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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의 기록 
에르베 기베르, 신유진 ㅣ 알마 ㅣ Protocole Compassio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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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 25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256page/130*214*21/297g
  • ISBN
9791159923579/1159923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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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죽음은 결코 그를 무겁게 만들지 못했다 《연민의 기록》은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사진 칼럼니스트인 에르베 기베르(1955?1991)가 《빨간 모자를 쓴 남자》《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와 함께 자신의 죽음을 소재로 쓴 자전적 소설 3부작의 마지막 소설이다. 에르베 기베르는 어떠한 금기도 인정하지 않는 거침없는 태도로 에이즈의 파괴적인 면모를 파헤치는 논쟁적인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동안 그 병을 자기를 드러내는 도구로 삼아 삶의 마지막을 색다른 명성의 광휘 속에서 보냈다. 에이즈는 작가의 비밀도 명분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에게 뮤즈이자 교사가 된 것이다. 기베르의 예술과 그의 사적인 생활 사이의 경계는 무의미했다. 결과적으로, 기베르의 작품들은 ‘질병 문학’에 중대한 역할을 했고,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건강함의 사려 깊은 훌륭함이 은폐하는 모든 것” 에 새롭게 다가가려는 작가적 의지를 보여준다. 기베르는 그의 질병을 꺼져가는 삶의 빛에서 일정한 패턴을 판독해내는 수단으로 삼아 그 안에서 살았다. 지금보다 더 외로운 전염병의 시절에서 온 타임캡슐 같은 소설 에르베 기베르는 《연민의 기록》을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의 속편이라고 말한다. 그가 절대 쓰지 않겠다고 했던 바로 그 책이다.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와 《연민의 기록》 두 책 사이에는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있다. 바로 작가가 글쓰기를 단념했던 시간이자, 체험의 시간이다. 등장인물은 전작과 동일하다. 작가이자 에이즈 환자인 에르베 기베르, 그의 친구들, 환자들과 간병인들. 그리고 스물여덟 살의 젊은 의사, 클로데트 뒤무셸이 등장하는데, 이 아름다운 여성이 기베르를 진찰할 때마다 둘 사이의 묘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어쩌면 사랑에 가까운 관계일까, 절대 알 수 없다. 새로운 약도 등장한다. 구하기 어렵고, 검증되지 않았으며, 아직 실험 중인 약물, 디다노신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 약물을 암시장에서 입수한 삼백 여명이 의사의 지시 없이 절망적으로 무분별하게 남용해 목숨을 잃었지만 프랑스에서는 의사들이 ‘연민의 기록’이라 부르는 실험 의정서 안에서 말기 환자들에게만 지급했다. 에르베 기베르는 그 새로운 약으로 쇠약해진 상태를 극복하며 글을 쓸 수 있었다. 위험하고 실험적인 치료법으로 그가 경험했던, 짧지만 본질적인 변화를 수반한 ‘부활’에 대한 감동적인 투병의 기록이 바로 《연민의 기록》이다. 《연민의 기록》은 질병으로 인해 고작 서른다섯 살에, 노인의 몸이 된 한 남자의 당황스러운 고통과 분노, 슬픔 그리고 외로움, 그렇지만 끝내 놓지 않는 ‘희망’에 대한 처절하지만 아름다운 기록이다.
  • 연민의 기록 .. 9 옮긴이의 말 .. 247
  • 아침마다 거울 속 내 나체를 대면하는 일은 매일 되풀이되는 중요한 경험이었지만, 그 모습이 나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인물에게 동정심을 느꼈다고도 말할 수 없다, 날마다 다르다, 어떤 날은 그가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우슈비츠에서도 사람들이 살아 돌아왔으니까, 또 어떤 날은 그가 사형을 선고받았음을 명백히 느낀다, 피할 수 없는 무덤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16p 나는 잠에서 깨어나 디다노신이 가득 담긴 봉투가 아직 침대 밑에 있는 것을 보며, 그것이 꿈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부인했다, 쥘은 다급히 내게 속삭였다. “네가 이걸 어떻게 얻었는지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나도 맹세했어. 약을 소량 또는 다량으로 실험하는 이중맹검법 실험 기록용으로 나온 거야. 3주 분이고, 봉지에 적혀 있던 조회 번호는 취합할 수 없도록 찢어버렸어.” 17p 쥘은 디다노신이 가득 담긴 봉투를 침대 밑에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일 아침부터 투약을 시작해야 해. 너를 믿을게. 지금 네 상태를 고려했을 때 해볼 만하다는 것을 너도 잘 알 거야.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어.” 다음 날, 나는 샹디 박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의 진료가 끝나기를 기다렸고, 그는 내게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구하신 겁니까?” 내가 “그가 말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라고 대답하자, 그가 덧붙였다. “정말 디다노신이 맞아요?” 그는 내게 복용량이 확실하지 않으니 쥘이 주장하는 첫 번째 투약을 보류하라고 요구하면서, 행정적 요청이 거의 통과된 상태라고 말했다. 19p 오늘 아침에는 클로데트에게 진찰을 받으면서 당황했다. 나는 점점 더 내게 친절을 베푸는 그 젊은 여자의 손에 나를 맡겼다. 그녀가 먼저 진찰한 환자를 배웅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봤다. 오늘 그녀는 검은색과 흰색 조합으로 그림이 그려진 아주 우아한 여름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지난번 저녁에 응급실에서 봤던,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의 신발이 사실 샌들이 아니라 에스파듀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그녀의 발목이 창백한 얼굴과는 다르게 분홍빛이라는 것을 눈여겨봤다. 그녀는 9월에 휴가를 떠날 것이다. 마 소재로 보이는 바지가 의사 가운 밑으로 내려왔고, 그 밑으로 발목이 보였다. 48p 나는 기침을 했고, 열이 났으며, 혈중 티록신 수치가 200 이하로 떨어졌지만, 박트림을 복용하고 있진 않았다. 도움을 주기 위해 진찰을 해준 귈큰 박사는 폐렴이 번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내게 말했다. “이 상태라면 당신은 절대 금요일 방송까지 버티실 수 없을 겁니다. 가능한 한 빨리 기관지 폐포 세척을 해야 해요. 폐렴은 빨리 발견할수록 더 잘 치료할 수 있거든요. 폐렴이라면 검사 당일 오후에 알 수 있을 겁니다. 만약 폐렴이라면, 병균을 제대로 공격하기 위해 진한 농도의 박트림을 링거로 투여할 겁니다. 그렇게 한다면 〈어포스트로프〉에 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샹디 박사도 귈큰 박사도 깜빡 잊고 공복 상태로 오지 않으면 질식할 수 있다는 말을 내게 해주지 않았다. 80~81p “좀 나아졌어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나는 바람을 쐬려고 밖에 나와 난간 구석에 몸을 구겨 넣었다, 그늘에는 바보처럼 보여도 좋을 만큼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 불었다. 다리 운동을 했다, 발끝을 펴고, 구부리고, 발끝으로 구부리며 유리창으로 하얀색 환자복을 입은 실루엣이 뒤로 지나가는 것을 봤다, 이제는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하얀 환자복을 걸친 십여 명의 실루엣. 112p 오래 잠 못 이루는 밤이다, 밖에는 바람이 불고, 쥐가 조심스럽게 ...
  • 에르베 기베르 [저]
  • 작가이자 사진가와 기자로 활동한 에르베 기베르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기는 파리에서 보내고 라로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극단 활동을 했다. 1973년에 다시 파리로 돌아온 그는 영화 학교에 지원해 탈락하지만 여러 잡지에 영화 칼럼을 발표한다. 이후 그는 사진과 언론 분야로 관심 영역을 넓히고 1978년부터 약 7년간 일간지 [르몽드]에서 사진 및 영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한다. 파트리스 셰로와 함께 공동 집필한 영화 시나리오 [상처받은 남자L’homme bless?]로 1984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다. 1987년에 에르베 기베르는 젊은 예술가 지원 협회의 후원으로 로마에 있는 프랑스 아카데미 메디치 빌라에 2년간 체류한다. 1989년에 발표한 소설 《익명L’incognito》은 메디치 빌라에서의 체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동성애자였던 에르베 기베르는 1990년에 발표한 소설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A l’ami qui ne m’a pas sauv? la vie》를 통해서 자신이 에이즈 환자임을 밝힌다. 이 소설은 《연민의 기록Le protocole compassionnel》 《빨간 모자를 쓴 남자》와 함께 3부작을 이루며, 에이즈의 진행 과정에 따른 그의 일상과 신체 변화를 묘사하면서 자신의 투병 생활을 보여준다. 에이즈에 걸려 변화하는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수치 또는 파렴치La pudeur ou l’impudeur]는 그의 사망 몇 주 전에 완성되었고, 그가 사망한 후, 1992년 1월 30일에 TV에 방영되었다. 그의 친구 티에리 주노, 미셸 푸코, 뱅상은 그의 삶과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설, 사진에 관한 시론, 사진집 등 다양한 형태를 띠는 그의 작품에서 자전적 요소들은 핵심적이라 할 수 있다. 에르베 기베르는 장 주네, 롤랑 바르트,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작품으로는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선전용 죽음La Mort propagande》 《쉬잔과 루이즈Suzanne et Louise》 《개들Les Chiens》 《나의 부모님Mes parents》 《두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Voyage avec deux enfants》 《뱅상에게 미쳐서Fou de Vincent》 《익명》 《연민의 기록》 《빨간 모자를 쓴 남자》 《천국Le Paradis》 등이 있다.
  • 신유진 [저]
  • 신유진은 파리의 오래된 극장을 돌아다니며 언어를 배웠다. 베르나르 마리 콜테에 매료되어 파리 8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두 권의 산문집과 소설『그렇게 우리의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를 썼고, 아니 에르노의 소설『남자의 자리』『세월』『빈 옷장』 『진정한 장소』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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