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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산 
안치운 ㅣ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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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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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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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page/155*217*32/854g
  • ISBN
9788935678211/89356782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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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근대 이전에도 산에 오른 옛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산에 오를 수 있던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사람이거나 재조(在朝) 일본인뿐이었다. 『침묵하는 산』은 일제강점기에 산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였고, 일제는 왜 등행을 장려했는지 그 이유를 파헤친다. 그 단서가 되어주는 이는 일제강점기에도 서구 알피니즘의 방식으로 조선의 산에 올랐던 예외적이고 탁월한 산악인 김정태다. 서글픈 근대 등반사의 풍경을 마주하고 친일 부역을 올바로 바라보기 위한 『침묵하는 산』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책이다.
  •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근대 이전에도 산에 오른 옛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산에 오를 수 있던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사람이거나 재조(在朝) 일본인뿐이었다. 『침묵하는 산』은 일제강점기에 산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였고, 일제는 왜 등행을 장려했는지 그 이유를 파헤친다. 그 단서가 되어주는 이는 일제강점기에도 서구 알피니즘의 방식으로 조선의 산에 올랐던 예외적이고 탁월한 산악인 김정태다. 서글픈 근대 등반사의 풍경을 마주하고 친일 부역을 올바로 바라보기 위한 『침묵하는 산』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책이다. ■ 58명의 얼굴들, 우울한 시선들, 웃는 이들은 없었다 빛바랜 사진 한 장이 있다. 한국 근대 등반을 대표하는 오래된 사진이다. 때는 소화 15년, 1940년 11월 3일, 날이 춥고 흐렸다. 장소는 인수봉 정상.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 국적과 이름을 알 수 없는 58명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누구이고, 왜 곁눈질하면서 만나 점심을 먹고 재빨리 하강했으며, 약속한 듯 아무도 이 등반에 대해 말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안치운은 “흑백의 질감이 과거의 시간을 압도하고 있는” 이 사진이 “기록을 넘어 삶의 역사적 풍경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의 산행에는 일제강점기 역사와 제국주의가 산에 가한 폭력, 재조 일본인의 풀뿌리 식민 지배 활동, 조선 산악인의 정체성과 친일 문제 등이 폭넓게 만나고 있는 것이다. ‘친일’은 아직까지도 청산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화두다. 일본 제국주의의 산물이 많이 남아 있다. 『침묵하는 산』은 1940년 사진 속 시간으로 들어가 일제강점기 조선 산악인들의 빛과 그림자를 우리 사회의 공적 기억의 장에 올바로 세우기 위한 초석이다. 그들의 생채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들의 바른 행보를 찾기 위한 것이다. 산에 오르는 이들이 산을 난도질할 때, 산은 그들의 보이지 않는 욕망을 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산은 그렇게 억겁의 세월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면서 자신을 오르고, 통과하는 이들을 응시하는 존재다.” ■ 조선총독부와 조선산악회의 관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철도국’은 제국주의 상징인 철도를 개설하고 영업했다. 철도 개설은 경제 수탈과 대륙 공략을 위한 식민지 침투의 출발점이다. 산을 허물어 토지를 확보하고 그 위에 철도를 짓기 위해서는 산을 올라야 했다. 철도국 직원들이 만든 ‘조선산악회’는 말이 산악회지 실제로는 조선의 산하를 침탈하는 제국의 브로커였다. 철도가 생기면 제반 시설이 생기고 군대가 주둔한다. 대륙으로 팽창되는 길도 생긴다. 또한 철도국은 언제나 흑자 경영으로 총독부의 금고 역할을 했다. 『침묵하는 산』은 등행이라는 이름의 산행이 일본 제국주의의 선전 스펙터클이었으며, 철도는 제국주의의 세력 확장의 지름길이었다는 것을 분석한다. 조선산악회 회장이었던 나카무라 료조는 금강산 탐승시설조사위원회 위원이었다. 금강산, 백두산 등 조선의 산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한 철도 개설은 1899년 일본 제국주의가 획득한 경인철도 부설권으로 시작된 것이다. 1905년 경부선, 1912년 군산선, 1914년 호남선과 경원선, 1915년에 함경선이 개통됐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 일제는 1907년에 남대문 성곽을 허물었다. 또한 조선총독부는 황국 신민화를 위한 체력 증진을 내세워 등행·등산을 적극 장려했다. 수많은 학교 등산부가 황민화를 목적으로 산에 올랐던 것이다. 이렇게 철도 건설은 조선을 수탈하는 일제의 광포한 폭력이었다. ■ 일제강점기 조선 산악인의 정체성 조선총독부 철도국 소속의 조선산악회에서 조선인들은 어떻게 산을 올랐을까? ...
  • 산의 영원은 책의 현재가 되었다 | 책을 펴내며 1 산의 실재와 환상 1. 산과 알피니스트의 삶 2. 산의 그림자 같은 삶의 궤적 2 일제강점기 조선의 산과 제국의 브로커들 1. 산과 권력 2. 알피니스트의 기억과 글쓰기 3 인수봉 등반 사진의 비밀 1. 혈맥이 통하는 암우 2. 해석과 왜곡 사이 4 산 아래에서의 삶 1. 친일과 산 2. 재조 일본 산악인은 누구인가 3. 역사 앞에 선 인간 기억의 산, 망각의 산, 텅 빈 공간의 산 | 책을 마무리하며 미주 참고문헌
  • 등반가의 행위가 사물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기에, 등반가는 기억을 남긴다. (8~9쪽)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산은 풍요로운 상징과 자유의 산이 된다. 산은 오르는 이들의 시선 속에서 그들만의 고유한 산이 된다. 산에 관한 글쓰기는 몸의 산에서 말의 산으로 그리고 글의 산으로, 산을 이리저리 옮겨놓고, 이어놓으면서 산을 낳고, 산을 깊게 하고, 산의 사유를 쌓아 또 다른 산이 된다. (9쪽) 글쓰기와 등반의 공통점은 어떤 위험과 장애를 넘어서는 일이라는 것이다. 글쓰기가 이 삶과 세계를 통하여 더 나은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라면, 등반도 마찬가지로 위험을 극복해서 정상을 향하여 오르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공간과 시선을 지니게 한다. (17쪽) 이 책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조선산악회, 재조 일본 산악인, 조선 산악인들의 자취 속에 남아 있는 침탈의 잔재, 그 흔적의 의미를 거슬러 올라, 우리 산과 근대 알피니즘의 “역사적” 혹은 “생기적” 의미성을 호소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20~21쪽) 한국 근대 알피니즘 역사를 식민지 근대의 산물이라고 여기는 글은 많다. 근대 알피니즘의 방식으로 금강산 집선봉에 오를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글을 읽었다. 최근에는 산악 문화의 연구에서도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한 주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의 한국 근대 알피니즘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4쪽) 서구의 근대 제국주의 알피니즘이나, 일본 제국주의가 식민지 조선에서 자행한 교육은 그 가운데 등행, 등반, 산행이라는 내용과 더불어 국가 체제에 걸맞은 몸의 재구성이었다. (76쪽) 1930년대부터 1940년에 이르는 시기를 조선에서 등산 대중화가 시작되었다고 김정태처럼 말한 것은 피식민지 조선의 대다수 조선 민중과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이런 회고는 산악인으로서 당대를 읽는, 당대를 사는 정신적 모순에 해당된다. 이때 산에 가는 것을 사교의 놀음처럼 묘사한 것은 김정태의 역사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역에서 만난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초롱초롱한 눈으로 산행 약속을 하고, 등반 체험을 나누고, 장비를 교환할 수 있었던 때였다고 김정태처럼 말하는 것은 역사적 몰염치와 무지에 해당된다. 단언컨대, 이때는 일정(日政)의 압박이 느슨해졌거나 끝나서 숨을 돌릴 수 있었던 때가 결코 아니었다. (85쪽) 김정태는 자신의 초등 연대기는 자세하게 도표로 정리해서 이 책에 넣었다. 김정태의 글쓰기는 두 가지 큰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과거의 등반, 유람, 유산과의 대화가 생략된 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의 알피니스트로서의 삶, 그 존재 증거로 쓰였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여타의 등반문학과 달리, 그의 기록에서 산과 삶을 향한 사유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159쪽)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으면 한국 근대 산악사의 뿌리가 보이고, 그 정체성의 기반이 시대정신과 민족이념으로부터 동떨어진 ‘친일’ 행태라는 것에 이르게 된다. 친일은 일본과 친한 것이 아니라 일본을 종주국으로 여기는 태도를 뜻한다. 일제강점기를 지내면서 한국 사회의 뿌리는 뽑혔고, 친일의 전면성과 총체성은 온 사회의 얼굴이 되었다. 일본 제국주의를 통해서 서구 근대 알피니즘을 알게 된 이즈음, 산을 오르는 이들과 방식 그리고 기록을 포함하는 산악등반의 역사도 이 친일과의 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278쪽) 이이야마 다츠오, 이즈미 세이치, 이시이 요시오, 이 3명은 일제강점기 내내 김정태의 등반 역정을 함께했거나, 김정태를 기억하고 있는 재조 일본 산악인들이다. 이들은 ...
  • 안치운 [저]
  •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국립 누벨 소르본 대학에서 연극 교육과 제도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호서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극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석기 연극평론가상, PAF 비평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공연 예술과 실제 비평', '연극 감상법', '추송옹 연구', '연극 제도와 연극 읽기', '한국 연극의 지형학', '그림우르오 걷는 옛길', '시냇물에 책이 있다', '길과 집과 사람 사이', 옮긴 책으로 뉴제니오 바르바의 '연극-인류학-종이로 만든 배', 미쉘 비나베르의 '한국 사람들' 등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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