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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기 : 호시노 도모유키 식물소설집
호시노 도모유키 ㅣ 그물코 ㅣ 植物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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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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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page/149*211*19/43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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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8375363/1188375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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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호시노 도모유키만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식물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한 『식물기』가 출간되었다. 일본에서 호시노 도모유키는 권력과 제도의 부조리를 작품으로 비판하는 몇 안 되는 작가로 꼽히며, 오에 겐자부로상, 요미우리문학상, 미시마 유키오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문예상, 노마 문예상 등을 수상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호시노가 “국가를 뒤흔드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면서 자신의 소설적 후계자로 칭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인간 은행』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호시노 도모유키, 『식물기』는 그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나는 내내 식물과 함께 소설을 써 왔습니다. 식물을 언어로 삼아 소설 속에 살고, 늘어나는 대로 두었습니다. 이 작품집은 그 식물들을 모아 심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호시노 도모유키의 『식물기』에는 모두 열한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아니, 열두 편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남은 씨앗-에필로그」는 말 그대로 에필로그이기에 맨 마지막에 자리해야겠지만, 마지막 작품 「샤베란」 앞에 놓여 있다. 에필로그 성격을 띠면서 또 하나의 단독 작품으로 읽히는 「남은 씨앗-에필로그」에 대해 옮긴이 김석희는 “호시노의 이런 실험적인 시도 자체가 책이라는 콘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고, 대단히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한다.
  • 호시노만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현실의 관념과 규범을 훌쩍 뛰어넘는 실험과 상상으로 가득한 식물소설집 「피서하는 나무」에서 “개와 사람이 나뉘지 않았던 시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유리오와 나쓰소는 반은 사람이고 반은 개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개(오노농)와 나무(오노나무)와 나무의 씨앗과 꽃과 열매를 퍼뜨리는 사람(유리오와 그의 가족, 나쓰소)은 서로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공식(共食)”으로 연결된 존재들이다. 유리오의 반쪽이었던 오노농이 죽은 뒤 땅에 묻은 자리에 심어 자란 오노나무는 유리오의 감정이 머무는 유일한 곳이 되고, 유리오와 나쓰소는 개의 언어로 둘이서 이야기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비틀즈의 곡 ‘디어 프루던스’에서 영감을 받아 쓴 「디어 프루던스」는 코로나 펜데믹 시대를 겪은 우리 모두에게 호시노의 유쾌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전하는 위로의 작품이다. 전염병의 시대를 견디기 위해 애벌레가 되어 자신이 살던 집 정원에서 풀을 갉아 먹으며 지내는 예순일곱 아줌마. 고립과 외로움 속에 틀어박힌 옆집 소녀 시리고미짱에게 애벌레 아줌마가 말을 걸기 시작하고, 시리고미짱이 민들레 씨앗이 되어 꽃으로 피어올라 고립으로부터 벗어나기까지 필요했던 건 오로지 절박한 상상의 힘. “상상하는 내가 존재하는 한, 항상 똑같은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나는 변화하고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기억하는 밀림」은 영화배우 히스 레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히스 언덕으로 떠난 위로 여행에서 만난 소라히코와 나의 이야기.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마다 화분을 하나씩 사 베란다에서 키우고 있는 소라히코, 열 번째 화분은 소라히코 자신의 것이 되고 나는 소라히코의 히스 화분을 가지고 와 히스 밀림을 이루려고 한다. 소라히코의 기억을 축적하고 있는 히스의 초롱 같은 꽃등이 켜질 때마다 소라히코를 출현시켜 줄 것이기에. 「스킨 플랜트」는 호시노의 첫 단편집인 『인간 은행』을 통해 소개되어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는데, 번역을 좀 더 다듬어 『식물기』에 재수록한 작품이다. 생식 기능을 포기하고 꽃을 선택함으로써 새롭게 탄생한 인류, ‘행복한 꽃의 아이들, 플라워즈’의 이야기는 즐겁고 기발한 상상력과 읽는 것만으로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고사리태엽」은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로 식물전환수술이 가능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SF소설이다. 식물전환수술 대상자를 모집한다는 전단을 보자마자 바로 신청한 호시노(저자와 이름이 같다!)가 식물전환수술을 받은 직후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심장은 유리 디캔터 안에서 뿌리와 잎으로 자라고, 호시노의 가슴 속 텅 빈 공간에는 고사리태엽이 돌아가고 있다. 고사리태엽 아래로는 꽃의 태엽들이 복잡하게 얽혀 도는데... 인간에서 식물로 전환을 감행한 호시노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기발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식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호시노의 이야기 다음 작품은 「식물전환수술을 받기로 한 전 여자 친구를 설득하는 편지」다. 「고사리태엽」을 읽으면서 일말의 안타까움이나 걱정을 품을지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호시노가 마련한 재치 있는 엽편소설이다. 이어지는 두 작품 「인형초」와 「시조 독말풀」은 인간 세계를 향해 반란을 일으키는 식물들을 제압하는 네오 가드너들의 이야기다. “식물의 혼에 감응할 수 있는 신세대 가운데서 극비리에 선발”된 네오 가드너들은 식물의 반란을 제압하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은 식물에게 조종당하거나 식물이 되어 버리고 만다. 네오 가드너 리더로서 식물 반...
  • 한국어판 서문 피서하는 나무 디어 프루던스 기억하는 밀림 스킨 플랜트 고사리태엽 식물전환수술을 받기로 한 전 여자 친구를 설득하는 편지 인형초 시조 독말풀 춤추는 소나무 벚꽃 낙원 샤베란 남은 씨앗-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 그 좁은 틈을 빠져나오는 순간이 오노나무를 돌보는 시간이었다. 오노나무와 마주하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있고, 그러니 나는 존재해도 좋다는 긍정적인 기분을 느꼈다. 오노나무는 착실히 늘어났다. (49-50쪽) 그런 식으로 상상하여 번식하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났다. 잃은 자식을 새로 만드는 부모. 앞세운 반려자를 번식하는 파트너. 천수를 누린 부모를 이 세상에 다시 불러내는 자기중심적인 자식. 이상적인 친구를 번식하는 완벽주의자. 사원을 번식하는 욕심 많은 사장. 물론 아기를 번식하는 커플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탄생한 사람들에게 진짜 피와 살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60쪽) 시리고미짱도 사실은 사람을 좋아하지? 하지만 아무도 믿지 못하지? 더 이상 배신당하는 건 이제 견딜 수 없으니까 사람을 만날 수 없어서 가만히 있는 거잖아. 어두운 방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그렇게 음습한 자신을 넘어서려는 거라면 더더구나, 다른 생명체가 되는 게 깔끔할 거 같지 않아? 나는 그런 망설임을 반복하다가 애벌레가 되었어. 그러니까 시리고미짱도 민들레 씨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62쪽) “식물 좋아하세요?” 분위기를 진전시켜 보려고 꺼낸 말이었는데 소라히코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틈을 두다, ‘아뇨’라고 대답했다. “가까운 사람이 죽을 때마다 화분을 하나씩 샀어요. 그랬더니 너무 많아져서 시들면 안타까울 것 같아 열심히 돌볼 뿐입니다.” (75쪽) 소라히코의 혼이 히스의 잎에 머무는 걸까? 언제나 가까이 있던 소라히코의 기척을 히스가 기억하고, 자기도 모르게 생각하는 걸까? 어느 쪽이든 히스가 소라히코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소라히코도 식물의 이 힘을 알고 있어서 화분을 길렀겠지. (85쪽) ‘타투 플랜트’와 ‘헤어 플랜트’를 합쳐 ‘스킨 플랜트’라 부르면서, 그것은 유행의 범주를 넘어 일상의 멋내기로 정착했습니다. 손목에 팔찌 같은 넝쿨을 차거나, 배꼽에 피어스처럼 싹을 심거나, 이끼로 눈썹을 디자인하는 순수한 패션으로부터 시작해 뜨거운 여름날 뙤약볕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머리에 토란잎을 우산처럼 키우기도 했습니다. 세일즈맨이 뺨에 미모사를 심어 풀과 함께 인사를 하거나, 혼자 사는 사람이 머리에 무순이나 알팔파를 상비하고 수시로 수확해 식탁에 올리는 실용적인 사용법도 널리 퍼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급자족’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신의 몸을 영양분으로 기른 식물은 자신의 일부이므로 그것을 먹는 것은 자신을 먹어 자신을 살리는 자가당착일 뿐이며 영양 섭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 머리에 난 풀을 먹으면 되지 않나, 그것은 타인의 인육을 먹는 게 아닌가 등등 논쟁은 끊임없이 들끓었고, ‘도대체 어디까지가 인간인가?’, ‘나는 식물인가?’ 하는 철학적인 물음으로까지 번졌습니다. (89쪽) 이 우주 정거장에서 지구가 알록달록한 사람꽃으로 덮이는 광경을 언젠가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그렇게 바라보는 일은 소소한 행복일 테지요.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무리겠지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행복한 꽃의 아이들이니까요. (99쪽) 간호사는 그렇게 설명하더니 호시노가 입은 연두색 환자복 상의에 손을 쑥 넣고 가슴을 펼쳐 젖꼭지를 꼬집어 돌렸다. 가슴의 피부가 문짝처럼 열렸다. 한가운데 텅 빈 곳에 고사리태엽이 있고, 태엽이 풀리는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더 안쪽에는 연동하는 꽃 톱니바퀴가 복잡하게 돌고 있다. (102쪽) 볕을 쬐면서 기운이 넘쳐흐르는 걸 실감했다. ...
  • 호시노 도모유키 [저]
  • 196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1988년 와세다 대학 문학부를 졸업했다. 한때 산케이신문 기자로 근무했으며 멕시코에 유학하기도 했다. 1997년 '마지막 한숨'으로 제34회 문예상을 수상했고, 2000년 '깨어나라고 인어는 노래한다'로 제13회 미시마유키오상, 2003년 '판타지스타'로 제25회 노마문예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일본 내에서 오에 겐자부로를 잇는 유망한 젊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는 소설 '책이여, 안녕' (2008) 에서 자신의 소설적 후계자로 호시노 도모유키를 지목하며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쓰고 있다는 말을 덧붙여 화제가 되었다. 문학평론가 모리 다쓰야는 호시노의 소설이 '위화감'이라는 감각에서 시작했다고 보면서 '이단의 위치에서 사회를 조망' (문예, 2006년 봄호)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현재 일본 작가 중에서 드물게 '전체소설(全體小說)'을 몽상하는 작가다. '전체'나 '체계'를 지향하는 것이 어렵게 된 이 시대에, 이제까지와는 다른방식으로 '전체'나 '체계'를 상기시키는 문제적인 작품을 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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