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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사라졌다 
김도연 ㅣ 알마 ㅣ J'ai perdu mon cor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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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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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page/131*214*15/32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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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59923975/1159923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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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내 몸이 사라졌다〉원작 소설 독창적이고 철학적인 동화 같은 작품 기욤 로랑의 소설 《내 몸이 사라졌다》는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그랑프리상,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크리스털상, 관객상을 비롯하여 각종 상을 휩쓴 후 넷플릭스에 공개된 〈내 몸이 사라졌다〉의 원작이다. 이 책의 저자 기욤 로랑이 직접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지만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줄거리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분위기도 사뭇 다르며, 결말마저 다르게 끝맺는다. 그러나 나우펠과 잘린 손이 각자의 행복과 희망, 꿈을 찾아 나서는 아름다운 모험담이라는 면에서 결이 같다. 소설은 나우펠과 오른손이 번갈아 이야기를 진행한다. 몸을 잃어버린 오른손은 적극적이고 삶에 대한 열망이 있는 반면, 손을 잃은 나우펠은 소극적이고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들을 수도 말 할 수도 없는 오른손의 시점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극적인 데다 에너지가 넘치고 유머까지 간직하고 있지만 나우펠은 더 많이 듣고 말도 할 수 있지만, 감정 표현은 어쩐지 서툴고 서글프다. 이렇게 두 시점을 오가며 슬프고 처절하고 폭력적인 상황마저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이 소설은 환상동화 같다. 한편 애니메이션은 시종일관 음울한 분위기로 잔혹동화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렇듯 소설과 애니메이션 모두 감상한다면,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다시 한번 곱씹으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손을 잃어버린 남자는 사랑을 찾아 헤매고 몸을 잃은 손은 주인을 찾아 나선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성장마저 멈춰 왜소한 나우펠. 나우펠의 인생은 불행과 불운만이 따라다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사촌 여동생 셰에라자드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나우펠을 이용하거나 놀림감으로 여길 뿐이다. 폭력적인 사촌 압데라우프에게 휘둘리던 나우펠은 어느 날 범죄를 저지른 압데라우프를 경찰에 신고하고, 그 보복으로 화학물질을 뒤집어쓴다. 얼굴에 화상을 입고 머리카락까지 녹아 없어져 더 불쌍해진 나우펠을 삼촌은 집에서 쫓아낸다. 그 와중에 아름다운 사촌 여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나우펠은 그녀가 결혼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나우펠은 압데라우프의 범죄에 대한 증언을 하기 위해 재판정에 선다. 압데라우프 패거리에게 죽임을 당한 소녀의 어머니는 증언을 해준 것에 고마워하며 나우펠에게 손 모양의 상아 조각을 선물한다. 어느 날 징역형을 선고받은 압데라우프가 보낸 것으로 보이는 수상한 남자에 의해 나우펠은 손을 절단당한다. 오른손을 잃은 나우펠은 그저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나우펠의 오른손은 사력을 다해 해부실 냉장고에서 탈출한다. 오로지 몸을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쥐와 싸우고, 길고양이의 턱을 긁어주기도 하고, 안내견의 배에 붙어 이동하기도 하고, 아기의 애착 인형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오아시스 같은 가브리엘을 만난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기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오른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기까지 하는 그녀와의 생활에, 손은 점점 몸을 찾겠다는 의지를 잃어간다. 한편 손을 잃고 무기력해진 나우펠은 우연히 라벨도 붙지 않은 스프레이 병을 길에서 줍는다. 그러다가 그 스프레이가 의식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게 하되 기억도 남기지 않는 마약 같은 약물임을 알게 된다. 그 약물을 이용해서 집에 찾아와 전도하려는 남자에게 집 청소를 시키기도 하고, 압데라우프가 탈옥해서 찾아와 위협하자 위기에서 벗어난다. 스프레이를 지닌 나우펠은 약물이 요술 램프의 지니보다 낫다고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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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 감옥과도 같은 프랑스 교육 시스템에는 진로를 조사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설문지에 ‘희망 직업’을 적으라는 문항이 있었는데, 나프나프는 ‘파라오의 수호자’, ‘수난을 겪는 브랜디 제조자’, ‘빙빙 돌며 춤추는 탁발승’같이 남다른 수사를 사용해 장래희망을 써냈다. 누군가가 그에게 나우펠Naoufel의 철자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면, 언제나 괴사Nerose의 N, 관절염Arthrit의 A, 다래끼Orgelet의 O, 두드러기Urticaire의 U, 누공Fistule의 F, 습진Eczea의 E, 나병(Lere)의 L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하지만 자신의 프랑스어 능력과는 무관하게 그는 점차 열등하고 무기력하고 외로운 사람이 되었다. _11쪽 그날 저녁, 그는 사촌 여동생의 합법적인 감시자인 남편의 주소를 알아내려고 독사 하르픽을 다시 찾아갔다. 독사는 입술을 핥으며 새로운 소식들을 뱉어냈다. 나프나프는 독사의 이야기를 통해 피펫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압데라우프가 여동생에게 했던 ‘포주’ 행위와 순결을 강요한 아버지의 통제가 맞물려, 셰에라자드는 동네에서 ‘피펫’이란 매력적인 별명으로 불렸다. 독사 하르픽은 나우펠에게 그가 숭배하는 피펫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해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고, 이야기를 옮기며 아주 즐거워했다. 독사에 따르면, 순결한 오럴 섹스 아가씨라고도 불리는 피펫은 나우펠을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있다며 사람들한테 자랑하고 다녔다. 어리석은 난쟁이 숫총각 나프나프는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는 그녀의 미소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_32~33쪽 누군가 아래쪽 벤치에 장갑 한 짝을 둔 채 깜빡 잊고 그냥 간 모양이었다. 나우펠은 한 시간 가까이 난간에 팔꿈치를 괴고 서서 장갑이 눈에 덮여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버려진 장갑이 그의 눈앞에서 추억처럼 희미해졌다. 장갑과 눈 덮인 벤치를 더 이상 구분할 수 없어지자 정원 전체가 사람의 흔적을 지워버린 것만 같았다. 바로 그때 눈이 그쳤다. 그는 사라진 장갑과 벤치를 한참 바라보았다. 달콤한 공기에 취한 기분이었다. “죽는다는 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아무리 애써도 부모의 얼굴 또한 눈에 묻힌 장갑처럼 기억에서 시나브로 사라질 것이다. 자신도 역시 언젠가는 여기에 없을 것이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자신이 더 이상 풍경의 일부가 되지 않을 그날에 가까워졌다. 인생의 초고에서 마지막 페이지가 넘어가면 눈처럼 하얀 페이지만 남을 터였다. _48~49쪽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왜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불현듯 깨닫는 것일까?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만족하며 살겠다고 마음먹은 참이었는데, 왜 하필이면 지금 나는 안경을 쓴 연구원에게 해부당할 위기에 처한 걸까? 이 순간 가장 후회되는 것은 내가 잘려 나간 존재에 대해 품었던 원망이다. 어쩌면 인생에서 실패했을 때보다 거장이 되었을 때 겸손함을 유지하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 _52쪽 내 안에 있는 생명의 불꽃을 되살리는 데는 가느다란 햇살 한줄기로도 충분하다. 희망이 조금 보인다. 그래도 몸을 뒤덮은 장미 가시와 멍과 동상을 보니 지난밤의 끔찍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럴 힘도 없다. 그러나 잘 알고 있다. 운명이 내 손을 잡으러 선뜻 와주지는 않으리란 사실을.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든 혼자서 앞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어떤 기적에 의해 내 생명의 빛이 다시 켜졌는지는 몰라도, 나는 결국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고 눈곱만큼씩이나마 아픈 몸을 끌고 가는 데 성공한다. _88~89쪽 나우펠은 입가에 조소를 머금고 집으로 돌아왔...
  • 김도연 [저]
  • 한국외대와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파리 13대학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다른 딸》, 《1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이러지 마, 나 좋은 사람 아니야》,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라플란드의 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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