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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오세아니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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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아프리카, 사헬 지역, 로디지아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기원신화와 민담 모음 이 책은 아프리카의 전설과 민담에 관한 것이다. 1부는 베르베르(Berber) 사람, 2부는 수단(Sudan) 사람, 3부는 남부 로디지아(Rhodesia) 사람의 전설과 민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의 특별한 점은 여러 베르베르 민족 중에서 특별히 카빌(Kabyle) 사람들의 창조 신화와 민담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카빌 사람들은 알제리 북부 카빌리아(Kabylia) 지역에 사는 토착 민족으로 알제리의 수도 알제 동쪽으로 160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1부에는 인류의 탄생, 농업의 기원, 동물과 가축의 기원 등과 같은 창조 신화와 여러 동물과 새와 관련된 민담이 수록되어 있다. 2부에서는 수단에 사는 여러 민족들의 전설과 민담을 다루고 있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사헬(Sahel) 지역의 소닌케(Sininke) 사람과 풀베(Fulbe) 사람, 서부 수단의 만데(Mande) 사람, 중부 수단의 누페(Nupe) 사람과 하우사(Haussa) 사람의 전설과 민담이 수록되어 있다. 사헬은 북쪽의 사하라 사막과 남쪽의 수단 사이, 서쪽의 세네갈에서 동쪽의 나일강에 이르는 대초원을 말한다. 아랍 사람들이 이 지역을 사헬이라고 처음 불렀는데 그들은 이곳을 아프리카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선호했다. 소닌케 사람들의 전설인 ‘삼바 가나(Samba Gana)’의 배경으로 파라카(Faraka) 지역이 등장하는데 이곳은 사헬의 서쪽인 니제르강 상류와 그 지류인 바니강 사이의 비옥한 땅이다. 소닌케 사람들의 전설 중에서 가장 문학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는 ‘가시르의 류트(Gassire’s Lute)’는 웅장한 서사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가시르의 류트’는 소닌케 음유시인들이 지은 서사시 ‘다우시(Dausi)’의 일부이다. 불행히도 이슬람 문화의 파괴적 성향 때문에 ‘다우시’의 일부만이 발견되었는데 ‘가시르의 류트’는 이 중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부분에 해당한다. ‘가시르의 류트’에서 반복적 후렴구로 등장하는 것이 ‘후우! 디에라, 아가다, 가나, 실라! 후우! 파사!(Hoooh! Dierra, Agada, Ganna, Silla! Hoooh! Fasa!)’이다. ‘후우’는 간투사이며 ‘디에라, 아가다, 가나, 실라’는 전설적 도시 와가두(Wagadu)의 네 가지 다른 이름이다. ‘디에라’는 ‘무르숙(Mursuk)’, ‘아가다’는 하우사 북쪽의 ‘아가데즈(Agadez)’ 지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나’와 ‘실라’는 니제르강 상류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파사’는 파라카 지역을 통치했던 귀족 가문의 성인데 이 가문은 바다를 건너 이곳에 왔다고 한다. ‘가시르의 류트’에는 와가두의 마지막 왕인 응아남바 파사가 등장한다. 소닌케 사람들의 전설 ‘가시르의 류트’와 풀베 사람들의 전설 ‘푸른 피(The Blue-Blood)’에는 부르다마(Burdama) 사람들과의 싸움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 부르다마 사람들이 오늘날의 투아레그(Tuareg) 사람들이며 풀베 사람들은 예전에 보로조고(Borojogo) 사람들이라고 불렸다. ‘푸른 피’에는 풀베 사람들의 민족주의와 기사도 정신이 잘 드러나 있다. 풀베 사람들은 타 민족의 지배를 받았으나 남쪽으로 이주한 후 융성했다. 그들은 모험심이 강했고 항상 칼을 들고 다녔다. 그들은 민족적 자부심이 ‘푸른 피’에 잘 나타나 있다. 하우사 사람들의 전설인 ‘노파(The Old Woman)’는 여성의 노년의 아름다움이 아닌 파괴의 찬란함을 보여준다. 하우사 사람들은 오늘날 나이지리아 북부의 카노(Kano)와 진더(Zinder) 사이에 살고 있다. 3부는 남부 로디지아 사람들의 전설과 민담을 다루고 있다. 로디지아라는 명칭은 영국의 정치가 세실 존 로즈 (Cecil John Rhodes)의 이...름을 딴 것으로 잠비아, 말라위, 짐바브웨를 포함하는 지역인데 로디지아의 남부, 즉 남부 로디지아는 이들 국가 중, 남쪽에 위치하는 짐바브웨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3부는 짐바브웨의 전설과 민담이다. 남부 로디지아 사람들의 창조 신화는 베르베르 사람들의 창조 신화와 차별화된다. 베르베르 신화에서는 동물이 주도적 역할을 하지만 남부 로디지아의 ‘와훙웨(Wahungwe)’ 신화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인간이며 신화의 주제는 종교다. 와홍훼 신화에서는 인간이 사는 세상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기원과 관련된 전설과 민담을 다룬 이 책은 아프리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절실히 필요한 작금의 국내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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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부 베르베르 사람 1 ◎카빌의 창조 신화 3 - 첫 번째 사람들과 그들의 아들과 딸 3 - 농업의 시작 12 - 최초의 소와 동물의 기원 17 - 첫 번째 가축 24 - 첫 번째 양과 한 해의 구분 25 ◎카빌 민담 31 - 자칼과 양 31 - 사자와 사람 34 - 자고새의 아름다움 37 - 딱새 38 - 자칼과 암탉 39 - 자칼과 사자 42 - 자칼과 농부 46 - 우쭐대는 자칼 50 제2부 수단 사람 53 ◎소닌케 전설 55 - 가시르의 류트 55 - 와가두의 재발견 69 - 용 ‘비다’와의 싸움 78 - 삼바 가나 95 ◎풀베 신화 102 - 푸른 피 102 ◎만데 민담 120 - 다섯 가지 불가능한 이야기 120 ◎누페 민담 128 - 말하는 해골 128 - 질문과 답변 130 - 보답 132 ◎하우사 전설 140 - 노파 140 제3부 남부 로디지아 사람 187 ◎응오나 뿔 이야기 189 - 달과 달의 아내들 189 - 어머니의 마음을 가진 처녀 195 - 사냥꾼 199 - 어부 201 - 물속에 사는 사자 203 ◎와훙웨 전설 207 - 음빌라(희생 제물을 바치는 의식)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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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부 베르베르 사람 카빌의 창조 신화 첫 번째 사람들과 그들의 아들과 딸 태초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다. 그들은 땅이 아니라 땅 아래에서 살았다. 그들은 세상의 최초의 사람들이었는데 상대방이 이성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우물에 물을 마시러 오게 되었다. 남자가 먼저 말했다. “물 좀 마실게.” 그러자 여자가 말했다. “아니, 내가 먼저 마실게. 내가 먼저 왔어.” 남자가 여자를 옆으로 밀어내려고 하자 여자가 남자를 때렸다. 그들은 싸우기 시작했다. 남자가 여자를 때렸고 여자가 넘어졌다. 여자는 옷이 벗겨졌고 허벅지가 드러났다. 남자는 넘어져 누워있는 벌거벗은 여자를 보았다. 남자는 여자의 성기를 보았다. 남자는 자신도 성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는 자신의 성기를 보면서 여자에게 물었다. “이건 뭐 하는 거야?” 여자가 말했다. “좋은 거야.” 남자는 여자 위에 누웠고 8일 동안 여자와 함께 잤다. 아홉 달 후에 여자는 네 딸을 낳았다. 또 아홉 달 후에 여자는 다시 네 아들을 낳았다. 그런 다음 다시 네 딸과 네 아들을 계속해서 낳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남자와 여자는 딸 50명과 아들 50명을 두게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된 남자와 여자는 많은 자식들과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자식들을 떠나보냈다. 50명의 처녀는 북쪽으로 50명의 총각은 동쪽으로 떠났다. 처녀들이 땅 밑에서 북쪽으로 일 년 정도 갔을 때 위에서 내려오는 빛을 보게 되었다. 땅으로 구멍이 나 있었다. 처녀들은 자신들 위에 있는 하늘을 보며 외쳤다. “땅 아래에 있지 말고 올라가서 하늘을 보자.” 처녀들은 구멍을 통해 땅으로 올라갔다. 50명의 총각들도 땅 밑에서 일 년 동안 계속해서 가다가 땅 위로 구멍이 난 곳에 도착했다. 거기에서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외쳤다.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이 있구나. 땅 밑에 있지 말자.” 그들 역시 구멍을 통해 땅 위로 올라갔다. 50명의 처녀와 50명의 총각들은 땅 위에서 각각 제 길을 갔으며 누구도 상대방을 알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모든 나무와 식물과 돌이 말을 할 수 있었다. 50명의 처녀가 식물을 보고 물었다. “누가 너를 만들었니?” 식물이 답했다. “땅이야.” 그러자 처녀들이 땅에게 물었다. “너는 누가 만들었니?” 그러자 땅이 답했다. “나는 처음부터 여기에 있었어.” 처녀들은 밤이 되자 달과 별을 보고 외쳤다. “누가 만들었길래 너희는 그렇게 높이 떠 있니? 너희가 우리에게 빛을 주는 거니? 너희는 누구니? 너희가 이 모든 걸 만든 거니?” 처녀들이 달과 별을 부르며 외쳤으나 그들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대답할 수 없었다. 총각들도 같은 곳을 돌아다니고 있어서 처녀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총각들이 말했다.“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기 있구나. 가서 누군지 보자.” 그들은 소리 나는 쪽으로 갔다. 총각들은 소리가 나는 곳에 도착하기 전에 큰 개울 둑을 마주쳤다. 50명의 처녀와 50명의 총각 사이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총각들은 강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소리쳤다. 처녀들은 고함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다가갔다. 처녀들은 강의 다른 건너편에 도착하였고 50명의 총각들을 보고 외쳤다. “너희는 누구니? 그리고 뭐라고 하는 거니? 너희들도 사람이니?” 총각들이 답했다. “우리는 사람이고 땅에서 올라왔어. 그런데 너희는 뭐라고 하는 거니?” 처녀들이 답했다. “우리도 사람이고 땅에서 올라왔어. 그런데 달하고 별이 모든 것을 만들었다면 달하고 별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묻는 거야.” 총각들이 강에게 말했다. “넌 우리 같지 않...아. 우린 널 붙잡을 수 없어. 땅은 지나갈 수 있는데 우린 널 지나갈 수가 없어. 넌 도대체 뭐야? 어떻게 하면 널 지나가 건너편으로 갈 수 있지?” 그러자 강이 답했다. “난 물이야. 날 가지고 목욕하고 씻을 수 있어. 날 마실 수도 있어. 건너편으로 가려면 위쪽의 얕은 곳으로 가. 거기선 날 건널 수 있어.” 총각들은 강 위쪽으로 올라가 얕은 곳을 찾았고 그곳을 통해 건너편으로 건너갔다. 총각들은 처녀들과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처녀들이 말했다.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오지 마. 너희는 저쪽으로 가렴. 풀밭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자.” 총각과 처녀들은 떨어진 채로 그러나 같은 방향으로 각자의 길을 갔다. 어느 날 총각들은 샘에 이르렀고 처녀들도 샘에 이르렀다. 총각들이 말했다. “물은 목욕을 하라고 있는 거라고 했지? 자, 다 같이 목욕하자.” 총각들은 옷을 벗고 물에 들어가 목욕을 했다. 처녀들은 샘 주위에 앉아 총각들을 보고 있었다. 한 용감한 처녀가 말했다. “같이 가서 저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보자.” 처녀 두 명은 같이 가겠다고 했으나 다른 처녀들은 모두 싫다고 했다. 처녀 세 명은 덤불 사이를 살금살금 기어 총각들 쪽으로 갔다. 그러나 세 명 중 두 명은 중간에 포기했다. 용감한 처녀만이 덤불 속에 숨어서 총각들이 목욕하는 곳으로 이르렀다. 처녀는 덤불 사이로 옷을 벗은 총각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벌거벗은 상태였다. 처녀는 총각들 모두를 자세히 살펴봤고 총각들이 자신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녀는 총각들이 다시 옷을 입는 사이를 틈타 발각되지 않고 살금살금 빠져나왔다. 용감한 처녀가 돌아오자 다른 처녀들이 그녀의 주위에 모여서 물었다. “뭘 봤니?” 그녀가 대답했다. “자, 우선 목욕부터 하자. 그런 다음에 말해 줄게.” 처녀들은 옷을 벗고 샘물로 들어갔다. 그러자 용감한 처녀가 말했다. “저쪽 사람들은 우리와 같지 않아. 우린 가슴이 있는 곳에 저쪽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어. 우리 성기가 있는 곳에 저쪽 사람들은 다른 것이 있어. 저쪽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우리처럼 길지 않고 짧아. 저쪽 사람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기고 싶어져. 저쪽 사람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결코 잊을 수가 없어.” 다른 처녀들이 말했다. “거짓말이지?” 그러자 용감한 처녀가 말했다. “너희도 직접 가서 보면 나와 똑같이 생각할걸.” 다른 처녀들이 말했다. “어쨌든 우린 우리 길을 계속 가자.” 처녀들은 계속 길을 갔고 총각들도 계속 길을 갔다. 총각들은 천천히 갔으나 처녀들은 반원을 그리며 갔다. 그래서 처녀들과 총각들의 길이 겹치게 되었다. 처녀와 총각들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이날 총각들이 말했다. “더 이상 하늘 아래서 자지 말고 집을 짓자.” 그러나 총각들은 집을 지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몇몇 총각들은 땅에 구멍을 파고 잤다. 다른 총각들은 땅 아래에 통로와 방을 만들어서 잤다. 몇몇 총각들이 말했다. “땅을 파서 집을 짓는다고? 집을 지을 수 있는 돌이 여기는 없는데?” 총각들은 돌을 모아 겹겹이 쌓았다. 벽을 쌓다가 돌 하나가 떨어져 나무를 쓰러뜨렸다. 그러자 나무가 울며 말했다. “뭐 하는 거니? 날 쓰러뜨린다고? 네가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해서 뭐 하려는데?” 한 총각이 대답했다. “난 너보다 나이가 많지 않아. 그리고 버릇없이 굴고 싶지도 않아. 난 단지 너희들 오십 그루를 베어 지붕을 만들기 위해 집 앞에 둘 거야. 가지는 집 안에 둘 거야. 젖지 않게.” 나무가 답했다. “좋아.” 그 총각은 나무 오십 그루를 베어 집 앞에 흙으로 덮어두었고 가지들은 잘라서 집 안에 두었다. 총각은 지붕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큰 나무 몇 개를 똑바로 세웠다. 다른 총각들도 그 총각이 지은 집이 얼마나 좋은지 보고 그 총각이 한 대로 했다. 처녀 중에 용감한 처녀가 있었듯이 총각 중에도 용감한 총각이 있었다. 그 총각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잡아먹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다른 사람들 집 사이를 드나들고 싶었다. 그는 너무 거칠어서 사람을 죽이고 잡아먹는 것만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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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호 [저]

• 캐나다 몬트리올 퀘벡 대학에서 언어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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