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60주년․장준하 선생 30주기 학술심포지엄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급변하는 국제정서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들어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움직임과 변화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이 나라와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대외적으로 취해야 할 정책들과 대안 그리고 우리 안에서 풀어야 할 리더십, 국민화합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토론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
￭머리말․이부영 / 5
￭축 사․김준엽․강원룡․박형규․김지하․함세웅․김희숙 /13
제1부 동북아 질서의 재편과 국가전략 모색
동북아 질서의 재편과 한국의 선택 조성렬/21
1. 21세기 동북아 질서재편과 한반도․21
2. 동아시아 국제관계와 미․중관계․23
3. 동북아 질서재편과 해양․대륙세력의 각축․35
4. 우리의 전략적 대응방향․48
▪토론문 1 김도현/56
▪토론문 2 백학순/65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의 전망 조 민/73
1. 서론․73
2. 한반도 평화구축과 미국․76
3. 한반도 평화구축과 북핵․89
4. 한반도 평화전략: 평화협정․96
5. 통일의 전망․107
6. 결론․120
▪토론문 1 민병석/123
▪토론문 2 박명림/129
제2부 분단 60년과 한국현대사의 새 지평
‘민주화 정치’의 위기와 정치리더십 정윤재/137
1. ‘민주화 정치’의 위기와 대한민국․137
2. ‘국가경영’으로서의 정치․142
3. 정치적 수사(修辭) 능력의 제고: 품위있는 ‘말의 정치’를 위하여․147
4. 개혁의 ...합리적 추진: 신중하고 유연한 ‘일’처리․152
5. 효율적인 국가경영을 위한 ‘틀’의 형성과 운용․156
6. 맺는말: 요약과 제안․163
▪토론문 1 정세균/166
▪토론문 2 강재섭/173
국민화합의 방향과 실천적 과제 정성헌/177
1.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장래가 없다․177
2. 무엇이 문제인가?: 전반적인 모습과 원인․181
3. 분열과 퇴행: 주된 모습과 대안․186
4. 국민화합의 방향과 실천방안․196
▪토론문 1 서경석/199
▪토론문 2 손혁재/206
종합토론 221
부록:장준하 선생, 그 죽음의 진실은? 양승규/237
￭필자소개 251
￭사회자 및 토론자 소개 252
조성렬: p.48
부시행정부는 일본을 ‘미국의 아시아방패’로 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미전략에 대해 한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시아의 패권유지와 대중국견제라는 목적 아래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원한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영토분쟁 야기, 총리의 야스쿠니신사참배문제 등으로 한국과 중국의 반일감정은 극에 달한 상태이며, 오히려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한․중간의 공조가 형성되었다.
미국내에서는 일본의 과거사문제를 구실삼아 한국이 ‘한․미․일 3자공조체제’에서 벗어나 한․중공조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심지어 한국의 대일비판이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일 공조체제에서 이탈하기 위한 명분축적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지난 6․11과 11․17한․미정상회담에서 보듯이, 미국은 한미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한․일관계의 회복을 통해 ‘한․미․일 3자동맹네트워크’ 구상을 실현시키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정부의 판단은 이와 다르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한․미․일의 동북아 소삼각체제가 일본의 독주를 막고 미국을 이 지역에 묶어둘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참여정부에 들어와 이러한 기존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소삼각체제가 오히려 불필요하게 중․일간 갈등만 심화시키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동북아 냉전질서의 유산일 뿐이라는 인식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대외전략을 지역전략, 동맹전략, 대북전략의 세 차원에 걸쳐 재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전략적 대응방향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조민: p.73
한반도의 평화는 한민족의 통일보다 중요하다. 이는 평화와 통일의 이중적 목표 가치가 하나로 합치되지 않는 한, 평화가 통일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통일과 평화는 반드시 배타적 관계는 아니다. 물론 평화를 위해 통일을 유보할 수 있으나, 통일을 위해 평화를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의 엄중한 과제는 평화와 통일의 협연(協演)을 추구하는 데 있다.
정윤재: pp.138～139
회고하건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반독재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 이른바 ‘민주화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우리나라 민주정치의 형편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지나 노무현 정부 출범 2년 반을 지낸 지금에서 볼 때, 그들에 의한 ‘민주화의 정치’(the politics of democratization)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는 “민주화투쟁 세력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고 추구하는 이상이나 추진되었던 정책들” 사이에 공통점이 많았으며, 특히 “민주적 시민의식의 확산과 생활문화로서의 민주주의의 정착, 사회적 유동성과 개방적 분위기”등의 면에서 한국사회를 그 전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데 주요한 공헌을 하였다. 이인호,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에 대한 역사적 고찰”, 민족대통합을 위한 국회의원연구모임 주최 “민족통합, 국민통합, 지역통합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제1차 토론회 자료집》, 2005, pp.27～28 참조.
그렇지만 이 시기의 정치도 비리와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해 도덕적 리더십에 한계가 많았고, 우리 정치의 고질병인 권위주의적 정치문화와 지역갈등을 치유하고 준법을 솔선하는 민주적 리더십도 결여하였다. 정윤재,《정치리더십과 한국민주주의》, 나남출판, 2003, pp.490...～508 참조.
노무현 대통령이 이끄는 지금의 ‘참여정부’는 나름대로 각종 개혁이니셔티브를 취하며 당면과제들을 그럭저럭 해결해 나가는 듯 보였으나, 최근에 와서는 노골적으로 ‘비능률적이고’ 심지어 ‘무능하다’는 비판까지 받는다. 김광웅, “정부혁신, 잘 되고 있는가?”, 한국정책지식센터 주최 제198회 “‘정책 & 지식’ 포럼” 발표논문, 2005, p.4;정윤재,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리더십과 한국민주주의”,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2005년 춘계학술회의 “노무현정부의 국가관리: 중간평가와 전망” 발표논문집, 2005, p.28;문화일보와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여권위기의 원인으로 ‘무능’이 40%, ‘내홍’이 37%로 나타났다.《문화일보》2005.6.16.
대통령이나 여당이 흔들리면 야당이라도 건재하면 좋을 텐데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대권정치’와 ‘꼼수정치’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기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활력이 넘치는 ‘동태적 사회’(dynamic society)에서 산다기보다 위험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모험사회’(risk society) 속에서
양승규 [저]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서울대학교 사법학과 교수·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장·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 회장 역임. 현재 가톨릭대학교 법경학부 법학전공 대우교수·법학교육개혁공동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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