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모든 것을 말하다
이 책은 기 출판된 『색의 놀라운 힘』의 컬러 에디션 증보판이다. 기존의 내용을 업데이트하며 최신 정보들을 보강했다. 이전 책이 색상에 대한 인문서의 성격이 강했다면 내용이 보강된 이번 컬러 에디션에서는 각 색 설명에 대항하는 색상과 일러스트를 더해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색이란 무엇인지, 색은 어떻게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직업, 가정, 개인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색을 어떻게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프랑스 출신 색 전문가가 탁월한 분석과 함께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전해준다. 특히, 색이 우리 행동, 확신, 집중력, 욕망, 건강 등에 미치는 심리적·생리적 영향에 관한 최근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풍부하게 소개하여 색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가뿐 아니라 자영업자, 매장 운영자, 의상 전문가, 색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 자기계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자료다.
색 이론과 실용적 정보
저자는 1장에서 일찍이 색 현상을 설명한 괴테, 뉴턴 등 고전적 학자들의 주장에서부터 물리학·심리학·생리학 분야의 최근 연구 결과에 이르기까지 색과 관련한 매우 흥미로운 과학적 정보들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색이 발휘하는 영향력을 심도 있게 살펴본다. 이 책의 핵심을 이루는 이 장에서 저자는 수십 년간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색이 실제로 우리 삶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현실 사례와 실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소비자의 구매, 직원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 학생의 학업 능력, 환자의 치유력, 심지어 남녀 사이 끌림과 성관계에도 색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고 나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3장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작동하는 색의 상징체계와 관념적 현실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 장에서 주택과 사무실, 작업실과 영업장 등 기능에 따른 색 선택과 배치뿐 아니라 우리가 입는 옷,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걸치고 배치하는 장식물의 색에 어떤 의미와 상징이 있는지, 풍수나 미신, 민간 신념의 특징까지도 분석한다. 이처럼 파란색, 빨간색, 분홍색, 초록색 등 열댓 가지 색의 관념적 특징을 하나하나 열거하고, 특히 나라와 지역마다 문화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의 개념과 의미를 꼼꼼하게 정리했다.
색의 비밀을 수수께끼처럼 재미있게 풀다
‘2013년 구글은 검색 창 테두리 색을 파란색으로 바꾸는, 아주 간단한 변화만으로 무려 2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 검색 사이트 빙도 구글을 따라 검색 창 색을 바꿈으로써 8천만 달러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이 책은 불과 200쪽이 채 되지 않지만, 이런 재미있는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이런 정보는 우리 일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실제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하고 결정적인 정보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어려운 모양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시내에서 리넨 제품 상점을 운영하던 니콜은 낡은 건물을 수리하면서 가게 안을 시원한 파란색으로 칠했다. 그러자 갑자기 손님이 뚝 끊기고 니콜은 결국 파산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흰색 리넨 제품이 벽의 파란 배경색 때문에 누렇고 후줄근해 보여 고객이 구매 의욕을 상실했고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니콜은 리넨 가게를 정리하고 미용실을 열었다.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이번에는 사방을 온통 빨간색을 칠하고 벽 한가운데 대형 거울을 걸었다. 이번에도 니콜은 파산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색의 유도현상 때문에 거울에 비친 얼굴이 푸르죽죽해 보여 기분이 상한 손님들이 니콜의 미용실을 다시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정보들
색은 기억에 영향을 미쳐서 학습 능률을 55~78%나 끌어올리고, 대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73%나 향상시킨다. 실제로 색은 관심을 끌고 행동을 자극한다. 흑백 사진이 2/3초 동안 시선을 끄는 반면, 컬러 사진은 2초 동안 시선을 끈다. 흑백 광고의 효과는 컬러 광고보다 42% 더 낮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92%가 색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84%는 구매 기준의 첫 번째 요소로 색을 꼽는다. 자, 이 정도면 색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주변에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색의 비밀이 많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예들 들면 이런 의문에 비밀이 숨어 있다.
-흑백이 아니라 컬러 고지서를 받았을 때 사람들이 더 일찍 입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병원에서 외과의사가 초록색 수술복을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 택시가 노란색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자가 남자보다 색에 더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핑크색 감옥에 갇힌 수감자들의 공격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파란색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 때 더 창의적인 것들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빨간 옷을 입은 여성 히치하이커 앞에서 남성 운전자가 차를 세울 확률이 두 배나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빨간색 옷을 입은 웨이트리스가 팁을 더 많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가 빨간 모자를 쓴 여자에게 더 쉽게 사랑을 고백하고, 비밀을 더 많이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핫초코가 오렌지색이나 크림색 잔에 담겼을 때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흰 잔에 담긴 커피가 투명한 잔에 담긴 것보다 더 진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볼로네즈 스파게티를 빨간 접시에는 가득 담으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흰 접시에는 조금 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흰 접시에 쌀밥을 담을 때는 양껏 푸는 반면, 짙은 색 그릇에는 양을 줄여 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 밖은 따듯한 색으로 매장 안은 차가운 색으로 칠했을 때 상품이 더 많이 판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비가 강한 따듯한 색으로 커피숍 내부를 장식하면 자리에 오래 앉아 죽치는 손님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 안을 형광색 등 채도 높은 색으로 칠하면 고객의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문
제1장. 색의 이해
색의 인식/색의 온도/색의 종류/동물의 색 인식/ 공감각/색의 재현/착시
제2장. 색의 영향력
위험한 색과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색/긴장을 풀어주는 창조적인 색/색, 학습, 생산성/설득력 있는 색/성관계에 유리한 색/색과 스포츠/색과 기호 인식/색과 향/색과 상품, 포장/색과 약 /색과 충동구매/색과 온라인 판매/좋아하는 색이 도움이 된다/색의 선택/빛이 있으라/색과 광선의 치유력
제3장. 색의 선택
색의 상징/풍수/과감한 색 장식/색과 패션
색의 고유한 특성
파란색/빨간색/분홍색/초록색/보라색/터키옥 색/노란색/오렌지색/갈색·베이지색/흰색/검정색/회색
결론
컬러 테라피
참고 자료
사진 저작권
저자 소개
녹황색·오렌지색·하늘색은 학습에 유익하다. 게다가 학생들이 이런 색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밝혀졌다. 유치원에서는 분홍색이 학습에 좋은 효과를 낸다. 오렌지색은 학습 효과만이 아니라 사회적 행동을 개선하는 멋진 색이다. 파란색은 학생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산만해지게 하는 단점이 있지만, 글짓기 시간이라면 학생들이 상상력을 풍부하게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과목별로 이런저런 색을 선택할 수 있게 교실을 각기 다른 색으로 꾸미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배적인 색으로 피해야 할 것은 빨간색뿐이다. 빨간색은 학생들을 흥분시키고, 학교를 숨 막히는 곳으로 만들어버린다. (57쪽)
대부분 제품에서 색의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구매자에게 감정적 가치가 있는 제품이 아닐 때 특히 그렇다. 구매를 결정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색은 더 중요하다. 우리가 색을 인식하는 데는 0.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디자인을 확인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포장에 적힌 정보를 읽는 데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제품을 판매하려면 소비자가 즉시 알아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볼 때 우 리 시선은 30분 동안 평균 2만 개의 서로 다른 제품을 지나친다. 구매 결정의 60~70%가 매장에서 이뤄지므로 제품을 소비자 눈에 띄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86쪽)
상품을 판매하려면, 무엇보다도 소비자가 상점으로 들어가고 싶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진열창이나 상점 외벽을 따뜻하고 채도가 높은 색으로 장식하는 것이 좋다. ‘감각기관을 활성화’하는 순서로 세 가지 색을 열거하면 오렌지색, 빨간색, 연두색이다. 대체로 따뜻한 색으로 장식된 상점은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구매자는 파란색보다 빨간색 환경에서 45%를 더 구매할 준비가 상점 밖에서부터 이미 돼 있다.
그런데 따뜻한 색으로 장식된 매장에서는 구매를 강요당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따라서 상점 내부에서는 전시된 제품만이 아니라 벽이나 가구의 색이 차가울 때 판매에 현저히 유리하다. 상점 내부의 차가운 색은 소비자가 마음 편히 머물면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서 결국 바구니를 채우게 한다. (94쪽)
빛의 특성에 특별히 관심이 쏠리는 영역이 있는데, 바로 사치품 시장이다. 대형 호텔이나 명품 매장의 조명 설계가 뛰어난 이유는 광원 연색지수를 9에 맞추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랐기 때문이다. 이 전구들의 가격은 비싸지만 시각적 안락함에 있어 독보적이다. 그뿐 아니라 색도 더 잘 복원한다.
유통업도 마찬가지다. 매장이 원하는 효과를 얻거나 고객이 많이 찾는 지점을 만들기 위해 빛을 다소 따뜻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옷 가게 진열창 조명은 비교적 차가운 색이 적합하다(4,200K). 실내는 지나치지 않게 따뜻하게 한다(3,000K 필터 TL84 혹은 F11). 일반적으로 탈의실 조명은 안색이 좋아 보이게 약간 더 따뜻하게 한다. 데카틀롱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간판에 이처럼 효과가 명확한 색온도(대개 연색지수 8)를 채택했다.
저녁에 식당에서는 분위기를 위해 매우 따뜻하고 희미한 조명(양초와 함께)을 권장하지만, 식품점에서 조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서는 다양한 색의 조명이 사용된다. 고기를 비추는 전구를 예로 들자. 빨간색 조명에서는 고기가 더 붉어 보이고, 초록색 조명에서는 샐러드가 더 싱싱해 보이며, 차가운 색 조명(6,000~6,500K)에서는 생선이 더 신선해 보인다는 것을 정육점 주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정육점 주인이 생선가게 조명을 쓴다면 그 정육점의 고기는 신선하지 않은 푸르스름한 고기로 보일 것이다. ...푸르스름한 고기를 본 고객은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릴 것이며 매상도 줄어들 것이다. (119쪽)
좁은 공간에서는 보색(파란색/오렌지색, 빨간색/초록색, 노란색/보라색)을 선택하라. 넓은 공간에서는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을 번갈아 지배 색으로 사용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늘릴 수 있다.
밝은색이나 차가운 색은 공간이 넓어 보이게 하 는 반면, 어두운 색이나 따뜻한 색은 안락하고 좁아 보이게 한다. 무광택 가구나 무광 페인트 는 실내가 넓어 보이게 하고 색을 두드러지게 하 는 반면, 윤기 있는 가구나 유광 페인트는 실내 가 밝아 보이게 한다.
색이 짙은 목재는 벽을 더 밝아 보이게 한다. 단 색 비품은 네모반듯하지 않은 공간의 시각적 단점을 숨겨준다. (147쪽)
유행의 장점은 그것이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반등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로 인해 우리는 실내 장식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벽지 판매는 현재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다. 유색 페인트의 판매도 같은 추세에 있다. 페로 앤 씨(Perrot & Cie) 인테리어 페인트의 예술 감독인 나는 사람들이 벽지 선택을 할 때 점점 더 다양한 색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러 문명에서 흰색은 죽음의 색이다. 흰색 아파트나 사무실은 비인간적이고 비사교적이며 이상향처럼 물질세계를 초월한다.
일례를 들어보자. 교통사고 피해자가 온통 흰색으로 칠해진 병실의 흰색 침대에서 깨어났는데, 마침 그때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온다면, “내가 죽은 건가요?”라고 묻게 되지 않겠는가? (141쪽)
자녀 방을 지나치게 희게 꾸미지 말아야 한다. 재차 말하지만, 아무리 조숙한 아이도 ‘엄마, 난 아주 하얀 방을 갖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들어본 적 없다. 하지만 흰색은 채도가 매우 높은 색들과 아주 잘 어울린다. 따라서 흰색 벽이라면 강한 색의 카펫, 커튼, 그림 등으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강한 색은 너무 밝지 않으면서 채도가 높아야 한다.
흰색 방은 커 보이고 어두울 때는 빛을 반사한다. 그러니 빛이 반사되도록 창문 반대쪽 벽을 흰색으로 꾸미는 것이 좋다. 천장이 높아 보이게 하려면 광택 없는 흰색이 안성맞춤이다.
특정 복도나 출입구와 같이 자연광이 없는 곳에서는 흰색을 피해야 한다. 아주 작은 얼룩도 눈에 띌 것이라는 사실 외에도 이러한 공간은 회색빛을 띤 비인격적인 공간으로 보일 것이다.
사무 빌딩에 들어가 보면 흰색 사무실이 많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무색 사무실에서는 노동 의 질과 속도가 저하된다. 그뿐 아니라 흰색 사무실에서는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 (176쪽)
김희경 [저]
성심여자대학(현 가톨릭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으며 프랑스 피카르디대학에서 불어불문학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뚱뚱해도 괜찮아!》《어린이를 위한 갈리마르 생태환경교실》《넌 누구니?》《처음 그날부터》 《내 몸 대청소》《나는 나의 꿈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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