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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 조현병 환자의 우정, 사랑, 그리고 법학 교수가 되기까지의 인생 여정
정지인 ㅣ 소우주 ㅣ Centre Cannot H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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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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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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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age/150*220*32/742g
  • ISBN
9791189895105/118989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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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옥스퍼드에서 석사를 마치고 예일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석좌 교수의 자리에 오른 엘린 색스. 최고의 대학을 거쳐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로 자리매김했지만 그녀의 뇌는 최고의 친구인 동시에 최악의 적이었다. 그녀는 조현병 환자이기 때문이다. 엘린은 학창 시절 조현병 진단을 받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우정과 사랑, 그리고 직업적 성취까지 이뤄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이 겪은 조현병의 경험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감춰졌던 정신병의 세계를 세세하게 살려냈다. 조현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다른 모든 이들에게는 이 병을 올바르게 이해시키려는 마음에서.
  • 옥스퍼드와 예일 출신의 법학 교수이자 조현병 환자 그녀에게 자신의 뇌는 최고의 친구인 동시에 최악의 적이었다 엘린 색스는 자신의 초기 조현병 삽화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에는 그게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했지만 말이다. “수업 중이던 어느 날, 저는 갑자기 일어나서 집까지 5킬로미터를 걷기 시작했어요. 집들이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죠. ‘너는 특별해. 특별히 나빠.’ “어떤 존재가 제 머릿속에 생각을 집어넣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고 무서웠어요.” 그러한 생각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자주 나타나며 불안감을 초래했다. “제 생각으로 수십만 명을 죽였다는 망상에 자주 사로잡혔어요. 한 남자가 제 머리 위로 칼을 들고 서 있는 환각도 종종 겪었습니다.” 엘린은 현실과의 ‘접촉’을 잃게 만드는 만성 중증 뇌 질환인 조현병을 앓고 있다. 미국 내 조현병 환자는 약 280만 명에 달하며, 국내 환자는 5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조현병의 증상에는 환각과 환청, 편집증 등이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매우 파괴적이다. 따라서 조현병 환자 대부분은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거나 배우자를 찾거나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의사에게서 듣곤 한다. 정신병 환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마샬 장학생으로 공부하고 예일 법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베스트셀러를 집필하고 맥아더 재단에서 주는 ‘천재’ 보조금을 받은 엘린 색스의 이야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녀가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조현병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르다. 고통스러운 발견 조현병을 앓는다는 것은 눈을 뜬 채로 악몽을 꾸는 것과 같다 엘린의 병은 점점 심해졌다. “말을 하면 악이 퍼질 것 같아서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매우 조용히 지냈죠.” 수면 아래로 억눌러온 증상은 법학대학원에 다닐 때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깨어 있는 채로 악몽을 꾸는 것과 같습니다. 온갖 이상하고 기괴하고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죠. 보통 악몽은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뜨면 사라지지만, 정신병 삽화에서는 그런 행운이 없어요.” 그녀는 이렇게 설명했다. 엘린의 입에서 무섭고 위험한 말이 나오자 교수 중 한 명이 그녀를 응급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엄청난 일을 겪었다. “사람들이 달려들어 덮치듯 나를 붙잡더니 의자에서 높이 들어 올려 침대에 내동댕이쳤어요. 그러고는 두꺼운 가죽끈으로 내 양쪽 팔다리를 철제 침대에 묶어버렸습니다.” 그녀는 회상했다. “전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질렀어요. 누군가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엘린은 매일 몇 시간씩 강박된 채로 지냈는데, 그 경험은 그녀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끔찍하며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얼마 후 그녀는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황량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선고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엘린은 학업을 그만두기를 거부했고, 대처할 방법을 찾아 나갔다. 구원의 손길을 건넨 진정한 친구 엘린은 일에 집중할 때 ‘미친 생각이 옆으로 물러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체계적이고 꽉 찬 일정은 그녀의 삽화 발생 빈도를 줄였다. “계획이나 목표,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지지 네트워크도 중요했다. 진단 직후 엘린은 동료 법대생인 스티브 벤키와 친구가 되었다. 그는 엘린이 자신의 정신증적 사고에 겁을 먹고 있으며, 자신이 그녀의 곁에 있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엘린과 함께 앉아 책을 읽을 때가 많았어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엘린에게 도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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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 극한의 두려움이나 공포보다 훨씬 더 묘사하기 어렵고 더 기괴한 경험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엄청나게 무섭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느껴본 적이 없다면 적어도 영화에서 보았거나 책에서 읽었거나 겁먹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있어서, 최소한 상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와해’라고 부르게 된 이 일은 그런 두려움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이고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의식이 서서히 응집력을 잃어간다. 한 사람의 중심이 붕괴한다. 중심이 버텨내지 못하는 것이다. ‘나’라는 것이 희미한 안개가 되고, 현실을 경험할 때 토대가 되는 탄탄한 중심이 질 나쁜 전파신호처럼 흩어진다. 상황을 바라보고 파악하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견고한 전망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을 내리고 위험을 파악할 렌즈를 제공해 만물이 흩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중심부가 없어진다. 시간에서 마구잡이로 잘려 나온 순간순간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시각, 소리, 생각, 느낌이 다 제각각이다. 연속되는 순간과 순간이 의미를 구성할 수 있도록 일관적으로 시간 속에 배치하고 연결해주는 조직 원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슬로 모션으로 진행된다. (p.33~34) 나는 거부했다. “사람은 자기가 열심히 노력해서 나아야지 무슨 약을 먹어서 나으려 해서는 안 돼요. 약을 먹는 건 편법이에요.” 오퍼레이션 리엔트리의 상담사들이 했던 말이 커다란 놋쇠 종소리처럼 내 머릿속에서 울렸다. 너 자신을 스스로 책임져라. 내 입에 알약을 집어넣는다는 건 생각만 해도 역겨웠다. 내가 회복하려면 약이 필요할 정도로 허약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었다는 생각 역시 그만큼 역겨웠다. 나는 단언했다. “나는 아픈 게 아니에요. 나쁜 거지.” 그러던 어느 날 내 사고방식을, 아니 모든 것을 바꿔놓은 일이 벌어졌다. 거울 속 나를 본 것이다. 내 모습을 본 건 몇 주 만에 처음이었다. 복부를 주먹으로 세게 강타당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맙소사. 저게 누구야? 나는 몹시 야위었고, 실제보다 서너 배 나이 든 사람처럼 자세는 구부정했다. 수척해진 얼굴은 음산했고 퀭한 눈에는 공포가 짙게 서려 있었다. 머리카락은 더럽고 제멋대로 뻗쳐 있었으며 옷은 구깃구깃하고 때가 잔뜩 묻어 있었다. 정신병원 뒤쪽 병동에서 오래도록 잊힌 채 살아온 미친 사람의 외양이었다. 나는 죽을까 봐 겁이 났지만, 거울에서 본 모습이 죽는 것보다 더 무서웠다. 나를 마주 보던 그 여자는 뭔가 몹시 끔찍한 곤경에 빠진 사람이었다. 나는 그 여자를 여기서 빼낼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맹세했다. (p.109~110) 수업 중에 내 의견을 말하는 것도 곤혹스러울 만큼 불편해했고 그래서 말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어느 기말시험이 끝난 후 담당 교수님이 내게 전화를 걸어 자신은 내가 누구인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시험에서 내가 써낸 글이 가장 훌륭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좋은 점수를 많이 받았음에도 이런 식의 평가를 받을 때마다 나는 늘 놀라움을 느꼈다. 그런 평가의 말을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재생해보고 나서야 항상 내 머릿속에서 돌아가고 있던 테이프를 끌 수 있었다. 그건 요컨대 이런 말을 하는 테이프였다. 뭔가 딱한 실수가 있었던 거겠지. 나를 다른 학생과 혼동했을 거야. 사실 내 진짜 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않아. 모든 사람이 진실을 알아내는 건 시간 문제야. (p.302)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말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거듭 이야기한다. 말하고 또 말하는 것은 친구들에게는 지겨울지 모르지만, 그것은 건강하고 ...
  • 정지인 [저]
  • 번역하는 사람. 《욕구들》, 《조현병의 모든 것》, 《염증에 걸린 마음》,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우울할 땐 뇌과학》,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공부의 고전》, 《혐오사회》, 《무신론자의 시대》 등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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