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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엄마 그리고 나
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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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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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3238233/1193238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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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70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 누구보다 억세고 단단했던, 하지만 이제는 작고 연약해진 엄마를 아들은 기록하기로 했다. 4기 말,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으나 암이 너무 퍼져 다시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 암이 잠시 줄어들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던 시기, 재발을 진단받았던 날,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숨을 멈추던 시간, 그리고 엄마가 떠나간 뒤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3년에 가까운 엄마의 투병 기간을 책에 담으며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엄마는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었다. 나는 언제나 엄마를 늦게 늦게 발견하고 말았다.” 엄마가 챙겨준 반찬, 엄마의 잔소리, 엄마의 걱정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음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늦게 발견했음을 뒤늦게야 깨닫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순간 엄마의 말과 표정, 그리고 마음을 모른 척하고 지내왔는지를. 아들은 늙고 야윈 엄마를 보며 생각한다. 더는 늦지 않고 싶다고. 그 간절한 다짐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함께 견디는 사람들, 누군가의 부재 앞에 오래 혼자였던 사람들이 덜 외롭기를 바라며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시간을 건넨다.
  • “가만히 옆에 앉아 마른 등을 만질 때. 당신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한 때가 있다.” 아픔에 아픔을 잇고, 슬픔에 슬픔을 포개는 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아들의 이야기 “책을 읽으며 눈시울과 목울대가 동시에 뜨거워졌다. 눈물을 참고 울음을 누르며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축축했다. 이 축축함은 남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각이다.” -오은 시인 추천 매일 밤 아들은 엄마의 배를 마사지한다. 항암 부작용으로 배가 뒤틀리는 복통이 찾아오면 엄마의 배 구석구석을 쓸어내린다. 그러며 나지막하게 자장가를 부른다. 서서히 배가 따뜻해지면 엄마는 잠시 통증을 잊고 잠이 든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의술이나 과학 같은 원대한 무엇이겠지만, 삶을 살리는 것은 이처럼 아주 작은 손길일지도 모른다. 유방암에 이어 자궁암을 진단받은 70대 엄마와 그 곁을 지키는 40대 아들의 이야기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으로 다가온다. 누구보다 억세고 단단했던, 하지만 이제는 작고 연약해진 엄마의 마지막을 아들은 기록하기로 했다. 4기 말,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으나 암이 너무 퍼져 다시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 암이 잠시 줄어들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던 시기, 재발을 진단받았던 날,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숨을 멈추던 시간, 그리고 엄마가 떠나간 뒤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의 위태로운 경계에서도 엄마와 아들은 서로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한강에서 산책을 하며 춤을 추고, 나란히 병실에 누워 과거와 미래를 그렸다. 가장 불행한 시간은 동시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엄마의 보호자가 된 아들은 아픈 엄마의 등을 어루만지며 생각한다. “당신 엄마가 되고 싶다.”고. 암 따위가 멈추지 못한, 통증과 슬픔이 뒤엎지 못한 삶이 여기 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사람, 엄하고 단단했던 사람 그러나 이제는 나보다 작아진 엄마라는 한 사람에 관한 기록 양정훈 작가는 엄마의 암 투병이 시작된 후에야 그의 삶이 보였음을 고백한다. 병원 진료와 수술, 항암을 옆에서 돌보기 위해 20년 만에 엄마와 함께 살게 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시골집을 탈출해 서울로 식모살이 가는 게 꿈이었던 소녀, 하루 스무 시간 쉬지 않고 풍선을 불던 여공, 장롱 하나를 마련하지 못해 눈칫밥을 먹던 새댁, 정작 자신의 보험금은 아까워 쓰지 못했던 보험회사 직원. 새로 알게 된 엄마가 선명히 보였다. 딸이자 여자이며, 아내이자 어머니이고, 무엇보다 당신 자신으로 살았던 삶을 대신 기록하고자 했다. 저자는 3년에 가까운 엄마의 투병 기간을 책에 담으며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엄마는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었다. 나는 언제나 엄마를 늦게 늦게 발견하고 말았다.” 엄마가 챙겨준 반찬, 엄마의 잔소리, 엄마의 걱정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음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늦게 발견했음을 뒤늦게야 깨닫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순간 엄마의 말과 표정, 그리고 마음을 모른 척하고 지내왔는지를. 아들은 늙고 야윈 엄마를 보며 생각한다. 더는 늦지 않고 싶다고. 그 간절한 다짐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으니까.” 서로의 슬픔을 다정히 만지는 글 “모두가 아프거나 아픈 이 곁에 있었다.” 저자는 엄마를 돌보며 아픈 사람들과 그 곁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났다. 항암 주사를 맞는 여덟 살 아이와 그 부모를, 중풍에 걸린 아내의 걸음에 맞춰 산책하는 남편을.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함께 견디는 사람들이 보였다. ‘환자’와 ‘보호자’ 오직 그뿐인 차가운 병원 속에서 마주한 위로와 희망의 순간...
  • 프롤로그_ 먼 길을 헤매는 동안 제자리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 1부 그럴 수 없는 일 징조 | 소란 | 거짓말 | 진단 | 감 | 집을 나서며 | 붙잡고 싶은 | 이상한 산책 | 병원과 사람들 | 수술 2부 다 이렇게 사는 줄 알았어 침상 | 희소암 | 전국노래자랑 | 요양병원 | 국 | 정거장 | 항암 | 주사실 아이 | 주름 | 밥상 | 고백 | 응급실 | 그곳에서 | 기다린 말 3부 제자리에 있는 것들 그럴 것 같아요 | 장독 | 여행 | 새해 | 소식 | 이름 짓기 | 들풀 | 고딩이 | 혈관 | 발 | 부작용 | 당신이 아픈 건 | 좋은 살림 | 기적 같은 4부 이팝나무 새순으로 돋아날 거라면 계속 | 봄의 경주 | 누군가 물으면 | 농담 | 떠날 때 | 이팝나무 | 추모공원 | 대전과 서울 | 책 | 어죽 | 비슷한 슬픔 | 수선화 | 새댁 | 고양이 | 연명치료거부의향서 | 죄인들 | 미운 엄마 | 불길한 신호 5부 오래 연습한 말 여공 | 종양표지자 | 다시 처음으로 | 구멍 | 어째서 | 팔순 | 변명 | 새로운 복통 | 진료공장 | 자장가와 기도 | 머리카락 | 당부 | 두 번째 삭발 | 모퉁이에서 | 그날 6부 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을까 말 하나 | 돌아갈 곳 | 연명의료서 도착 | 빼앗긴 소리 | 같고 ...
  • 사랑하는 이를 결국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 더 귀한 것과 덜 의미 있는 걸 언제나 헷갈렸다고. 한정 없이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은,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 한번 부고를 전한 사람들은 다시 글을 올리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그리움에 허덕이거나 구멍 같은 시간을 헤매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을 보내고 나서야 마침내 배운 것들, 지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하여 돌아간 것이라고 믿는다. _12쪽, 〈먼 길을 헤매는 동안 제자리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엄마의 마른 허벅지와 마른 발과 거기 켜켜이 얹힌 주름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손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복숭아 씨앗 같은 팔꿈치가 드러나고, 겨드랑이 아래로 길게 베인 칼자국과 깊은 주름이 같이 흘렀다. 뼈 모양을 훤히 드러낸 주름이 한 사람을 채 덮을 수 없는 홑이불 같았다. 엄하고 단단하던 사람은 어떻게 이 작고 무른 노인이 되었는가. _66쪽, 〈주름〉 “같이 아프면 오래 못 가.” 엄마의 맞은편 침대에 있던, 벌써 네 번이나 암이 재발했다는 환자의 보호자가 들려줬던 말에 반박하려다 실패하고 말았다. 한 사람의 통증이 폭풍처럼 몰려올 때. 그의 슬픔이 폭설로 쏟아질 때. 같이 울고 같이 다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그때 그 보호자는 얼마나 따라 울다 알았을까. _87쪽, 〈장독〉 다른 듯 닮은 슬픔. 당신의 저림을 알 것도 같아서 우리는 함부로 위로하지 않았다. 서로에 반사되는 고통이 있었다. 통증은 아무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작아지지도 않는다. 단지 아픔과 아픔을 이을 뿐. 슬픔에 슬픔을 포갤 뿐. 모두 다 아픈 것을 알고는 마음의 모서리 하나가 몽톡해졌다. 눈 덮인 밤의 숲을 서로 발자국을 겹치며 나란히 걷는 기분이었다. _149쪽, 〈비슷한 슬픔〉 엄마는 자꾸 머리를 빗어보며 머리카락 빠지는 개수를 확인했다. 그러며 여러 번 말했다. 아프지 말고 딱 10년만 더 살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어. 이런 말도 했다. 언젠가 죽는다면 정말 고통 없이 죽었으면 좋겠어. 또 이리 말하기도 했다. 너무 억울해서 못 죽겠어. 견디기 힘든 통증과 신음, 연민과 슬픔, 절망과 분노가 끊임없이 다녀가는 밤이었다. _183쪽, 〈구멍〉 예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꿈. 꿈마다 매번 마지막 몇 걸음을 뗄 수 없어서 엄마에게 닿지 못했다. 그럴 때면 전화해서 크게 소리 내 울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내가 우는 소리만으로 당신을 잃는 꿈 때문인 줄 엄마는 신기하게 다 알았다. 튼튼해야지. 무너지지 말아야지. 언젠가 그날이 오면 어깨를 펴야지. 엄마를 잘 보내야지. 꿈에라도 그래야지. 몇 번을 다짐해도, 아무리 굳게 마음먹어도 나는 매번 실패하고 말았다. _228쪽, 〈나는 나는〉 나는 기억을 헤집어 우리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순간들을 끄집어낸다. 암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번져 수술을 다 하지 못하고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을, 희소암을 알게 되던 순간을, 재발을 진단받던 순간을 떠올렸다. 매번 위기였다. 매번 고비였다. 그래도 엄마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었으니까. 또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힘든 일이래도 당신이라면 할 수 있다. _236쪽, 〈그래도〉 죽은 자의 김치가 밥상에 놓여 산 자를 먹인다. 밥 먹는 일도 까맣게 잊을 것만 같은데 끼니때가 되면 어김없이 배는 고팠다. 아버지가 밥을 먹으면 나도 밥을 먹는다. 내가 밥을 먹으면 아버지도 밥을 먹는다. 정신을 차리고 이제서야 비로소 아버지와 같이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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