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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영화와 모티프 
노시훈 ㅣ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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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0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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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page/153*225*16/470g
  • ISBN
9788968496929/896849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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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이 책의 제목인 ‘환상영화와 모티프’에서 ‘모티프’는 보통 ‘주제’와 혼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나 프랑수아 조스트는 『문학 주제ㆍ모티프 사전』(1988)의 서문에서 “모티프는 한 작품의 추상적 내용을 나타내고, 반면 주제는 그것의 구체적인 취급, 특별하거나 놀랄만한 다양한 사건들에 그것을 적용한 것, 그것의 실례”라고 두 용어를 구별하였다. 그에 따르자면 “전자는 한 작품의 전체적인 인간적 의미를 반영하고, 후자는 (…) 일련의 장치들을 통해 특정 인간 상황이나 사건의 궁극적 의미를 독자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즉 “주제는 본질적으로 보편적인 모티프의 특수한 표현”인 것이다. 그와 같은 모티프에 대한 연구를 ‘환상영화’에서 시도한 것은 환상장르가 그리는 세계가 실재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여서 모티프가 새로운 세계에서 보다 잘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는 모티프를 드러내는 환상의 세계가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보이도록 할 수 있는 표현 능력이 뛰어나서 모티프 연구에 적합한 장르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프랑스어 용어인 환상영화에는 판타지영화뿐만 아니라 SF영화, 공포영화 등 초자연적인 것이 현실계에 침입하는 내용을 다룬 모든 영화가 포함될 수 있는데, 초현실주의영화도 같은 이유로 여기에 추가될 수 있다. 이 책은 그처럼 환상영화에 들어가는 초현실주의영화, SF영화, 판타지영화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모티프들에 대한 연구를 정리한 것이다. ‘초현실주의영화와 모티프’를 다룬 1부에서는 영화 〈황금시대〉에서 ‘충동과 거세’의 모티프(1장),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에서 ‘부르주아’의 모티프(2장), 〈시인의 피〉에서 ‘죽음과 부활’의 모티프(3장)를 고찰하였다. ‘SF영화와 모티프’를 다룬 2부에서는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에서 ‘눈’의 모티프(4장), 〈스타트랙〉 시리즈에서 ‘시간여행’의 모티프(5장), 〈엑스 마키나〉에서 ‘프로메테우스’의 모티프(6장)를 분석하였다. ‘판타지영화와 모티프’를 다룬 3부에서는 〈미녀와 야수〉에서 ‘변신’의 모티프(7장), 〈판의 미로〉에서 ‘미궁’의 모티프(8장)를 조명하였다.
  • [책속으로 이어서] 3) 제막식 (1) 실외. 페이드인. 음악(모차르트, 〈성체 안에 계신 예수〉). 마요르카 섬 사람들의 배가 만에 들어온다. 군중의 소음. 긴 행렬이 바위들 통해 제막식 장소로 향하는데, 행렬 안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관리, 군인, 성직자들이 끼어있다. 그들은 지나는 길에 주교관(冠)을 쓴 대주교들의 해골에 인사한다. 행렬이 제막식 장소에 이르자 음악과 함께 멈춘다. 지사가 막 연설을 하려는 순간 한 여자의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한 쌍의 남녀가 진창 속에서 얼싸안고 뒹굴고 있는 것을 보자 분개한 사람들이 그들을 떼어놓는다. 음악[바그너(Richard Wagner),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 서곡, ‘사랑의 묘약(philtre d'amour)’과 ‘죽음의 묘약(philtre de mort)’의 모티프]. 사람들이 여자를 데려간다. 남자를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데, 얼굴은 진흙투성이고 환각에 사로잡힌 듯한 눈을 하고 있다. 화장실에 앉아있는 여자, 변기, 수세장치, 용해된 용암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페이드아웃. 음악이 멈추고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음악[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 ‘해방(delivrance)’의 모티프]. 이번에는 남자가 끌려가고 지사는 연설을 시작한다. 남자가 두 경찰관에게서 빠져나와 짖는 개를 발로 힘껏 차자 군중이 항의한다. 다시 지사의 연설이 이어지고 남자가 경찰관에게 붙잡힌 채 멀어진다. 제막식이 준비되는 동안 남자가 풍뎅이를 잔인하게 짓밟는다. 페이드아웃. 4) 로마 (1) 도시: 실외. 음악[멘델스존, 〈교향곡 4번(Symphonie nº 4)〉 또는 〈이탈리아 교향곡(Italienne)〉 3악장]. 지사가 돌 위에 시멘트 약간을 올려놓자 서기 1930년 네 명의 마요르카 섬 사람들의 유골이 있는 장소에 로마 제국 건국을 기념하는 비가 세워졌다는 자막이 나오고 하늘에서 찍은 현대 로마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보여준다. 이어서 종교의 중심이 된 바티칸, 곧 근대 도시의 혼잡함에 휩싸이게 된 로마의 모습을 영상과 자막으로 설명한다. 창문에 사촌에게 임대차계약에 대해 언급하는 편지가 붙어있다. “때로, 일요일마다”라는 자막과 함께 집들이 굉음을 내며 무너진다. 도시의 다양한 풍경(문, 샘, 조상, 서점 등)이 이어진다. 음악[베토벤,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콘체르토 라장조(Concerto pour violon et orchestre en Re majeur)〉 작품번호 61 1악장]. 기품 있는 한 남자가 바이올린을 발로 밀면서 인도를 걷다가 그것을 짓밟는다. 음악(앞의 멘델스존 곡). 머리에 돌덩어리를 인 한 남자가 역시 머리에 돌덩어리를 인 조상 옆을 지나간다. 페이드아웃. (2) 남자와 경찰관: 페이드인. 거리. 두 경찰관에 붙들린 남자가 나타나 여자의 손을 보여주는 광고 포스터 앞에 멈춰 선다. 사랑하는 여자의 손이 이중인화로 나타나 움직이자 음악이 멈춘다. 음악(멘델스존). 멀리서 샌드위치맨이 매고 있는 스타킹 광고에 나타난 여자의 다리가 그의 관심을 끈다. 그는 이어 한 쇼윈도에 진열된 여자 사진 앞에서 멈추는데, 그 위에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이 이중인화된다. 그녀는 긴 의자 위에 앉아있다. 환상이 전개되는 동안 음악이 멈추었다 다시 시작된다[〈이졸데의 죽음(Mort d’Isolde)〉, ‘욕망의 실현(l’accomplissement du desir)’의 모티프]. (3) 자기 집에 있는 여자: 실내. 여자가 의자에서 일어나 다른 방으로 가더니 책을 한 권 집어 든다. 음악이 멈춘다. 여자의 한 손가락에 붕대가 감겨있다. 여자가 어머니와 밤의 리셉션에서 연주할 오케스트라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페이드아웃. 페이드인. 방. 암소 한 마리가 침대 위에 누워있다. 여자...
  • 글머리에 4 제1부 초현실주의 영화와 모티프 / 9 제1장 〈황금시대〉와 충동과 거세의 모티프 / 11 제2장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과 부르주아의 모티프 / 41 제3장 〈시인의 피〉와 죽음과 부활의 모티프 / 65 제2부 SF 영화와 모티프 / 99 제4장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와 눈의 모티프 / 101 제5장 〈스타트랙〉 시리즈와 시간여행의 모티프 / 129 제6장 〈엑스 마키나〉와 프로메테우스의 모티프 / 157 제3부 판타지 영화와 모티프 / 185 제7장 〈미녀와 야수〉와 변신의 모티프 / 187 제8장 〈판의 미로〉와 미궁의 모티프 / 221
  • 제1부 초현실주의 영화와 모티프 제1장 〈황금시대〉와 충동과 거세의 모티프 1. 서론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의 영화 가운데 첫 두 작품인 〈안달루시아의 개(Un chien andalou)〉(1929)와 〈황금시대(L'age d'or)〉 (1930)는 보통 초현실주의 영화의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특히 전자는 영화 전체가 ‘꿈(reve)’이라는 ‘초현실(surrealite)’의 세계를 직접 다루어,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통해 인간의 억압된 무의식을 해방시키고자 한 초현실주의의 이념을 실현한 점에서 그와 같이 인정받을 만하다. 이 영화에서는 인과율에 기반을 둔 전통적 서술 논리가 깨어지고, 보편적인 시?공간 개념이 파괴되며, 등장인물들도 극도로 모호한 존재가 되는데, 이러한 형식적 전복은 작품의 내용인 꿈의 작업[‘압축(condensation)’, ‘전위(deplacement)’, ‘형상화의 고려(prise en consideration de la figurabilite)’, ‘2차 가공(elaboration secondaire)’]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다. 이 영화에 가득한 꿈의 상징들을 분석해보면 그 세부 내용에 있어서는 ‘욕망(desir)’과 ‘거세(castration)’의 모티프가 교대로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꿈이란 무의식적인 (대개 성적인) 욕망의 실현이며 이 욕망은 꿈의 검열관 때문에 위장하여 나타난다고 하는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러나 〈황금시대〉의 경우에는 그 형식과 내용을 살펴보면 외견상 〈안달루시아의 개〉와 같은 점에서 명확히 ‘초현실주의적’이라고 단언하는 것에 주저하게 된다. 첫째, 형식의 측면에서 전자는 후자보다 전통적 영화 서술 원칙을 뒤집는 경우가 훨씬 적다. 2년 전의 영화에서처럼 시퀀스 간 연결이 썩 잘 되지는 않으나 각 시퀀스 내에서는 이야기가 비교적 논리적으로 전개되고, 시간과 공간을 그릇되게 연결하는 자막[‘전갈’에 관한 프롤로그 시퀀스와 ‘산적’ 시퀀스를 연결하는 자막{“몇 시간 뒤(Quelques heures apr?s”)}]과 장면(저택의 창문에서 던진 기린이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장면)의 사용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등장인물의 경우에도 여전히 익명이기는 하나 복장, 행동, 주변인들을 통해 그 신분을 알 수 있는 데다 전편에서와 같이 한 인물이 여러 다른 인물로 분열하는 일도 없어서 〈황금시대〉는 〈안달루시아의 개〉의 뚜렷한 형식적 특징인 ‘서술 논리의 위반’, ‘시?공간 개념의 파괴’, ‘등장인물의 모호성’으로 인한 혼란을 관객에게 훨씬 덜 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의 측면에서도 ‘꿈의 영화화’라는 것을 모르고 보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도무지 짐작하기 힘들었던 〈안달루시아의 개〉에 비해 〈황금시대〉는 그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뚜렷하다. 부뉴엘은 이 영화를 “맹목적 사랑(amour fou), 결합될 수 없는 남녀가 상황을 개의치 않고 서로에게 던지는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관한 영화”라고 정의한 바 있다. 아도 키루(Ado Kyrou) 역시 이 영화를 “맹목적 사랑에 대한 위대한 영화적 시”라고 정의한다.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도 이 영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면서 그 내용이 ‘맹목적 사랑’(이 표현은 이 글이 실린 브르통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에 관련된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두 사람에게만 한정되어 나머지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키는 사랑이 이만큼 자유롭고 흔들림 없이 대담하게 표현된 적은 결코 없었다. 어리석음, 위선, 관례는 이와 같은 작품이 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며, 스크린에서 남녀가 그들의 뜻에 완전히 어긋나게 만들어진 세계를 향해 모범적인 사랑의 정경을 보여주는 것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
  • 노시훈 [저]
  •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전남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박사과정 졸업(문학박사) 파리3대학교 대학원 불문학문화과 박사과정 수료 저서: 『생태박물관 연구』 외 18권 논문: 「SF 서사에 나타난 기억과 정체성의 모티프: 영화 〈오블리비언〉을 중심으로」 외 7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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