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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 김이경 독서집
김이경 ㅣ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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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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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page/134*210*31/63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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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2988122/1192988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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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이 제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이제 여성이 쓰고 여성이 비평한다, 수천 년간 남성이 그랬던 것처럼. 여자가 쓰고 여자가 읽은 여여한 독서 어슐러 르 귄에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까지, 80권의 책과 세상 모든 여자 이야기 책 칼럼니스트이자 대단한 다독가로 소문난 김이경 작가가, 여성 저자들의 책만 읽고 쓴 독서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 레이첼 카슨, 어슐러 르 귄 같은 세계적인 작가부터 우리나라의 고정희 시인과 한강 작가에 이르기까지, 80권의 책과 세상 모든 여자 이야기를 담았다. 왜 여성 저자의 책이었을까?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오랜 성차별적 사회의 편향을 극복하려면 ‘편향된 독서’가 필요했다고. 그동안 이어온 남성 편향의 독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자, 여성으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하고픈 열망 때문이었다고. 좋은 책이면 됐지 저자의 성별이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인간도 시대적ㆍ사회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 저자는 작정하고 여성이 쓴 문장만 골라 읽으면서 자신 안의 남성 편향은 물론, 편향된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키워온 갖은 편견을 직시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기존의 위계적 인식론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세계를 보는 수많은 여성 저자들 덕분에, 새로운 상상과 지식을 발견하고 편견을 넘어설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SF 판타지 작가 어슐러 르 귄 역시 그의 산문집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저는 여자들에게는 남자들에게는 없는 온전한 경험의 영역이 있고, 그런 글이 쓸 가치가 있고 읽을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찾아 제대로 읽었어요. 그 뒤로는 페미니스트들이 우리에게 준 모든 책, 다른 여자들이 수백 년 동안 써온 책들을 읽었지요. 여자들이 여자처럼 글을 쓸 수 있고, 남자와는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왜 안 되겠어요?”(본문 23쪽)
  • 책을 선택하는 안목이란 무엇인가를 알고 싶다면- 페미니즘의 고전부터 문학ㆍ철학ㆍ예술ㆍ역사ㆍ과학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독서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다. 편집자, 독서회 강사, 책 칼럼니스트, 작가 등 평생을 책의 자장 안에서 살아온 저자의 이력이 ‘책에 대한 책’의 지평을 더 없이 확장시킨다. 나아가 한 권의 책이 또 다른 연쇄 독서로 이어지는 지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 책에 수록된 ‘이 책에서 소개한 도서 목록’을 보라! 더불어 80권의 책을 모두 다 읽은 듯한 뿌듯함은 덤이다.) 이 책에는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시몬 드 보부아르, 거다 러너, 벨 훅스, 록산 게이, 앨리슨 재거 등을 비롯해 한나 아렌트, 레이첼 카슨, 케테 콜비츠, 나혜석, 이이효재 같은 저명한 이름도 즐비하지만, 청계천 여공이나 간호사, 해외입양아,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식물학자, 수학자, 사진작가, 음악가, 대법관도 등장한다. 또한 장애학, 죽음학, 직업보건, 시험제도, 페르시아 역사, 조선인 강제동원, 한국 구전서사에 이르기까지, 그 시공간과 장르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그리고 이 모든 책을 관통하는 시선은 바로 ‘여성’의 눈이다. 이쯤 되면 페미니즘이란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머무르지 않는 ‘경계 없는’ 스펙트럼이 아닐까. 보이는 세계 너머를 보고, 우리의 역사를 다르게 적는 것. 평생을 사회적 차별과 독재, 전쟁에 맞서 싸운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는 어느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
  • [1책] 여자가 쓰고 여자가 읽은 여여한 독서 제1부.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머무르지 않는 “왜 안 되겠어요?” 어슐러 르 귄,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제인 에어, 길 위에 서다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불만에 찬 비관론자에게도 행복은 가능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충분하다》 《읽거나 말거나》 “여기 내가 있다, 내가 있어야만 하는 곳에” 카렌 블릭센, 《아웃 오브 아프리카》 손맛, 글맛, 그래 이 맛이야! 김서령, 《여자전》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끝내 지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쓰다 유미리,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 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아직 당도하지 않은 겨울에 지레 겁먹은 영혼에게 데버라 리비, 《살림 비용》 / 메리 루플, 《나의 사유 재산》 사랑의 이름으로 삶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다면 서보 머그더, 《도어》 닿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예의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그때는 나를 용서하리라 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 텍스트가 된 한 생애 고정희, 《고정희 시 전집 1ㆍ2》 / 조연정, 《여성 시학, 1980~1990》 근대의 딸들은 봉건의 어머니를 ...
  • 다시 읽은 소설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제인 에어》는 여성이 주인공인 드문 성장소설이었다. 열두어 살의 내가 그걸 읽고 글을 써보려 했던 것은 당연했다. 바로 그것이 《제인 에어》가 가진 힘이었다. 여자아이에게 독립을 꿈꾸게 하고, 다른 세상을 그리게 하고, 자기 이야기를 써볼 마음을 내게 하는 것. _본문 27쪽(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고정희는 “민중해방이 강조되는 곳에 몰여성주의가 잠재”하고, “여성해방이 강조되는 곳에 몰역사, 탈정치성이 은폐”된 현실을 직시했고 피하지 않았다. 둘로 나뉜 전선을 하나로 아우르는 미션에 도전했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홀로 감당했다. 그는 여성과 남성, 농촌과 서울, 민중과 지식인으로 나뉜 세상에 있었으나 어느 한쪽에 속하는 대신 이 모든 경계를 살았다. _본문 82쪽(고정희, 《고정희 시 전집 1ㆍ2》) 예리한 시선으로 말하면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로 알려진 김명순을 빼놓을 수 없다. 기생첩의 딸로 태어나 평생 질시와 구설에 시달린 김명순에게 글쓰기는 욕망을 넘어선 생의 의지였다. 일본 유학 중 숙부가 소개한 군인 이응준(훗날 대한민국 초대 육군참모총장)에게 성폭행을 당한 그는 쫓기듯 고국에 돌아와서 첫 소설 〈의심의 소녀〉를 썼다. 작품은 이광수의 찬사를 받으며 조선 최초의 현상 문예로 꼽히는 《청춘》지의 공모전에 입상했고, 그는 당당히 최초의 등단 작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김명순은 일본어ㆍ영어ㆍ독일어에 능통한 언어적 재능을 바탕으로 성폭행의 참혹을 견디며 시와 소설에서 자신의 언어를 구축했다. 그는 에드거 앨런 포를 국내에 소개하고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을 번역했으며, 그리스 신화와 니카라과의 국민 시인 루벤 다리오의 시를 인용해 조선 문단을 자극했다. 그리고 창작시와 번역시를 모아 1925년에 작품집 《생명의 과실》을 출간했다. 여성 작가로는 최초였고 남성 작가들에게도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이 드문 성취에 대한 응답은 지독히 악의적이었다. 김기진ㆍ김동인ㆍ방정환 등이 문학의 이름으로 퍼부은 언어의 저열함은 놀랍기 그지없어, 작가로서는 물론이요 인간으로서의 자질조차 의심케 한다. 그러나 남성 문인들의 집요한 돌팔매질에도 그는 굴하지 않았다. “나쁜 피”를 운운하며 거짓 소문으로 2차 가해를 가하는 이들에 맞서, 김명순은 직접 자기 삶을 이야기한 〈탄실이와 주영이〉를 썼다. 여성 스스로 성폭행을 공론화한 최초의 사례였다. _본문 86~87쪽(김명순 외, 《근대여성작가선》) 벨 훅스는 페미니즘을 이렇게 정의한다. “페미니즘이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많은 이들이 페미니즘을 남성에 반대하는 여성의 운동이라 생각하지만, 그는 페미니즘이 반대하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남성중심주의이며, 가부장제 사회에 사는 한 여남을 불문하고 누구라도 성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그의 정의는 ‘페미니즘=양성평등’이란 통념도 넘어선다.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것은 양성평등을 넘어 성별이 차별의 잣대가 되지 않는 사회, “누구나 타고난 모습 그대로 살 수 있는 세상,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진리를 실천할 수 있는 세상”이다. 벨 훅스는 페미니즘만으로 이런 세상을 만들 수는 없으며 인종차별과 계급 엘리트주의, 제국주의가 함께 종식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페미니즘이 중요한 것은 이 완고한 차별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는 가장 큰 한 걸음이기 때문이다. _본문 108쪽(벨 훅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3기니》는 가상의 남성 변호사를 내세워, ‘전쟁을 막기 위해 여성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
  • 김이경 [저]
  • 툭하면 물난리가 나던 한강변 서강에서 나고 자라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너덧 개의 신문을 구독하던 부모님 덕에 일찌감치 사회문제에 눈을 뜨다. 중학교 일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주신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고 작가의 꿈을 키우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고 시간강사 생활을 그만둔 뒤 도서관에서 시간, 공간, 노년, 죽음, 여성, 욕망 같은 주제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씩 책을 뒤적이다. 뒤늦게 방송대학교 영문과에 편입했고, 이때 교내 문학상에서 평론 부문 가작에 당선되어 오랜 문학의 꿈을 되살리다. 혼자 책 읽고 글 쓰다가 ‘방안퉁수’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쫓겨 출판사에 취직하다. 편집주간으로 일하며 5년 동안 근 200종에 달하는 책을 펴냈고, 결국 대인기피증과 활자울렁증이 도져 그만두다. 그 뒤 어린 날의 꿈을 되살려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자유칼럼그룹(www.freecolumn.co.kr)에 ‘독서처방’을 연재하고 있으며, 시립도서관에서 독서회 지도강사를 맡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를 비롯해 『고고학자와 함께하는 이집트 역사기행』,『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등의 책을 옮겼으며, 그림책 『인사동 가는 길』, 『창덕궁 나들이』의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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