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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빚은 순박함, 우리 옹기 : 전통과 현대를 잇는 도예가 조정현의 옹기 이야기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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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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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page/152*225*28/86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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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36812317/893681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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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기에 담긴 선은 가식이 없고, 점잖고, 완벽하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빚어낸, 자연을 닮은 우리의 전통 옹기. 거칠고 투박한 듯하면서도 꾸밈없고 순박한 맛이 느껴지는 정겨운 옹기는 어느 공간에 놓이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한국 현대 도예를 이끈 1세대 도예가 조정현은 우연히 옹기를 마주하고 그 조형성과 과학적 실용성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꼭 필요한 존재였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옹기의 미학과 그 아름다운 심성에 감명받아 전국에 있는 옹기를 찾아 나섰다. 이 책에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조정현이 옛 가옥, 사찰, 농가 등에서 만난 다양한 옹기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또한 그가 발표한 몇 편의 글을 수록하여 옹기의 어의(語義)부터 소성법, 종류, 도자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으며, 옹기를 향한 열정과 애정을 담아 옹기를 주제로 제작한 조정현의 도자 소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옹기의 우수성과 실용성,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되며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의 옹기 문화를 되살리고 보존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 옹기의 순박함과 무던함에 빠져들다 오늘날 우리에게 옹기는 어떤 존재일까? 누군가는 옹기를 직접 사용해 보았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푸근한 대상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그릇이거나 예스러운 장식품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부터 옹기를 사용해 왔고, 옹기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기본이 되는 생활 용기였다. 장독대에 나란히 늘어선 항아리에는 간장, 된장, 고추장이 담겨 있었고, 땅속에 묻은 독에는 김치를 저장했다. 곡식이나 젓갈, 술 등을 보관하거나 약을 달이고 떡을 찔 때도 옹기를 사용했다. 그 밖에 향로, 뚝배기, 굴뚝에 이르기까지 생활 곳곳에서 활용된 옹기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자연에서 구한 흙으로 빚어 구워 만든 옹기는 자연과 닮은 꾸밈없는 모습으로 우리 주변 한편에 자리 잡아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도예가 조정현은 순박하고 무던한 옹기의 심성에 스며들어 실제로 쓰이고 있던 일상 속 옹기들을 찾아 사진에 담고 기록으로 남겼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용도, 지역, 기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빛깔을 지닌 옹기들의 모습은 물론, 지금은 볼 수 없는 1980년대의 주변 풍경까지 담겨 있어, 한국의 도자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전통과 현대를 잇는 도예가 조정현은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옹기를 주제로 하여 다양한 도자 소품을 제작하였다. 그가 갖가지 옹기들과 만나면서 느꼈던 감흥이 작품에 그대로 투입되어 바라보고 있으면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도자 역사의 재정립과 옹기 문화 보존의 필요성 예부터 옹기는 보편적인 생활 용기로 흔하게 공급되다 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중요성과 가치를 잊고 무심하게 대하게 되었다. 그렇게 옹기는 점차 가볍고 다루기 쉬운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그릇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고,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로 바뀌어 가면서 조금씩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한편 조정현은 한국의 도자사(陶磁史)는 도기(陶器)를 거의 도외시하고 자기(磁器) 위주로 기억되었다고 지적하며 와기, 옹기, 칠기 등 도기류를 다시 정중하게 조명해 도기의 역사를 부활시켜 수천 년의 경험을 오늘에 이어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이 옹기 문화의 전통성과 우수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옹기와 옹기장의 가치가 재정립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여는 글 | 조정현의 글 모음 | - 옹기소론(甕器小論) - 한국(韓國) 도(陶)와 자기(磁器)의 정형고찰(定型考察) - 사라져 가는 옹기의 보존과 대책이 아쉽다 - 조정현 상감 질그릇전 ’96 | 옹기와의 만남 | - 경기도 - 강원도 - 충청도 - 전라도 - 경상도 | 조정현의 소품 모음 | 맺는 글 조정현 약력 엮은이 이윤경 약력 부록 _ 옹기 형태 그림과 사진
  • 질그릇을 구울 때는 그을음[연(煙)]을 먹여 질의 색이 검은 회색(흑회색)으로 나타나며 연을 먹인 그릇은 방수가 된다. 푸레독은 질그릇과 같은 방법으로 그을음을 먹여서 굽지만, 가마 안의 온도가 상승하여 질이 용융될 즈음에 소금을 뿌려 넣는다. 도공들은 이 일을 “소금을 친다”라고 하는데 소금을 적게, 많이, 혹은 알맞게 치는 것에 따라 표면의 윤택이 달라진다. 푸레독의 존재는 소금을 치지 않고 굽던 시절의 질그릇과는 단계를 달리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 54쪽 문화는 상류사회가 주동이 되는 분야와 백성들이 수용하는 성격의 이중적 요소로 형성되는 경향이 농후한데, 우리나라의 도와 자도 이와 마찬가지의 성격을 지녔다. 그럼에도 일본인들이 제창한 한국의 도자사는 도(陶)에 대해서는 거의 도외시하고 자기(磁器)만으로 발달사를 서술하고 있다. 차라리 자기사(磁器史)라 하였으면 무난할 것을 그들의 관습에 따라 도자(陶磁)로 복합시켜 사용하고 말았다. 해방 이후로도 이 방법이 무심히 이어짐에 따라 도자사는 자기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역대의 도자는 혼돈 속에 빠졌고 오늘에 이어지고 있는 도기들은 선대 없는 미아처럼 되고 말았다. 문제점으로 제기하려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제외되었던 도기의 역사를 다시 우리의 도예사에 부활시켜 수천 년의 경험을 오늘에 이어 놓아야 한다. 이 당연한 사리가 오늘날 도외시되고 있음은 일본인들에 의한 도자사에 현혹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땅히 교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근간을 이루어 온 와기(瓦器), 옹기(甕器), 칠기(漆器) 등 도기류(陶器類)를 다시 정중하게 조명하여야 한다. 근간이 되는 질그릇(도기류)의 줄기에 따라 고찰하면서 시류가 닿아 형성된 청자와 분청사기와 백자를 내다보면 우리의 도자사는 일목요연하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시각의 방법론을 도입하여 도(陶)와 자(磁)의 역사를 고찰하면 그 줄기가 오늘날의 도와 자에 이어져 현대 도예가 선대에 이은 오늘의 우리 것이 되어 미래로 이어지는 줄기를 되찾게 된다. - 62~63쪽 옹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는 잘 익은 김장 김치 혹은 몇 해 묵어서 맛이 곰삭은 젓갈이나 간장과 같이 속으로 푹 스며들어 익는 무르익은 멋이 있다. 이 같은 아름다움은 한 번 보는 것으로는 만족되지 않고 계속해서 찾아보고 싶은 심리를 유도한다. - 140쪽 끈질긴 생명력은 따로 말할 것도 없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 고려청자도 다녀가고 분청사기도 스쳐 가고 백자도 지나갔는데 유독 질그릇만은 의연히 줄기를 지닌 채 그 오랜 세월을 지탱하면서 전승의 특성을 완연하게 고수해 왔다는 사실이 대견스러웠다. - 239쪽 나는 우리 도자사의 중심이 옹기라고 생각한다. 옹기야말로 우리 고유의 것일 뿐 아니라 실제로 오랜 역사 동안 민중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온 진정한 의미에서의 우리 도자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들여온 청자나 백자를 창조적으로 수용하여 우리가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 그것은 매우 제한된 계층에서만 사용되었다는 점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 262쪽 옹기에 새겨진 무늬도 참 순수하다. 손가락이 돌아가는 대로 그냥 만들어지는 무늬이기 때문이다. - 317쪽 지름을 측정하기 위해 엎어 놓고도 보고, 전도 만져 보고, 배 전체도 안아 본다. 현장에서 직접 느낀 다양한 옹기들이 주는 감흥이 어느 순간부터 나의 작업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았다. -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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