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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 동명 스님의 시에서 삶 찾기
동명 ㅣ 모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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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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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page/145*210*20/44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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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87280569/1187280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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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출가시인 동명 스님의 현대 시 읽기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출간! 중견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그리고 출가수행자인 동명 스님이 현대 시 52편을 수행적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한 시 산문집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을 출간했다. 스님으로서 펴낸 첫 책 《조용히 솔바람 소리를 듣는 것》이 선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독자들에게 더 익숙한 현대 시를 소개한다. 김지하, 도종환, 신경림, 이문재, 정희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의 작품부터 김남극, 석연경, 안명옥, 임보, 유용주 등 일반 독자들에게는 낯선 시인의 신선한 작품까지 폭넓은 시를 통해 마음과 일상을 맑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출발은 몇 년 전 스님이 한 편집자에게 매일 시 한 편씩을 선물받은 것에서 시작되었다. 시를 읽다 보니 좋아서 시와 감상평을 자신이 운영하는 밴드 ‘생활불교’에 올리기 시작했다. 매일 올릴 때도 있었고 며칠에 한 번 올릴 때도 있었고, 짧은 감상평일 때도 있었고, 좀 더 길게 분석해서 올릴 때도 있었다. 형식은 자유로웠지만, 그렇게 3년여가 흐르니 천 편 이상의 시가 쌓였다. 그 시들 중 52편을 골라 ‘시인’으로서의 문학적 감성에 ‘평론가’로서의 촘촘한 분석과 해석, 그리고 부처님을 흠모하는 ‘불제자’의 맑은 시선을 잘 버무려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낸 것이다.
  • 시와 ‘마음 공부’의 절묘한 조합! 시로 듣는 동명 스님의 안심법문! 동명 스님은 시 읽어주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불광사 법회 때도 종종 시를 읽어준다. 지난 3월 법회에서는 막 벙글고 있는 석촌호수의 산수유 소식과 함께 신달자 시인의 〈개나리꽃 핀다〉를 낭송했다. 바람 부는 3월 / 진회색 개나리 가지들 속에서 / 노오란 머리 비집고 나오는 / 신생아들 / / 순금의 애기부처들이 / 지난해 못다 준 말씀들 / 세상에 와르르 쏟아내고 계시다 (…) 3월 설법으로 / 개나리꽃 핀다 최소한의 양분만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개나리를 순금의 애기부처로 표현한 시와 ‘척박한 환경을 탓하지 않는 봄꽃처럼 우리 수행자들도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면서 꾸준히 수행하자’는 스님의 설법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다. 시와 불교는 완전히 동떨어진 두 세상인 줄 알았는데,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 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부처님 가르침을 찾을 수 있다.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은》은 바로 이렇게, 시와 ‘마음 공부’의 절묘한 조합을 맛깔나게 차려낸 선물 같은 책이다. 시만 읽었을 때와, 스님의 감상평까지 읽고 나서의 느낌이 묘하게 다르다. 감춰져 있던 한 세상이 환히 열린다. 그렇게 가만가만, 살금살금 마음을 쓰다듬어준다. 시를 읽는다는 건,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 삶의 방향을 나에게서 찾는 것! 동명 스님은 이십 대 초반에 등단하자마자 시집을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시집도 꾸준히 낸, 그야말로 ‘잘나가는’ 시인이었다. 하지만 내면은 ‘시 잘 쓰고 싶은 욕심,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문학적 욕망’으로 괴로운 나날이었다. 시인으로 산 20년이 괴로움이었다는 속내를 출가 직전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출가자로 10여 년 이상 살아온 지금은 어떨까? 스님은 ‘생활밴드’에 올릴 시를 고르고, 읽고, 함께 나눌 이야기를 쓰면서 몇 가지 원칙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가장 큰 다짐은 “시를 살기로” 한 것이다. 시를 잘 쓰겠다는 것이 세속의 욕망이라면, 시를 살겠다는 것은 일상에 담겨 있는 시를 ‘발견’하자는 수행자적 자세라 볼 수 있다. 이 원칙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스님은 매사에 여유를 가질 것, 수행에 도움 되는 일만 할 것, 솔직할 것을 꼽는다. 인생은 길지 않습니다. 체면치레로 살지 않고, 일시적인 이익이 된다 하여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고, 매사에 시를 느끼면서, 여유를 갖고, 수행에 도움 되는 일만 하면서, 솔직하게 살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시를 사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다짐을 읽고 나면 함께 읽는 모든 시가 곧 수행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말하는 수행은 억지로 하는, 힘들여 하는 그런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차리는 것부터 수행’이라고 스님은 알려준다. 지금 기쁜지 슬픈지, 화가 나 있는지 두려워하는지, 눅눅한지 보송한지 알아차리고 있는가? 시를 읽는다는 건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늘 밖으로만 향해 있던 시선을 내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그렇게 내 삶의 방향을 나에게서 찾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읽는 것이 그대로 ‘수행’이 되는 것이다. 다른 어떤 시집과도 다른 이 책만의 매력이 바로 그것이다.
  • 책을 내면서 시를 산다는 것은 1장 풍경에 밑줄을 긋다 그리운 나무 · 정희성 오래된 기도 · 이문재 늦깎이 · 전영관 강 · 이산하 매미 · 도종환 적멸 · 조성국 감 · 허영자 부왕사터에서 · 전영관 빨래집게 · 박규리 古寺 1· 조지훈 공 · 안명옥 물속의 돌 · 이재무 산거山居 2 · 김남극 2장 풀벌레 소리 환한 밤 축복 · 도종환 겨울, 저녁 불일암에서 · 석연경 봄에 꽃들은 세 번씩 핀다 · 김경미 8월의 나무에게 · 최영희 묵언默言의 날 · 고진하 바퀴 있는 것은 슬프다 · 김남극 무화과 · 김지하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 김기택 흰 소의 봄 · 이경 풀벌레 · 권달웅 못 위의 잠 · 나희덕 약속 · 정일근 늙은 릭샤꾼 · 정희성 3장 사라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그냥이라는 말 · 조동례 입동 · 염창권 겨울숲에서 · 이재무 부석사 무량수 · 정일근 호랑나비 돛배 · 고진하 물오징어를 다듬다가 · 유안진 뿔 · 신경림 승속 사이에 있는 것 · 박규리 되돌아보는 저녁 · 공광규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5월 · 동명 섬망 · 전영관 들국화 · 송기원 4장 늘 여여하소서 민지의 꽃 · 정희성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인생목록 · 이산하 법구경 · 임보 겨울-나무로부...
  • 이 글들을 쓰면서 저는 몇 가지 삶의 원칙이 생겼습니다. 첫째, 시를 살기로 했습니다. ‘시를 산다는 것’은 삶 속에서 시를 발견하면서 산다는 뜻입니다. 우리 삶 속에는 늘 시가 숨 쉬고 있습니다. 삶 속에 담겨 있는 시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시 속에 담긴 일상을 가만히 보면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경험하지 않는 것이라면 우리가 공감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시를 열심히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담겨 있는 시를 발견하면서 살겠다는 다짐입니다. _6쪽(책을 내면서 〈시를 산다는 것은〉 중에서) 시인은 시인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다 시인이 되어야 합니다. 전문가로서의 시인일 필요는 없습니다. 마음속에 시를 품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 삶의 이유(목적) 중 하나가 바로 시를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_18쪽(정희성 〈그리운 나무〉) 있는 그대로 우리는 훌륭합니다. 우리 삶 속에서 우리는 우리 삶에 가장 어울리게 생겼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가집시다.” 그러나 또한 부처님 말씀대로 “누운 풀처럼 겸손해집시다.” _27쪽(전영관 〈늦깎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것을 괴고성壞苦性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변한다는 것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면 변화는 곧 성장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평생 태어났을 때의 모습 그대로라면 오히려 비극입니다. 갓난아기로 태어나서 우리는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었다면, 점차 왔던 길로 돌아가서 사라지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새로운 아기들이 태어나서 이 세상을 새롭게 가꾸게 될 것이니까요. 변해가는 나무를 애처로워하는 것, 매미 소리를 애처로워하는 것은 시적 진실입니다. 그런 진실을 느끼는 것은 건강한 것입니다. 그런 시적 진실을 느끼고 나름대로 해석하는 것이 바로 시입니다. 시를 사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입니다. _78쪽(최영희, 〈8월의 나무에게〉) 문명의 빛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어둠에 감각기관을 노출해보면 자연의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자연을 감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입니다. 시를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_92쪽(김기택,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가함〉) “꽃도 피었다 지니 아름다운 것이지요 / 사시사철 피어 있는 꽃이라면 / 누가 눈길 한 번 주겠어요” 봄에 일시적으로 화알짝 피어나니 우리는 봄꽃을 찬양하는 것이요, 그것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니 아쉬웠다가 이듬해에 다시 피어나니 또 반가운 법이지요. 사람도 그렇답니다. 사라지니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사라지는 것들을 아쉬워한다기보다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간 가져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_123쪽(정일근, 〈부석사 무량수〉) 생각해보면, 나무는 애초부터 꽃 피는 나무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던바, 나무와 꽃 피는 나무의 관계는 우리 중생들과 부처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우리 중생도 깨달으면 부처로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이미 부처의 바탕을 가지고 있었던바, 그것이 수행이라는 동력을 만나 그 바탕이 발현되는 것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_175쪽(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동명 [저]
  • 東明 2010년 지홍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 출가하여 사미계를 받았으며, 2015년 중앙승가대를 졸업한 후 구족계를 받았다. 현재 중앙승가대 수행관장으로 재직하면서 광명시 금강정사에서 살고 있다. 1989년 계간 〈문학과사회〉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하여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20여 년 활동했다. 출가 전에 펴낸 시집으로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미리 이별을 노래하다》《나무 물고기》《고시원은 괜찮아요》《벼랑 위의 사랑》 등이 있고, 기행산문집 《인도신화기행》《나는 인도에서 붓다를 만났다》 등이 있다. 1994년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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