 시 번역자로서의 즐거움이 더 컸다. 어쨌거나 내가 번역한 시가 그들에게 얼마큼 통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 그리고 그들이 나이든 한국 여성 시인들과 얼마나 다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언젠가 김혜순에게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원로 여성 시인이 무슨 상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추천을 위해서 김혜순과 내 시집을 어렵사리 구해 읽었는데, 김혜순의 시집을 펼쳐보니 첫 페이지부터 이놈 저놈 소리가 나오고 최승자의 시집을 펼쳐보니 첫 페이지부터 웬 배설물(그 시인은 차마 똥이라는 말도 발음하지 못하고 배설물이라는 단어로 대치했다) 타령이 나오는가, 그래서 자기 낯이 뜨거워져서 추천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나누면서 김혜순과 나는 낄낄거리며 웃었더랬다. 베릴은 굉장히 늙어 보이긴 하지만 어딘가 성격 강한 배우 같은 인상을 준다. 그건 그녀의 악센트가 아주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녀의 차림새가 언제나 허름한, 그야말로 한국으로 치면 시장바닥을 돌아다니는 할머니 같은 차림새임에도 불구하고 형형한 눈빛과 쉬지 않고 퍼부어대는 얘기들, 그런 것들이 한데 뒤엉켜 굉장한 에너지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그녀는 첫번째 남편과는 사별했고 두번째 남편과는 이혼했고 지금 함께 사는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고 그냥 친구처럼 함께 산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냥 페미니스트’라고 했다. 그냥 페미니스트라는 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되. 그녀는 또 그 남자의 중풍 걸린 어머니를 돌보아주고 그 대가로 그에게서 돈을 받는다고 했다. 그건 어쨌거나 노동이니까. 그렇게 늙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활력을 갖고 있다는 게 부럽다. 나도 저 나이에 저런 활력과 생기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_1994년 9월 3일 토요일, 39~40쪽 내 원고 읽기가 끝나고 질문과 대답 시간에 클라크가 내게 특별히 무엇을 위해서, 무슨 이데올로기를 위해서 쓰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나는 무엇을 위해서 쓰지는 않는다, 내가 쓴 것이 무슨 ‘이즘’이나 무슨 이데올로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좋은 이즘이나 이데올로기라면 내 시를 이용하는 것은 양해할 수 있지만 내게 무슨 이즘이나 이데올로기를 위해서 쓰라고 한다면 나는 쓰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대뜸 네덜란드의 아스트리드가 시를 쓰고 출판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인데 그렇다면 너는 뭐 때문에 시를 써서 출판하느냐고 따졌다. 한국에서도 너무나 자주,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본 질문이다. 그러니 내 대답은 즉각적일 수밖에.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라는 데는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것이 ‘physical communication’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에 알맞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냥 피지컬이라는 단어가 느닷없이 튀어나왔는데 어디서나 반박하고 물고 늘어지기 좋아하는 아스트리드가 금세 아, 알겠다, 질문을 철회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스트리드는 어디서나 반박을 위한 반박, 반대를 위한 반대를 좋아한다. 저번에도 쇼나가 화가 나서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메이플라워 8층 코먼 룸에서 작가들끼리 무슨 문제를 갖고서 토론을 벌였는데 거기서 아스트리드가 쇼나의 견해에 집요하게 공격을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때 아스트리드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그런 거니까 신경쓸 것 없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반박이랄까 반대가 신선한 것이냐 하면 너무나 많이 들어온 소리였다. 그 점이 그녀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더 강하게 심어주는 것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내 시...
  • 최승자 [저]
  • 1952년 충청남도 연기에서 태어났다. 수도여고와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했으며, 계간 '문학과 지성'에 '이 시대의 사랑' 외 4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최승자는 현대 시인으로는 드문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박노해, 황지우, 이성복 등과 함께 시의 시대 80년대가 배출한 스타 시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2001년 이후 투병을 하면서 시작 활동을 한동안 중단했으며 2006년 이후로 요양하다 2010년, 등단 30주년 되는 해에 11년의 공백을 깨고 신작을 발표하였다. 저서로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즐거운 일기', '기억의 집', '내 무덤 푸르고', '연인들' 등이 있고, 역서로 '굶기의 예술', '상징의 비밀', '자스민', '침묵의 세계', '죽음의 엘레지', '워터멜론 슈가에서', '혼자 산다는 것', '쓸쓸해서 머나먼'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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