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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작별 :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마주한 것들
김인숙 ㅣ 지와수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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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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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page/136*200*18/438g
  • ISBN
9788997947324/89979473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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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부모님은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난다. 때로는 갑작스럽게, 때로는 오랫동안 힘겨운 시간을 견디다 우리에게 작별을 고한다. 과정이 어떠하든 부모님과의 작별은 언제나 서툴고, 고통스럽고, 긴 여운을 남긴다. 많은 작별이 그렇겠지만 부모님과의 작별은 특히 더 서툴 수밖에 없다. 경험이 있다고 익숙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번 작별을 해봤어도 또다시 같은 상황에 맞닥뜨리면 처음처럼 또 우왕좌왕하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 아픈 부모님을 떠나보내기는 더더욱 힘들다. 누구에게나 삶의 마지막 과정은 가혹하기만 하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자식들의 시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부모님의 고통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것도 힘들지만 부모님을 통해 삶과 죽음의 무게를 실감하고, 앞으로 겪게 될 삶의 과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부모님과의 서툰 작별은 결국 우리를 성장시킨다. 이 책은 저자가 늙고 병든 아버지의 보호자가 되어 아버지와 함께 한 1년여 마지막 과정을 기록한 간병일기이다. 병원과 요양원, 요양병원을 전전하며 조금씩 삶에서 멀어지는 아버지를 지켜보며 슬퍼하고, 눈물짓고, 분노했던 일들을 진솔하게, 그러나 최대한 덤덤하게 풀어냈다. 어찌 보면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여정은 절망의 연속이었다. 아버지와 작별을 한 후에도 저자는 한참 동안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침잠하듯 살았다. 하지만 힘겨운 시간들을 통해 저자는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다. 죽음도 삶의 일부이고,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은 영원하지 않으니,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분들이 부모님과 작별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작별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모든 분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여는 글 _ 슬픔은 새로운 시작 1 불안이 현실이 되다 갈비뼈 골절도 모르고 흉강에 고인 피가 쏟아지다 아픔은 망각 너머로 묻고 돌봄의 두 얼굴 시퍼런 피멍이 든 눈 희망을 품다 암일 수도 있습니다 PET-CT 검사, 꼭 해야 했을까 2 낯선 아버지를 만나다 아버지의 이상 행동 망각에 갇힌 아버지 인생이란 그런 거야 미운털 박힌 까다로운 환자 산 넘어 산 몸이 기억하는 굴곡진 인생 아버지를 위한다는 착각 1인실 같은 2인실 새벽, 배변과의 전쟁 실내화가 뭐라고 따뜻한 간병인 먹는다는 것의 거룩함 낮밤이 너무 다른 아버지 뜻밖의 방문객 3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삶은 더 치열해진다 삶이 끝나는 자리는 어디인가 끊임없이 들리는 머릿속 빗소리 왜 이렇게 늦게 왔나요 요양병원, 막다른 골목에서 지나친 기대는 낙담으로 가장 돌보기 힘든 환자 죽음과 죽어감 4 마지막 시간, 새로운 시작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병든 육체에 갇힌 아버지의 영혼 어둠 속 빛을 찾아 다신 오지 않을 시간 삶이 끝나고 난 뒤 글을 마치며 _ 삶은 지나간다
  •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죽음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 곁에 있는 중한 것들은 언제나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도.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가르쳐 주었다.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여정은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었다. - 10p “설령 암이라고 해도 노인은 암세포가 자라는 속도가 더디다는데…….” 말끝을 흐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던 언니의 말이 원망처럼 귀에서 쟁쟁거렸다. 암일 수도 있다는 의사의 한마디에 그만 덜컥 겁을 먹고 순진하게 곧바로 PET- CT 검사를 받겠다고 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 61p 이번에는 알 수 없는 신음 소리에 고성까지 지르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심한 과다행동 증세까지 보였다. 눈을 치켜뜨듯 부릅뜬 채 허공을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마치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했다. 혼미한 상태로 얼굴은 퉁퉁 붓고, 마치 다른 사람의 영혼이 들어온 듯 아버지가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 -71p 같은 병실에 있는 다른 환자 보호자들도 아버지 때문에 잠을 설쳤다며 뒤질세라 불평을 쏟아 냈다. 다들 환자라서 밤에 잠을 잘 자야 하는데 시끄러워서 잘 수가 없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어떤 변명도 궁색할 뿐 무조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그런 상황에서 간병인이 그만둔다는 말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75p 병원 생활에서 그나마 숨구멍 같은 시간이라면 아버지가 가끔 노래를 흥얼거릴 때였다. 몸 컨디션이 좋으면 입을 힘껏 벌려 올라가지 않는 목소리를 끌어올려 노래를 불렀다.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그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108p 아버지가 온갖 힘을 다해 움켜쥐고 있는 생명의 끈을 언제 놓아 버릴지 알 수 없어 불안했다. 요양원에서 병원으로 다시 요양병원에서 응급실을 쳇바퀴 돌듯 반복하다가 그 어디 언저리쯤에서 숨이 멈추면 삶이 끝난다. 한 번뿐인 생이 순간이었다. 아버지는 삶이란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 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149p 아버지는 유동식이 경비위관을 통해 들어가고 있는데도 입으로 먹지 않으니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아버지가 배가 고프다고 하면서 밥을 먹었는지 확인하듯 물어보는데 갑자기 울컥 눈물이 솟았다. 처음에 가졌던 아버지 컨디션이 회복되면 비위관을 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도 이제 완전히 버렸다. 처음 도뇨관 삽입할 때처럼 비위관도 절대로 삽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소용없었다. -181p 기관내 삽관을 하고 의식 없이 누운 채로 식물인간처럼 사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었다. 가족과 상의한 결과 의사에게 기관내 삽관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니 마치 아무런 의료 조치를 하지 않고 아버지의 죽음을 손 놓고 기다리는 것처럼 생각되면서 저절로 울음이 솟구쳐 올랐다. -192p 한밤중 무거운 침묵이 가득한 병실에는 통곡과 원망어린 항의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의사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고장 난 녹음기처럼 되풀이해서 말했다. 병실에 가득 들어선 예닐곱 명의 의료진은 묵묵부답 고개를 떨군 채 말뚝처럼 서 있었다. 모든 것이 끝이 났다. -222p
  • 김인숙 [저]
  • 출판 편집자로 십수 년간 일했다. 출판 언저리를 맴돌며 책을 읽고 마음의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궁굴린다. 인생을 과정으로서 온전히 느끼고 깨닫기 위해 틈틈이 바깥세상을 경험하며 몸과 마음, 자신의 내면을 다독이면서 살고자 한다.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을 줄 알았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과거의 되새김질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신을 찾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아버지가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어느 날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나기까지 1년여 동안 삶의 속도는 격류에 휩쓸리듯 흘러갔다. 죽음의 여정에서 거쳐야만 하는 단계인 듯 요양시설과 응급실, 중환자실을 오가면서 환자가 소외되는 의료 환경에 절망하며 고통스러웠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존엄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헛된 꿈에 불과했다. 아버지가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마음을 산산이 부서지게 했다. 끝을 향해 가는 아버지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서툴고 낯선 시간을 겪으며 힘들고 괴로웠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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