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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없는 사진가(큰글자책) 
이용순 ㅣ 파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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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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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6월 02일
  • 페이지수/크기
256page/210*290*0
  • ISBN
9791192964362/1192964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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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고통을 사진 찍듯 써 내려간 글, 삶의 고독과 슬픔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책! 저자 이용순은 사진가이다. 미국 시카고의 콜롬비아 칼리지와 뉴욕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정통 포토그래퍼이며, 미국과 서울에서 8회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는 중견 작가이다. 이 책의 출간에 즈음해 열리는 아홉 번째 개인전?에선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으로 내면의 풍경과 문학적 서정의 순간들을 포착해내고 있다. 어느 날 카메라가 들려있어야 마땅할 사진가의 손에 수갑이 채워졌다. 알고 지내던 어떤 이의 부탁을 받고 심부름을 해준 것이 빌미가 되었다. 범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파놓은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 이 일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이 어리숙한 예술가는 2년여의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 낯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록이며, 영상에 대한 감각을 문자의 형식으로 풀어낸 또 다른 창작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시와 산문으로 옮겨진 그 결과물이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탄탄한 문장력과 문학적 안목이 눈길을 잡아끈다. 시 작품의 수준 또한 저자가 사진가가 맞나 싶을 정도다. 책에는 짙은 서정성을 바탕으로 내면의 심층에 다가가는 깊은 시선이 돋보이는 저자의 아름다운 사진 작품 20여 점을 수록하고 있다. 책의 전반에 흐르는 일상과 주변, 인간의 내면에 대한 섬세한 관찰,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예리한 감수성이 빛을 발하는 매우 독특하고도 매혹적인 책이다.
  • 폐쇄된 공간에서 사진예술가가 선택한 것, 카메라와 양각대 대신 종이와 펜을 들고 사진을 쓰다! 예술가에게 획일적 질서의 강요는 치명적이다. 통제와 감시 속의 예술가는 뭍에 오른 물고기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저자에게 견디기 힘든 건 그런 완고한 통제 시스템이 아니라 창작 도구(카메라)의 상실이었다. 자, 이제 어찌할 것인가. 머릿속에 들끓은 이미지들의 아우성을 어떻게 끄집어내 형상화할 것인가. 저자는 주저 없이 펜을 들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 무언가를 창조해내야 하는 것이 예술가의 숙명인 것이다. “나는 사진가다. 표현의 욕구가 강한, 카메라가 없는 사진가다. 어떻게 이 눈에 보이는 생소한 그러나 충만하게 내 가슴을 적셔오는 이 오브제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 요즘의 나는 종종 시를 쓴다. 나는 결단코 나의 시가 언젠가는, 누구에게는 사진으로 환원되어 보이기를 바란다. 나는 사진가이기 때문이다.” - 〈시는 사진이다〉에서 저자는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리개로 들어오는 광원을 계산하며 셔터를 누르는 대신, 용수철 없는 재소자용 플라스틱 펜에 마음의 빛을 비추며 써 내려간 것들이었다. 계절이 열 번쯤 바뀌고 그가 일상에 복귀할 때, 그의 손에는 이 책의 초고가 될 열일곱 권의 노트가 들려있었다. 이곳에 담긴 글에는 역시나 ‘사진가다움’이 선명히 드러난다. 사진이란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한 지점을 포착하여 물성을 부여하는 것. 그래서 사진을 흔히 기록의 동의어처럼 취급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사진은 그곳에 콘텍스트가 부여된 기억(memory)에 가깝다. 그래서 어떤 사진은 역사를 담고, 어떤 사진은 인물의 개성을 담고, 어떤 사진은 정치를, 어떤 사진은 철학이나 과학을 담고, 어떤 사진은 거짓말도 하는 것이리라. 저자는 그렇게 포착한 사물, 인물, 사건을 감방이라는 암실에서 종이와 펜으로 인화한다. 교도소 운동장의 맨드라미, 창살 바깥 산과 구름들, 동료 재소자들의 얼굴, 죄수들끼리 몰래 만든 요리의 메뉴들, 사동 안에서 소문으로 떠도는 사건들까지. 특히 저자가 즐겨 다루는 방식은 시(poem)다. 마치 오브제를 놓고 장면을 구성하듯, 때로는 연작사진을 이어 사건을 구성하듯 기억을 사로잡는다. 사진은 근본적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형태다. 언제(when), 어디서(where)의 기록이며 이는 시간(time), 공간(space)으로 바꾸어 써도 문제가 없다. 그러므로 사진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록이며 이는 시가 가지는 기본 형태와 일치한다. - 〈시는 사진이다〉에서 출소 후, 교도소의 노트에 등장하는 테마로 작가는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책은 그 사진이 출품되는 전시회에 맞추어 출간되는 것인데, 해당 작품들은 책에도 대부분 수록되었다. 동일한 모티브가 글과 사진으로 어떻게 텍스트화되고 이미지화되는지를 비교하는 것도 독자의 흥미 요소 중 하나. 하지만 저자가 교도소에서 기억을 글로 남기기로 결심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삶’이다. 자신이 끌어안아야 할 삶이며 타인의 삶이기도 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곳을 22번이나 온 사람은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인지, 또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고 온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 것인지…. - 〈책머리에〉에서 너무 익숙하고 당당하게 수감생활을 시작하는 살인범, 억울하다고 푸념만 늘어놓고 ‘고문관’ 노릇만 하는 목사님, 은박지와 건전지로 불을 붙이고, 수건과 옷에서 실을 뽑아서 십자가 기념품을 만드는 예술가들, 누가 벌금의 대납 대신 초코파이 15박스를 넣어준 노역수, 아무도 보지 않는 TV...
  • 책머리에 005 1장 슬픔을 공부하는 시간 돌아보다 014 시는 사진이다 028 유치장의 기억 031 1947에게 036 징벌동의 단골들 040 초코파이 044 어떤 만남 050 징벌동의 K씨에 대하여 055 물고기와 사동 도우미 058 범치기와 오뚝이 062 새로 온 사람들에게 쓰는 편지 066 2장 카메라가 없는 사진가 Animals in the Prison 075 의정부, 새로운 시작 079 식사 의식 084 면회 087 Thoughts are Free 090 11월, 너의 기억 093 음식 이야기 098 요리와 배식구 102 작업 장려금 110 헤어짐에 대하여 112 김칫국 115 중앙선을 따라서 119 오늘 121 소녀시대 123 시간과 공간 127 샴푸 130 희소성에 대하여 132 사월에 내리는 눈 138 나는 누구인가 140 두고 온 고향 142 제자리 달리기 145 장기수와 소년수 149 태양 154 펜팔 157 출정 160 단상 165 주말 풍경 169 한 팩의 소주 173 거울 178 교도관과 수용자 181 눈의 퇴화 184 3장 세상의 바닥이라는 교실 담장 안의 지식 188 도구의 역사 191 영화 194 잠자리 197 쓰레기를 버리며 199 나팔꽃과 한 남자 204 익숙한 헤어짐 208 의정부 추억 210 천안에서 216 다시 출력을 220 천안의 풍경 224 운동장에서 231 그 목사님 235 ...
  • 그가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느닷없이 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건 뭔가 많이 이상했지만 나는 방어할 방법이 없었고 그와의 설전은 나를 서서히 진흙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 수사관의 호의는 그날 점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는 영장실질심사라는 게 무언지 정확히 파악도 못 한 상태로 운명의 시간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검사의 표현으로는 공범이고 나의 표현으로는 진범인 그는 이후 2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가 결국 체포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와 검찰청에서 가슴에 낙인 같은 번호표를 새긴 옷을 입고 마주했다. 2년 반의 교도소 생활이었다. (007_책머리에) 이 상처들은 다 어찌해야 하는가? 이 기억들은 또 모두 어디에 감추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지난 시간들을 내 머릿속에서 지워야만 할 것 같다. 그래야만 온전하게 내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나는 그 흔적들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려 한다. 그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고이고이 접어서 내 심장 깊이에 숨겨놓으려 한다. 왜냐면 이 발자취마저도 버릴 수 없는 내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나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014_돌아보다) 나는 사진가다. 표현의 욕구가 강한, 카메라가 없는 사진가다. 이 상황을 어찌할 것인가. 어떻게 사진을 찍을 것인가. 어떻게 이 눈에 보이는 생소한 그러나 충만하게 내 가슴을 적셔오는 이 오브제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028_시는 사진이다) 어디에도 밖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숨이 막혀왔다. 멀리 본다는 것이, 세상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 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오직 한 곳 희망의 장소는 샤워장이었다. 청소하지 않아서 더러운 그곳 은 창이 하나가 있었고 초록색 나무 몇 그루가 보였고 비 오는 소리가 들 렸다. 하루에 단 한 번만 사용이 가능한 그 장소에서 나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가며 몸을 씻는 흉내를 내고 있었다. (032_유치장의 기억) 그러나 그렇다고 이곳의 시간이 다 허비는 아닙니다. 여기에도 분명 유익함이 머무는 곳이라 저는 믿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을 얘기한다면 저는 생각하는 시간이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거창하게 철학이 아니어도 부디 사고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밥 먹고 잠자며 달력에는 엑스표 해가며 자신을 죽여 가는 시간이 아니라 꿈을 꾸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왜냐면 그 꿈은 곧 여러분의 미래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071_세상에서 가장 큰 죄) 처음 이 시설에 와서 가장 놀라운 부분, 그리고 아직도 불쾌하여 적응하기 힘든 것이 배식구다. 정말이지 밥은 식당에서 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방의 벽에 가로세로 각각 25센티 정도의 뚫린 구멍으로 밥이 들어온다. 나오지 못하게 가두어놓고 구멍을 통해 먹이를 밀어 넣어주는 이 시스템은 언제부터였을까. 또 어느 동물에게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내가 예전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잔인함을 이제는 알 것도 같다. 좁디좁은 새장에 갇히거나 축사에 갇히고 혹은 동물원의 튼튼한 창살에 갇힌 채 사람의 노리개로 전락한 저들을 인지하지 못했다. 오래전에는 저들이 세상의 주인이었음도 알지 못했고. (105_요리와 배식구) 공장에는 또 한 명의 소년수 출신이 있다. 그도 들락거리는 역사를 가진 인물인데 이제 출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역시 앞서 말한 그와 마찬가지로 예사롭지 않은 언어 실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말투를 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지는지 명확히 아는 듯 나이 든 분들을 잘도 괴롭히고 있었다. 그들에게 나이는 오로지 교도소에서 살아온 나이만 인정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도 이제 출소가 기쁜...
  • 이용순 [저]
  • 경기 광주 출생. 콜롬비아 칼리지 시카고,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2023년 5월 개인전 〈비 오는 날〉을 포함해 서울과 미국에서 9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1995년 사진예술사가 주최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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