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처럼 끊임없이 이어져 온 축구장의 크고 작은 사고들을 살펴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사고 그 자체만 바라봐서는 의미가 없다. 사고 이후, 어떤 조치들이 취해졌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검토해봐야 한다. 굳이 축구가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인류의 진보는 어리석은 실수에 대해 반성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장 사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비단 축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축구팬의 피로 일구어낸 경기장 좌석
“축구에 관한 모든 것 8.참사”
축구팬들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경기장에 간다. 좋아하는 팀, 선수, 시원한 녹색 잔디. 그리고 나와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 날 하루만큼은 실컷 소리 지르고 깃발을 흔들고 노래를 부른다. 물론 축구는 드라마가 아니어서 패배할 때도 허다하다. 패배의 슬픔에 눈물을 흘릴 수도 있지만, 웬만한 극성팬이 아닌 이상 처절한 슬픔과 비극을 겪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표적인 축구장 참사로 불리는 힐스보로 참사처럼 즐거워야 할 축구 경기가 죽음의 현장이 될 때가 있었다. 아무리 클럽의 우승에 인생을 거는 열혈 서포터라 하더라도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게다가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고, 흥분한 관중들이 가득찬 축구 경기장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 책은 이처럼 끊임없이 이어져 온 축구장의 크고 작은 사고들을 살펴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사고 그 자체만 바라봐서는 의미가 없다. 사고 이후, 어떤 조치들이 취해졌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검토해봐야 한다. 굳이 축구가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인류의 진보는 어리석은 실수에 대해 반성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장 사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비단 축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축구장 사고에는 독특한 점이 있다. 힐스보로 참사만 봐도 그렇다. 축구장에서 흥분한 축구팬들은 종종 사고의 주범으로 여겨져 강력한 통제를 받아왔다. 폭력적인 훌리건들은 분명 사라져야 하는 존재지만, 폭력과 거리가 먼 열정적인 서포터들 역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곤 한다. 그리고 축구장에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나 과격한 팬들이 비난을 받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장 사고의 많은 부분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제도와 의식의 미숙함으로 발생했던 것이 사실이다. 원시적인 건축 방식, 대피 통로와 소방 시설을 확보하지 않았던 안전 불감증, 입장객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구단의 미숙한 경기 운영, 수차례 반복된 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던 정부와 치안 및 소방 당국들로 인해 안타까운 생명들이 축구장에서 세상을 떠나곤 했다.
다행히도 아직 국내에서는 축구와 관련된 대형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대비가 철저해서라기보다는, 축구의 인기가 아직 선진국만큼 높지는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월드컵 개최 이후 축구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이제는 3~4만을 동원하는 K리그 경기도 드물지 않은 상황에서 축구장 사고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우리가 축구장에 가서 무심코 않게 되는 좌석 의자. 하지만 이 좌석 의자 하나가 설치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입석 관중석에서 피를 흘렸거나 목숨을 잃어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피로 일구어낸 좌석 의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다른 이들의 실수를 통해 미리 교훈을 얻는다.
세계적인 축구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축구 실력과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축구 선진국들이 피를 흘리면서 깨달은 교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우리만의 축구장 안전 가이드를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축구에 관한 모든 것 시리즈 중 8편인 “참사”는 그동안 발생했던 수많은 축구장 참사의 이면에 얽힌 다양한 배경과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벌어진 뼈아픈 참사의 역사를 교훈 삼아 우리 축구장의 안전 대책 수립에 자그마한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축구에 관한 모든 것 시리즈는 현재 1.스타디움(2012/10월초), 2.아시아(2012/10월중순) 3.광고(2012/12월중순), 4.팬(2013/1월중순), 5.에이전트(2013/1월말) 6.프리메라리가(2013년3월), 7유럽챔피언스리그(2013년5월)가 출간되었으며, 이제 8편 “참사”가 출간된다.
그 외 축구에 관한 주제별 키워드로 시리즈 50권이 한달 간격으로 출간된다.
향후 출간될 축구에 관한 모든 것 시리즈의 주제별 단행본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스타디움-박정운
2.아시아-이범수
3.광고-이승종
4.팬-박재림
5.에이전트-윤거일
6.프리메라리가-이용욱
7.유럽챔피언스리그-이도희
8.참사-이준석
근간
9.전술/ 10.월드컵/ 11.K리그/ 12.여자축구/ 13.축구와 사회/ 14.감독
15.슈즈/ 16.미디어, 카페, 사이트/ 17.구단과 경영/ 18.레전드/ 19.라이벌,앙숙,더비
20.응원가, 구호, 엠블럼/ 21.분데스리가/ 22.세리에A/ 23.해외선수 사전/
24.언론, 중계/ 25.도박, 베팅/ 26.심판/ 27.유니폼/ 28.코칭스탭/ 29.J리그/ 30.룰
31.사회축구/ 32.해외파 한국선수/ 33.국내선수 사전/ 34.연고지/ 35.프리미어리그
36.등번호/ 37.축구용어 사전/ 38.스캔들/ 39.축구관련서적/ 40.계약(연봉, 이적)
41.명승부, 명장면/ 42.장비(소품)/ 43.축구공/ 44.기본기-킥,패스,드리볼
45.대륙별 주요대회/ 46.아나운서와 해설가/ 47.피파(FIFA)/ 48.훈련/
49.유소년 50.펍(pub)과 스토어(store)
[서문] “피로 일구어낸 축구경기장의 좌석”
제1장 안전사고 13
1. 원시적인 건축 기술이 대형 참사로
1, 2차 아이브록스 참사 13
2. 괴소문에 셀틱과 글래스고 팬들이 뭉치다
햄든 파크 폭동 21
3. 병기창으로 개조된 경기장의 붕괴
번든 파크 참사 25
4. 취소된 동점골
페루 리마 폭동 31
5. 축구로 번진 뿌리 깊은 지역감정
카이세리-아타튀르크 참사 35
6. 과열된 수페르 클라시코
푸에르타 도세 참사 40
7. 라이벌전 대승이 참혹한 사고로
카라이스카키스 경기장 참사 46
8. 철의 장막에 가려진 대형 축구 참사
루즈니키 참사 50
9. 목재 경기장을 태워버린 담뱃불
브래드포드 시티 경기장 화재 56
10. 중국 축구에 대한 실망이 대규모 폭동으로
북경 노동자 경기장 폭동 (519사건) 61
11. 가장 악명 높은 훌리건 난동
헤이젤 참사 65
12. 우박을 피해 도망쳤지만
카트만두 참사(Kathmandu Stadium Disaster) 76
13. 총체적 부실, 경기장 안전불감증이 낳은 비극
힐스보로 참사 78
14. 리그 개막을 축하하는 친선전이 난투극으로 변질되다
오크니 참사(오펜하이머 참사) 93
15. 급조한 관중석이 결국 붕괴되다
퓌리아니 참사(바스티...아 축구장 참사) 95
16. 가짜 표가 만든 비극
과테말라 시티 참사 100
17. 리즈 팬 살해와 코펜하겐 전투
2000 UEFA컵 준결승 및 결승전 난동 104
18. 아프리카의 정치적 불안이 과잉진압으로 이어지다
짐바브웨 축구장 참사 110
19. 재발된 소웨토 더비의 비극
엘리스파크 참사 113
20. 아프리카의 명문 클럽도 피해가지 못한 사고
콩고 루붐바시 참사 117
21. 연이어 터진 아프리카의 축구 참사
가나 아크라 축구장 참사 119
22. 이탈리아의 폭력적 팬 문화가 빚어낸 전쟁
시칠리아 카타니아 폭동 123
23. 사악한 주술이 난동을 불러일으키다
콩고 축구 난동 130
24. 스타 선수들의 향연이 피비린내 나는 참사로 바뀌다
코트디부아르 경기장 붕괴 133
25. 이집트 혁명에서 21세기 최악의 축구 참사까지
이집트 포트사이드 축구장 참사 137
제2장 항공사고 149
1. 추락해버린 위대한 토리노
수페르가 항공참사 149
2. 부활한 버스비의 아이들
뮌헨 항공참사 156
3. 마지막 비행기 원정
칠레 그린 크로스 항공 사고 173
4. 어이없는 인재가 만들어낸 공중 충돌
우즈벡 팍타코르 항공기 충돌 (드니쁘로제르진스크 공중 충돌) 175
5. 너무나 극적인 잠비아 축구의 재기
잠비아 대표팀 항공 사고 179
제3장 전 쟁 191
1. 해묵은 영토 갈등에 기름을 부은 월드컵 예선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축구 전쟁 191
2. 세르비아의 아르칸과 크로아티아의 투지만
유고슬라비아 전쟁을 촉발시킨 한 경기 202
제4장 대책과 안전 가이드라인 215
1. 전좌석 스타디움의 개념이 등장하다
테일러 리포트 215
2. 아이브록스 참사에서 시작된 영국 정부의 공식 안전 가이드
그린 가이드 218
3. 인류의 축구 사고 경험이 낳은 안전 바이블
FIFA 안전 규정 (2009년판) 220
제5장 당신이 축구장 사고에서 살아남으려면? 229
1. 빅매치를 조심하라. 229
2. 경기 시간에 임박해서 경기장에 도착하지 마라. 경기장을 먼저 빠져나가
지 마라. 일단 빠져나갔으면 돌아오지 마라. 229
3. 좁고 어두운 통로를 조심하라. 230
4. 사방이 철창으로 둘러싸인 관중석, 그리고 입석 구역은 피하라 231
5. 화재는 순식간에 번진다. 232
6. 차라리 그라운드로 피하라. 232
7. 개미군단이 되지 마라. 같이 몰려가면 위험하다. 233
8. 비상구가 잠겨 있지는 않은지, 하프타임에 체크하라. 233
9. 원정석 인접 구역은 피하라. 234
10. 당신의 생명이 축구 따위보다 중요하다. 234
부록. 축구사고일지 237
이준석 [저]
K리그 스토리텔러 '축구 수도'라 불리는 수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지역팀 수원 블루윙즈의 경기를 보며 축구의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2006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이후, 모교 병원에서 전문의 수련을 받던 중, 고향팀 수원 블루윙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2011년에 [빅버드 일기]를 출간했다. 이를 계기로 축구 스토리텔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축구를 소재로 한 50 개의 영화를 수집하고, 서포터의 관점에서 평론한 [킥 더 무비-축구가 영화를 만났을 때]를 2013년에 출간했다. 작가는 이런 책들을 통해, 자기 주변의 클럽팀을 외면하고 해외 축구만을 동경하는 왜곡된 문화를 개선하고, 축구가 자신만의 스토리를 통해, 스포츠를 넘어 당당한 문화 장르의 하나로 인정받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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