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50주년 반세기를 맞이한 김후란 시인의 시집 『따뜻한 가족』. 온갖 기계문명의 홍수와 자본만능의 물신주의 팽배현상 속에서 인간상실, 가족해체가 심화돼가는 어두운 풍경 속에서 인간 회복을 노래한다. 이 시집을 따뜻한 가족의 회복을 통해 인간성과 생명력을 회복한다.
김후란의 시는 궁극적인 면에서 희망의 시학, 평화의 시학을 지향한다. 그가 추구해 온 시정신은 일관되게 어둠에서 빛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의 정신이며 동시에 그 모든 삶과 시, 역사행위는 평화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전개돼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일관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 이 책에 담긴 시
따뜻한 가족
하루해가 저무는 시간
고요함의 진정성에 기대어
오늘의 닻을 내려놓는다
땀에 젖은 옷을 벗을 때
밤하늘의 별들이 내 곁으로 다가와
벗이 되고 가족이 된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절질한 인연
마음 놓고 속내를 나눌 사람
그 소박한 손을 끌어안는다
별들의 속삭임이 나를 사로잡을 때
어둠은 이겨낸 세상은 다시 열려
나는 외롭지 않다
언젠가는 만날 날이 있을 것으로 믿었던
그대를 모두 은하로 모여들어
이 밤은 우리 따뜻한 가족이다
시인의 말
작품 해설｜김재홍
제1부
그 섬은 어디에 있을까
어느 새벽길
은빛 세상에서
꽃의 눈물
풀꽃을 보며
향을 피우다
목련 절창
이 순간
나무와 새
농부와 소
고래바다에서
문화의 뿌리
무령왕의 인물화상경
베틀 앞에서
불국사의 석탑
살아 있는 기쁨
별을 따는 밤에
제2부
밤하늘에
가족
따뜻한 가족
우리 가족
스위스에 띄우는 편지
수유리 모과나무
이른 봄
가족·코끼리 떼
가족·토비 도슨
첫 출발
이 오월에
그날 밤
사랑의 말
어머니꽃
우리들의 고향
비 오는 밤
희망의 별을 올려다보며
제3부
내 시계
봄날
봄빛 속에
요술쟁이 이슬
산 이야기
어느 날 문득
추억의 보물
새벽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며
희망
꿈꾸는 새여
생명의 빛깔
젊은 그대여
바람 부는 언덕에
가야 할 길이 있으므로
제4부
나의 사랑 서울숲
산아
새벽
강물은 살아 있다
풀밭에서
새날의 빛을
사라지는 모든 것이
운악산 절경
비 오는 날
여름 산
산에 오르리라고
늦가을의 선물
새벽의 노래
나는 파도가 되었다
자연은 신의 선물
제5부
길을 묻는 이에게
시간은 강물인가
섣달그믐에
눈이 오는 날은
...
축복의 날
바람 부는 날의 추억
세월의 이끼
믿음 있기에
이 기쁜 성탄절에
촛불 하나 켜 놓고
김후란 [저]
*등단:1960년 ‘현대문학’지 *현재: 자연을 사랑하는 문학의 집 서울 이사장 *시집: ‘장도와 장미’, ‘어떤 파도’, ‘눈의 나라 시민이 되어’, ‘따뜻한 가족’ ‘세종대왕’, ‘그 별 우리 가슴에 빛나고’ 등 14권 *수상: 한국문학상, PEN문학상, 한국시협상, 공초문학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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