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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어라 하늘아
서정시학 시인선1 ㅣ 오세영 ㅣ 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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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6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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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95791400/899579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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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학 시인선
(총124건)
고요, 신화의 속살 같은
: 한승원 시집
11,700원 (10%↓)
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 동시영 시집
11,700원 (10%↓)
굿모닝, 삐에로
: 박종명 시집
11,700원 (10%↓)
느닷없이 애플파이
: 김정인 시집
11,700원 (10%↓)
탕탕
11,700원 (10%↓)
속삭임
: 오탁번 유고 시집
11,700원 (10%↓)
빛으로 남은 줄 알겠지
: 이인평 시집
11,700원 (10%↓)
기억은 시리고 더듬거린다
: 김윤 시집
11,700원 (10%↓)
시간의 길이
: 유자효 시집
11,700원 (10%↓)
달팽이 향수병
: 양해연 시집
11,700원 (10%↓)
목숨 건 사랑이 불시착했다
: 안영희 시집
11,700원 (10%↓)
사랑의 시차
: 박일만 시집
11,700원 (10%↓)
왜왜
: 김상환 시집
11,700원 (10%↓)
숨죽이며 기다리는 결정적 순간
: 박병원 시집
11,700원 (10%↓)
절벽 아래 파안대소
: 이병석 시집
11,700원 (10%↓)
바다로 간 나비
11,700원 (10%↓)
뒤뚱거리는 마을
11,700원 (10%↓)
늙은 봄날
11,700원 (10%↓)
극락조를 기다리며
11,700원 (10%↓)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
11,700원 (10%↓)
일주일의 마법
: 조영숙 시집
11,700원 (10%↓)
세상을 사랑하는 법
: 신원철 시집
11,700원 (10%↓)
물빛 식탁
11,700원 (10%↓)
웃는 연습
11,700원 (10%↓)
술병들의 묘지
: 고명자 시집
8,910원 (10%↓)
파란 돛
: 2012년 김달진 문학상 수상자 선집
8,910원 (10%↓)
허공에 줄을 긋다
: 양균원 시집
8,100원 (10%↓)
나는 구부정한 숫자예요
: 노승은 시집
10,800원 (10%↓)
바다빛에 물들기
: 천향미 시집
8,910원 (10%↓)
벚나무 아래 키스자국
: 조창환 시집
8,910원 (10%↓)
초록방정식
: 이희섭 시집
9,900원 (10%↓)
만나러 가는 길
11,700원 (10%↓)
두 개의 거울
: 주한태 시집
11,700원 (10%↓)
망와의 귀면을 쓰고 오는 날들
: 이영란 시집
11,700원 (10%↓)
속삭이는 바나나
: 지정애 시집
11,700원 (10%↓)
미르테의 꽃,슈만
: 이수영 시집
11,700원 (10%↓)
눈물을 조각하여 허공에 걸어두다
11,700원 (10%↓)
0도의 사랑
11,700원 (10%↓)
고등어가 있는 풍경
: 한경용 시집
11,700원 (10%↓)
파도 땋는 아바이
: 박대성 시집
11,700원 (10%↓)
이혼을 결심하는 저녁에는
: 정혜영 시집
11,700원 (10%↓)
올레 끝
8,100원 (10%↓)
섬 하나 섬 둘
13,500원 (10%↓)
길 위의 피아노
: 김성춘 시집
10,800원 (10%↓)
터무니
: 유안진 시집
10,800원 (10%↓)
피어나라, 나비야
10,800원 (10%↓)
행마법
: 강세화 시집
10,800원 (10%↓)
어느 봄바다 활동성 어류에 대한 보고서
: 조승래 시집
10,800원 (10%↓)
있는 듯 없는 듯
: 박이도 시집
10,800원 (10%↓)
너에게 잠을 부어주다
: 이지담 시집
10,800원 (10%↓)
사랑혀유, 걍
10,800원 (10%↓)
파미르를 베고 누워
10,800원 (10%↓)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
: 문현미 시집
10,800원 (10%↓)
돌 속의 울음
: 서영택 시집
10,800원 (10%↓)
풀잎을 위한 기도
: 이수산 시집
10,800원 (10%↓)
어리신 어머니
: 나태주 시집
10,800원 (10%↓)
벽이 내게 등을 내주었다
10,800원 (10%↓)
시 속의 애인
: 금동원 시집
10,800원 (10%↓)
바다, 모른다고 한다
10,800원 (10%↓)
고독의 다른 말
9,900원 (10%↓)
동양하숙
: 신원철 시집
9,900원 (10%↓)
따뜻한 편지
: 이영춘 시집
10,800원 (10%↓)
기울지 않는 길
10,800원 (10%↓)
너무 아픈 것은 나를 외면한다
10,800원 (10%↓)
플로리안 카페에서 쓴 편지
: 한이나 시집
10,800원 (10%↓)
슬픔을 이기는 방법
: 최해춘 시집
9,900원 (10%↓)
닭에게 세 번 절하다
: 이정희 시집
10,800원 (10%↓)
산산수수화화초초
: 이기철 시집
10,800원 (10%↓)
숨은 벽
: 방민호 시집
10,800원 (10%↓)
토네이토 딸기
: 조연향 시집
10,800원 (10%↓)
불빛으로 집을 짓다
: 전숙경 시집
9,900원 (10%↓)
그림자 지우기
: 김만복 시집
9,900원 (10%↓)
물속 도시
: 손지안 시집
9,900원 (10%↓)
이 순간을 감싸며
: 박태현 시집
9,900원 (10%↓)
넘나드는 사잇길에서
: 황봉구 시집
10,800원 (10%↓)
정밀한 시 읽기
20,700원 (10%↓)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 이건청 시집
9,900원 (10%↓)
자물통 속의 눈
: 이지담 시집
8,910원 (10%↓)
다트와 주사위
: 송민규 시집
8,910원 (10%↓)
말의 알
: 박복조 시집
8,910원 (10%↓)
황순원 문학과 인간 탐구
18,900원 (10%↓)
지리산 세석고원의 여름
10,800원 (10%↓)
하늘 우체국
: 김수복 시집
8,910원 (10%↓)
니르바나의 바다
: 박희진 유고 시집
12,600원 (10%↓)
징비록
10,800원 (10%↓)
뜨거운 달
: 차한수 시집
8,910원 (10%↓)
종소리 저편
: 윤석훈 시집
8,910원 (10%↓)
노래하는 사막
: 홍은택 시집
8,910원 (10%↓)
사랑의 샘
: 박송희 시집
8,910원 (10%↓)
별박이자나방
: 문효치 시집
8,910원 (10%↓)
부메랑
: 박태현 시집
8,910원 (10%↓)
악 꽁치 비린내
: 심성술 시집
8,910원 (10%↓)
나무수도원에서
8,910원 (10%↓)
오후의 지퍼들
: 배옥주 시집
8,910원 (10%↓)
낙동강 시집
: 이달희 시집
8,910원 (10%↓)
하늘 불탱
: 최명길 시집
8,910원 (10%↓)
수지도를 읽다
: 김용권 시집
8,910원 (10%↓)
굴참나무 숲에서
: 이건청 시집
8,100원 (10%↓)
하늘사다리
: 안현심 시집
8,100원 (10%↓)
더 없이 평화로운 한때
: 신승철 시집
8,100원 (10%↓)
고전적인 저녁
: 이지담 시집
8,100원 (10%↓)
모래알로 울다
: 서상만 시집
8,100원 (10%↓)
햇살 마름질
: 김선호 시집
8,100원 (10%↓)
우리시대 젊은시인들과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13,500원 (10%↓)
물어뜯을수도 없는 숨소리
8,100원 (10%↓)
진경산수
8,100원 (10%↓)
듣고 싶었던 말
8,100원 (10%↓)
구름 사육사
8,100원 (10%↓)
바벨의 후예들 폐허를 걷다
: 이경수 문학평론집
16,200원 (10%↓)
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
8,100원 (10%↓)
백석 시 읽기의 즐거움
18,000원 (10%↓)
문 열어라 하늘아
5,400원 (10%↓)
아주 잠깐
8,100원 (10%↓)
불꽃 비단벌레
7,650원 (10%↓)
동백 몸이 열릴 때
: 장창영 시집
7,650원 (10%↓)
모란으로 가는 길
7,200원 (10%↓)
그녀들 비탈에 서다
: 이기와 시집
5,400원 (10%↓)
끝이 없는 길
: 주종환 시집
5,400원 (10%↓)
오늘부터의 숲
: 노춘기 시집
5,400원 (10%↓)
낯선 피의 침입
16,200원 (10%↓)
근황
5,400원 (10%↓)
노을이 흐르는 강
5,400원 (10%↓)
차가운 식사
: 박홍점 시집
5,400원 (10%↓)
어두워질 때까지
: 한미성 시집
5,400원 (10%↓)
서정시학 시인선
(총107건)
늙은 봄날
11,700원 (10%↓)
극락조를 기다리며
11,700원 (10%↓)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
11,700원 (10%↓)
일주일의 마법
: 조영숙 시집
11,700원 (10%↓)
세상을 사랑하는 법
: 신원철 시집
11,700원 (10%↓)
물빛 식탁
11,700원 (10%↓)
웃는 연습
11,700원 (10%↓)
술병들의 묘지
: 고명자 시집
8,910원 (10%↓)
파란 돛
: 2012년 김달진 문학상 수상자 선집
8,910원 (10%↓)
허공에 줄을 긋다
: 양균원 시집
8,100원 (10%↓)
나는 구부정한 숫자예요
: 노승은 시집
10,800원 (10%↓)
바다빛에 물들기
: 천향미 시집
8,910원 (10%↓)
벚나무 아래 키스자국
: 조창환 시집
8,910원 (10%↓)
초록방정식
: 이희섭 시집
9,900원 (10%↓)
만나러 가는 길
11,700원 (10%↓)
두 개의 거울
: 주한태 시집
11,700원 (10%↓)
망와의 귀면을 쓰고 오는 날들
: 이영란 시집
11,700원 (10%↓)
속삭이는 바나나
: 지정애 시집
11,700원 (10%↓)
미르테의 꽃,슈만
: 이수영 시집
11,700원 (10%↓)
눈물을 조각하여 허공에 걸어두다
11,700원 (10%↓)
0도의 사랑
11,700원 (10%↓)
고등어가 있는 풍경
: 한경용 시집
11,700원 (10%↓)
파도 땋는 아바이
: 박대성 시집
11,700원 (10%↓)
이혼을 결심하는 저녁에는
: 정혜영 시집
11,700원 (10%↓)
올레 끝
8,100원 (10%↓)
섬 하나 섬 둘
13,500원 (10%↓)
길 위의 피아노
: 김성춘 시집
10,800원 (10%↓)
터무니
: 유안진 시집
10,800원 (10%↓)
피어나라, 나비야
10,800원 (10%↓)
행마법
: 강세화 시집
10,800원 (10%↓)
어느 봄바다 활동성 어류에 대한 보고서
: 조승래 시집
10,800원 (10%↓)
있는 듯 없는 듯
: 박이도 시집
10,800원 (10%↓)
너에게 잠을 부어주다
: 이지담 시집
10,800원 (10%↓)
사랑혀유, 걍
10,800원 (10%↓)
파미르를 베고 누워
10,800원 (10%↓)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
: 문현미 시집
10,800원 (10%↓)
돌 속의 울음
: 서영택 시집
10,800원 (10%↓)
풀잎을 위한 기도
: 이수산 시집
10,800원 (10%↓)
어리신 어머니
: 나태주 시집
10,800원 (10%↓)
벽이 내게 등을 내주었다
10,800원 (10%↓)
시 속의 애인
: 금동원 시집
10,800원 (10%↓)
바다, 모른다고 한다
10,800원 (10%↓)
고독의 다른 말
9,900원 (10%↓)
동양하숙
: 신원철 시집
9,900원 (10%↓)
따뜻한 편지
: 이영춘 시집
10,800원 (10%↓)
기울지 않는 길
10,800원 (10%↓)
너무 아픈 것은 나를 외면한다
10,800원 (10%↓)
플로리안 카페에서 쓴 편지
: 한이나 시집
10,800원 (10%↓)
슬픔을 이기는 방법
: 최해춘 시집
9,900원 (10%↓)
닭에게 세 번 절하다
: 이정희 시집
10,800원 (10%↓)
산산수수화화초초
: 이기철 시집
10,800원 (10%↓)
숨은 벽
: 방민호 시집
10,800원 (10%↓)
토네이토 딸기
: 조연향 시집
10,800원 (10%↓)
불빛으로 집을 짓다
: 전숙경 시집
9,900원 (10%↓)
그림자 지우기
: 김만복 시집
9,900원 (10%↓)
물속 도시
: 손지안 시집
9,900원 (10%↓)
이 순간을 감싸며
: 박태현 시집
9,900원 (10%↓)
넘나드는 사잇길에서
: 황봉구 시집
10,800원 (10%↓)
정밀한 시 읽기
20,700원 (10%↓)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 이건청 시집
9,900원 (10%↓)
자물통 속의 눈
: 이지담 시집
8,910원 (10%↓)
다트와 주사위
: 송민규 시집
8,910원 (10%↓)
말의 알
: 박복조 시집
8,910원 (10%↓)
황순원 문학과 인간 탐구
18,900원 (10%↓)
지리산 세석고원의 여름
10,800원 (10%↓)
하늘 우체국
: 김수복 시집
8,910원 (10%↓)
니르바나의 바다
: 박희진 유고 시집
12,600원 (10%↓)
징비록
10,800원 (10%↓)
뜨거운 달
: 차한수 시집
8,910원 (10%↓)
종소리 저편
: 윤석훈 시집
8,910원 (10%↓)
노래하는 사막
: 홍은택 시집
8,910원 (10%↓)
사랑의 샘
: 박송희 시집
8,910원 (10%↓)
별박이자나방
: 문효치 시집
8,910원 (10%↓)
부메랑
: 박태현 시집
8,910원 (10%↓)
악 꽁치 비린내
: 심성술 시집
8,910원 (10%↓)
나무수도원에서
8,910원 (10%↓)
오후의 지퍼들
: 배옥주 시집
8,910원 (10%↓)
낙동강 시집
: 이달희 시집
8,910원 (10%↓)
하늘 불탱
: 최명길 시집
8,910원 (10%↓)
수지도를 읽다
: 김용권 시집
8,910원 (10%↓)
굴참나무 숲에서
: 이건청 시집
8,100원 (10%↓)
하늘사다리
: 안현심 시집
8,100원 (10%↓)
더 없이 평화로운 한때
: 신승철 시집
8,100원 (10%↓)
고전적인 저녁
: 이지담 시집
8,100원 (10%↓)
모래알로 울다
: 서상만 시집
8,100원 (10%↓)
햇살 마름질
: 김선호 시집
8,100원 (10%↓)
우리시대 젊은시인들과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13,500원 (10%↓)
물어뜯을수도 없는 숨소리
8,100원 (10%↓)
진경산수
8,100원 (10%↓)
듣고 싶었던 말
8,100원 (10%↓)
구름 사육사
8,100원 (10%↓)
바벨의 후예들 폐허를 걷다
: 이경수 문학평론집
16,200원 (10%↓)
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
8,100원 (10%↓)
백석 시 읽기의 즐거움
18,000원 (10%↓)
문 열어라 하늘아
5,400원 (10%↓)
아주 잠깐
8,100원 (10%↓)
불꽃 비단벌레
7,650원 (10%↓)
동백 몸이 열릴 때
: 장창영 시집
7,650원 (10%↓)
모란으로 가는 길
7,200원 (10%↓)
그녀들 비탈에 서다
: 이기와 시집
5,400원 (10%↓)
끝이 없는 길
: 주종환 시집
5,400원 (10%↓)
오늘부터의 숲
: 노춘기 시집
5,400원 (10%↓)
낯선 피의 침입
16,200원 (10%↓)
근황
5,400원 (10%↓)
노을이 흐르는 강
5,400원 (10%↓)
차가운 식사
: 박홍점 시집
5,400원 (10%↓)
어두워질 때까지
: 한미성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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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선출된 오세영 시인의 신작 시집 <문 열어라 하늘아>.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노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생명력이 훼손되어가는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인간다움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이 세계의 폭력과 소외의 현상을 그려낸다.
1. 책 소개 시집의 구성은 총 4부로 나뉘어져 있고, 작품은 총 57편을 수록하고 있다. 제1부는 「개화」,「반딧불이」,「백담사 시편」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의 조화와 질서 및 생명력의 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그리고 「은산철벽」 「창문」 등을 통해 자연의 그 생명력을 자신의 삶의 의지로 삼고 있다. 제2부는 제1부와 마찬가지로 「산다는 것은」「속죄」 「무소유」 등에서 보듯이 자연을 거울로 삼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면서 보다 의지력의 토대로 인식하고 있다. 제3부는 「카드 빛」「걸프 전쟁」 등에서 보듯이 사회적 관심의 글들을 수록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것을 사회적 병폐로만 보지 않고 지구의 파괴, 즉 우주적 문제로까지 인식하고 있다. 제4부는 「반테러의 시」,「이데올로기」 등에서 보듯이 제3부의 관심을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한편으로는 자연의 생명력을 노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생명력이 훼손되어가는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인간다움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이 세계의 폭력과 소외의 현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인은 비인간화된 세계 속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를 긍정하고 최대한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2. 추천의 글 오세영은 오랫동안 서정(抒情)의 한 극점을 깨어 있는 정신과 철학적 사유로 추구해왔다. 그러나 시인의 목소리는 우주의 보편적 진리를 자득(自得)한 자의 그것처럼 어떤 위엄을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시집에서처럼 “반짝이며 빛을 긋는 암흑 속 반딧불이”를 발견하고, 미루나무 높은 가지 끝에 앉은 까치처럼 “새파랗게 얼어붙은 겨울 하늘”을 엿보는 시인의 빛나는 감수성은 살아 있다. 형형한 눈과 서정적 보법(步法)으로 우주와 존재가 맺는 비밀스러운 결합을 놓치지 않고 밝혀낸 시인은 이제 자신을 비우며 스스로 휘어지는 ‘참대’처럼 곧고 푸르다. 그 시인 앞에 하늘의 문이 열렸다. - 여태천(시인)
1부
개화/ 반딧불이/ 입동/ 녹음/ 백담사 시편/ 1. 봄/ 2. 여름/ 3. 가을/ 4. 겨울/ 은산철벽/ 제자리/ 아득히/ 유월은/ 잎새/ 봄 과수원/ 눈과 눈을 마주한다는 것은/ 창문
2부
눈빛/ 하늘 길/ 베토벤/ 처녀지/ 맥박/ 명품/ 편지/ 무소유/ 와인을 들며/ 꽃병/ 강설/ 풍장/ 속죄/ 산다는 것은/ 목성이나 토성엔/ 심야
3부
가석방 죄수들/ 화폐/ 키스/ 향기/ 샴페인/ 빈 가슴/ 소화기/ 카드 빚/ 천둥 벼락/ 걸프 전쟁/ 꿈/ 번개/ 휘슬/ 기러기 행군/ 기상이변/ 백화난만
4부
김치(2)/ 잃어버린 나/ 고향은/ 반테러의 시/ 1. 냉해/ 2. 신들의 바둑/ 3. 평화/ 4. 제초제/ 5. 사막의 장미/ 사랑/ 참대/ 이데올로기/ 동화/ 일월상순/ 컵라면/ 먹을 갈며/ 슬픔 시인 산문/ 의미와 무의미
전신이 검은 까마귀, /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 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 /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 형형한 눈, /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 얼어붙은 지상에는 / 그 어디에도 낱알이 보이지 않지만 / 그대 차라리 눈발을 뒤지다 굶어죽을지언정 / 결코 까치처럼 / 인가(人家)의 안 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 검을 테면 /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 개의 깃털도 / 남기지 말고…… /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은 내려 /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 / 나는 / 빈가지 끝에 홀로 앉아 / 말없이 /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자화상」 전문 까치 한 마리 / 미루나무 높은 가지 끝에 앉아 / 새파랗게 얼어붙은 겨울 하늘을 / 엿보고 있다 / 은산철벽 / 어떻게 깨트리고 오를 것인가. / 문 열어라, 하늘아. / 바위도 벼락 맞아 깨진 틈새에서만 / 난초 꽃 대궁을 밀어올린다. / 문 열어라, 하늘아. ―「은산철벽」 전문
오세영 [저]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서정적·철학적으로 노래하는 중견 시인이자 교육자다. 1942년 전라남도 영광(靈光)에서 태어났으며, 본관은 해주(海州)다. 1961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에 입학한 뒤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충남대학교 교수(1974-1981)를 시작으로 단국대학교 교수(1981-1985)를 거쳐 1985년부터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에서 한국현대문학을 강의한 뒤 2006년 정년퇴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강의했다(1995-1996). 체코 까렐대학에서는 방문학자로, 미국 아이오아대학교에서는 국제 창작프로그램의 참여자로 초빙된 바 있다.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1968년 박목월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초기에 아방가르드적 경향의 모더니즘 시 창작에 심취했다. 그러나 곧 그 한계성을 깨닫고 한동안 언어실험과 사상성의 접목을 고민하던 중 세 번째 시집 《무명연시(無明戀詩)》를 쓰기 시작하면서 불교를 만나 이를 계기로 불교 존재론이라는 토대 위에 미학과 철학을 결합시킨 그 나름의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하여 한국 현대시사에서 ‘철학적 서정시’라고 불릴 만한 새로운 시의 지평을 열었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가 추구한 시적 지향은 한마디로 현대 문명의 위기 극복에 동양의 예지가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는데, 이 같은 그의 지적(知的) 노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2016년, 영어로 번역된 그의 열아홉 번째 시 집 《밤하늘의 바둑판(Night-Sky Checkerboard)》이 미국의 〈시카고 서평(Chicago Review of Books)〉에 의해 ‘2016년 전 미국 최고 시집(The Best Poetry Books of 2016)’ 열두 권 중의 하나로 선정되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시집 《반란하는 빛》 외 스물다섯 권, 학술서 《한국낭만주의 시 연구》 외 스물세 권, 산문집 《사랑에 지친 사람아 미움에 지친 사람아》 외 네 권을 펴냈으며,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 대상(문학 부문), 시인협회상, 김삿갓문학상, 공초문학상, 녹원문학 상, 편운문학상, 불교문학상, 고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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