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애 시집『식물의 체온』. 식물의 죽음을 통해 불안정한 사람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한 작품집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미애 시인의 주옥 같은 시 작품을 모아 엮었다.
「식물의 체온」을 ‘사람과 사람’의 ‘체온’이라 읽는다. ‘사랑의 온도’는 환경에 부대끼고 조건이 어긋나며 서서히 변질된다. 설령 이별이 오더라도 빈자리를 채워줄 사람은 세상에 널려있다. 또 누군가와 ‘시작할 사랑’은 주변에 산재해 있다. 그러니 ‘이별’이면 어떻고 ‘이혼’이면 어떤가. 다 지우고 다시 출발하면 그뿐이다. 「식물의 체온」은 이 시대에 난무하는 일회용 사랑, 위장된 사랑, 가벼운 ‘사랑법’이다.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마음’인데 진실이 동반하지 않은 ‘조건과 쾌락’만을 좇아가는 사랑은 ‘고통과 후회’도 없다. 끝까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야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고’일 수도 있겠다. 여기에서 거실은 다른 곳에서 이동을 해온 꽃들이 모여 있는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곳이며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곳이다. 겨우내 온실에서 전문가의 손에서 자란 꽃들이 몇 푼의 값으로 팔려와 생을 다시 시작하는 곳이다. 그러나 뜨겁거나 차가운 온도, 조건이 다른 환경, 낯선 손길에 더는 적응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첫 대면에서 감지한 꽃의 아름다운 표정은 갈수록 시무룩해지고 구입한 사람의 열정도 시들어간다. 끝내 골목에 버려지지만 빈자리를 채울 화분은 꽃집에 넘쳐난다. 그렇게 이별한 것들은 한철 반짝이는 장식품이었을 뿐이다. 쉽게 파괴되는 약속, 과보호로 자라 대처능력이 부족한 결혼들, 변질된 마음에 속수무책 갈라지는 부부들, 서로의 체온을 맞추기보다는 자신과 다르다고 불평하는 철없는 청춘들, 「식물의 체온」은 식물의 죽음을 통해 불안정한 사람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해설- 「공룡이 사는 도시, 방치된 그늘」 -中에서)
- 마경덕(시인)
1 공기의 허파는 얼마나 큰가
공기의 허파는 얼마나 큰가
습관성 일요일
표정을 만드는 아이들
11월
스테이크 결혼식
그 남자의 꽃밭
최신형 연애
도시의 옥상
등의 용도
들썩이는 어깨들
바람의 작업
깊은 연못
풍선인형
연애史
고독을 즐기는 방법
안개놀이
돌멩이들
사춘기
2 식물의 체온
분홍커튼이 있는 집
식물의 체온
안방과 거실의 거리
죽음의 값
어둠 속의 탬버린
건조주의보
별을 쫓다
시차時差
잠만 잘 분
날아다니는 방
임대료의 계절
바람의 힘
도시의 도원경桃源境
지루한 풍경
눈을 만지다
꽃 피는 그늘
외출
그늘의 집
3 미래의 문장들
미래의 문장들
골방일기
족문
주산지*
안개의 그늘
가로등
누추한 손
죽어가는 나무
사월의 얼굴
낙원동
앵무새
번식하는 어둠
출구
복도
조화의 비애
그 여자의 그늘
공룡서식지
악수의 조건
소문이 만든 사람
4 피아노와 대화하는 방식
바람의 습성
피아노와 대화하는 방식
빈집의 음모
가위
화장 고치는 거리
검은 기억
그녀의 냉장고
습작의 계절
바람중독증
숲의 얼굴
감정 분비물
스미는 것
경계
새벽버스
안개놀이
...
｜해설｜
- 공룡이 사는 도시, 방치된 그늘 117
4마경덕(시인)
신미애 [저]
경기도 안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학에서는 영문학을 공부했다. 2012년 시인이 되었으며 지금은 동화 쓰기에 몰입하고 있다. 개구쟁이 아들을 키운 경험들을 끄집어내고 재미있는 상상을 총동원하여 글을 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동화집 <책상 도깨비의 왕따 탈출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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