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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 서양 학술용어 번역과 근대어의 탄생
야마모토 다카미쓰, 지비원 ㅣ 메멘토 ㅣ 「百學連環」を讀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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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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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2099217/1192099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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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어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150년 전 서양 학술 용어와 체계를 번역, 소개한
    어느 일본 지식인이 그린 근대지(近代知)의 지도

    희철학(希哲学), 가취론(佳趣論), 격물학(格物学), 치지학(致知学), 통고학(通古学), 계지학(計誌学)은 오늘날 어떤 학문을 가리킬까? 이들 각각은 Philosophy(철학), Aesthetics(미학), Physics(물리학), Logic(논리학), Archaeology(고고학), Statistics(통계학)에 대응하는 19세기 번역어로, 서양 학술 체계와 용어를 일본에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계몽사상가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가 만든 용어다. 니시 아마네는 현대 일본과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학술, 과학, 기술, 예술, 연역, 귀납, 심리’ 같은 단어를 창안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근대 학술사를 독자적으로 연구해온 야마모토 다카미쓰(山本貴光)가, 1870년경 니시 아마네가 ‘서구의 학술’을 쉽게 소개하려고 사숙에서 강의한 내용을 그의 문하생 나가미 유타카(永見裕)가 필기한 강의록인 「백학연환(百學連環)」을 꼼꼼하게 해설한 것이다. 백학연환은 엔사이클로피디아(Encyclopedia)의 번역어로 온갖 학술(百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連環)을 뜻한다. 현재 Encyclopedia라고 하면 ‘백과사전’이나 ‘백과전서’를 떠올리지만 이 말의 어원인 그리스어 ‘엔큐클리오스 파이데이아(Ενκυκλιος παιδεια)’는 ‘기본적인 교육과정’, 오늘날의 ‘일반교양’을 말한다. 니시 아마네의 백학연환 강의는 서양 학술의 지도, 즉 학술의 전체상을 소개하면서 일본 근대지(近代知)의 체계를 구상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서구 문물을 이입, 흡수하려 했던 메이지 시대에는 모든 학술을 처음 접하는 상태였으므로 니시 아마네의 설명에는 ‘학술’과 관련된 각종 용어를 번역해 만들어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 책으로 ‘일본의 번역과 근대’ 전체를 조망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꼼꼼한 읽기와 현장감 넘치는 서술 덕분에 특정 학술용어나 학문 분야를 지칭하는 말이 탄생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 “니시 아마네의 비교문명론적 방법과 학문적 건축술을 따라가게 될 이 책의 독자들은 150년 전 ‘그 시대’ 동아시아를 들여다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전체에의 새로운 통찰에 불현듯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황호덕(성균관대 교수, 문학평론가) 1. “근대어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한 독립 연구자가 꼼꼼한 읽기와 현장감 넘치는 서술로 그려낸 근대어 탄생의 과정 희철학(希哲?), 가취론(佳趣論), 격물학(格物?), 치지학(致知?), 통고학(通古?), 계지학(計誌?)은 오늘날 어떤 학문을 가리킬까? 이들 각각은 Philosophy(철학), Aesthetics(미학), Physics(물리학), Logic(논리학), Archaeology(고고학), Statistics(통계학)에 대응하는 19세기 번역어로, 서양 학술 체계와 용어를 일본에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계몽사상가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가 만든 용어다. 니시 아마네는 현대 일본과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학술, 과학, 기술, 예술, 연역, 귀납, 심리’ 같은 단어를 창안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근대 학술사를 독자적으로 연구해온 야마모토 다카미쓰(山本貴光)는 서양에서 이입된 지식과 번역의 문제를 파고들다가 니시 아마네의 「백학연환(百學連環)」이라는 문서를 알게 된다. 「백학연환」은 1870년경 니시 아마네가 ‘서구의 학술’을 쉽게 소개하려고 사숙에서 강의한 내용을 그의 문하생 나가미 유타카(永見裕)가 필기한 강의록이다. 이 책은 야마모토 다카미쓰가 2011년부터 2년에 걸쳐 웹사이트 ‘워드와이즈웹’에 연재한 ‘「백학연환」을 읽다’를 다시 2년에 걸쳐 수정, 가필한 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저자는 「백학연환」 중에서도 「백학연환 제1 총론 고(稿)」를 집중분석하면서 「백학연환」 전체의 주요 문맥을 파악한다. 서구 문물을 이입, 흡수하려 했던 메이지 시대에는 모든 학술을 처음 접하는 상태였다. 니시 아마네는 수강생들이 다양한 학술 간의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중국 고전, 유학의 예를 들거나 구체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하려 노력했다. 당연히 이 설명에는 ‘학술’과 관련된 각종 용어를 번역해 만드는 작업이 필요했다. 저자는 「총론」 원문은 30여 쪽에 지나지 않지만 이 짧은 글에 「백학연환」의 정수가 담겼다고 보고, 한 단어, 한 문장씩 읽어가며 일본과 서구의 지식체계가 서로 얽히며 새로운 말이 탄생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학술(學術, science and art), 기술(技術, Mechanical Art), 예술(藝術, Liberal Art), 규모(規模, system), 연역(演繹, deduction), 귀납(歸納, induction) 같은 용어뿐 아니라, humanity의 근대 초기 번역어가 인도(人道)였고(*247쪽), Invention의 번역어 ‘발명’과 Discovery의 번역어 ‘발견’이 애초에 같은 의미로 쓰였으며(*224쪽), 특허청(patent office)이 오늘날의 박물관과 같았다(*266쪽)는 등의 재미난 사실도 드러난다. 이 책으로 ‘일본의 번역과 근대’ 전체를 조망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꼼꼼한 읽기와 현장감 넘치는 서술 덕분에 특정 학술용어나 학문 분야를 지칭하는 말이 탄생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2. 150년 전 서양 학술 용어와 체계를 번역, 소개한 어느 일본 지식인이 그린 근대지(近代知)의 지도 백학연환은 엔사이클로피디아(Encyclopedia)의 번역어로 온갖 학술(百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連環)을 뜻한다. 현재 Encyclopedia라고 하면 ‘백과사전’이나 ‘백과전서’를 떠올리지만 이 말의 어원인 그리스어 ‘엔큐클리오스 파이데이아(Ενκυκλιο? παιδεια)’는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말...
  • 옮긴이 서문 들어가며 제1장 「백학연환」이라는 문서 우선 전체를 살펴보자/ 차례를 읽다/ 학술기예/ 학술의 방략/ 신치지학/ 진리 제2장 백학연환은 무엇인가 「백학연환」 본문 속으로/ 그리스어 철자 문제/ 철자가 달라지는 이유를 추리하다/ ‘바퀴 안의 동자’의 수수께끼/ 둥근 고리를 이룬 교양/ 지(知)의 릴레이/ 정치학의 엔사이클로피디아?/ ‘정치학의 엔사이클로피디아’의 정체/ 법학의 엔치클로패디/ 문헌학의 엔치클로패디/ 철학의 엔치클로패디/ 학술의 엔사이클로피디아/ 책으로서의 ‘엔사이클로피디아’/ 지식의 나무/ 학역(學域)을 변별하다/ 떡은 떡집에서/ 중국의 학술 분류 제3장 ‘학(學)’이란 무엇인가 동사로 생각하다/ 술, 기, 예의 원뜻/ 왜 Science and Arts인가/ 왜 Scio와 ars인가/ 학문의 정의-해밀턴을 인용/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자/ 학에는 정의가 있다 제4장 ‘술(術)’이란 무엇인가 이치를 탐구하여 달성하기 쉽게 한다/ 술의 정의가 나오는 출전을 찾다/ ‘아트’를 둘러싼 거대한 말 전달 게임/ 술의 정의는 어디서 인용했을까/ 술의 정의를 둘러싼 지(知)의 연쇄 제5장 학과 술 학과 술의 구별/ 아트와 사이언스는 혼동하기 쉽다고?/ ...
  • “이 책에서 「백학연환」에 주목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 강의가 당시 서구 학술 전체를 상호 연관 속에서 넓게 바라보려고 한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강의를 한 니시 아마네가 서구 학술이 일본에 수입될 즈음에 그때까지 일본어에 없었던 많은 단어를 만든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니시 아마네는 현대 일본어의 큰 은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오늘날에도 그가 번역하고 만들어낸 말은 학술 아닌 영역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말의 기원을 아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근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학술의 전 영역을 다시 파악하기 위한 계기로서 「백학연환」의 시도가 몇 겹이나 되는 실마리를 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들어가며」에서. *23쪽) “근대 학술사를 독자적으로 공부해온 저자는 현재 자신이 가진 지식을 백지로 돌린 상태에서 「백학연환」을 성실하게 한 단어씩 읽어나간다. 니시 아마네가 접했을 법한 서양의 각종 저서, 영영사전 등은 물론이고 당시 지식인들이 필수로 배워야 했던 한학까지 종횡무진하면서 일본과 서구의 지식체계가 서로 얽히며 새로운 말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정말 진부한 비유이지만 세상 그 어떤 소설책보다 흥미진진하다.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물리’와 ‘심리’가 현재와 같은 학문 이름이 아니라 애초에는 ‘사물의 이치’ ‘물리 외의’라는 뜻이었음을 영영 몰랐을지도 모른다. ‘규모(시스템)’ ‘발명(발견)’ 등등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번역과 근대’를 전부 조망하려면 평생이 걸려도 다 못 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말이 탄생하는 현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지적 흥분을 독자 여러분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옮긴이 서문」에서. *6-10쪽) “로지카(라틴어 logica)라는 것을 중국(支那)의 말로 나타내 치지학이라 이름하겠다. (…) 치지학이란 일본에서도, 중국에서도 옛날부터 이런 학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하지만, 배움의 길에 마음을 두려는 사람은 무슨 학이든 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서, 첫걸음을 위한 학에서, 그중에서도 형이상(形而上)을 논하는 데 이 학을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수(數)의 학을 배우지 않고서 격물의 학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니시 아마네, 『치지계몽』에서. *294쪽) “연역(演繹)이란 글자의 뜻을 보면, 연은 늘리다, 역은 실마리에서 실을 끌어낸다는 뜻으로서 무언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거기서 뽑아낸 것이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미침을 말한다. 이를 고양이가 쥐를 먹을 때에 비유해보자. 고양이가 쥐를 먹을 때는 먼저 가장 중요한 부분인 머리부터 시작하여 차츰 몸통, 네 발, 꼬리에 이르게 된다.” (니시 아마네, 「백학연환」에서. *298~299쪽) “induction 즉 귀납법은 연역법과 반대로서 이를 사람이 반찬을 먹을 때에 비유해보겠다. 사람이 반찬을 먹을 때는 가장 맛있는 부분을 조금씩 먹고, 마지막에는 먹을 수 있는 부분을 전부 먹는다. 이와 같이 진리도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여 그 전체를 알고자 할 때 밖에서 안으로 모으는 것이다.” (니시 아마네, 「백학연환」에서. *308쪽) “무릇 물리가 열림에 따라 심리도 변이(變易)하게 된다. (...) 고로 물리가 심리보다 학의 중심(主)으로서 중하게 여겨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물리를 사역(使役)하게 하는 것은 심리로서, 물리는 심리에 따라 사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물리와 심리 두 가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면, 고래로 불가(佛家)와 신토(社家) 등에서 말하는 신력(神力), 또는 기도의 힘(祈?力), 여우와 너구리 같은 것이 근거 없는 ...
  • 야마모토 다카미쓰 [저]
  • 지비원 [저]
  •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출판 기획과 번역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왜 읽을 수 없는가: 인문학자들의 문장을 돌아보다』, 옮긴 책으로 『문제해결 대전』, 『아이디어 대전』, 『타인을 안다는 착각』,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나를 위한 현대철학 사용법』,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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