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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연결 : 나와 당신을 살게 하는 소리 없는 다정함의 기록
안미선 ㅣ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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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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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4년 06월 10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256page/128*191*19/380g
  • ISBN
9791168613034/116861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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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와 배제의 시대 속에서 여전히 당신과 나를 살아가게 하는 ‘어떤 다정함’에 관하여 한 사람이 살아낸 용기 있는 시간을 읽으며 발견한 연결과 연대의 단어들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쓰는 작업을 해온 안미선 작가의 신작 에세이이다. 작가가 읽은 42권의 책에서 발견한 연결과 연대의 단어들을 소개한다. 작가는 이번 책에서 일인 가구, 경력 단절, 중년, 한부모, 이주민, 홈리스 등 다양한 층위에 속한 여성과 소수자들이 겪는 불합리함과 부조리를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길이 잘 가닿지 않는 외로운 자리에서 용감하게 삶을 위해 싸워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도 누군가가 소리 없이 건네는 어떤 다정함이 그들을 여전히 서로 살아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일을 하는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이 땅에 발붙이고 있는 것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때로 낯모르는 이에게 마음을 베이듯 상처를 받더라도 또 누군가가 건네는 다정한 인사가, 온기 남은 손길이 다시 일어서도록 북돋아줄지도 모른다. 혐오와 배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럼에도 여전히 다정함을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 여성으로 살아가는 곤혹스러움 속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손을 내밀어 일으킬 수 있도록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갈 때 한 번쯤은 곤혹스러운 순간을 마주한다. 대학 졸업 후 간 면접 자리에서 “결혼 할 거냐”라는 면접관의 뜬금없는 질문을 마주할 때가 그렇고(「면접에서 말하지 않는 것」, 단지 긴 머리가 거추장스러워 커트 머리를 했을 뿐인데 ‘여자답지’ 못한 외모에 대한 주변인들의 간섭을 마주할 때가 그러하다(「커트의 시간」). 때로는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 사이에서 기우뚱한다. 작가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여성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가족을 위해 남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오는 것에 익숙한 여성들은 자신의 힘들고 외로웠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머뭇거렸다. 그런 여성들에게 작가는 말한다. “당신이 느낀 건 중요해요. 별것 아닌 건 없어요. 당신에게 중요한 걸 쓰세요. 지금 떠오르는 당신의 얘기를!”(「글을 쓰는 여자들」) 작가의 어머니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바로 사람들과 다정하게 말을 나누는 것이었다. 절대 속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어머니가 잠깐 말을 붙이면 살아온 내력을 그 앞에서 쏟아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혼자 도라지를 까는 가겟집 주인을 돕느라 더 늦은 귀가를 하는 어머니는, 집으로 수시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마다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는 어머니는 자기 삶과 남의 삶을 구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존중하면 돼. 사람들은 대부분 존중을 받지 못하고 살고 있거든.” 작가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다정함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 따뜻한 눈인사와 손을 잡아 온기를 나누며 부서진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다 작가는 자신의 삶 주변에서, 또는 인터뷰를 통해, 혹은 책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대개 우리의 눈길이 잘 가닿지 않는 곳의 사람들이다. 중국에서 온 이주여성 메이는 결국 ‘한국 엄마들’ 사이에 끼지 못했고, 캄보디아인 알렌은 한국 국적이 없어 아기의 보육료를 제때 지원받지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 아기를 캄보디아로 보내야 했다. 청계천을 떠나지 못하는 아주머니는 건물의 계단참에서 노숙을 하며,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은 세상의 무관심 속에서 여전히 피켓을 든다. 한부모 여성들은 이혼에 대한 사회의 공고한 편견과 부딪히며 살아가며, 빈방에 틀어박혀 개와 함께 지내는 여자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집에서 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차별과 배제, 혐오 속에서도 삶의 온기를 기꺼이 나누면서 사랑하며 살자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이들이 있다.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러주는 이들이 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연결과 연대이다. 세상의 변화는 이렇듯 작지만 연결된 존재들로부터 시작된다.
  • 들어가며 1장 여자들이 함께 걸을 때 길에 숨은 인사 ? 글을 쓰는 여자들 ? 돌봄이 있는 명절 면접에서 말하지 않는 것 ? 어머니가 된다는 것 ? 사랑은 잘 있어요 2장 그 여자들의 말이 들릴 때 커트의 시간 ? 그 여자의 방 ? 싸우는 여자들이 있다 여자의 책 읽기 ? 카미유 클로델의 편지 ? 빛이 된 사람 3장 소수자의 말이 이어질 때 당신과 나는 친구입니까? ? 나는 이방인이 아니다 ? 내일을 함께하는 꿈 휠체어 위에서 말 걸다 ? 청계천의 만찬 ? 하수구에 핀 세 잎 클로버 4장 눈물이 빛으로 연결될 때 이웃이 이름을 불렀다 ? 우리에게 질문하는 교실 ? 호박 속에 담긴 웃음 바다 위의 불빛 ? 그 후를 듣는 일 ? 희망의 시작 5장 어머니와 딸의 언어가 연결될 때 어머니의 다정한 선물 ? 조각보가 이어지는 자리 ? 어머니와 딸의 특별한 인터뷰 사랑하므로 이야기해준다 ? 할머니가 호랑이를 만났다 ? 깨꽃이 말한다 6장 기억이 눈빛으로 이어질 때 골목 안 빛나는 풍경 ? 그해, 별들의 감옥 ? 당신의 사투리는 무엇입니까? 새로 쓰는 단어장 ? 녹색병원에서 본 웃음 ? 그 나무의 눈빛 7장 작은 영혼들이 서로 연결될 때 리어카 손잡이에 걸린 얼굴 ?...
  • p.17-18 혼자인 여자, 나이 든 여자, 볼품없는 여자는 쉽게 무시당하고 놀림감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때로 잔인해진다. 자기가 생각한 틀에 어긋난다고 여겼을 때, 자기보다 못한 이라고 계산했을 때, 차별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했을 때, 자기보다 약하다고 느껴질 때, 사람은 상대에게 잔인해진다. 나는 날마다 걷는다. 좁은 집을 나와 새로 돋는 풀을 본다. 날아가는 새를 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본다. 가까운 산책로를 포기할 수 없다. 혼자 걷는 여자인 내가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어떤 생각을 불러일으킬지 신경이 쓰이지만 모른 척하고 걷기로 했다. _「길에 숨은 인사」 p.111 아주머니는 우리를 반기며 오백 원짜리 식혜를 한 잔씩 주었다. 달고 은은한 맛이었다. 그는 그때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소송에서 패해 가게에서 내쫓기고 거처를 잃었다. 아주머니는 쫓겨나서도 평생 살던 곳 근처를 맴돌며 생존을 이어갔다. 가게는 남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바뀌었다. 그 주인이 사람이 좋다고 아주머니는 칭찬하며 가끔 그곳으로 밥을 먹으러 간다고 했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식당 여주인은 작은 잡지를 읽고 있었다. 우리가 기록하는 일을 한다고 하니 “풀뿌리 민중의 삶을 기록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해 우리는 놀랐다. 아주머니는 식탁 안쪽에 앉고 나는 그 맞은편에 앉았다. 다른 손님은 없었다. 햇빛이 창을 통해 빈 가게 안에 들어왔다. 벽은 새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_「청계천의 만찬」 p.131 남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이름을 계속 부른다. 우리가 기억한다면 이곳에서 아무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앉은 자리는 묻는 얼굴 앞에서 대답을 해야 하는 자리인지 모른다.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 앞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어른들을 믿어서 배신 당해 죽은 학생들이다. 순종하고 무관심한 타성에서 벗어나 아니라고 하면서 행동할 수 있는지 묻게 된다. 슬픔을 추방하지 않고 삶 속에 함께 두며 나아갈 수 있는지 묻게 된다. 지금도 생생한 그들의 꿈 앞에서 우리의 꿈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묻고 또 묻게 된다. _「우리에게 질문하는 교실」 p.159-160 최근에 어머니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사람들과 잘 지냈는지 비결이 궁금했다. 새벽이었다. 어머니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사람들 말을 들어준 게 아니라 서로 그 자리에서 함께 주고받은 거야. 그러면 된 거지.” 어머니는 자신이 남에게 뭘 해주었다고 여기지 않았다. 어머니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십 대 때 여공으로 공장에서 일했다. “내가 힘든 삶을 살았잖아. 다른 사람 삶도 들으면 그 마음이 이해가 되는 거지.” 어머니는 자기 삶과 남의 삶을 구분 짓지 않았다. 그 사람의 이야기가 곧 자기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여겼다. 모두 살아가면서 힘들기 때문이다. “또 존중하면 돼. 사람들은 대부분 존중을 받지 못하고 살고 있거든. 상대의 좋은 점을 보고 존중하면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 어머니는 서로 의지하고 말하면서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로 존중하며 저마다 가진 것이 없어도 인생을 누리며 몫을 다하기를 바랐다. _「어머니의 다정한 선물」
  • 안미선 [저]
  • 『작은책』 편집위원, ‘삶이 보이는 창 여성노동자글쓰기’ 회원. 쓴 책으로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함께 쓴 책으로 르포집 『마지막 공간』, 『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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