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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리운 그날들 : 어느 여자의 두려움 없는 삶
매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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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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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page/152*225*27/724g
  • ISBN
9791190822299/119082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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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문명자의 〈그래도 그리운 그날들〉. 작가는 이 자서전을 '생활 에세이'라고 말한다. 한국 현대사 80년의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던 민초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이 책을 만들면서 나는 내내 나의 큰누이를 생각했다. 큰누이는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동생들을 늘 보살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바로 구로공단에 취업해서 10여 년을 동생들의 학비와 집의 생활비를 보탰다. 문명자 저자의 네 동생을 비롯한 가족에 대한 헌신은 참으로 대단했다. 어려서는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 평탄대로를 걸었지만, 시대를 초월한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아버지 사업의 몰락과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스무 살도 안 된 나이에 실질적인 소녀 가장이 되어서 동생들의 뒷바라지와 자신의 학업을 힘겹게 감내해야 했다. 가난과 고통, 절망을 끝내게 해줄 것만 같았던 행복한 결혼생활은 셋째 아이를 얻기도 전 남편의 7년여의 병상생활과 죽음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또다시 혼자서 아이 셋의 학업과 생계를 지켜야 하는 궁지로 몰리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정말 눈물겨운 노력으로 아이들 셋을 모두 대학 이상 보내며 훌륭한 일꾼으로 키워낸다. 이 정도의 성공 스토리는 사실 주변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내용은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들의 누나 엄마의 공통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내 누이가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을 편집하면서 나는 작가가 서술한 솔직하고 대담한 내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는 이 자서전을 ‘생활 에세이’라고 말한다. 보통 이런 글은 자신과 자신 주변에 얽힌 밝고 좋은 면만 부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가는 비록 자신의 가족사에 얽힌 부분이라 할 지라고 개별 인물에 대한 과감한 평가는 읽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까지 만든다. 이런 걸 다 써야 하나 하면서. 하지만 부끄러운 일들을 숨기면서 자랑하고 싶은 것만 쓴다면 그것이 과연 한 사람의 80년 인생을 정리하는 생활 에세이로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자신은 물론 자신과 교감했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솔직하고 과감한 서술이야말로 자서전을 쓰는 사람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화자찬의 생활 에세이가 아니고 때론 긴장감이 흐르는 장면에 대한 서술 덕분인지 이 책을 읽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한국 현대사 80년의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던 민초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이 책을 읽는다면 작가의 동생들과 자녀들 그리고 이런 훌륭한 분을 할머니로 둔 손자손녀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와 더불어 한 시대를 살았던 친구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난 시간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자신 있고 과감하게 서술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작가의 용기와 포기 없는 도전이 살아온 삶의 자세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아름다운 지구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이다. 자신이 주인공임을 자각하고 자신의 관점과 시점에서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는 것이 자서전이 아닐까. 다시 한번 작가의 용기와 적지 않은 분량을 너무나 훌륭하게 집필한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작가 문명자 주인공인 소설을 읽는 듯한 훌륭한 작품이었다.
  • 8 프롤로그 프롤로그 1장 쌀 침대에서 세상을 만나다 12 외할아버지와 소매치기 17 시어머니가 안 계신 층층시하 20 수탉 할머니 24 어린 시절 내 마음속 증조할아버지 29 노블레즈 오블리주를 실천한 할아버지 37 쌀 침대에서 세상을 만난 혜성 44 할아버진 일본은 싫어했지만, 사람을 미워하진 않았다! 2장 전쟁 중에도 마냥 즐거웠던 학교생활 52 똑소리 나는 서울 다마내기 56 엄마는 어쩜, 그리도 용감하셨을까? 62 공평한 체벌이 야속했던 날 아름다운 교훈 69 신이 내린 하숙집 아줌마 79 논두렁에 찢어버린 대학합격증 3장 끝없는 사랑만 주셨던 분들 92 얼마나 더 살면 엄마를 잊을 수 있을까? 100 사십 갓 넘어 혼자되신 아버지 116 시대를 잘못 만났던 우리 삼촌 4장 이대로 죽을 수야 없지 않은가? 128 보인 스님! 제발 저를 좀 받아주세요 134 방황 길에서 돌아온 나에겐… 136 엄마 없는 곳에선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44 억울한 당좌사고, 참담한 삶보다는 차라리 죽음으로 147 한 땀 한 땀 꿰듯 일어나 보자! 150 취직의 행운은 소원했던 대학까지 159 또다시 미룬 학사의 꿈 165 아버지는 집행유예로 168 쌈닭 같던 새엄마와 천성 고운 딸 미경 1...
  • 엄만 가끔 말씀하셨다. 그 시절에 딸을 낳고도 으스댔다고…. 그렇게 양가 모두가 처음 맞는 손녀였다. 외할아버지는 왜정 치하에서 갈수록 흉포해지는 공출을 피할 수는 없고, 딸의 해산 시기는 한참 보릿고개라서 출산 후 쌀밥도 제대로 못 먹일 것을 염려해서 할머니와 두 분만 아는 비밀로 두꺼운 요를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특수제작품인 그 요 속엔 푹신한 흰 솜 대신 하얀 쌀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러니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두껍고 푹신한 쌀 침대에서 태어난 것이다. 본문 중에서 40p 세 살, 여섯 살, 아홉 살의 우리 3남매는 잠을 깨면 항상 다른 집에 있었다. 한번은 우리 집 머슴살이를 하던 한 서방네 다락에 셋이 앉아서 자고 있었다. 벽장이 너무 좁아 셋을 누일 수도 없었던가 보다.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쌀밥을 자주 먹을 수 있었던 건 엄마의 기막힌 기지와 배짱 때문이었다. 나중에 들었지만, 그때 우리 집에 쌀 넣어 두는 광(안방 뒤에 윗목 측엔 뒷마루, 아랫목 측엔 오시이레라고 하는 마루방이 있었는데 우리는 쌀 광으로 썼던 것 같다)은 물론 빨간 딱지가 붙어 있었지만, 광의 마루 밑이 부엌 찬장 밑과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엄마는 부엌 찬장 밑을 파고 들어가 쌀 광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고, 쌀가마마다 조금씩 표나지 않게 쥐가 파먹은 것같이 쌀을 꺼내왔다. 정말 그 배짱이 대단하지 않은가? 우린 그렇게 엄마의 기지로 굶주리지 않고 쌀밥을 먹으며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58p 엄마! 울 엄마! 40년도 못 채운 짧은 생을 살다 홀연히 세상을 떠나버린 우리 엄마! 난 엄마 딸로 태어나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엄만 나의 전부였고, 나를 위해선 뭐든 했던 엄마는 열아홉 살이나 먹은 딸에게 유산 사실도 숨기며, 생리대까지 빨아주었던 분, 우리 다섯을 위해 희생만 하다가 간 우리 엄마는 얼굴만 예쁜 게 아니고 마음씨까지 천사 같았다. 엄마는 그렇게 짧게 살다 가려고 그리 모습도 아름답고 마음씨도 순결하고 곱게 향기로운 목련꽃처럼 태어났나 보다. 본문 중에서 92p 밥은 굶어도 먼저 동생들 학교에는 보내야 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건 또 엄마의 뜻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패기가 생겼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지금의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내가 좀 더 독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셋째 혜정에게 내년에 오빠를 먼저 고등학교에 보내고 한해 뒤에 중학교에 가도록 양해를 구했다. 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희생해준 혜정. 언제나 양보로만 일관되었던 셋째에 대한 미안함은 지금도 내 가슴 한구석에 앙금이 되어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집안을 챙겨놓고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본문 중에서 136p 이사를 하기로 했다. 남편의 문패를 처음 달아놓고 그이와 함께 드나들었던 대문. 집안 곳곳에 그이의 체취로 가득한 그 집에서는 그리움의 눈물과 외로움의 한숨으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복덕방에 집을 내어놓자 반듯하고 향이 좋아 금방 팔렸다. 새집을 구해 이사했다. 모든 것을 잊고 마음을 잡아 새롭게 시작하려 한 그 집도 ‘남편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는 그런 집이었다. 본문 중에서 2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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